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전지구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이 과정이 지역의 문화와 전통을 다 양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Robertson(1995, 2012, 2013, 2014)은 로컬과 글로벌의 특성이 결합되는‘세방화(glocalization)’의 개념을 소개하였는데, 이는 지구적 다 양성에 초점을 두고 전지구화를 유연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개념이다. 그가 강조 하는 점은 지구적-지역적 문제들에 대한 많은 논쟁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팽배해 있는 양극성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지역적 주장은 전지구적 경향에 대

립하고, 때로는 지역성이 동질화된 세계에 대한 대립과 저항적 성질로써 인식되 지만, 로컬과 글로벌은 상호공존하며 함께 나아가는 개념임을 주장했다. 그에 따 르면 지역과 전통문화는 서구 소비중심주의자들에 의해 동질화되기 보다는, 지역 적 차이와 고유한 특성으로 인해 여전히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전지구화는 지역 혹은 토착 문화를 말살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역 의 문화는 외부의 문화에 적응해가면서 새로운 형태의 지역적 문화로 거듭난다 는 것이다. 즉, 글로벌 문화는‘다문화적’이고‘혼성적’관점에서 상호 공존하며 발달한다는 입장을 지닌다. 또한 Robertson(1995)은 미국에서 방출되는 문화적 메 시지들이 각 지역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흡수되고,‘지구적 문화’를 생산하는 주요한 기업과 사업들은 그들의 작품을 차별화17)하여 세계 시장에 내어 놓음으 로써‘국가’의 상징적 원천이 지역별로 나름의 해석18)과 소비에 따라 다양해진 다고 주장했다(p. 38). 전지구화가 문화의 다양성을 촉진한다는 관점은 Breidenbach

& Zukrigl(1998/2003)의 주장에서도 드러나는데, 두 학자는 크레올화의 경향을 통 해서 문화의 다양성은 무너지지 않으며, 오히려 기존의 문화를 부분적으로 통합 하는 새로운 문화들이 생겨난다고 강조하며 전지구화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 켰다. Michael Lynch(2001) 또한 전지구화를“전지구적 흐름 안에서 다양한 생각 들이 창의적 사람들과 만나 평범한 단일 문화를 보다 개성 있고 유일하게 만드 는 기회”(p. 53)라고 주장하며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Appadurai(1996)의 경우, 문화란 집단 정체성의 다양한 개념을 통해 다름과 차 이를 장려하는 인간 담론의 차원이라는 점에서 전지구화의 문화적 다양화에 동 조한다. Turner와 Khondker(2010)은 전지구화가 지역 문화를 제거하거나 말살시 키지 않으며, 전지구성의 특성으로 인해 지역의 문화가 세계 문화만큼이나 그 중 요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하였다. 덧붙여, 지역의 문화는 외부의 힘으로 인해 굴 복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자체의 특색과 가치를 유지하고 강화시키기 때문에 외 부 문화를 흡수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더 이상 전통과 근대를 분리해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전통적이고 근대적인 것의 융합이라는 차원에서 전지구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전지구적이고 지역적인 양상이 동시에 일어난다는 Robertson

17) 예를 들어, 헐리우드는 세계의 관중을 확보하기 위해 ‘다문화적’ 연기자들을 고용하고, 다 양한 ‘지역적’ 배경을 시도한다(Robertson, 1995, p. 38).

18) 셰익스피어에 대한 해석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 영국이라는 지역에 속하는 인물로 볼 수 없다(Robertson, 1995, p. 38).

(1995, 2012, 2013, 2014)의 세방화 개념을 지지한다. 그에 따르면 동양 종교가 미 국인의 영성에 미치는 영향, 현대 미국 음식 문화에서 중국요리가 미치는 영향, 런던의 발리우드(Bollywood) 영화가 인디안과 파키스타인들의 디아스포라적 관점 뿐만 아니라 영국의 관객들에 의해서도 소비되는 현상, 스시가 뉴욕의 엘리트들 의 선택을 받고 있다는 사실 등을 예로 들며, 전지구화를 단순히 세계자본주의와 동일시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라고 비판하며, 2008년에서 2009년 사이의 세계 경제위기와 아시아 경제위기(1997년)의 원인으로 비난받았던 전지구화에 대한 옹 호적인 입장을 취했다.

Giddens(2000)는 전지구화는 때로 세계의 각기 다른 부분에서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의 부흥이 일어나게 되는 원동력으로 작용함을 주장하며, 오늘날의 전지구 화는 부분적인 서구화로 변했을 뿐이고, 점점 탈중심화되는 전지구화는 특정 국 가집단의 통제 아래 놓이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했다. Alan Bryman(2004)는 전지 구화의 현상을‘디즈니화(Disneyization)’19)로 상징화하였는데, 이는 Ritzer(1993) 가 주장한 맥도날드화의 개념과 매우 유사한 이론으로, 디즈니 테마 파크의 확산 을 예로 들어 전지구화에 대해 논의했다. 두 개념 모두 소비와 관련된 이론이라 는 것과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과정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맥도날드 가 합리화(rationalization)와 포디즘(Fordism)과 관련한 문화의 균질화와 획일화 현 상을 드러내는 개념인 반면, 디즈니화는‘다양성’과‘소비자 선택’에 초점을 두는 포스트-포디스트 세계(post-Fordist world)와 관련된다.‘디즈니화’란‘미국 사회를 포함한 전 세계 국가에서 디즈니 테마 파크의 이론이 점차 지배적인 영 향을 미치는 과정’을 의미하는데, 이는 소비자로 하여금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 하길 원하는 욕구를 최대화하기 위해 고안된 일련의 과정이다. 여기서 주지해야 할 점은 디즈니화는 맥도날드화와는 달리 서비스와 상품의 구별된 제공방식을 강조하는 메커니즘으로서,‘다양성’과’차이’를 장려하는 이론이라는 것이다.

