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과 시장
2018.07\Summer\Vol.22 부동산시장 조사분석
부동산시장 조사분석 정책과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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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정책은 부동산시장의 문제를 완화, 해소 또는 예방하기 위하여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개입하는 일련의 행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무엇을 부동산문제로 정의하는지에 따라 부동산정책의 내용과 기능이 달라진다. 일반화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우리 부동산정책은 적어도 최근까지 부동산활동의 객체인 토지와 그 정착물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부동산시장에서 부동산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주체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예컨대, 우리는 지난 1960년대 이래 다양한 부동산정책을 시행해왔다.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하였던 다양한 부동산문제를 완화, 해소 및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부동산문제의 핵심으로는 토지와 주택 등 도시부동산의 수요-공급간 불균형, 이로 인한 부동산가격의 지속적인 상승과 부동산투기, 그 과정에서 발생한 개발이익의 사유화와 난개발, 이들 다양한 문제가 서로 연계되면서 늘어난 국민의 불신과 불만 등이 꼽혔다.
이들 부동산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시행된 부동산정책은 부동산의 수급 조절과 (매매 및 임대) 가격 안정에 초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한편으로 부동산 (가)수요억제 정책을, 다른 한편으로 부동산 공급확대 정책을 추진해왔다. 다시 말해 그동안의 우리 부동산정책 대부분은 부동산시장에서 일어나는 활동의 객체(objects), 즉 부동산의 물량(수요-공급 곡선 상 가로축 x) 조절과 가격(수요-공급 곡선 상 세로축 y) 안정에 국한되었다. 수요-공급 곡선 뒤편에 숨어 있는 부동산활동의 주체(subjects), 즉 부동산서비스 수요-공급주체에 대한 관심은 정책당국과 학계 모두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다. 관심을 두었더라도 그 관심 대부분은 부동산 수요자 또는 투자자 보호와 관련된 것이었다. 부동산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의 소득 원천과
부동산서비스산업 진흥법 시행과 향후 정책과제
※ 외부 필자의 기고는 국토연구원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부동산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었다.
산업이란 인간의 생활을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만들기 위하여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경제조직(business)의 활동(activities)을 의미한다. 따라서 부동산산업이란 부동산을 매개로 개인 또는 기업 등이 수행하는 경제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 산업은 사실 아주 오래된 산업 중 하나이다. 그래서 UN 통계처가 1953년에 국민계정체계(SNA) 기준을 처음 작성할 때 부동산산업을 국민계정의 주요한 구성요소 중 하나로 인식하였다. 1958년에 국제표준산업분류(ISIC) 기준을 제시할 때에도 부동산산업을 국가산업의 주요한 부문 중 하나로 분류하였다.
1980년대 이후 세계경제체제가 자리 잡고 국가 간 분업체계가 재구성되면서 부동산산업이 재조명되었다.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이른바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제조업 기지가 이전되면서 선진국에서 제조업이 정체되었다. 제2차산업의 쇠퇴를 대체하기 위하여 제3차 서비스산업의 육성을 중요한 정책과제로 추진하였다. 그 과정에서 부동산산업은 서비스산업의 핵심부문으로 재인식되었다. 부동산산업이 금융·보험·법률자문 등 생산자서비스업과 의료·관광·교육·정보통신 등 수요자서비스업 등 다른 서비스업을 육성하는데 기본 토대가 되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미국은 1982년 이후 부동산산업(Real Estate)을 금융업(Finance) 및 보험업(Insurance)과 통합한 FIRE산업의 하나로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영국은 2008년부터 그들의 산업분류체계를 재구성하여 부동산산업을 별도의
저자
정희남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초빙교수 (전 부동산산업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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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분류로 분리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는 부동산산업의 역할과 기능의 중요성을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었다. 그 결과 우리 부동산산업이 전체 산업구조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또는 산업적 위상이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예컨대 2015년 기준으로 부동산산업의 총매출액은 95.0조 원으로 전산업의 1.8%에 그치고, 사업체 수는 13.1만 개로 전산업의 3.4%에 불과하며, 종사자는 46.4만 명으로 전산업의 2.2%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고, 사업체당 평균 종사자 수는 3.5명으로 아주 영세한 편이다. 한국은행의 IO분석 자료에서 부동산산업의 부가가치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의 9.4%에서 2005년 8.7%, 2010년 8.0%, 2014년 8%(108조 원)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들 비중을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우리 부동산산업의 역할이 얼마나 미미한지 보다 확실히 알 수 있다. 유럽연합은 국가별 산업연관표를 활용하여 ‘세계 투입산출 자료(WIOD:
