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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운동의 다양한 형태

III. 공동체운동의 역사와 모습

2) 공동체운동의 다양한 형태

공동체운동은 특정 지역에서 특정한 사람들이 모여 이루기 때문에 그 숫자만큼 다양한 모습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공동체운동을 이해하기 위해 서는 개별 공동체의 모든 측면을 살펴볼 수는 없다. 그리고 공동체운동이 다양한

모습을 지니지만 형태나 내용의 특성에 따라 몇 가지 범주로 구분하여 설명할 수 있다. 우선 여기서는 서구와 우리사회에서 공동체운동이 등장하면서 이미 쓰이고 있는 구분되는 용어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모습을 살펴본다. 이 구분은 형성과정과 모습의 다양성을 드러내지만 엄밀한 구분을 규정하는 유형분류 작업은 아니다. 공 동체운동의 흐름과 모습을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다.

(1) 계획공동체 (Intentional Community)

공동의 이상이나 비전을 추구하며 함께 일하거나 살아가는 삶을 선택한 사람들 의 집단을 말하며, 대부분 토지나 주택을 공유한다. 계획공동체는 다양한 형태와 규모를 가지며, 사회, 경제, 정신, 정치 그리고 생태 등 그들이 공유하는 가치들은 놀랄 정도로 다양하다. 농촌에도 도시에도 있으며, 한 집에 살기도 하고 여러 집에 흩어져 살기도 한다. 아이들을 기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며, 세속적인 곳도, 영적인 곳도 있고 그 둘을 다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다양하면서도 공 동체들은 서로 돕는 생활, 평화롭게 문제 해결하기 그리고 그들의 경험을 다른 이 들과 나누는데 있어서 헌신적이다.(Communities Magazine)

전통적인 마을공동체가 자연발생적인 공동체인데 반해 의도적으로 구성한 공동 체라 하여 ‘의도적 공동체’라 번역되기도 한다. 새로운 생활양식을 창조하고 이상 을 공유하는 전형적인 공동체 대부분을 포괄하는 의미이다. 무수히 많은 공동체들 이 있어왔다. 이들의 특징은 현실의 주류 흐름에 만족하지 않고 공동체와 개인의 성장과 실현을 추구한다. 합의에 바탕한 의사결정, 교육과 헌신의 강조, 다양한 이 슈들에 대한 관심이나 새로운 실험에도 적극적인 특징이 있다.

산안마을, 지리산 두레마을, 한농복구회, 동광원, 예수원, 푸른누리, 작은누리 등 이 많은 공동체들을 포괄하고, 미국의 트윈오크스, 더팜, 영국의 브루더호프, 핀드 혼, 덴마크의 스반홀름 등이 있다.

(2) 종교․영성 공동체 (Religious․Spiritual Community)

종교나 영성, 또는 수행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곳으로 오래된 가톨

릭 수도원에서부터 뉴에이지 그룹까지 다양하다. 영성 추구, 자아의 실현, 자연과 의 조화로운 삶 등을 위해 정신적 각성을 함께 도모한다. 사회적 실천 활동에 헌 신적이거나 외부인들에게 공동체의 삶을 체험하고 영적 수행을 안내하는 개방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

정토회(정토수련원), 다일공동체, 지리산 두레마을, 푸른누리, 예수원, 민들레공 동체, 예수살이공동체, 한농복구회 등이 있고 외부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곳도 많 이 있다. 무소유 일체의 삶을 지향하며 연찬 생활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산안마 을도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3) 마을 공동체 (지역 공동체)

서구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유형이다. 주로 농촌지역이나 오래된 마을에서 해 체된 공동체적 관계를 일부는 복원하고 일부는 새롭게 구성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마을을 공동체로 거듭 살아나게 하는 운동이다. 해당 지역에 상호부조의 전통을 되살리고 참여와 자치를 통해 두레의 전통을 되살리기도 한다. 현재 농촌은 계속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 현상이 심각하다.21) 이런 마을에는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21) < 농가인구 감소 및 고령화 추이 >

(단위: 천명, %)

