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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결론

1. 결론

주 항목을 운동대상과 매개로 하여 공동체운동은 기본 틀을 갖추게 된다. 이는 생 활요소들이, 책임지지 않는 제도와 상품으로 전락하여 본래적 ‘가치 합리성’을 잃 어버린 곳에서 그 가치를 되살리기 위한 - ‘기우뚱한 균형’을 찾기 위한 - 생명의 활동이 일어나고 주변 생명을 규합하여 생활세계를 방어하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 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공동체운동의 형성이다. 이것은 생활세계와 경제의 기초를 자본에 얽매인 상품시장 관계가 아닌 상호부조와 협력의 호혜시장 관계로 회복하 는 것이며 새로운 생명관계의 그물망을 짜는 것이다. 대안을 구축하는 것이다.

둘째, 공동체운동은 생활요소의 협동에서 지역 생활공동체로 전개․발전한다.

하나의 기본필요 영역에서 시작된 공동체운동은 다른 기본필요 영역의 운동으로 분화․확장․연계되며, 공동체적 관계망 속에 구축해 간다. 이러한 경향은 공동체 운동이 지역을 중심으로 하여 다양한 영역과 범주의 운동이 통합․연계되는 방향 으로 발전하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운동의 과정은 생활세계를 방어하는데서 나아가 대안의 진지(그람시)를 구축하고 생명세계의 다차원적인 그물망을 촘촘히 짜 나아가는 것이다. 나아가 생활에 침투한 자본제적 관계를 대체하고 재구성하며 극복하는 대안운동의 창조적 성격을 가진다.

셋째, 의도성이 높은 공동체운동일수록 기존의 생활과 삶의 관계로부터 ‘이탈’

의 정도가 크고, 실용적이고 제도 친화적일수록 이탈의 정도가 작다. 의도성이 높 다는 것은 규범적․대안적 특성을 띄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규범적이고 대안적인 이념을 추구하는 경우에는 기존의 생활세계와의 일정한 단절, 그리고 전면적인 전 환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넷째, 제도로부터의 ‘이탈과 분리’가 공동체운동의 출발이라면 운동의 발전과정 에서는 공동체운동의 운신의 폭을 확보하고 제도의 틈새와 여지를 넓히기 위해 제 도에 ‘참여’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주로 공동체 연대와 네트워크 조직 또는 시 민사회단체가 제도 참여의 매개 역할을 한다. 이렇게 제도에의 ‘참여와 접합’ 과정 은 적대적이거나 협력적이지 않은 긴장관계로 이루어진다. 참여의 성과로 변화된 제도로부터 확보된 새로운 틈새와 여지는 운동의 발전 틈새를 넓히고 ‘관계의 재 구성’을 이룬다. 그리고 이렇게 재구성된 사회관계는 이탈의 기회를 늘이고, 더욱

확장되고 다양한 관계의 새로운 구성을 통해 대안적인 생명의 그물망을 짜 나아간 다. 운동 과정에서 이탈과 접합은 변증법적으로 통일된 발전을 이룬다.

다섯째, 공동체는 개인과 사회를 매개하고 관계의 재구성을 일궈내고 변화를 지지하고 북돋우는 통합적인 매개자 역할을 한다. 특히, 공동체운동은 공동체 그 자체와 구성원 사이에 상호의존, 상호상승적 발전과정을 거친다. 구성원의 생활양 식이 변화하고 공동체 의식이 심화되며 공동체 또한 유지력과 영향력을 심화한다.

여섯째, 근래 우리사회에서 공동체운동은 ‘교육’부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탈’의 부담이 적고 제도화되어 있다 하여도, 생활협동조합에 참여하는 것 보다는 더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야하는데도 지난 10년 전 처음 등장한 교육공동 체들이 전국에 걸쳐 80여 개 이상 만들어졌다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 교육의 경쟁 력 강화 논리가 생활세계를 압박하며 교육의 본래적 가치인 공동체와 배치되는 양 상이 폭넓게 드러나며 이에 대한 ‘기우뚱한 균형’으로서의 대안교육 공동체운동이 활발해짐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우리사회의 높은 교육열과도 무관하 지 않을 것이다. 한편 교육에서 공동체 가치가 강조되고 기숙학교를 통해 공동체 적 삶을 체험하는 세대들이 성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게다가 아이가 이러 한 가치를 배우고 접하게 되면 그 부모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되기 때문에 학교, 가정, 사회로 공동체운동의 다층적 상승작용이 일어난다.

일곱째, 농촌 지역 공동체운동의 경우 새로운 공간과 새로운 관계를 엮어 계획 공동체를 구성하기보다는 기존의 마을 안과 주변에 자리를 잡고 점진적으로 지역 공동체를 형성하는 접근이 (용이)유효하다. 이탈의 정도와 이념의 정도가 중간 수 준에 있어 단순 귀농부터 이념적 활동 추구까지 포용력이 크다. 또한 쇠락하는 농 촌 지역을 활성화하는 접근이기도 하다. ‘이탈 과정의 완충지대’는 공동체의 삶으 로 나아가는 이탈 과정에서 두려움과 어려움을 경험하고 극복의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다. 기존 관계의 해체와 대안을 재구축하는 중간지대로서 몰락해 가는 농촌지역은 현 시대 우리 사회에서 공동체운동의 전략지대라 할만하다. 우리 공동 체운동의 경로는 서구의 탈근대 경로가 아닌 우리 방식의 근대 극복 경로를 찾아 가야 하는 시점에 있다. 실상들녘 지역공동체와 홍성 홍동면 풀무학교 주변 지역

공동체는 농촌 마을(지역)공동체를 통한 전략의 의미와 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 다.

여덟째, 어떤 배경과 영역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10년, 20년씩 유지, 변 화하고 성장한 공동체들은 생태적, 사회적, 영성적 측면 모두가 점차 고르게 진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세 요소가 고르게 진전을 보일 때 전체적인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이다. 이것은 이론 논의에서 보았듯이 민주주의를 확장․심 화하는 것이다. 공동체운동의 발전은 세대 내 형평성, 세대간 미래성, 자연과 관계 에서의 생태성을 가지며 이는 생태민주주의의 원칙이기도 하다.

아홉째, 공동체운동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생활요소이자 생태적 측면인 에너지의 자립, 재생가능 에너지의 도입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으며, 사회 적 측면에서는 건강, 의료 부분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 사회 공동체 의 전반적인 상황으로 지역 내 의료생협이나 주민건강사랑방 등 지역의료센터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열째, 영성적 측면에서는 계획공동체의 경우가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일상생활 의 공유 정도가 큰 공동체에서 좀 더 많은 진전이 이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공 유의 폭이 커서 영성적 측면이 발전했다기보다는 영성을 중요시 할 때에 공유의 폭도 커지는 것이라 유추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