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휴공간은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등, 주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 재력이 있어서 공공에서는 이를 줄이기 위해 유휴공간을 다양한 방식으로 관리, 활용하고 있다. 또한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 유휴공간을 지역의 자원으로 인식하 고 이를 활용하려는 정책과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이 주도하여 유휴공간 을 변환시킨 자료들을 수집하기 위하여 먼저 서천군의 지역개발팀, 경관 주택팀 과 충남발전연구원을 통해 장항읍에서 추진되었던 사업 목록과 관련 자료들을 획득하였다. 도시재생 관련 사업과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환경정비사업, 소도 읍 육성사업 등의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수집된 사업 목록에서 장항의 유휴공간 을 활용한 것인지를 역으로 파악하였다. 수집된 자료에서 파악되지 않는 사업들 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여 공공기관 관련 부서에 재확인하였다. 서천미디어문화 센터와 도선장 공원화, 선셋랜드마크 브릿지와 같은 사업들은 앞선 자료에서 파 악되지 못하였던 사업들이었다.
사업의 시행 과정을 살펴보기 위하여 면담을 하였으며 신문, 관공서 자료 등 문헌 자료를 수집하였다. 면담은 공공기관의 담당자와 공간의 운영자, 사업 계획 제안자 등을 실시하였다. 공공에서 발간한 ‘장항농촌중심지보고서’, ‘장항읍 도시재생 관련 사업 발굴 및 추진 방향’, ‘소도읍 육성사업 보고서’ 등의 각종 공문서와 보고서를 통해 사업을 하게 된 동기와 배경 등을 살펴보았으며, 지역 언론인 뉴스서천을 통해 시행 과정과 과정에서 제기되었던 사안들을 살펴보았 다. 또한 사업 초기에 참여하였거나 사업을 진행하였던 연구 기관의 담당자와 면담을 하였으며, 보고서를 받아 살펴보았다. 한편 유휴공간이 활용되어 운영 중 인 공간의 운영자와의 면담을 통해서 변환과정에 개입하였던 과정에 대한 자료 를 수집할 수 있었다. 운영자가 변경된 경우에는 최초의 운영자뿐만 아니라 변 경된 운영자와의 면담도 하였다. 지역 주민의 참여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주민 을 눈덩이 방식(snowball sampling)을 통해 소개받아 면담을 하였으며, 공간에 대한 주민의 인식을 파악하기 위하여 비공식 면담을 하였으며, 새로운 의견과
사실이 나오지 않는 상태에 도달했을 때 수집을 중단하였다. 공간 변환의 특성 을 살펴보기 위하여 변환되기 이전의 공간용도 파악과 소유주 현황을 파악하였 다. 이를 위해 일사편리부동산민원 사이트를 통해 부동산 종합 증명서를 확인하 였다.
자료의 수집은 2016년 2월 대상지 현장 조사를 기점으로 이뤄졌으며, 주민 의 면담은 2017년에 이루어졌으며, 공공기관의 담당자와 공간 운영자의 면담은 2018년 6월에 실시되었다.
표 3-7. 면담자 목록
구분 피면접자 성별(나이) 특성 면접일
1
서천군 문화 예술 창작 공간
운영자
(민간) A 여(60대) 전직교사 2018.06.07
2018.06.08
2 운영프로그램
참여자 B 여(60대) 전직교사 2018.06.08
3
주민
C 남(70대) - 2017.05.06
4 D 여(70대) - 2017.05.06
5 E 남(70대) - 2017.04.23
6 F 여(50대) - 2017.04.23
7 관공서 G 여(40대) 초기 관여자
근무지 이동 2017.06.18 8
서천군 미디어 센터
운영자 A 남(40대) 초기 운영자 2018.06.07
9 운영자 B 남(60대) 현 운영자 2018.06.07.
2018.06.08
10 운영자 C 남(40대) 현 운영자 2018.06.15
11 동아리 참여자 D 남(50대) - 2018.06.18
12 동아리 참여자 E 여(50대) - 2018.06.18
13 동아리 참여자 F 여(70대) - 2018.06.18
14 언론인 G 남(50대) 지역 언론 2018.02.20
15 구 장항역 공원화
주민 A 여(60대) 주민 2018.02.13
16 주민 B 여(60대) 과거이용자 2017.08.05
17 주민 C 남(70대) 주민 2018.02.13
18 관공서 D 남(40대) 관공서관리인 2018.01.15
19 환경
정비법 관공서 K 남(50대) 읍사무소근무자 2017.06.27
20 L 남(50대) 군청근무자 2017.06.27
무단 점유가 소유주와 공공기관의 묵인과 암묵적 동의하에 지속하며 공간이 변환되는 모습을 보였다. 유휴공간 a(그림4-1)는 지난 20여 년간 인근 주민들에 의해 무단 점유되면서 방치되었던 공간이 텃밭으로 변환된 사례이다.
소유주와 점유자는 각자의 이익에 따라 전략적으로 공간을 변환시키고 서로 에게 행동하였다. 점유자는 유휴공간으로 인한 환경의 악화로 공간을 점유하였 고 동시에 생계의 일환으로 텃밭을 일구고 있으며, 소유주는 유휴공간이 점유되 어 농지로 이용됨에 따라 보유세 부과가 인하되는 혜택을 받아 토지 점유에 제 재를 가하지만, 전략적이며, 점유를 묵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공공에서도 대상지에서 나타나는 악영향과 갈등을 알지만, 점유를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 었다. 소유주는 부가세 혜택으로 점유를 묵인하면서도 20년간 점유한 토지에 대 하여 점유자들이 토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법안을 알게 되었고, 토지 사용
자료: 연구자 촬영 (2016.12) 그림 4-1. 대상지a 전경
을 용인한 것이 아니라는 증거를 만들기 위하여 점유자들의 경작 활동을 간헐적 으로 방해하고 갈등을 일으켰다.