구분

년도 총인구 농가인구 50~59세 60세이상

1970 32,241 14,422 (44.7) 1,107 (7.7) 1,143 (7.9) 1975 35,281 13,244 (37.5) 1,108 (8.4) 1,164 (8.8) 1980 38,124 10,827 (28.4) 1,074 (9.9) 1,138 (10.5) 1985 40,806 8,521 (20.9) 1,129 (13.2) 1,177 (13.8) 1990 42,869 6,661 (15.5) 1,111 (16.7) 1,187 (17.8) 1995 45,093 4,851 (10.8) 867 (17.9) 1,255 (25.9) 2000 47,008 4,031 (8.6) 676 (16.8) 1,333 (33.1) 2001 47,354 3,933 (8.3) 636 (16.2) 1,423 (36.2) 2002 47,615 3,591 (7.5) 590 (16.4) 1,372 (38.2) 2003 47,849 3,530 (7.4) 580 (16.4) 1,377 (39.0) 2004 48,082 3,415 (7.1) 566 (16.6) 1,375 (40.3) 자료: 농림부, 농림업 주요통계, 2005. 9.

서 젊은 귀농자들을 적극 받아들이기도 한다. 실제로 이런 마을은 귀농자들이 적 응하기 수월하여 선호되는 곳이기도 하다. 몇 개의 부락 또는 넓게는 면 단위에서 유기농업이 활발하고, 생산공동체나 교육활동 등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마을공동 체라 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 주민의 상당수가 공동체운동의 활동에 결합되어 있 는 경우라 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 홍성군 홍동면 풀무학교로부터 시작된 반세기에 가까운 노력이 문당리와 같은 마을 공동체를 이룬 곳도 있고, 남원군 산내면 실상사에서 귀농실습 농장을 내놓으면서부터 시작된 실상들녘 공동체도 전통적인 마을을 중심 으로 지역공동체운동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

(4) 생태마을 (Eco-Village)

생태위기에 대한 인식이 일반화하면서 서구에서는 1990년대 들어, 우리 사회에 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쓰이기 시작한 용어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생태마을 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22) 일반적으로는 주거환경과 사회 적 관계를 생태적 체계로 갖춘 공동체를 말한다.

앞서 언급한 Gaia Trust의 Jackson 부부가 Context 연구소의 Gilman 부부에게 의뢰하여 1991년 여름에 작성된 보고서 “Eco-villages and Sustainable Communities"에서는 생태마을을 “인간적인 규모이며, 충분한 생활요소가 갖추어진 곳으로, 인간의 활동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건강한 인성 개발을 북돋우며 무한 한 미래에까지 지속할 수 있는 거주지”라 정의하였고, 지금까지 많이 활용되고 있 는 개념이다.23) GEN 초기에 Gaia Village의 개념으로 생태마을 논의를 시작할 때 22) 생태마을은 서구의 Ecovillage 논의를 도입한 것이지만 ‘생태’라는 용어가 계속 확장되 어 쓰이는 것처럼 개념에 있어서 논란의 여지가 많다. 일반적으로는 좁은 의미로 생태 적인 주거환경을 갖추는 것에 한정되어 있다. 서구의 논의에서도 사회적, 영성적 차원 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정립되고 있다. 물리적 체계로 한정되는 개념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이 반영되어 사회적, 영성적 차원을 강조하기 위해 ‘생태공동체’라는 용어가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구분되지 않고 활용되고 있다.

23) 지역 공동체의 의미가 잘 담겨 있지만 Hildur는 이 정의가 의사결정구조와 같은 사회 적 차원이나, 영성적 차원을 강조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하였다(Hildur Jackson, 2004).

이미 알려져 있던 ‘퍼머컬쳐24)’의 도입이 검토되기도 했다(Hildur Jackson, 2004).

이 용어는 또한 서구에서 오랜 계획공동체와 공동주거운동의 경험을 딛고 생태 적 관점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후에 이루어진 공동체는 미국의 Ithca Ecovillage처럼 직접 용어를 사용한 경우도 있고, 이전의 공동체운동이 생태 마을의 관점을 적극 받아들인 경우(미국의 더팜이나 호주의 크리스탈워터스 등)에 는 이전의 계획공동체나 퍼머컬쳐마을의 유형과 생태마을 유형에 모두 포함되기도 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계획적으로 생태주거단지를 조성하여 마을을 이룬 경우를 말 하며, 안솔기마을과 청미래마을 등을 이 유형에 넣고 있다. 부산 물만골공동체의 경우는 기존의 도시지역 마을을 생태적 체계를 도입하여 주민 주도의 저밀도 재개 발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이 유형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5) 교육공동체

