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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시화단계

19세기 유럽과 북미 도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도시로의 인구 집중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공중위생 문제이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생산기술의 발전은 도시화를 촉진시 켰으며, 동시에 산업(공업)도시를 탄생시켰다. 이와 같은 도시화 현상이 심화된 데에 는 산업혁명으로 인해 농업생산성이 향상되면서 발생한 잉여노동자들이 새로운 일자리 를 찾아 도시로 이동한 것도 큰 역할을 했다. 이처럼 도시화는 매우 급속도로 진행되는 반면에 건축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낮은 질의 주택이 서로 인접하여 공급되면서 주택밀 집지역의 생활환경 악화문제는 날로 심각해졌다. 또한, 주택과 공장이 근접하여 입지 하면서 공장에서 나오는 매연과 폐수로 인한 피해 역시 큰 문제가 되었다. 게다가 영국 에서는 1832년, 프랑스에서는 1849년에 콜레라가 크게 유행하면서 상당한 인명 피해 가 발생하였다.

결국 이러한 도시의 공중위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규제 법률이 통과되었는 데, 영국에서는 공중위생법(1948년), 미국 뉴욕시에서는 지역지구제 조례(1916년)가 시행되었다. 이러한 현실적인 대책과는 별도로 도시의 정주패턴 자체를 재편하려한 시 도도 존재했는데, 바로 하워드(E. Howard)의 전원도시(Garden City) 이론이다. 하 워드는 19세기 런던의 혼잡과 오염을 목격한 후, 도시외곽의 신도시(전원도시)로 인구 성장을 유도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보았다. 전원도시는 도시의 과밀과 번잡함 을 벗어나 도시의 생산성과 농촌의 전원성을 결합하는 저밀도 거주환경의 바람직한 미 래상으로 대두되었으며(박재길 외, 2006: 21), 이후 20세기 초까지 이러한 계획 패러 다임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되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파커(B. Parker)와 언윈

계획 교통 경제발전 주거 커뮤니티개발 자연자원보존

∙ 종합계획

∙ 복합토지이용

∙ 밀도증가

∙ 도로연결성

∙ 대안/혁신적 상하수도시 설 및 체계

∙ 공공시설계획

∙ 보행환경조성

∙ 자전거 이용시설

∙ 대중교통 활성화

∙ 시스템통합, 환승체계

∙ 근린비즈니스

∙ 중심지활성화

∙ 도시내부개발

∙ 기존시설활용

∙ 다가구주택

∙ 소규모부지

∙ 조립주택공급

∙ 맞춤형주택 및 가구구성 다양화

∙ 주민참여

∙ 커뮤니티 고유특성 인식 및 고취

∙ 농지보존

∙ 토지분할규제

∙ 지역권설정

∙ 개발권이전

∙ 개발권매입

∙ 역사환경보전

∙ 생태지역보전

자료: Ye, et al. 2005. p.308.

표 2-5 스마트성장의 주요 구성요소

(R. Unwin)에 의해 레치워스(Letchworth), 웰윈(Welwyn) 등의 전원도시가 조성되 었으며, 미국, 캐나다 등 여러 국가의 신도시 개발이 전원도시이론의 영향을 받았다.

(2) 교외화단계

전원도시의 도시계획 패러다임은 전 세계로 전파되어 교외 주택지 건설이 일대 붐을 이루게 되었으며, 1920년대부터 자동차 사회를 맞이하여 교외 주택건설은 더욱 심화 되었다(박재길 외, 2006: 21). 20세기 초 대부분의 개혁가들은 도시혼잡을 심각한 병 폐로 본 반면에 오늘날 문제시 되고 있는 교외화나 도시스프롤 현상은 매우 바람직한 것으로 보았다(서충원・변창흠, 2004: 35). 하지만, 이와 같은 신도시 위주의 도시계 획 패러다임은 1960년대 이후 교통비용 증가, 온실가스 발생, 우량농지 훼손 등의 문 제를 야기하여 많은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20세기 후반 들어 이러한 도시스프롤 현상에 대응하는 이상적인 도시구조로 압축도 시(Compact City) 개념이 제시되었다. 압축도시는 공간을 고밀・복합적으로 이용하는 도시형태를 나타내는 개념으로서 Dantzig & Saaty(1973)가 직경 2.66㎞의 28층 건물 에 인구 25만 명을 수용하는 가상도시를 제안한 것이 그 시초이다. 이 개념은 이후 Calthorpe(1993)에 의해 대중교통지항형개발(TOD, Transit Oriented Development) 전략으로 구체화되었다. 한편, 1960년대 후반 미국에서는 도시스프롤 현상을 억제하 기 위해 토지이용 측면에서 개발의 시기와 비용을 규제하는 도시성장관리 정책이 시도 되었으며, 이는 1990년대 들어 <표 2-5>와 같은 종합적인 전략을 추구하는 스마트성

전략 목표와 과제

∙ 탈 합병(De-annexation)

∙ 과잉 공급된 공공시설의 폐쇄와 행정서비스 제한

∙ 공공 및 비영리 투자 중지

∙ 서비스 공급의 민간 양도

∙ 도시성장경계(Urban Growth Boundary)

∙ 도시서비스지역(Urban Service Areas) 축소 및 비용 절감을 위한 도시경계 조정

∙ 방치된 지역의 기반시설 유지 및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한 지출 최소화

∙ 보다 발전된 지역의 재정투입을 통한 지역공동체 및 경제개발자원의 효율적 활용

∙ 행정비용 절감을 위한 행정서비스 부담의 민간 이전

∙ 기존 커뮤니티의 빈 공간 개발 및 유휴 부동산 재활 용 수요의 재조정을 통한 지역 토지시장의 비효율 성 교정

자료: Shilling & Logan. 2008. p.453.

