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휴지(vacant land/lot)’, ‘유휴부동산(vacant property)’, ‘방치 부동산 (abandoned property)’, ‘황폐 부동산(brighted property)’, ‘저이용토지 (under-utilized land)’, ‘브라운필드(brown field)’, ‘버려진 토지(derelict land)’, ‘일시적으로 쓸모없고, 방치되어 버려진 부지(TOADS: Temporarily Obsolete Abandoned Derelict Sites)’ 등 비어있는 공간을 의미하는 다양한 용 어들이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용어들은 시대의 변화 속에서 사용 목적에 따 라 조금씩 조정되어 왔다.
1968년 이전까지 유휴지(vacant land)는 도시적 용도로 사용한 적이 없던 토지 등을 의미하였으며 단지 개발 잠재력을 지닌 유보지로써(Hollstein, 2014) 인식되었다. 유휴지는 개발에 부적합한 토지(Northam, 1971)지만 개발에 대비 하는 자원으로써 정부가 도시의 가로, 상업 및 주택 시장에 향후 투자할 기회를 제공하였다(Bowman and Pagano, 2000). 이후, 유휴지는 도시설계 차원에서 건축물 주변의 미설계된 공지로 그 의미가 확장 되었다(Barnett, 1974;
Trancik, 1986).
1990년대 이후 환경에 대한 관심과 위기의식이 전 세계적으로 고조되었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리우 국제 회의(Rio Summit)를 계기 로 자원의 재활용 운동이 사회, 경제, 산업 등 각 분야에서 시작되었다. 영국에 서는 Environmental Protection Act(1990)에서 장시간 이용되지 않으나 개발 또는 개선의 여지가 있는 자원으로 유휴공간을 다루었는데, EPA(환경보호법령)
를 통해 유휴공간을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인식하였다. 건축 분야에서도 오래되거나 기능을 상실한 건축물들을 철거하는 대신 개보수 작업을 통해 재활 용하는 계획들을 1990년대부터 활발히 시도하였다(김현주·이상호, 2011).
탈산업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방치되고 저 이용되는 오염된 부지들이 증가하 였고, 탈산업화에 따른 유휴공간의 오염과 환경에 대한 관심은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유휴공간 개념들을 양산해왔다. 이 시기에 정립된 유휴공간 개념들은 환경 오염, 쇠퇴 지역, 미관 저해, 안전 문제 유발 등 주로 부정적인 현상을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되었다.
브라운필드와 TOADS는 주로 쓰레기 매립지, 오염된 공장, 폐광과 방치되어 있거나 저 이용 되는 오염 가능성이 있는 토지를 지칭한다. 영국의 경우 폐광을
‘버려진 토지’로 인식하고 1990년대부터 탄광지역을 정화하는 노력이 이루어졌 다. 브라운필드는 영국의 도시계획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지만, 미국에서 더욱 활 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미국 연방정부의 포괄적인 환경의 대응, 보 상, 책임 법률(CERCLA: Comprehensive Environmental Response, Compensation and Liability Act)이 1980년 제정됨에 따라 브라운필드가 관심 을 받기 시작하였다. 1990년대 초반부터 방치된 비주거 부동산들이 주목받기 시 작하면서 브라운필드가 조경, 도시계획, 환경 및 부동산 등의 여러 분야에서 사 용되고 있다(Nesmith, 2003). 이후 1990년대 중반이후 미국환경보호국(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에서 브라운필드 경제 재개발 계획(the Brownfields Economic Action Agendas)을 실시하면서 공식화 되었다.
TOADS는 일시적으로 쓸모가 없어진 방치되고 버려진 토지를 뜻한다. TOADS 는 Greenberg et al.(1990)가 방치된 건축물을 포함하는 포괄적 용어로 처음 사 용하였으나 Greenberg et al.(2000)에는 브라운필드의 한 유형으로 주변에 악영 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를 가진 토지로 그 의미를 구체화하였다.
한편, ‘유휴부동산(vacant property)’, ‘방치 부동산(abandoned property)’, ‘황폐 부동산(brighted property)’은 부동산 상태에 따라 분류된 개 념들로 부동산의 관리를 위하여 주로 사용된다. 방치부동산은 1960년대 이후 미
국의 주택들이 방치되는 현상이 증가하면서 나온 용어이다(Nesmith, 2003; 한수 경·이희연, 2016). 사용하지 않거나 관리되지 않은 땅과 그에 속한 건물, 구조물 이 존재할 때 사용된다(Nesmith, 2003; 한수경·이희연, 2016 재인용). 황폐해진 부동산은 재개발지역을 선정하는 기준으로 미국에서 활용되어왔다. 방치와 비교 하여 황폐는 종결된 상태를 보다 의미하며, 방치부동산이 내포하는 물리, 경제, 사회적 방치 외에도 필지의 협소함과 건물, 녹지 등의 물리적 환경 결핍의 의미 를 포함한다(Nesmith, 2003; 한수경·이희연, 2016 재인용).
유휴공간은 1980년대까지는 잠재적 개발 가능지역으로 간주 되었고, 이후 환경에 대한 관심과 함께 재활용의 대상으로 인식되었다. 유휴공간이 재활용의 자원으로 인식되던 시기에는 초점이 유휴공간의 물리적 환경 개선에 맞춰졌다.
하지만 유휴공간은 이후 도시재생 개념과 결부되면서 물리적 환경 개선을 넘어 지역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는 매개체로써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역할이 부여되었다.
도시재생이 도시의 역사적, 사회문화적 보존을 강조하면서 해당 맥락 속의 유휴공간들은 지역의 역사를 기록하는 장치가 되었다. 또한, 도시의 이미지를 개 선하고,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상징적 공간으로 계획되기를 기대하고 이들 공간이 관광화되거나 기타 수익을 창출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의 거점으로 작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영국은 사양길에 접어든 광업 지역에서 1997년 탄광 지역 재생정책(NCPㆍNational Coalfield Program)을 도입하여 산업구조를 변 화시키고 지역을 활성화 하고자 하였다. 영국 웨일즈 지역의 에덴 프로젝트 (Eden Project)는 폐광산을 생태문화 공간으로 전환해 400여 명의 지역민이 고 용되는 등 1조3천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창출하였고 빅 피트(Big Pit) 탄광은 국립 빅 피트 광산 박물관 (Big Pit National Coal Museum)으로 탈바꿈 되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1981년 노후화와 기름값 폭등으로 폐업을 하게 된 영국 런던 템즈 강변의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리노베이션한 테이트 모던 미술관, 1901년 지어진 독일 뒤스부르크의 티센 제철소 건물을 리노베이션한 뒤 스부르크 환경공원, 중국 베이징의 폐허가 된 옛 군수공장을 예술가 아트 스튜
디오와 전시관 등으로 개조한 따산즈 789 등도 도시 재생을 통한 유휴공간의 재 활용 사례들이다.
이처럼 재활용의 대상으로서 유휴공간은 폐교나 근대 건축물과 같은 건축물 유형 위주의 대상에서, 도시재생개념과 결부된 계획에서는 그 대상이 단일 건축 물을 비롯하여 산업시설, 기반시설, 이전적지 폐부지에까지 폭넓게 확대되었다 (김현주·이상호,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