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폭력에 대한 기존 연구들을 통해 사이버폭력에는 가해자와 관 계가 있는 경우가 존재함을 확인하였다.본 장에서는 이러한 관계에 주 목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관계에 주목하는 것이 필요한 첫 번째 이유는 관계에 따라 사이버 폭력의 동기와 그 기저에 있는 정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정보통신윤리 위원회가 발간한 사례집(2007)을 살펴보면 사례집에 포함된 180개의 대 표사례 중 45개의 사례가 아는 관계에서 발생한 사례이다.이는 전체 신 고된 사례 중 일부가 발췌된 것으로 전체적인 비율을 확인할 수는 없으 나,아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사이버폭력의 종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 에서 의미가 있다.사례집에 포함된 사례들을 분석해보면,주로 전 남자 친구나 여자친구,전 배우자 등의 가까운 관계에서부터 직장이나 학교의 동료,학교 선후배,동호회,중 고등학교의 친구사이,일 관계로 안면이 있는 관계까지 포함되어있다.사이버폭력의 내용은 전 연인관계나 부부 관계의 경우,가해자와 피해자가 이전에 맺었던 사적인 관계의 내용을 피해자의 개인 미니홈피나 학교,직장의 관계자에게 폭로한 경우가 많았 다.다른 관계의 경우에도 오프라인 상에서의 갈등을 계기로 사이가 나 빠진 가해자가 피해자의 직장이나 학교 게시판에 공개적인 비난을 하거 나 익명게시판을 활용한 비방이나 비난을 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즉,
아는 관계에서 이루어진 사이버폭력의 경우 가해자의 명확한 공격의도 를 파악할 수 있기에 기존에 맺었던 관계가 신뢰감을 바탕으로 할수록 배신감과 충격을 경험하게 된다.
반면,모르는 관계에서 이루어진 사이버폭력의 경우,온라인상에서 모르는 누군가로부터 비방이나 욕설을 당해서,상대방에 대한 아이피 추 적 및 법적인 처벌을 하기 위해 자문을 구하는 사례가 많았다.혹은,자 신이 이용했던 특정 업소나 점포에 대한 불만을 인터넷상에 기재했다가 명예훼손으로 피소당할 상황에 놓인 가해자들이 이에 대한 자문을 구하 는 경우,특정 게시물에 대해 충동적으로 악플을 달거나 도덕적 사명감 에 비난을 했다가 도리어 피소당할 상황에 놓인 가해자들의 자문을 구하 는 글 들이 있었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아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사이버폭력의 사례들을 보면,오프라인 상에서 이미 존재한 갈등에서 자 신들의 해결되지 않은 분노나,보복,앙갚음을 위해서 사이버공간을 수단 적으로 사용하였다.반면,모르는 관계에서 발생한 사이버폭력은 충동적 으로 댓글을 달거나,'이런 내용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한다'는 도덕적 사명감으로 특정 업소에 대한 비난이나 특정 게시글에 대한 비난을 작성 한 경우들이 있었다.이 경우에는 분노의 해소나 보복과 같은 감정보다 는 충동성이나 도덕적 의무감이라는 다른 종류의 동기가 발생함을 알 수 있다.이러한 결과는 관계적 맥락에 따라 사이버폭력의 동기가 다르기 때문에 이 현상을 구분해야 한다고 언급했던 김경은(2011)의 연구와도 일치하는 내용이다.
관계적 맥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두 번째 이유는 사이버폭력의 피 해자들이 인터넷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10대와 20대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고,이 시기가 발달적으로 관계 맺기의 중요한 과업이 놓여져 있는 시 기이기 때문이다.실제로 인터넷 중독실태에 관한 2011년 통계(전종수 등,2011)를 살펴보면,인터넷 이용자중 인터넷 중독률이 가장 높은 연령
은 청소년으로 10.4%를 나타냈으며,두 번째로는 20대가 9.2%를 나타내 었고,5-9세의 유․아동 및 30대(6.9%)의 순으로 나타났다.연령별 인터 넷이용비율을 살펴보면 10대와 20대가 각각 21.3%,21.9%를 나타냈고 30 대가 26.2%,40대 이상이 24%를 나타내어 이용비율이 연령별로 유사해 보이나 발달단계로 살펴보면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집중된 것을 알 수 있 다.이상과 같이 인터넷 중독률과 이용률에 있어서 10대와 20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같은 조사에 따르면,인터넷 중독 대상자의 사이버범죄 가해비율이 1.3%로 일반이용자들의 0.8%보다 높게 나타났으 며,인터넷 중독 대상자의 사이버범죄 피해비율역시 5.9%로 일반사용자 들의 4.0%보다 높게 나타났다.이는 인터넷환경에 많이 노출될수록 가해 와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상대적으로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고,정보통신기기를 많이 활용하는 10대와 20대가 사이버폭력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많음을 의미한다.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이론에 따르면 청소년기(12~22세)와 초기 성인기(22-34세)는 정체성과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을 주요 발달과업으로 하며,이 발달과업을 이루기 위해 주로 또래집단이나 이성,동료들과 관 계를 맺는다고 밝히고 있다.이러한 발달과업을 이루지 못할 경우 정체 성에 혼란을 가져오고 소외감을 경험하게 된다.즉,이 시기에 또래집단 이나 이성,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것은 발달적으로 매우 중요하며 이후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임을 알 수 있다.앞서 정보통신윤리위원회(2007)의 사례집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아는 관계 에서 발생하는 사이버폭력의 경우 주로 연인관계나 직장 및 학교의 동료 관계,친한 친구사이에서 발생하는 형태가 많았기 때문에 피해자들에게 가까운 사람들이 많았고,이는 친밀감 형성의 실패로서 발달적 측면에서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많다.
