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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절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최근 잇달아 발생한 비극적인 아동학대 사망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의 심각성이 사회적 이슈로 공론화되기 시작하였다. 또한 이를 통하여 아동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학대 및 폭력의 심각성을 진단하고 학대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대두 되고 있다. 한국 사회의 고령화, 급격한 산업화와 가족주의, 신자유주의 적 구조조정과 가족주의의 변화 등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를 배경으로 아동, 여성, 장애인, 노인 등 학대 및 폭력에 취약한 집단에 대한 보호의 사회적 책임성에 대한 요구는 점점 더 커져 가고 있다.

급격한 저출산과 평균수명의 증가로 고령화비율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 라 노부모 부양과 보호의 책임은 증가되었으며 이러한 부양의 책임 주체 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함께 변화하고 있다. 노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의 이른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돌봄과 보호의 기능을 담당해 왔던 가족주 의의 변화는 보호와 부양의 책임 주체에 대한 논의에 필요한 핵심요소이 다. 한국 사회에서 가족주의는 ‘선성장 후분배 전략’으로 요약되는 한국 사회의 압축적 경제성장과정을 담보하는 기제였다. ‘선가정보호 후사회 복지 정책 기조에 따라 가족은 국가의 경제성장 과정에 동원되어 양육, 부양과 보호의 일차적 책임과 복지기능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신자유주 의적 구조조정 시기로의 전환과 함께 증가하고 있는 노동시장불안정 등 으로 빈곤과 삶의 불안정성이 심화되어 가고 있다. “폭력의 위험성은 (사

서 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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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불평등에 비례한다(the greater inequality, the greater the risk of violence)”는 정칙처럼 빈부격차와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에 따라 한국 사회가 경험하는 분노의 비등점은 하락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폭력에 대한 사회적 용인성은 커지고 있다. 특히 기능 과부하 상태의 피로 한 가족의 위기와 갈등은 학대 및 폭력의 증가 현상을 이해하는 데 핵심이 된다. 불안정 노동시장에서의 불안정 고용에 따라 가족은 경제적, 물질적, 심리적 위기를 심각하게 경험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혼, 가출 등 이른바 가족해체 등으로 나타나는 가족구조의 불안정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더구나,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서 지역공동체가 약화되고 붕괴된 결과, 아동․여성․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역공동체를 통한 사 회적 완충효과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가족이 담당해 왔던 돌봄, 보호, 부양의 역할이 약화됨에 따라 국가개입에 의한 사회적 차원의 보호에 대한 요구는 증가되고 있다. 그러 나 학대 및 폭력에 취약한 계층을 위한 사회적 보호시스템은 여전히 취약 한 상황이며, 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보호 및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으 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학대 및 폭력은 중장기적으로 중요한 사회적 이슈 로 부각될 전망이다.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학대 및 폭력이 개인의 생 애 전반에 미치는 치명적이며 장기적인 영향과 그 결과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직접적 간접적 비용은 심각한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학대연구는 아동, 여성, 노인 등 대상별 학대문제를 중 심으로 개별적이고 분절적인 차원의 접근이 이루어져 왔다. 즉, 인구대상 별 특수성에 기초하여 학대의 정의, 유형화, 보호서비스 및 정책대응체계 가 구체화되어 발달해 왔다. 그러나 이처럼 다양한 유형의 학대는 폭력이 가지는 보편적인 특성을 공유하고 있으며, 생애주기에 따른 인간발달의 과정에서 중복적으로 발생하고 긴밀한 상호연관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

로부터 생애주기를 관통하는 폭력 및 학대에 대한 통합적 이해의 필요성 이 제기된다.

첫째,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학대 및 폭력의 경험에 대한 통합적 접근 은 대상별 학대 및 폭력 경험이 가진 보편성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아동 학대, 청소년ㆍ학교폭력, 배우자학대(가정폭력), 노인학대 등 생애주기별 로 다양하게 경험되는 학대는 신체적,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인 역관계 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집단에 대한 권력의 의도적 사용과 위협이라는 점에서 공통성을 가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세계보건기구(WHO)는 폭력 을 “자기 자신, 타인, 집단, 또는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신체적 힘 또 는 권력의 의도적인 사용과 위협이며 결과적으로 상해, 죽음, 심리적인 해, 발육불량 또는 결핍으로 이어지거나 그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정의 하고 있다(김상원, 이양희, 2014, p.29).

