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 국
미국의 경우에는 검역과 격리의 구분을 엄격히 하고 국외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경우와 주 간 이동의 경우로 나누어 검역소를 규칙에 자세히 두어 법정전염병의 발병 시 검역과 격리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둔 것이 특징적이다. 다만 확고한 법적 근거를 이미 마련해 둔 것과 관계없이 감염병 발병 시 검역과 격리 명령이 발부되는 것에는 국민의 자유 침해 라는 상당한 부담이 있고 비판의 여론도 거세어 실제로 검역과 격리 명령이 발부, 집행되 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가격리를 환자 각자의 집에서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 격리장소 확보 의 미흡 및 거주지를 격리장소로 사용하는 것의 적정성, 관리의 부실 등의 문제로 지적되 고 있다. 이는 미국의 경우 권장 표준 주법의 내용에서 공공의료기관 이외의 장소도 격리 의 장소로 사용할 수 있고, 이는 거주지도 포함하는 것으로 명시되어있다는 점과 대비된 다. 그러나 거주지를 격리의 장소로 사용하여 자가격리하도록 하는 것에 있어 미국 법령 의 기본 전제는 본인의 집에서 자가격리하는 경우 집의 위생 환경이 병원에 버금가는
297) 「IHR 2005」 Art. 14.
298) 「IHR 2005」 Art. 48, 49.
299) 「IHR 2005」 Art. 4.3.
300) 심영규, 앞의 논문, 204-205면.
안전하고 위생적인 환경으로 유지, 관리하도록 하는 것으로, 결국 우리나라의 경우 자가 격리가 보건당국의 조치미흡 또는 관리능력미비에 기인한 미봉책이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격리의 장소가 환자 본인의 집이 되더라도 격리장소를 안전하고 위생적인 장소로 유지관리하도록 하는 미국의 경우가 우리의 거주지 자가격리의 경우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301) 자가격리를 강제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거주지의 안전과 위생을 보건 당국에서 담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편의를 위한 거주지 자가격리이행으로 이어지 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행정의 부작위 문제와 공무원 면책 등의 문제에 있어서는 미국법이 오히려 정부당국의 책임을 명확하게 두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행정규칙에서 검역이나 격리 등의 조치 명령을 따르지 않는 사인에게 부과되는 벌칙은 자세히 규정되는 반면, 행정청은 안전과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두며 강제하지 않으며 연방정부에 대한 민사소송의 가능성도 차단해두고 있어 국가의 책임을 최소한으로 두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행정의 재량을 넓게 두어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는 있도록 법적 근거는 남겨두되, 이와 같은 강제적 조치를 당국이 이행해야만 하는 것으로 두어 시민의 자유권과 직접적으로 법규에 배치되는 것을 최대한 피하고자 하는 노력에 기인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2. 독 일
독일의 경우 감염병 예방과 관련하여 특히 식중독․콜레라 등 특정 질병의 발발이나 특정 병원체의 금성 감염의 경우 등의 감염병 발생을 야기할 수 있는 사실의 확인을 1차 적으로 보건소에서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의 확인 있는 경우 보건소는 관할 관청에 지체없이 통보하도록 하고 있으며, 관할관청은 다시 관련 사항을 로베르트코흐연 구소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보고가 들어오면 로베르트코흐연구소는 역학적 요 건을 기준으로 하여 질병사례 또는 사망사례를 평가 및 병원체 등을 확인하여, 관련 사례 정의를 작성하여 다시 관할 보건소로 정보를 전달하도록 하고 있다.
301) 최지연, 앞의 자료, 22면.
위험한 전염병의 독일로의 유입이나 확산방지를 위해서는 연방정부가 관련 행정규칙 을 정하도록하고 있지만, 개인이나 공중의 감염병에 대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실질적인 조치들은 보건소, 관할관청, 로베르트코흐연구소의 유기적인 정보전달과 의사 소통을 통해 이루어진다.
