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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개혁방안: 미디어렙 시장 자율화 187 와 규제가 더는 필요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단지 수많은 유통업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정부가 설립 및 영업을 허가하고, 숫자를 제한하 며, 소유를 제한하고, 요금을 규제할 필요가 없는 극히 평범하고도 일반적인 시장인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규제뿐만 아니라 향후 개선 책으로 논의되고 있는 많은 규제조치들은 과거 비정상적이었던 KOBACO체제에 얽매인 과거지향적 편견이며, 미래의 경쟁적 환경 하에서는 필요 없는 조치들인 것이다.
따라서 KOBACO체제를 대신할 가장 바람직한 체제의 모습은 당
연히 경쟁도입 및 요금자율화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의 현행 미디어렙 시장은 국영 미디어렙인 KOBACO의 독점체 제하에 있다. 더욱이 KOBACO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도 아니고, 오히려 광고요금 규제를 통해 공공성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규 제기관의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에는 실질적인 의 미에서의 미디어렙이 하나도 없는 것과 다름이 없다.
KOBACO체제가 어떠한 모습으로 개혁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사실 너무나도 간단하면서도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논 의는 그렇게 간단하지도 당연하지도 않은 듯하다. 요약하자면, 미디 어렙 시장에 경쟁을 도입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경쟁도입에 대해 또 다시 특별한 제약을 가해야 한다는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 디어렙의 숫자는 몇 개가 좋을지, 미디어렙의 하고자 하는 자의 자 격은 어떠해야 하는지, 그리고 공영과 민영의 구분을 해야 하는지 등이 그러한 고민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민들은 필요하지도 또 바람직하지도 않은 고민 들이다. 즉 미디어렙 시장은 특별한 시장실패도 없을 뿐만 아니라, 공익의 차원에서도 특별한 정부개입이 필요한 특별한 시장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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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말이다. 따라서 미디어렙 시장에는 자격제한이나 사업자의 숫 자제한이나 영역구분 등과 같은 일체의 정부개입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본 연구에서 주장하는 결론이다. KOBACO체제의 문제점을 인 정하고 경쟁도입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면, 경쟁을 억제하는 또 다른 정부의 제약은 피해야 한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미디어렙 시장의 영역구분, 사업자 수의 제한, 그리고 소유규제를 통한 자격 제한 등은 정부 스스로가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KOBACO체제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함을 드러낼 뿐이다. 경쟁도입을 어떠한 형태로 해 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는 전혀 없다. 말 그대로 자유로운 시장경쟁을 허용하는 것이 최선의 정부정책인 것이다.
미디어렙(media rep; media representative)은 방송광고시간이나 신문, 잡지광고지면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회사를 말한다. 즉 방송사나 신문사 등 광고 매체로부터 광고시간 및 광고 지면을 구입하거나 위 탁받아서 광고주들에게 대행 판매하는 매체와 광고주 간 광고거래 의 중개기관이 미디어렙이다. 특히 방송광고를 전문적으로 취급하 는 방송 미디어렙의 경우 방송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하여 그 방송사 의 시간을 광고주나 광고 대행사에 판매해 주고 광고료의 일부를 광 고판매를 대행 수수료로 받아 이윤을 창출한다. 이러한 정의를 다시 해석하자면, 미디어렙의 의미는 ‘미디어를 대신한다, 대변한다’는 것 이다. 즉 매체를 대신하여 광고시간을 판매하는 것이 미디어렙의 뜻 이며 기능이다. 미디어렙은 매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본질이며 따라서 미디어렙과는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외국의 사 례에서도 확연히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미디어렙이 특정 매체의 자회사로 운영되는 것은 미디어렙의 의미를 생각할 때 너무나도 당 연하고도 자연스런 모습이다.
제7장. 개혁방안: 미디어렙 시장 자율화 189 한편 광고회사는 광고주 입장에서 광고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 이 그 본질적 기능이다. 즉 광고회사의 의뢰를 받아 광고를 제작하 고, 광고시간을 구매하여, 광고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광고회사 의 역할이란 것이다. 광고회사의 출발이 기업의 광고부서(in-house agent)였음을 상기한다면 이러한 관계는 쉽게 이해될 것이다.
그렇다면 미디어렙 시장의 자연스런 구조는 쉽게 도출된다. 각 미 디어 매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디어렙과 각 광고주의 이익을 대변 하는 광고회사 간의 경쟁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기본 원칙을 이 해하면 미디어렙 시장에의 경쟁도입과 관련된 이슈들에 대한 해답 도 쉽게 도출될 것이다.
현재 미디어렙 시장에 대하여 (i)독점체제 유지, (ii)제한적, 점진적 경쟁도입안, (iii)완전한 시장자율화, 즉 완전경쟁의 도입의 세 가지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첫 번째 안은 방송광고시장 경쟁촉진의 최대 목표를 고려할 때 논의의 가치가 없고, 두 번째 안은 과도기에 대한 고려를 너무 많이 하여 미디어렙의 경쟁을 심각하게 지연하는 방안 인바, 역시 바람직한 선택은 아니라고 하겠다. 본 연구에서 이제까 지 논의된 모든 결과들을 종합할 때, 방송광고시장의 효율성 제고 혹은 공익증진의 목표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대안은 현행의
KOBACO 독점체제를 중단하고 미디어렙 시장을 완전 자율화하는
경쟁체제임이 분명하다.
일부에서는 방송광고시장을 자율화하면 대형 광고주들이 방송사 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방송의 공정성이 저해될 것이라고 주장 한다. 그러나 방송시장의 경쟁적 특성과 방송사의 이익을 고려할 때 이러한 주장은 현실성 없는 과장에 불과하다. 언론시장의 경쟁은
‘잣대경쟁(yardstick competition)’의 특징을 갖는다. 즉 동일한 사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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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여 많은 언론매체들이 보도를 하기 때문에 각 언론매체의 공정 성은 타 매체의 보도내용들을 통해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각 언론매체의 보도내용이 상호간에 잣대가 되어 어떤 언론사가 왜곡 된 정보를 제공하는지를 비교적 쉽게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신문이나 방송 등은 다수의 소비자들이 동시에 소비하는 상품이며 소비자의 평가가 쉽게 공유되기 때문에 정보의 정확성이 나 공정성 등에 대한 ‘평판효과(reputation effect)’가 매우 강하다. 언론 사들 간의 경쟁이 잣대경쟁이 되어 소비자(시청자/청 취자/구독자 등)들 이 정보의 왜곡 여부를 비교적 쉽게 비교･판단할 수 있는 상황하에 서 광고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는 방송사는 소 비자들에게 외면당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시청률 하락, 광고수입 의 감소, 평판 악화 등으로 방송사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결국 언론시장이 충분히 경쟁적이라면 잣대경쟁 및 평판효과로 인해 방송사가 특정 광고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방송을 제공할 유인 (incentive)은 거의 사라진다. 방송사에 대한 광고주의 영향력 행사와 그에 따른 방송의 공정성 저해를 이유로 방송광고시장의 자율화를 반대하는 것은 현실성 없는 억지 논리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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