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 공동체운동의 다면적 특성과 변화경향에 대한 분석
2) 이탈과 접합의 변증법적 발전
대안적 생활의 그물망
공동체운동 형성
상품화(식민화)한 생활세계 협동 관계 강화
식․의․주 공동체운동의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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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의료
연대와 네트워크 공동체 의식 고양
필요의 재구성 대안 생활 구축
성찰적 관계 구성
생명의 자기조직화
근대화․산업화․도시화 / 인간소외 / 생태위기 / 신자유주의 세계화 / 사회 양극화 생명․공동체 추구 갈망 대립․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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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공동체운동의 형성과 발전 과정
동체를 이루는 것과는 주체의 헌신과 변화의 폭만큼 공동체운동의 방식과 정도의 차이가 있다. 공동체운동이 스스로의 삶의 변화를 통해 공동의 생활 속에서 전체 와 함께 자신을 실현해 가는 것인 한 공동체운동에는 수준의 잣대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양하게 표출되는 공동체운동의 형태들과 여기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참 여 수준을 세세히 평가하기는 어렵다. 또한 예를 들어 협동조합의 출자금을 5만원 낸 조합원과 50만원 낸 조합원이 있다고 할 때 단순히 그 액수만으로 수준을 평가 할 수도 없다. 이에 형성단계에서는 기존의 생활과 삶의 관계로부터 얼마나 이탈 하여 참여하는가를 잣대로 삼아 구분해 볼 수 있다. 기존의 생활로부터 ‘이탈’한다 는 것은 하버마스의 표현을 빌면 식민화된 생활세계에서 ‘퇴각하는 방식의 신사회 운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퇴각을 통해 해방된 상태에서 근본 지향의 새로운 ‘생활 세계’를 구축하려는 것은 ‘이탈과 분리’를 통한 패러다임의 전환이기도 하다. 공동 체운동은 “이 세상의 풍파로부터 도피해 가는 하나의 피난처임과 동시에 보다 나 은 세상에 대한 희망이기도 하다. 흔히 비판론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유토피 아적 구상들은 도피요 또 새로운 창조이며, ‘무엇으로부터’의 탈출인 동시에 ‘무엇 에의’ 추구인 것이다. 그것은 기성질서를 비판․도전․거부하며, 완전한 인간 실존 을 추구하기 위해 벗어나는 것이다.”(캔터, 1987; 11)
한편, 기존의 삶의 방식과 제도로부터의 ‘이탈과 분리’는 공동체운동의 근본 지 향을 보여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누구나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존 관계로부터의 해방과 새로운 관계로의 전환은 그 기대와 변화의 폭 만큼 두려움과 어려움이 존재한다. 다양한 공동체들이 대안적 삶의 경험을 축적한 사회에서는 이 들을 통해 전환의 발걸음을 성큼 내디딜 수 있겠지만 아직 우리사회는 이제야 경 험이 하나 둘 쌓이기 시작한 단계이다. 다양한 수준의 활동들이 있을 때 우선 내 가 결합할 수 있는 공동체를 찾아 두려움보다는 창조적 의욕으로 시작해 볼 수 있 을 것이다.
이와 같이 기준으로 근본적 대안과 제도적 보완의 관점,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이탈의 정도에 따라 여러 공동체운동을 검토해 볼 수 있다. 공동체에 대한 이론과 실천 측면의 논의가 있는 것처럼 한쪽은 규범적이고 그만큼 대안적인 상이 있고
한쪽은 실용적이고 그만큼 제도적인 차원이 있다. 이 관점으로 10개의 사례 공동 체를 유형화하면 아래 <표 11>와 같다.
부분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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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이탈규범적 대안적․
광명Y생협 풀무생협
안성의료생협 한밭레츠
성미산마을
실상들녘공동체
산안마을
안솔기마을 물꼬
정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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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 제도적
<표 16> 이탈과 부분이탈 - 대안과 제도 수준에 따른 공동체 구분
의도성이 높은 공동체운동일수록 이탈의 정도가 크고, 실용적이고 제도친화적 일수록 이탈의 정도가 작은 것을 볼 수 있다. 규범적이고 대안적인 이념을 추구하 는 경우에는 기존의 생활세계와의 일정한 단절, 그리고 전면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산안마을의 경우 참획(산안마을의 구성원으로 들어가 는 것을 일컫는다)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소유하고 있는 모든 자산을 마을에 귀 속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무소유 공동체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다. 그 만큼 공동체 결속과 연대 의식이 강하게 나타나지만 한편으로 쉽게 참여하지 못하 는 양 측면을 가지고 있다. 이런 원칙을 중요시하는 산안마을의 경우 근래에 새로 운 참획자가 없었다. 새로이 참여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공동체의 지속성은 위협을 받게 된다.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미국의 더팜(the Farm)과 같은 공동체들도 초 기의 강력한 공동체 재정 귀속 원칙을 중간에 누그러뜨리고 부분적인 소유를 인정 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사례들도 있다. 공동체는 생활과 운영이 지속되는 것을 궁