1995년 간디농장으로부터 시작하여 1997년 간디학교가 첫 대안학교로 문을 연 뒤 채 10년이 지나지 않아 전국적으로 80여 개의 대안학교가 설립되었다(민들레, 2005). 그보다 앞서 동네 부모들이 아이들을 함께 품앗이로 키우는 공동육아운동 (1994년)도 교육공동체운동이다. 보육과 교육은 사회의 구성원을 재생산한다는 측 면에서 사회의 가치가 계승되는 고리이므로, 대안사회의 길을 열어 가는 중요한 활동 영역이다. 간디학교로부터 본격화한 대안교육운동은 이제 제도의 안팎에서 특성화학교, 대안학교, 자유학교, 홈스쿨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아이들과 24) 퍼머컬쳐는 “영구적이라는 뜻의 Permanent와 농업의 Agriculture 단어를 합성한 것으 로 농업 생산성을 지닌 생태계를 양심적으로 설계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또한 농업적 생산성을 지닌 생태계는 다양성 및 안정성 그리고 유연성을 포함해야 한다. 퍼머컬쳐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통합된 형태로 음식과 에너지, 피난처 그리고 기타 물질적 혹 은 비물질적 필요를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퍼머컬쳐는 지속 가능한 인간의 주거지를 설계하는 것으로, 각 지역의 기후 및 동식물, 토양, 수도관리, 그리고 인간의 요구 사항을 복잡하게 연결되어있는 생산적인 시스템 속으로 통합시키 는 방법으로 땅을 사용하고자 하는 철학적이며 동시에 실제적인 접근방법이다. 퍼머컬 쳐의 목표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를 생각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Hildur Jackson and Karen Svensson(ed), 2002). 1974년 호주에서 시작돼 호평을 받으며 전 세계로 퍼 졌다. 국내에는 1990년대 중반 소개되었다.

부모들의 다양한 교육 수요를 채워 가고 있다. 고질적인 교육문제에 대한 선택의 다양성이 확보된다는 긍정적인 측면과 보편적인 공교육의 정상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 하는 문제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기도 하지만, 새로운 공동체적 가치를 재 생산할 교육의 장을 확보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근래에는 공동육아를 함께 한 부모들이 초등과정의 대안학교를 만들어 직접 운영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초등대안학교의 경우 아직 제도적 뒷받침을 받지 못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첫 사례로 광명의 볍씨학교가 2001년 문을 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국적으로 10여 곳을 넘었으며, 새롭게 문을 여는 학교가 꾸준히 늘고 있다.

대안교육운동을 공동체운동으로 포함하는 까닭은 우선 대안교육의 제일 앞선 가치가 경쟁의 교육이 아닌 협동과 공동체 가치를 중시한다는 점이다. 대안학교를 운영하는 주체는 종교기관이나 시민사회단체들도 있지만 부모들이 협동조합을 이 루거나 교육공동체를 설립하여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교육생활협동조합으로 분류 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 교육을 매개로 하여 교사와 부모와 아이들의 공동체가 이 루어진다는 측면에서 공동체운동의 유형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실제로 다른 어떤 생활협동조합보다도 교육공동체들은 학생들을 포함한 교사, 학부모 주체들의 의식 변화가 크게 나타난다. 아이들의 학교이지만 그 공동체를 통해 어른들이 성 장해 가는 곳이기도 하다. 학교에 보낸 아이들을 통해, 모임이 잦기 때문에 교사나 다른 학부모들과의 관계 속에서 공동체적 성찰의 기회가 많은 것이다.

기숙형 학교들의 경우 아직 지역사회와 관계가 원활하지 않은 경우도 많고, 공 동체의 형태나 수준도 다양하지만 많은 대안학교들을 교육공동체라 부르기에 손색 은 없다. 실제로 간디, 이우, 푸른숲 학교 등은 스스로를 교육공동체로 부르고 있 다. 이우학교의 경우에는 학교 주변으로 아예 이사를 온 부모들을 중심으로 문화 활동을 매개로 한 생활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자유학교 물꼬의 경우는 오랜 준비를 하여 학교 문을 연 뒤 학교에 머물지 않고 물꼬 생태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6) 협동조합 공동체 (Co-operative Community)

협동조합은 일상에서 가장 가까운 공동체운동의 예이다. 가진 자가 더 많은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