둘째, 학대 및 폭력에 대한 통합적 접근은 대상별로 분절화된 폭력의 경 험을 생애과정에 따라 형성된 연결고리를 통해 역동적이고 복잡한 학대 및 폭력의 순환구조에 대한 이해를 진전시킬 수 있도록 한다. 아동기에서 노년기에 이르는 전 생애과정에 걸쳐 학대 및 폭력의 경험은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때로는 가해와 피해의 경험이 교차하여 반복하기도 한 다. 현재까지 학대 및 폭력의 중복피해경험에 대한 연구는 아동기 학대 경 험과 학교폭력, 또래폭력, 따돌림, 청소년비행 등 다양한 청소년기 폭력의 중복경험(가해-피해를 아우르는)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점차 아동 기 학대 중복피해경험은 생애사적으로 청장년기, 노년기까지 이어지는 가 정 내 학대 및 폭력의 중복경험에 대한 연구로 확장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연구들은 생애과정 전반에서 경험할 수 있 는 폭력 및 학대의 다양한 유형 중 단일 유형의 폭력 피해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단일 유형의 학대 및 폭력을 중심

으로 하는 개별적이고 분절적인 접근은 생애과정 전반에서 경험할 수 있 는 학대 및 폭력 피해 경험의 범위와 다양성을 과소추정할 수 있다. 또한 서로 다른 수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유형의 학대 피해 경험 사이의 상호 연관성을 분석 설명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닌다. 한 가지 학대의 피해 경 험은 새로운 다른 학대 피해 경험의 전조이거나 촉매제가 될 수 있으며 학대 경험은 심각한 사회경제적 위기요인을 가진 취약가정에 집중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분석단위로 단일 유형의 학대만을 포함하 는 경우, 중복피해의 경험과 증상을 단일 유형의 학대와 연관 짓게 되기 때문에 피해 경로와 수준에 대한 정확한 관련성을 밝히기 어렵다.

단일 유형의 학대 피해 경험과 비교할 때, 중복학대피해 아동에게 미치 는 부정적인 효과는 보다 심각하고 장기적이며, 전 생애에 걸친 위험요인 으로 작용한다는 점 때문에(Finkelhor et al., 2007; Saunders, 2003;

Turner, Finkelhor, Ormrod, 2010; CDC, 2010), 중복학대피해 아동 의 규모를 밝히고 부정적 영향의 수준을 파악하여 대응하는 것은 매우 중 요한 작업이다. 나아가 밀접한 상호관계성을 가지고 있는 생애주기 상 다 양한 유형의 학대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의 위험요인과 보호요인을 파악 하는 것은 효율적인 정책 개입을 위해서 필수적이다. 선행연구의 결과는 사회경제적 취약성은 다양한 폭력 및 학대의 주요한 결정요인이며, 경제 적인 불평등, 알코올 중독과 부적절한 양육 등은 아동학대, 청소년·학교 폭력, 데이트 폭력, 성폭력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 다. 따라서 개별적인 영역으로 분화되어 발전해온 기존의 학대에 대한 접 근에서 나아가 아동학대, 학교폭력, 부부폭력, 노인학대 등 생애주기별 학대 및 폭력의 경험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위험요인에 대해 보다 통합 적인 정책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개별 인구대상 집단별 학대의 이해와 정책대응으로부터

나아가 영유아, 아동, 청소년, 성인 및 노인 등 전 생애주기에 걸친 학대와 폭력의 경험에 대한 통합적 이해를 기초로 하여, 보다 효과적인 학대 및 폭력에 대한 정책적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하 여 본 연구의 대상 범위는 생애 전반에서 가장 주요한 학대 및 폭력형태에 초점을 맞추어 선정되었으며, 구체적으로 아동기의 아동학대, 청소년기의 학교폭력, 청장년기의 부부폭력, 노년기의 노인학대를 포함하고 있다. 아 동학대, 부부폭력과 노인학대는 가정 내에서 주로 발생하는 생애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가정폭력의 하위 유형이다. 학교폭력은 학령기 아동의 주요 한 생활공간인 학교에서 발생하는 또래폭력으로 폭력의 심각성과 그 결과 의 치명성, 그리고 아동학대 및 부부폭력 등과의 중복성 및 전이성 등을 고려할 때 생애사적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할 폭력의 주요한 유형으로서 포함되었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아동기의 주요한 폭력경험(아동학대+학 교폭력)과 가정 내의 폭력 경험(아동학대+부부폭력+노인학대)을 생애과 정에 따라 시간적 공간적으로 통합하여 고찰하고자 하였다.

〔그림 1-1〕 중복피해경험의 개념의 유형과 범위

연구대상의 범위와 관련하여 본 연구에서 학대 및 폭력의 순환구조에 대한 탐색은 폭력의 피해 경험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음을 밝힌다. 폭력의

연구대상의 범위와 관련하여 본 연구에서 학대 및 폭력의 순환구조에 대한 탐색은 폭력의 피해 경험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음을 밝힌다. 폭력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