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제2절 생애경로적 접근방법(Life Course Perspective)

학대 및 폭력의 양상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에 코호트, 기간, 연령(aging) 효과 등의 시간적인 변수,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하 여 이해하여야 한다(National Research Council, 2003). 학대의 결과 와 원인이 단선적인 관계가 아닌,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 순환구조임을

고려할 때 학대에 대한 생애경로적 관점의 접근은 학대 및 폭력에 대한 이론적 이해를 위해 필수적이다.

생애경로 관점(life course perspective)에서는 생애발달이 평생에 걸쳐 이루어지며,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과정, 환경적 요소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둔다(김정석, 2007; Allen et al., 2000; Elder, 1998). 생애경로이론은 인간의 발달 및 노화는 생애 전체에서 지속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전 생애에 걸친 발달이론인 동시에 인간 발달의 환경 적 맥락을 고려하는 생태학적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생애경로이론은 학대의 시간적 맥락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생애 경로 관점은 학대에 대한 이론적 틀로서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 생애 경로적 접근은 기본적으로 과거가 현재에, 현재가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 는 것을 전재하며, 생애과정을 학대 및 폭력과 같은 중요한 생애사건들의 연속 및 이행 과정으로 설명해 줄 수 있다. 또한 생애과정경로(life course pathway)에서 발생한 선행사건은 그 생애사별 특성에 따라 결 과에 대해 서로 다른 다양한 방식으로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신 체적, 심리적, 사회적 발달에서 결정적인 시기에 있는 아동의 빈곤과 학 대의 경험은 중장년기 성인의 학대 및 폭력의 경험보다 더욱 치명적인 결 과와 연관될 수 있다. 이처럼 생애경로적 접근은 개인의 생물학적, 사회 심리학적 생애과정경로(life course pathway)를 통시적으로 포괄함으 로써 개인발달의 역동성(dynamics)에 대한 이해를 제공한다.

둘째, 생애경로이론은 사회적인 맥락에서 인간발달의 과정을 개인적, 사회문화적 요인이 상호작용하는 복잡하고 역동적인 과정으로 설명한다 (McDonald, 2011). 개인의 생애과정이 역사적 시공간 속에서 구현된다 고 보는 생애경로적 접근의 이론적 관점은 학대 및 폭력에 대한 개인의 경험을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맥락에 의해 해석할 수 있도록 한다. 압축

적이고 역동적인 고성장시대를 거쳐 저성장시대로 접어들면서 우리 사회

을 통합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생애경로관점 은 다른 이론이나 모델에 포함되어 설명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노인학대 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인 스트레스이론에 생애경로관점을 통합적으 로 적용하면, 노인학대가 발생하는 현시점이 아닌 학대 피해 노인과 부양 자 간의 생애과정을 고려하여 보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단순히 부양자가 노인을 부양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노인과 부양자 간의 현 재 의존성의 역학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학대가 발생하기 이전 학대행 위자와 노인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Wolf, 2000). 실제 노인학대 사례를 보면 과거 피해 노인이 가족부양에 성실하지 않았고(예: 외도, 이 혼 등) 이로 인해 성인 자녀들이 노인을 부양할 책임감을 느끼지 않아 방 임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되는데, 이런 사례를 보다 잘 설명할 수 있게 된 다. 또한 과거 생애사의 부정적인 사건(예: 자녀의 돌연한 죽음)이 노인의 의존성, 취약성에 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로 인해 노인이 심 리적으로 취약해짐에 따라 타인으로부터 학대를 받거나 자기방임을 행한 다는 설명 역시 스트레스이론에 생애경로관점을 통합적으로 적용한 설명 이다.

생애경로관점을 학대 및 폭력에 대해 적용하기 위해서는 생애주기적 학대 경험을 통시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종단적 연구가 필요하나, 국내외 연구에서 학대 및 폭력에 대한 종단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제한적인 수 준이나마 국내의 연구에서 이전 생애 경험이 노인학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험적 근거들이 제시되었다. 장미희, 박창기(2012)의 연구에서 는 지역사회 노인 41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학대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언어·심리적 학대를 받을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국내 질적 연구들은 노인학대가 오랜 기간 지속된 폭력의 역사를 가지고 있음을 보 여주고 있다(김유진, 2015; 전지형, 강선경, 2015). 김유진(2015)에 의

하면 노인학대는 오랜기간 지속되었던 가족 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학 대행위자들은 경제적인 이유, 건강상의 문제, 이혼이나 미혼 등을 노인의 탓으로 돌리고, 주로 술을 마신 후 폭력을 휘두른다. 어떤 사례에서는 남 편, 아들, 손자에 의해 폭력을 당한 여성 노인도 있었다. 전지형, 강선경 (2015)은 폭력의 세대 간 전이현상이 있음을 질적 자료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송영민(2003)은 학대 피해 여성에 대한 생애사적 고찰을 통해 시간 의 흐름에 따라 ‘의존성’이 어떻게 역동적으로 변화하는지를 포착하고, 이 변화와 학대와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