Bryman은 전지구화는 결국 글로벌과 로컬관의 상호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세방화 의 과정이라는 Robertson(1995)의 견해에 동의하며, 지역적 환경에 따라 전지구화 가 다양한 형태로 받아들여짐으로써 그들의 문화로 재해석되어 나타난다고 보았

19) 디즈니화는 Disneyization과 Disneyfication의 가지로 구분되어 사용되는데, Disneyfication은 디즈니와 같이 됨으로써 문화가 균질화되고 단순화되는 것을 뜻하는 반면, Bryman의 Disneyization은 1955년 첫 테마파크를 개장한 디즈니와 관련한 이론들이 세계로 확산되는 것을 의미한다(Bryman, 2004, pp. 12-13).

다. 이처럼 디즈니화는 맥도날드화처럼 균질화의 관점에서 논의될 수 있고, 또 한 지역의 여러 문화적 특성들을 수용하는 세방화 혹은 혼종화의 관점에서도 논 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지구화의 긍정적 관점과 부정적 관점을 모두 포함한다.

다만, 디즈니화 현상을 통해 Bryman이 강조하는 것은 디즈니 테마 파크를 효율 적으로 경영하기 위한‘다섯 가지 원리’20)다.

Thomas L. Friedman(2006)는 지구의 평면화가 모두 똑같이 포장된 도로와도 같은 문화 균질화를 초래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였지만, 그 이전에는 보지 못했 던 정도의 다양성을 장려하는 잠재성도 함께 지니고 있음을 지적했다.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문화적 자율성과 특수성을 보존하고 향상시키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지역적으로 고유한 뉴스, 견해, 음악, 비디오, 사진, 소 프트웨어, 백과사전 등 다양한 문화적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역의 전지구화(the globalization of the local)’로 설명될 수 있는데, 전지구 화가 지역으로 흡수되어 그것의 고유성을 퇴색시키는 것의 반대개념으로 지역의 고유한 문화가 전지구적으로 퍼지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글로벌 미디어가 아시아를 덮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로컬 미디어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중국인 과 인도인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분포된 아시아의 디아스포라에 의해 로컬 뉴스 와 정보가 공유되면서 지역의 전지구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결국 역설적으 로 평평한 세계의 플랫폼이 어디에서나 지역의 문화를 지닐 수 있게 하고, 이를 세계의 모든 지역으로 퍼뜨리며 지역의 다양성을 존속시키고 번영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이것을 가능토록 한 요인은 전지구화의 대표적인 특성으로 설 명되는 시간과 공간의 압축, 지구촌 문화로 상호 연결된 글로벌 미디어 네트워크 의 힘이다.

마지막으로 전지구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대표적인 학자는 Albrow(2014)로, 20) 디즈니 테마 파크의 다섯 가지 이론은 주제화(theming), 혼종 소비(hybrid consumption),

판촉(merchandising), 연행적 노동(performative labour), 그리고 통제와 감시(control and surveillance)로 구분된다. ‘주제화’란 TV, 영화, 컴퓨터 등으로 지속적으로 노출된 여흥의 형식들을 제공함으로써 그러한 환경 안에서 보다 큰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것을 말하고, ‘혼 종 소비’는 테마 파크 안에서 쇼핑, 음식, 호텔, 박물관, 동물원, 영화관, 스포츠, 카지노게 임, 크루즈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소비형태가 발생할 수 있도록 숙식 및 여가활동이 집약되 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판촉’은 디즈니를 대표하는 특징적이고 친숙한 캐릭터들을 여러 가지 상품에 적용함으로써 대량 생산된 제품을 보다 특별하고 매력적으로 만드는 원리이 고, ‘연행적 노동’은 피고용인들이 무대 위에서의 연극과도 같은 행위를 함으로써 테마 파 크를 찾은 관객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도록 하는 원리이다. 마지막 원리인 ‘통제와 감 시’는 다른 4가지 원리를 모다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Bryman, 2004).

그는 1980년대 초국적 기업이 전지구적 브랜드로 발전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과 깊숙이 관련되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전지구화를 단일 시장의 확장이라는 관 점에서 부정적으로 인식하지만, 문화는 일률적인 방식으로 묶이지 않기 때문에 모든 지역의 문화는 글로벌 문화가 될 수 있는 잠재적인 자율성을 지님을 강조 했다. 문화는 지구의 모든 곳에서 발생되는 인류의 성취물로,‘다양성’은 그것 의 고유한 속성이며, 문화적 구성단위는 지속적으로 흐르고, 변화하고, 포개진다 는 것이다.

이상으로 살펴 본 바와 같이, 전지구화로 인한 문화적 다양성이 촉진되고 있음 이 더 많은 학자들에 의해 지지를 얻고 있다. 비록 동질화의 측면이 존재하지만 그것은 일시적이거나 부분적인 것으로서, 지역의 경계를 넘어 언제나 흐르는 문 화의 속성과 이를 수용, 해석, 재생산, 발전시키는 방법과 과정은 개인, 사회, 국 가, 민족 마다 다양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세계 문화의 스펙트럼은 앞으로 더욱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