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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간 외상의 정서-인지적 영향

사이버폭력 경험은 피해자들에게 여러 가지 정서적,인지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본 절에서는 대인간 외상으로서의 사이버폭력이 피해자에 게 미치는 정서적,인지적 영향들을 살펴보고,이러한 영향들이 가해자와 의 관계에 따라서는 어떠한 차이를 나타내는 지 살펴보고자 한다.

(1)대인간 외상의 정서적 영향

외상 사건으로 인한 정서는 초기 DSM-Ⅳ의 진단준거에 따라 공포 와 무력감,두려움만이 포함되었으나,이후 이러한 진단준거가 오히려 피 해자들로 하여금 적절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제외시킨다는 비판이 제 기되었다(장미수,2011).또한,실제로 상담실을 찾아오는 외상경험자들이 죄책감,수치심,분노,슬픔(애도)등 다양한 종류의 정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주목되면서(안현의,박철옥,주혜선,2012)죄책감이나 수치심,슬픔, 분노,소외감 등 2차정서도 주요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즉,경험한 사건 자체의 성격보다도 개인의 주관적인 지각이 외상 증상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장미수,2011).

본 연구에서도,2차 정서를 포괄한 관점에서 사이버폭력으로 인한 피 해정서를 다루고자 한다.DePrince,Zurbriggen,Chu와 Smart(2010)는 외 상정서를 측정하는 외상정서평가척도(Trauma AppraisalQuestionnaire, 이하 TAQ)를 개발하면서,6가지의 외상 정서를 포함하였는데 배신감,자 기책임 및 죄책감,불안 및 공포,소외 및 단절,분노 및 공격,수치 및 혐오 등의 감정이 포함되었다.이 관점은 외상의 2차적인 정서를 포괄하 면서 대인간 외상에서 발생되는 배신감과 소외감을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본 연구에서도 이와 같은 관점을 견지하여 사이버폭력의 정서적 경험을 논하고자 한다.

① 공포 및 불안

공포감은 공격을 받았을 때 가장 일차적으로 경험되는 정서로 DSM-Ⅳ에서 제시한 진단 요건이다.공포와 불안 둘 다 불쾌하고 위협이 되는 자극에 의해서 유발되는 정서이다.불안은 미래에 있을 것 같은 위 협이나 위험에 대한 걱정에 의해서 유발되는 정서이고,공포는 현재 우 리 앞에 위험하고 위협적인 자극이 있거나 예상될 때 생기는 정서로 둘 을 다른 정서로 보는 입장도 있지만,많은 연구자들은 실제로는 두 정서 가 유사한 생리적인 변화와 주관적인 경험,그리고 행동경향성을 갖는다 고 하여 같은 정서로 보고 있다(이훈구,이수정,이은정,박수애,2003). 외상 상황은 생존의 위협을 받거나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받는 상황이므 로 공포감과 불안이 일차적으로 자각되는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이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진화론 적인 관점에도 토대를 두고 있다(Pillay, 2010).사이버폭력은 피해자가 상황을 인지하고 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확산되는 과정 중에 있고 앞으로 닥칠 상황에 대해서 예상할 수 없기 때 문에 두 감정을 다른 정서로 정의한다고 할지라도 두 감정이 공존할 수 밖에 없는 특징이 있다.

불안이나 공포의 강력한 원인은 고통이다.고통이 있거나 고통이 예 상될 때 사람들은 이러한 감정을 일차적으로 경험하게 된다.그 밖에 혼 자 있는 상황이 될 때,새벽에 혼자서 조깅을 하거나,풀장에서 혼자 수 영을 할 때,한적한 길을 혼자서 걸을 때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공 포감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그 밖에 위험한 상황이라는 인지적인 평 가가 이루어질 때,공포감이 유발될 수 있다(이훈구 등,2003).사이버폭 력 상황은 누군가로부터,대부분 다수의 공격자로부터 급작스럽게 공격 을 당하는 상황이 된다.내용에 따라서는 가벼운 욕설에서부터,협박이나 위협,인격자체에 대한 비난이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이야기까지 공격의 수위가 다양해진다.이러한 상황에서 피해자들은 극심한 고통을 경험하 게 되고,다가오게 될 일에 대한 예상으로 인해서,공포와 불안을 경험하

게 되는 것이다.

Pillay(2010)는 뇌 영상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볼 수 있는 대상과 볼 수 없는 대상에 대한 두려움을 연구하였다.장애시야에 두려움을 불러일 으키는 이미지를 제시했을 때와,정상 시야에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이 미지를 제시했을 때 장애 시야에 제시하는 경우에 뇌 활성화가 더 많이 일어났다.Pillay(2010)는 이 결과와 관련하여,무의식적인 두려움이 의식 적인 두려움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면서,우리가 알지못하는 것 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편도체를 더 많이 활성화시킨다고 하였다.