병원감염과 관련하여서도 로베르트코흐연구소가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다. 이 연구소 산하 병원위생ㆍ감염예방위원회에서 병원 내 감염병의 예방, 병원 및 기타 의료시설의 위생을 위한 조치에 대해 조언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위원회의 위원은 연방보건부가 주 의 최상위 보건관청과 협의하여 임명하지만 위원회의 권고의 내용은 로베르트코흐연구 소가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항감염ㆍ내성균ㆍ치료법위원회를 두어 내성균의 감염 과 관련한 진단법과 항균요법의 일반원칙을 수립하고 권고하도록 하고 있다. 종합병원, 외래진료시설 등의 의료기관 장들은 병원 내 감염을 예방하고 특히 내성있는 병원체의 확산방지를 위해 이 두 위원회에서 공개한 최신의 권고를 따른 경우 현재의 의학지식을 따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로베르트코흐연구소 산하 두 위원회의 권고가 병원감염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감염병이 급속히 확산되는 비상상황에서 인권과 규제의 균형을 위해서는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가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였다. 독일의 경우 질병의 환자, 의심환자, 감염의심자, 병 원체보유자에 대해 관할관청은 격리를 명할 수 있다. 해당자가격리명령을 따르지 않거나 따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그를 폐쇄된 병원 또는 병원 내의 폐쇄된 일부 공간에 강제로 수용하여 격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는 「기본법」 제2조 제2항 제1문에서 정하고 있는 신체의 불가침권이 제한 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직업활동을 금지당 했거나 금지당하고 있어 소득에 손실이 생긴 경우는 금전보상이 가능하도록 정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의 보호를 위해 국가가 행사하는 조치들은 때로는 강제적인 성격을 가 지게 되나, 이로 인해 생기는 불가피한 손실의 경우는 금전보상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302)
302) 윤진아, “독일 감염병 예방 및 관리 법제 고찰”, 한국법제연구원 워크숍 자료집, (2018. 8. 17.), 47면.
3. 일 본
일본에서도 격리는 감염증의 메커니즘과 치료방법이 불분명한 시대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여겨졌으나, 특수병상에는 사회적 목적과 수단이 변화함에 따라 성쇠가 결정되 는 특징이 있고 항생제 등 의료기술의 진보에 의해 격리방법을 취할 필요가 없어지면 인권보장의 측면에서도 특수병상에서의 대응에서 일반병상의 대응으로 바뀌기 때문에 특수병상의 수는 감소했다.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감염증의 유행은 있었지만 1874년에 제정된 의제(医制)에서도 의무단속과 戶長(메이지시대 초기의 행정사무를 맡아보던 관리 로서 면장 정도의 지위)에 대한 신고의무 등이 있었을 뿐, 공중위생정책은 명확하지 않았 는데, 1870년대에 콜레라가 크게 유행하였기 때문에 메이지정부는 급성전염병대책을 마 련하였다. 1877년 내무성의 ‘콜레라병예방지침(虎列剌病予防法心得)’에서 환자의 신고 와 피병원(避病院)303)의 설치가 규정되었는데, 전염병예방법이 제정되자 ‘전염병원(伝染 病院)으로, 전염병예방법이 제정되자 ’감염증지정의료기관(感染症指定医療機関)으로 바 뀌어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895년에는 칙령 제14호(전염병예방상 필요한 제비용에 관한 건(伝染病予防上必要諸費ニ関スル件)에서는 광역자치단체장(府県知事)은 명령으 로 피병원, 격리병실, 격리소의 비용을 기초자치단체(市町村)에 부담시킬 수 있다고 규정 하였다. 1897년 전염병예방법에 의해 피병원(避病院)은 전염병원으로 바뀌고, 기초자치 단체(市町村)는 지방장관(地方長官)의 지시에 따라 전염병원, 격리병사, 격리소 또는 소 독소(消毒所)를 설치하도록 하고 그 제반 경비는 기초자치단체(市町村)의 부담이 되었다.
1999년 감염증의 예방 및 감염증 환자에 대한 의료에 관한 법률에 의해 전염병원은 폐지 되고, 전염병상은 감염증지정의료기관의 격리병동의 감염병병상이 담당하게 되었다.
303) 여기서 말하는 피병원은 메이지시대에 만들어진 일본의 전염병전문병원이다.
감염병 예방 및 대응체계에 관한 법제개선방안
Ⅰ. 법률의 구성과 유사 입법과의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