소유주의 서울 이주는 유휴공간이 발생하게 된 배경이 되었고, 방치된 유휴공간 의 악영향은 공간이 변환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소유주의 장시간 부재는 유 휴공간이 오랜 기간 점유되는 원인이 되었다. 그렇게 2000년대 초반에 시작된 텃밭은 20여 년의 시간 동안 지속하고 있다. 대상지a는 구 장항역 바로 맞은편 에 위치한다. 약 1100평의 크기로 4개의 필지로 분할되어 있으나 같은 소유인의 토지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창고들과 주택이 있던 자리였으나 한국전쟁 당시 미 사일 폭격으로 인하여 2~3개의 창고만이 남겨졌으며 한 채의 주택은 화재 후 방 치되었다. 토지 소유주가 1967년 상경하면서 창고를 임대하고 1980년대부터 토 지 일부(중앙부)를 당시 유행하던 롤러스케이트장으로 임대하였다. 90년대 후반 경제가 침체하면서 더 임대가 이뤄지지 않고, 창고 등 구조물들이 방치, 철거되 면서 유휴지로 남게 되었다. 건물들의 잔해물이 일부 남은 상태로 유휴공간이 된 대상지는 일부 주민들이 쓰레기를 버리면서 악취가 나고, 쓰레기가 거름이 되어 풀이 우거져 쥐와 벌레 등이 서식하게 되었다. 뱀까지 나타나자 더 버려둘 수 없다고 판단한 주변 거주민들은 우거진 풀을 제거하고 토양을 일궈 텃밭을 조성하게 되었다. 지난 20여 년 점유 기간 동안 소유주와의 갈등과 소유주의 작
1947년 1985년 2000년
2004년 2011년 2016년
자료:국토지리정보원, 다음지도(2016년자료) 그림 4-2. 위성영상으로 본 대상지a의 변환 모습
물 금지 압력이 존재했지만, 환경 개선에 대한 욕구와 먹거리에 대한 갈구는 공 간을 계속 점유하게 했다. 이용자들은 대부분 70대 이상의 고령이며 생계가 불 안정한 계층이었다. 그들에게는 텃밭이 취미라기보다는 주거 안정에 대한 권리 이자 욕구 표출이었다. 텃밭을 초기부터 지속해 왔다던 A, B씨는 자신을 취약계 층, 사회적 약자로 표현하였는데 경작을 통한 먹을거리들은 ‘삶을 지탱해주는’
큰 힘이 되었다. 소유주의 압력으로 인해 이용자 중 일부가 경작 활동을 그만두 는 경우도 있었지만, 경작을 원하는 새로운 이용자로 계속 다시 채워졌다.
우리는 힘없고, 돈도 한 푼 없는 촌에 있는 사람들인데.. 이걸 재미삼아 취미로 하지 는 않아. 사실 주인이 있으니까 내 놓으라 하면 할 말 없지만.. 우리는 이거 없으면 힘들 어. 돈 많은 사람들이야 이거 얼마 안 되는 거,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겠지. 그래도 우리 는 크게 도움 된다고. - 이용자B, 남(70대)
지난 20여 년간 소유주의 변동은 없었지만, 토지 소유주의 노후로 인하여 토지 관리의 대상이 후대로 이동하면서 토지 점유에 대한 갈등이 촉발되었다.
그림 4-3. 간헐적으로 발생된 토지 소유주의 제재 행위
소유주의 아들(조??)은 텃밭으로 무단 사용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중단을 요구하 고 심겨 있던 농작물들을 뽑고 서울로 돌아갔다. 주민들은 경작 활동을 멈추었 다. 하지만 텃밭으로 이용되던 토지는 비옥했고, 이전보다 빠르게 잡초들이 무성 해졌다. 이에 주민들은 다시 유휴공간을 텃밭으로 점유하게 되었다. 하지만 처음 에 유휴지를 점유하던 사람 중 일부는 경작을 그만하고 다른 주민들로 대체되었 다. 다시 점유가 지속하자 토지 소유주의 아들이 ‘경고판’을 부착하고 농작물을 다 ‘훼손’시키고, ‘점유권행사 포기각서’를 받는 등 강경하게 대응하였다. 주민들 에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소유주가 이전과 다르게 강경하게 대응을 한 것은 관리의 주체가 바뀐 것과 민법 제245조의 ‘점유로 인한 부동산소유권의 취득 기 간’과 관련이 깊다. 이에 따르면,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 을 점유하는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라고 명시되어있는데, 소 유주는 주민들이 무단으로 점유한 지 20여 년이 되어가면서 주민들이 소유권 주 장을 할지 모른다는 우려로 이전보다 강경하게 점유자들을 압박하였다. 지속한 주민들 점유에 따른 스트레스와 텃밭으로 이용되는 모습을 보고 소유주의 아들 은 대지를 텃밭으로 임대하고자 하였지만, 임대를 원하는 주민은 나타나지 않았 다. 소유주는 토지가 농지로 이용됨에 따라 토지가 분리과세로 분리되어 보유세 부과가 인하되어 임대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점유를 묵인하고자 했다.
서천군은 위치의 중요성과 지속된 벌레와 악취에 대한 민원으로 2008년 장 항 소도읍 육성사업의 과정에서 토지소유주에게 매입을 시도하였으나 부동산 가 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불발되었다(그림4-5). 한편, 대상지의 중앙에 위치하던 롤러스케이트장은 콘크리트 포장으로 되어 있어 텃밭으로 변환되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