표 2-6 적정규모화 전략의 목표와 과제

장 운동으로 발전하면서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되었다. 이와 같은 도시성장관리나 스 마트성장 정책은 미국을 넘어 캐나다, 호주, 한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 전파되어 현재까지도 도시계획의 주류 패러다임으로 작용하고 있다.

(3) 도시축소단계

오늘날에는 전 세계적으로 도시축소가 보편적인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Haase, et al., 2014: 1519). 최근의 조사에 따르면, 인구 2만 이상 유럽도시의 약 42%가 축소 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동유럽에서는 도시의 4분의 3이 인구감소 를 겪을 정도로 많은 도시가 축소도시로 분류되고 있다(Haase, et al., 2016: 87).

앞서 제시한 도시발전단계이론에 따르면 교외화단계에서는 인구축소가 도심에 국한된 문제였다면, 도시축소단계에서는 도심과 주변지역을 포함한 도시 전역의 문제로 대두 된다. 이와 동시에 축소도시에서는 건조 환경 및 기반시설의 수급 불균형과 이로 인한 삶의 질 저하가 주요 도시계획 이슈로 다루어지게 된다.

그동안의 도시정책 관행은 신규공급을 통한 수요유발이라는 성장시대 패러다임에 기 초해 있었는데, 왜냐하면 일단 신규개발을 통해 기반시설을 공급하면 수요는 자동적으 로 따라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박세훈, 2013: 30). 하지만, 도시축소단 계에서는 도시성장을 전제로 한 계획은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렵기 때문에, 적정규모화 (Right-sizing)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적정규모화란 <표 2-6>에서 볼

수 있듯이 도시의 건조 환경을 축소하여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부동산 시장과 과소수 요로 인한 공공시설 운영의 비효율성을 제고하여 축소도시를 안정화하는 일련의 전략 을 말한다(이희연・한수경, 2014: 269). 일반적으로 기업에서는 생산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하락할 때 이전과 동일한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데, 축소도시 역시 도시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때 동일한 수준의 행정효율성 혹은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줄어든 인구에 맞게 서비스 공급을 감축하는 전략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Lindsey, 2007: 18).

3) 논의의 종합

앞서 논의된 사항에 의하면, 도시발전단계는 도시화단계, 교외화단계, 도시축소단 계로 구분할 수 있다. 각 단계마다 핵심이슈로 다루어지는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 및 계획사조를 나타내면 <그림 2-9>와 같다. 첫째, 도시화단계는 인구와 시가화 면적이 동시에 증가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도시과밀과 공중위생 문제가 핵심이 슈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중위생법, 용도지역제가 도입되었다. 이와 함께 전원도 시론이 주요 계획사조로 등장하였다. 둘째, 교외화단계는 여전히 인구와 시가화면적이 동시에 증가하지만, 인구증가보다 시가화면적의 확대가 더 두드러져 인구밀도가 감소 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무질서한 시가지확산과 이로 인한 자원 낭비가 핵심이 슈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성장 정책이 등장하였다. 이와 함께 뉴어바니즘, 압축도시론 등의 계획사조가 유행하게 되었다. 셋째, 도시축소단계는 시가화면적이 증 가 혹은 유지된 상태에서 인구가 감소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유휴・방치 부동산 증가와 같은 물리적 스톡의 공급 과잉 현상이 핵심이슈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 트축소, 적정규모화 전략이 시행되고 있다. 압축도시는 이 단계에서도 여전히 유용한 지향점이나, 감소된 인구에 맞게 도시기능을 집약적으로 재배치한다는 점에서 과거의 전략과는 다소 차별화된다.

그림 2-9 도시발전단계별 계획사조의 변화

발전단계 도시화단계 교외화단계 도시축소단계

핵심이슈

∙ 도시과밀, 공중위생 ∙ 시가지확산, 자원 낭비 ∙ 물리적 스톡의 공급과잉

계획사조

∙ 공중위생법

∙ 용도지역제

∙ 전원도시론

∙ 스마트성장

∙ 뉴어바니즘

∙ 압축도시론

∙ 스마트축소

∙ 적정규모화

∙ 축소도시론

주: 상기 그래프는 시가화면적, 인구수, 인구밀도의 초기값이 동일하다고 가정한 것임.

자료: Howard. 1965. p.143; The Urban Task Force. 1999. p.66; Bhatta. 2010. p.28; Bertron & Rypkema.

2012. p.10; Mallach & Brachman. 2013. p.6.

CHAPTER

3

한국 도시의 축소메커니즘과 특성

01 한국 도시의 여건 변화 39 02 한국 도시의 축소메커니즘 47 03 한국 축소도시의 특성 58

04 축소도시 거주민의 인식 76 05 분석결과의 종합과 시사점 86

CHAPTER

3 한국 도시의 축소메커니즘과 특성

본 장에서는 한국 도시의 축소메커니즘과 특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우선 한국 도시의 전반적인 축소실태를 살펴보고, 이러한 축소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메커니즘을 분석하였다. 또한, 한국의 중소 도시 중에서 축소도시를 선정한 후 각 도시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이와 더불어 축소되고 있는 근린 지역 거주민에 대한 정성적인 부분을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병행하였다. 끝으로, 분석결과를 종합하고, 향후 정책과제 도출을 위한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1. 한국 도시의 여건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