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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방법과 연구 범위

Ⅰ. 서론

2. 연구 방법과 연구 범위

노년의 개별자는 실존의 문제를 과제로 떠맡는다. 노년은 신체적인 쇠락의 시 기이다. 노인은 자신만의 고유한 생산력을 갖고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에 소 극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기 자신의 삶의 주체이 다. 인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실현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노 년이라는 상황과 조건 하에서 여전히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한다.35)

노년은 다른 어떤 시기보다도 죽음의 가능성에 위협받는 시기이다. “실존은 항 상 드러나든 드러나지 않든 간에 끊임없이 맺는 죽음과의 관련이다.”36) 노년은 죽음의 가능성 속에서 실존하게 된다. 그리고 죽음과 가까이 있어 가능적 존재와 본래적 존재로서의 실존이 부각되게 마련이다.

노년의 실존 양상을 분석하기 위해 키에르케고르(S. Kierkegaard, 1813-1855) 와 하이데거(M. Heidegger, 1889-1976)의 실존 개념을 동원하고자 한다. 그들의 실존 철학은 특히나 ‘가능성’과 ‘본래성’으로서의 실존을 해명해 줄 수 있다고 믿 기 때문이다.

노년소설의 실존에 관한 문제에서 우선 살펴보아야할 것은 실존에 대한 개념 이다.37) ‘실존’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콜라 철학에서 제시하는 ‘실존 대 본질’이라는 개념쌍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본질은 변하는 현상 가운데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을 뜻하는 데 반하여, 실존은 한 사물이 우연이 실제적으로 있음 을 뜻한다. ‘실존’을 본질철학에 반하여 사용할 때의 ‘실존’은 인간에게만 해당하

34) O. F. 볼노우, 실존철학 입문 , 최동희 옮김, 간디서원, 2006, 61쪽.

35) 로마노 과르디니, 삶과 나이 , 김태환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6, 170쪽.

36) F. 짐머만, 앞의 책, 45쪽.

37) 실존에 대한 개념은 전경갑, 현대와 탈현대의 사회사상 (한길사, 1993); 프란츠 짐머만, 실존철 학 (이기상 옮김, 서광사, 2015); 프리츠 하이네만, 앞의 책 실존철학 (황문수 옮김, 문예출판사, 2009) 등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음.

는 존재방식이다. ‘실존’은 ‘나’가 존재하고 있다는 현사실을 뜻한다. 인간의 실존 은 어떤 본질 규정보다 앞선다. ‘나’는 그저 단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존재는 나에게 과제로서 떠맡겨져 있다. 실존은 존재 가능으로서 그 관계를 끊임 없이 수행해 나가는 이행이다. 실존은 완성된 무엇 자체를 이야기한다기보다는 그러한 것을 추구하는 것 자체를 뜻한다.

키에르케고르는 실존에 관한 선구자적인 연구를 한 철학자이다. 그는 주체적 사유를 통해서 실존의 문제를 다룬다. 주체성은 개별자 또는 단독자로서의 인간 의 존재를 숙고하게 한다. 주체적 사유는 자기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는 내면적인 사유이며 전적으로 나 자신을 문제 삼는 사유이다. 개별자인 자기(Selbst)는 이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고유한 존재이다. 이러한 자기에게 주어진 삶은 그 어떤 다른 사람에 의해서 대체될 수 없는 고유한 것이고 일회적인 것이다. 인간은 각 자 고유한 삶의 가치와 의미를 갖고 있는 존재이다. 실존은 인간의 고유한 존재 의미를 드러낸다. 그에 의하면 인간은 세계로부터 고립되어 있으며 항상 불안과 좌절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인간의 근본상황이라고 진 단하다. 모든 인간은 근본적으로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인간 은 불안 속에서 자신의 본래적인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별자는 불안 속에서 자유를 가지고 자기 자신을 선택함으로써 본래의 자기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38)

하이데거는 실존철학을 대표하는 인물로 인간 존재와 세계와의 관계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그는 세계, 인간,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 해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과 용어를 만들었다. 하이데거는 인간이란 존재자를 현 존재(現存在; Dasein)라고 지칭한다. 현존재는 자신의 존재에 있어서 존재 물음을 제기하는 존재자이다. 현존재(Dasein)는 현(da)과 존재(Sein)를 합해서 만든 단어 인데 ‘거기에 있는 존재’를 뜻한다. 현존재의 현(現)은 장소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존재가 드러나 있다’는 의미도 갖는다. 인간이 현존재라는 것은 ‘인간은 존재 이 해를 갖는 존재자라는 것’을 의미한다.39) 현존재는 자기 자신을 받아들일 수도 있고, 잃어버릴 수도 있고, 자기 자신에 대해 본래적으로 관계할 수도 있고 비본

38) 이서규, 삶과 실존철학 , 서광사, 2002, 75-80쪽.

39) 박찬국, 앞의 책, 28쪽.

래적으로 관계할 수도 있다.

현존재는 세계-내-존재(世界-內-存在)이다. 현존재가 세계 내에 존재한다는 것 은 현존재가 공간적으로 세계 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아니다. 세계-내-존재 로서의 현존재는 현존재가 ‘친숙한 세계 안에서 존재자들에 몰입해 있는 채로 거 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는 외연적 물체, 또는 존재자의 총체가 아니며, 현 사실적 현존재가 현존재로서 살고 있는 그것이다.

