(1) 계획에 대한 다양한 인식론
단어의 뜻으로 보는 계획은 미래의 일에 대비하여 준비하는 모든 것의 총칭으 로 과정과 방법(planning), 산출물(plan)까지 포함한 일련의 활동을 뜻한다(정환용, 2001). 하지만 이론적 입장․관점에 따라, 혹은 계획이 현실적인 현상으로 나타 날 때의 계획의 대상, 계획을 수립하는 주체, 그리고 계획집행의 영향을 받는 대 상 등에 따라 계획은 매우 다양한 개념으로 인식될 수 있다. 계획을 이론적으로
개념화 한 것의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계획을 과정으로 보는 입장(planning as process)과 현실적인 공공계획으로 보는 입장(planning in the public domain)이 있 다.
전자는 계획을 “과정,” 즉, 미래를 예견하여 가장 적절한 미래의 행동을 결정 하는 과정과 결정된 행동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으로 인식하여 “보편적인 절차와 방법론을 갖는 보다 나은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수많은 행위들에 대한 의사결정과정”으로 개념화하는 입장이다. 이는 Faludi(1973)가 정립한 이른바 절 차적 계획이론(procedural planning theory)의 시각으로서 계획의 “일반이론”으로 널리 받아들여져 왔다.8) 후자는 계획을 사회변화 또는 국가발전의 도구로 인식 하여 계획을 국가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사회적 지식을 활용하려는 조직적 노력 또는 사회체계 내의 변화를 인도하는(social guidance) 미래의 행동지침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입장이다. 이러한 시각은 Friedmann(1987)에 의해 정 형화되었는데 사회적 현상 또는 집합적 행위로서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공공영 역에서의 계획이라는 현실성을 반영하는 개념이다.
이와 같은 계획에 대한 개념적 차이는 계획을 개인이나 조직의 지적과정 혹은 과학적인 사고과정으로 보는 인식론과, 계획을 바람직한 사회적 목표의 달성을 가져오기 위한 활동 또는 수단으로 보는 인식론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계획의 개념에 대한 위의 두 가지 인식의 차이는 상호배타적인 것은 아니다.9) 다만 전자 의 경우에는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의 추구를 중심으로 하는 계획의 일반이론
8) 절차적 계획이론에서는, 계획 이론이 계획과정과 관련되어야 하며 계획과정은 도시, 지역사회, 사회복 지, 경제활동 등 현실적 문제와 해당 이론들을 포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절차적 지식 (procedural knowledge)은 실제적 지식(substantive knowledge)과는 다르고 그 차이는 계획의 모든 형태 에서 나타나기 때문에(Paris, 1982), (절차적) 계획이론은 모든 관련분야의 계획과정과 조직적 특성을 다룬다(Faludi, 1978: 163-164). 이런 의미에서, 절차적 계획이론은 보편적 계획모델을 구성하는 바탕 이 되며, 궁극적으로 일반계획이론(positive theoryu of planning)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9) 계획의 개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은 모든 계획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의 목표를 성 취하기 위한 행동지침을 결정하고 그런 행동에 따라 미래를 변화시키고자하는 목표를 가진다는 점인 데 여기에는 ① 미래 예측을 통해 가장 합리적인 행동지침을 결정하는 방법이라는 과정적, 수단적 요 소와 ② 결과가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킬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의 규범적, 사회정의적 요소가 묵시적으 로 공존하고 있다(정환용, 2001).
(positive theory of planning)의 영역으로, 후자는 공공계획의 실체적인 내용과 사 회적 역할․규범에 대한 공공계획에 대한 사회과학적 이론 (social science of public planning)의 영역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이 두 가지 입장, 즉 계획의 일반이론적 측면과 사회과학적 이론으로서 접근하는 입장을 계획의 개념을 형성하는 두 개의 축으로 간주하는 포괄적인 입장을 취하고자 한다. 즉, 계획은 바람직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학적 사고와 의사결정 과정이면서 동 시에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의도적이고 집합적인 행위 또는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현상적 실체로서의 공공계획
계획을 바람직한 사회적 목표의 달성을 가져오기 위한 활동 또는 수단으로 보 는 입장에서 계획의 영역은 전체적인 “공공”의 영역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공공계획은 정부의 정책활동 및 행정계획의 범주를 포괄하는 것으로 이 해된다. 정책은 바람직한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미래의 행동지침을 제시하는 정 부의 의사결정인 바(유훈, 1992), 정책과 계획과의 관계는 하나가 다른 하나의 상 위개념이라기 보다는 정책․계획의 목표 위계, 대상, 내용의 구체성에 따라 서로 유기적으로 관련되어 있어 서로간의 집합관계를 논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10)
다만 공공계획을 정부의 활동과 동일한 개념으로만 인식하면 계획의 주체가 정부기관 또는 기술관료로만 한정되는 오류가 생길 수 있다. 즉, 공공계획의 구 체적 내용에 관하여 정부기관에게 전면적으로 위임되었다고 한다면 결국 공공계 획은 원천적으로 정부가 독점하는 행위에 불과한 것으로서 공공계획의 문제가 곧바로 기술관료주의의 문제로 치환된다. 이는 현실적으로도 부적절 할 뿐 아니
10) 김신복(1999)의 경우처럼 계획 속에 서로 관련되어 있는 여러 정책이나 결정들이 포함되어 있어 계 획이 정책보다 일반적 개념이라는 주장도 있다. 계획을 일반이론적으로, 즉 절차적․과학적 의사결 정과정으로 볼 때 (추상성 수준을 비교할 때)는 그렇게 인식되어질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볼 때에는 공공계획은 정부의 정책을 반영하는 정책수단의 집행을 위한 매뉴얼로 기능하거나 혹은/또한 정책 방향과 집행수단을 제시하는 지침서로 기능하는 경우 등이 혼재되어 나타나고 있다.
라 공공계획의 사회과학적 의의를 무시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공공계획 의 개념에는 현상적인 정책과 계획의 내용과 더불어 계획의 주체(참여)와 사회적 합의 등에 대한 규범성이 포함되어야 한다.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