Sullivan(1968)은 사업이나 사회적 관계와 같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에 불편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청소년 초기에 사회화 과정에서 좋
은 기회를 갖지 못한 경우가 많고 특히 남자들의 경우에는 동성의 남자 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였다.또한,청소년기에 또래 관계를 잘 맺지 못하면 고립되고 외로움을 경험하기 쉬우며 이러한 고립감을 경험하는 청소년들은 관계에 대한 환상을 가지기 쉽고 그로 인해서 실제 대인관계를 잘 맺기가 어려 울 뿐만 아니라 심각한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하였다.이는 청소년 기에 친밀감을 잘 형성하고 발달과업을 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강 조한 것이다.특히,외로움과 고립은 그 자체가 고통이며 사람들은 그런 상황에서조차 친구 사이를 추구한다고 하면서 사람이 지니는 관계지향성 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이 외에도 청소년 및 청년기에 친구나 동료들이 지니는 중요성에 대 해 제시한 연구들이 있다.장휘숙(1998)은 애착을 전 생애적인 관점에서 이해하고자 했는데,청년기의 자아존중감은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애 착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사회적 자기효능감은 친구에 대한 애착에 의해 서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입장을 취하였다.또한,청소년기에는 아동에 비해서 애착대상을 부모에서 친구로 변환시키고 다양화시키는데,감정적 이고 정서적인 공감은 또래에게서 추구하고,삶의 중요한 이슈에 대한 조언은 부모에게 기대한다는 연구가 있다(황창순,2006).이처럼 이 시기 는 발달적으로 동료들과의 관계가 중요해 지는 시기이므로,중요한 대상 으로부터 공격받거나 공개적인 비난을 경험하는 것은 피해자들에게 다음 발달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고,사회적 자기효능감을 위축시킬 것임 을 추론할 수 있다.이는 친구사이에서 발생하는 배신에 대해 연구한 Davis와 Todd(1985)의 연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친구사이에서 배신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서 자신들의 우정을 평가 할 때 신뢰나 존경,수용,성공 등의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매겼고,친구 를 배신한 적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서 자신들의 우정에 대해 친밀감이나 지지,안정감,성공 등의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매겼다는 연구에서도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배신을 하거나 경험한 사람 들은 우정 자체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지 않았다.
관계적 맥락이 중요한 세 번째 이유는 아는 관계에서 이루어진 사이 버폭력의 경우 가해자와 일상을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고통감이 가중될 가능성이 많다.그 한 예로 사이버폭력을 도구적으로 이용하는 학교폭력 을 생각해볼 수 있다.실제 학교폭력의 주요 대상자인 십대가 인터넷 및 정보통신매체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사이버 폭 력'을 학교폭력의 수단 중 하나로 이용하는 경우들이 생겨나고 있다.오 병호와 이상구(2012)는 휴대폰과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이버 폭력을 학교 폭력의 새로운 유형으로 제시하고 있으며,학교폭력 피해학생의 13.3%가 휴대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욕설과 비방 등의 학교폭력을 경험하였음을 보고하였다.학교폭력을 유형별로 구분한 신동업(2012)의 연구에서는 사 이버폭력을 심리적인 학교폭력으로 구분하고,이러한 심리적 폭력은 시 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어나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더하다고 하였 다.
아는 관계에서 일어나는 사이버폭력은 온라인상에서만 발생하는 사 이버 폭력과는 다른 양상을 지니게 된다.괴롭히는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거나 추측이 가능한 상황에서,가해자들과 함께 생활해야 하고 심한 경우 오프라인에서의 폭력과 중복되어서 일어나기 때문에,이 경우에 일 어나는 피해자들의 정서나 경험은 온라인상에서만 일어나는 사이버 폭력 과는 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또한,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신동업,2012)피해자들은 도망칠 곳이 없다는 점에서 고통을 가중시킨 다.
마지막으로 가해자와의 관계적 맥락이 중요한 이유는 같은 폭력 상 황에서도 가해대상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피해자가 경험하는 피해경험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이는 특히,성폭력이나 아동학대의 영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성폭력 중에서도 부모와 같이 가까운 애착관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