현존재는 세계-내-존재이면서 공동 현존재이다. 현존재는 항상 다른 사람들과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 우리의 세계는 항상 공동 세계이며 우리의 존재는 다른 사람과의 공동 존재인 것이다. 공동 세계에서 타인들은 실존적으로 이해되고 배 려된다. 배려의 양상으로는 무관심, 사랑 존중 등을 들 수 있다.

현존재는 일상적 상호 존재에서 세상 사람(Man)이다. 세상 사람이란 평균적 일상성 속에서 우선 대개 살고 있는 사람 일반, 모든 사람이면서 동시에 아무도 아닌 사람을 가리킨다. 세상 사람이란 세계 속에서 우선 대개 보인 나와 타자이 다. 세상 사람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사는 삶의 방식이다. 세상 사람은 세계가 자기를 보는 대로 보고, 자기를 해석하는 대로 자기를 해석하며, 그런 자기를 선 택하면서 살고 있다. 세상 사람은 일상적으로 주위세계에 몰입해서 자기를 잃어 버린 채 살고 있다.

현존재는 세 가지의 존재론적인 성격들로 특징 지워진다. 현사실성(Faktizität), 실존성(Existenzialität), 퇴락성(Verfallent)은 현존재의 특성을 나타내는 세 가지 차원이다.

현존재의 첫째 특성은 현사실성(現事實性)이다. 그것은 현존재가 어떤 특정의 처지에 묶여 있다는 사실, 어떤 여건에 내던져져 있다는 사실을 뜻한다. 현존재 가 놓여있는 구체적인 여건과 처지를 기재성(旣在性) 혹은 현사실성이라고 한다.

현존재의 피투성(被投性) 혹은 현사실성은 현존재의 의식에 기분이라는 심정성으 로 개시된다.

현존재의 둘째 특성은 실존성이며 이는 현존재의 가능성의 차원이다. 현존재가 실존한다고 하는 것은 현존재가 자신의 가장 고유한 가능성을 자각한다는 뜻이 다. 현존재는 실존함을 이해하면서 자신의 존재 가능이 어떻게 처해 있는지를 알 게 된다. 이해는 현존재의 존재양식이다. 현존재는 이해 속에서 자기 자신을 기

획 투사한다.

셋째로 현존재는 실존을 자각하지 못하고 대중의 익명성 속으로 퇴락하는 경 향이 있다. 퇴락이란 평균적 일상성 속의 현존재를 세상 사람으로 개시하는 방식 이다. 그것은 현존재의 비본래성을 의미한다. 비본래성이란 세계와 공동 현존재 속에 함몰되어 있는 세계-내-존재의 존재양식을 가리킨다. 세상 사람은 빈말, 호 기심, 애매성의 존재방식으로 평균적이고 막연한 자기 이해 속에서 자신의 고유 한 가능성을 상실하게 된다.

현사실성, 실존성, 퇴락성 등은 현존재의 구조적 계기를 이루는데 이것들은 마 음씀(Sorge)이라는 하나의 실존범주로 통합되어 나타난다. 마음씀은 자신을 앞서 나가 있음(실존성), 세계 내에 이미 존재함(현사실성), 세계 내부에 만나는 존재 자들에 머물러 있음(퇴락)을 포괄한다.

현존재의 전체 존재 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으로 하이데거는 시간성을 들 고 있다. 시간성은 현존재의 존재 의미이다. 시간성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 기를 현재, 미래, 그리고 기재로 시간화(Zeitigung)한다. 현재, 미래 그리고 기재 는 시간적 연속의 부분들이 아니라, 현존재가 그 안에서 자신을 펼치고 기투하는 사건의 차원들이다. 미래는 기재보다 더 늦은 것이 아니며, 기재가 현재보다 더 이른 것도 아니다. 시간성은 존재해 오고 현재화하는 미래로서 자신을 시간화한 다.

비본래적인 시간화의 양태에서는 현존재에게 미래는 호기심의 대상일 뿐이며 기재와의 관련은 망각이며 현재는 결단을 내리지 않고 순간적인 것에로 빠져드 는 것이다. 본래적인 실존에서 현존재는 죽음(미래)에로 미리 달려가 보고 자기 의 기재로 되돌아오며, 순간의 상황을 가능성으로 밝혀 보인다. 자기 자신을 회 복할 ‘순간’이 곧 현존재의 ‘본래적 현재’가 된다.

키에르케고르와 하이데거의 철학은 공통적으로 개인의 실존 망각과 존재 상실 을 사유의 과제로 삼는다.40) 키에르케고르는 대중들은 실존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잊어버렸다고 생각한다. 그는 여론과 대중적 인간의 대두와 집단주 의에 의해 야기되는 수평화(水平化에) 반대한다. 수평화는 자기 존재, 순위 및 가 치질서의 질적 차이를 파괴한다. 이것은 일종의 대중 속에서 개인의 소멸이 일어

40) 강학순, 「키에르케고르와 하이데거 -실존개념의 비교」, 기독교철학 제28호, 2019, 13-16쪽.

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도 자기 자신의 고유한 삶을 살지 않고, 세상이 시키는 대로 살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경우 나의 삶의 주체는 나 자신이 아니라, 사실

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도 자기 자신의 고유한 삶을 살지 않고, 세상이 시키는 대로 살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경우 나의 삶의 주체는 나 자신이 아니라,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