또한,대상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불확실함이 더 크기에 이를 처리하기 위해 더 오래 두려운 감정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Greenberg와 Paivio(2008)는 내담자의 두려움을 상징화 하면 자신이 처한 상황을 판단 하고 검증하게 되며,혹시 일어날 지도 모를 피해를 예상하여 위험을 비 켜갈 수 있는 계획을 세우게 되고,통제감도 증가한다고 하였다.이는 불 확실성이 감소하면 두려움이 줄어들고,통제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를 사이버 폭력 상황에 적용해보면,가해자와 관계성이 없는 경우에는 상황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 가늠하기가 어렵기 때문 에 불확실성을 줄이기가 어려워 공포감이 좀 더 자각된 상태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② 수치심

수치심은 부정적 평가의 대상이 자기(self)전체에 초점을 둔 것으로 자신이 결함 있고,가치 없고 손상되었다고 느끼는 것이다(안현의 등, 2012).즉,특정사건을 경험하기 전에 나는 가치 있고 유능한 존재라는 도식이 산산조각나면서 발생하는 정서라고 할 수 있다(전철은,현명호, 2003).이와 비슷하게 Trumbull(2003)은 수치심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자 신의 모습과 맞닥뜨리게 되는 심리적 충격으로 인해 나타나는 강력한 감 정적인 반응이라고 정의하였다.즉,수치심은 자신에 대한 타인의 부정적

반응으로 인한 충격과,부정적 평가가 내면화 과정을 거치면서 스스로를 무가치하고 열등한 존재로 바라보게 되는 결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따 라서 대인간 외상 사건은 수치심을 일으키는 강력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최은영,2011).

특히,사이버폭력은 피해의 결과가 타인에게 드러나고,전파되는 속 성이 있기 때문에 대인간 외상으로서 수치심을 자극하는 결과가 많이 나 타나리라고 생각하며,관계성보다는 파급력이나 자신이 드러나는 정도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③ 자기책임 및 죄책감

죄책감은 수치심과 마찬가지로 무언가를 부정적으로 평가할 때 발생 하는 감정이고 사회적 규범들과 관련이 있다(김용태,2010).차이가 있다 면,부정적 평가의 대상을 누구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수치심이 자기(self)전체에 초점을 둔다면 죄책감은 구체적인 행위에 초점을 둔다 (안현의 등,2012).죄책감의 정의에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다는 것 (commission)'과 '마땅히 했어야 하는데 하지 못한 것(omission)'에 대한 죄책감이 포함된다(전철은 등,2003).

외상 사건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가정들-세계는 자비롭고 의미 있으며,자신은 가치 있는 존재-을 산산 조각나게 만들며 이로 인 해 심리적 균형을 상실하게 만드는데,균형을 상실한 생존자는 '세계는 이해할 수 있고 통제가 가능하다'라는 환상을 복구시키기 위해서 자기 비난과 같은 역설적이고 부적응적인 반응을 하게 되고 이것을 통해서 잃 어버린 균형을 다시 유지하려고 한다는 것이다(Janoff-Bulman,1992).

한편,죄책감의 경우 수치심에 비해 행동적인 측면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적응적이라는 견해도 있지만,반복적으로 대인간 외상에 노출되 는 경우에는 수치심과 죄책감이 둘 다 높게 나타난다는 결과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 견해에는 이견들이 존재한다(안현의 등,2012).그 외 관계성

의 측면에서 본 죄책감은 선행연구들은 많지 않았으나,매 맞는 여성이 나,아동 학대의 피해자들이 죄책감을 느낀다는 결과들이 보고되었다(전 철은 등,2003).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외상 직후에 측정된 것이 아니 라,시간이 흐른 뒤에 측정되었다는 점에서 관계성이 있는 경우에 더 죄 책감이 높을 것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또한,죄책감 역시 사건에 대한 인지적인 평가가 매개하는 정서라는 점에서,외상 사건 직후에는 큰 차 이가 나타나지 않지만,시간이 흐른 뒤에 경험되는 양상이 가해자와의 관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 생각된다.

④ 분노 및 공격

분노는 언어적인 모욕이나 위협,신체적 공격,활동을 방해받는 것, 보상을 박탈당하는 것 등의 4가지 자극에 의해 유발된다고 한다 (Bandura,1983).이훈구 등(2003)은 분노가 경험되는 원인을 5가지로 제 시하였는데,그 첫 번째가 타인에게 거부당하거나 무가치한 존재로 취급 받을 때,존중받지 못할 때와 같은 경우로 자신의 자아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 분노를 경험한다고 하였다.사이버 폭력의 경험은 타인으로부터 모욕을 받거나 가치를 위협받는 경험으로써 분노를 유발하는 충분한 경 험이 될 수 있다.분노는 상대적으로 자신이 아닌 대상에게 주의를 돌림 으로써 자신의 문제와 책임감을 방어하는 정서이다.즉,감정의 방향이 외부로 향하는 감정이라 볼 수 있다(이훈구 등,2003).

Averill(1982)은 사람들이 분노를 경험하는 일 중 29%가 애인,24%

가 잘 알거나 좋아하는 사람들,25%가 그냥 알고 지낸 사람 때문에 일 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반해서 분노를 경험한 일 8%만이 우리가 아는 사람들 중 싫어하는 사람들 때문에 일어났으며,낯선 사람들 때문 에 분노를 경험한 경우는 전체에서 13%에 지나지 않았다고 하여,분노 는 관계가 있는 상대에게서 더 크게 나타나는 정서임을 확인할 수 있었 다.즉,사이버 폭력의 피해자가 가해자와 관계성이 있는 경우에 더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