극적인 목적이자 속성으로 삼기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 것인지 고민스러운 지점이 다. 종교공동체의 성격을 띠지 않은 무소유 공동체는 우리나라에 산안마을 밖에 없다.46) 그동안 산안마을이 공동체운동에 끼친 영향이나 그 상징성 등이 무게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토회의 경우는 ‘일과 수행’을 통합적으로 가지며 발전하 고 있는 공동체이기에 정토회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회원들의 경우 급여와 같은 보상은 전혀 없지만 재산의 귀속 원칙도 없다. 앞으로 농촌 지역으로 그 활동 공 간을 옮길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변화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물꼬 의 경우는 교육공동체이면서도 생태공동체를 지향하는 전면 이탈형이지만 대다수 의 교육공동체는 부분 이탈형인 것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실상들녘공동체이다. 이탈의 정도나 운동성의 정도가 중 간 수준인 곳이다. 단순한 귀농을 선택할 수도 있고, 지역공동체 운동에 헌신할 수 도 있다. 실제로 회원들의 헌신 정도는 높지만 일상 생활의 차이는 많지 않기 때 문에 ‘전면 이탈’의 부담을 덜 가지고 쉽게 결합할 수 있다. 홍성의 홍동면 일대 풀무학교를 중심으로 한 마을(지역)공동체도 마찬가지이다. 대표적인 이 두 곳은 귀농자들이 선호하여 주변에서 빈집을 구하기 어려운 곳이기도 하다. 기존의 농촌 마을과 지역을 새롭게 변모하여 생태적․공동체적으로 활성화하는 다양한 활동들 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으로 서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델이다. 우리나라 공동체 운동에서 소중한 모델 역할을 하고 있는 곳들이며 쇠락해 가는 농촌․농업을 새롭 게 되살리는 접근 방식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그 중요성과 시사점에 대해서 는 뒤의 3절에서 자세히 검토한다.
공동체운동의 형성과 발전은 기존의 상품․제도관계로부터 부분 혹은 전면 이 탈하여 새로운 본래적 관계로 생활을 꾸려 가는 것이다. 그러나 전면 이탈이라 해 도 기존 사회로부터 온전히 해방되거나 고립될 수는 없다. 100% 자급자족이나 국
46) 산안마을과 같이 확대된 가족처럼 한 지갑을 쓰며 생활하는 곳은 사례대상 가운데 정 토회와 물꼬이다. 정토회는 내용상으로는 종교성을 넘고 있지만 형식에 있어서는 불교 에 기반한 종교공동체이며, 생활보다는 활동을 중심에 두고 있다. 물꼬는 아직 초기 단 계라 이렇다할 자산이 축적되지 않고 주요 시설인 학교도 단기임대로 사용하고 있어 현재의 모습만으로 성격을 규정하기 어렵다.
가 화폐 없이 생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최소한 몇 가족이 아이들도 기르며 살아가는 공동체가 사회와 접점 없이 살아가는 것은 일부러 극단적인 실험 을 하더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역설적으로 표현하면 공동체운동이 새로운 공동체 적 관계로 대안적인 사회를 이루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공동체운동이 형성되 고 발전할 수 있는 정도는 주류의 사회관계가 메우지 못하는 틈새와 제도가 암묵 적으로나마 허용하거나 규제하지 못하는 사회적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기 어렵다.
게다가 공동체운동이 폐쇄적 실험이 아닌 사회적 삶의 대안으로 자리잡으려는 개 방적인 경향이 뚜렷한 현 시대에 주류 사회관계와 대립․긴장을 넘어서 적대적인 관계를 만드는 일은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것은 공동체운동이 기존 질서를 해체하는데 힘을 쏟기보다는 대안을 창조적으로 구축하는데 집중한다는 기 본 전략과 성격에도 맞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공동체운동은 제도와 시장과 갈등 하고 때로 대립하는 긴장관계를 가지면서 전개된다. 이것이 사회와 공동체운동과 의 관계이다.
제도로부터의 ‘이탈과 분리’가 공동체운동의 출발이라면 공동체운동의 발전과 운신의 폭을 확보하기 위해, 그 제도의 틈새와 여지를 넓히기 위해 제도에 참여하 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탈과 분리와 반대되는 제도에의 ‘참여와 접합’ 과정은 적대적이거나 협력적이지 않은 긴장관계로 이루어진다. 공동체운동은 제도화를 목 표로 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이미 비제도적인 방법으로 대안적 생활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관계로부터 일정하게 자유롭기 때문이다. 공동체운동 관점에서 불합리한 요소가 있거나 운동의 활로를 열 수 있는 기반이 되는 제도일 경우에는 그것이 협력적이건 대립적이건 긴장관계가 고조된다. 한편 스스로 대안 적 생활의 기반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는 섣부른 제도적 지원이 공동체를 허물어 뜨릴 수 있기 때문에 지원을 거부하거나 지원제도 자체를 반대하기도 한다. 이렇 듯 공동체운동의 제도에의 ‘참여와 접합’은 기업이나 이해당사자들의 로비활동은 물론이고 사회운동의 제도화 과정과도 사뭇 다르다. 그리고 제도화가 되더라도 같 은 형태의 공동체들 가운데는 제도의 지원이나 규제를 거부하고 자유로운 형식을 추구하는 사례들도 나타나게 된다. 공동체운동은 대중이나 사회제도가 아닌 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