World Input-Output Database)’를 1995년부터 구축해 오고 있는데, WIOD 분석 결과 2012년 현재 우리 부동산산업의 투입산출액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29개 국가 중 25위로 거의 최하위 수준이었다. 1위인 프랑스는 14.4%, 2위인 일본은 12.8%, 3위 핀란드는 12.3%인 반면 우리는 7.0%였다. 다른 한편, JLL은 격년에 한번씩 국가별 부동산투명성지수 순위를 발표하는데, 2018년의 경우 109개국 중 우리나라는 31위에 그쳤다. 아시아의 경쟁국가를 살펴보면 싱가포르 12위, 홍콩 13위 그리고 일본 14위였다. 심지어 타이완 26위, 말레이시아 30위에도 뒤떨어져 우리 부동산시장의 투명성 수준이 아직도 크게 낮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 부동산시장의 구조변화에 대응하여 우리 부동산정책의 패러다임 역시 변해야한다는 지적이 그동안 많이 제시되었다. 부동산정책의 내용에서 부동산시장 안정대책뿐 아니라 부동산산업 육성정책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 국부의 90% 이상이
부동산이고, 우리 가계 역시 가지고 있는 자산의 80% 정도가 부동산임에도, 부동산이 일자리와 경제성장에 끼친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아주 낮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기업 2000개 속에 글로벌 부동산업체가 78개나 있지만 거기에 우리 부동산업체는 하나도 없다. 사실 포브스가 2017.5월 발표한 ‘가장 혁신적인 성장기업’ 20개사에 영·미의 부동산 정보제공업 업체가 3개나 포함되어 있듯이 부동산산업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인식 아래 우리 정부는 2016.2월에 제1차 부동산 서비스산업 발전 5개년계획 (2016~2020년)을 발표하였다. 이 계획의 핵심은 부동산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여서 부동산산업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었다. 부동산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부동산 종합서비스체계를 구축하고 리츠산업을 육성하며 임대관리업 등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겠다는 정책과제를 제시하였다. 부동산산업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 거래안정성을 제고하고 부동산지수 등을 개발 및 공개하며 부동산업체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정책과제도 제시하였다.
정부가 발표했던 부동산산업 발전방안은 시의적절한 정책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사실 우리 부동산자산의 규모가 우리 전체 국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90% 이상에 달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자산을 활용하여 부가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부동산의 만성적인 수요-공급간 불일치가 해소되면서, 부동산자산의 보유보다 보유한 부동산자산의 활용이 중요하다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해외자본이 국내 부동산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부동산시장의 투명성을 높일 뿐 아니라, 국내자본의 해외 부동산시장에 대한 투자능력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정부정책은 이러한 시대적 수요를 반영한 패러다임 변화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정부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국회는 2017.12월에 부동산서비스산업 진흥법을 제정하였고, 동법 시행령이 지난달인 2018.6.12일에 국무회의를 통과하여 6.20일부터 시행되었다. 관련법령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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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매 5년마다 정책의 기본방향, 분야별 진흥정책, 소비자 보호 강화 등을 포함한 부동산서비스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한다. 정부는 부동산서비스산업 진흥에 필요한 기초자료 확보를 위해 분야별 매출, 종사자 및 전문 인력, 산업 전망 등에 대한 부동산산업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지자체 및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관련 정보를 공개하여 부동산시장의 투명화와 정보 활용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하고자 한다.
부동산산업의 효율성이 증진될 수 있도록 산·학·연과의 협력을 통한 전문인력을 육성 및 관리하여 부동산산업의 활성화와 대국민 서비스 품질 제고를 도모하고자 한다.
부동산서비스를 핵심서비스로 제공하면서 다른 사업자와 연계하여 부동산서비스 또는 부동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우수 부동산서비스사업자’로 인증하는 인증제를 도입하여 부동산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소비자 편의 증진을 추진하고자 한다. 정부는 인증 사업자에 대해 금융 및 행정상 지원 등을 우대하며, 국토부는 국가·지자체·공공기관이 부동산서비스 관련 계약 및 평가·인증 시 인증 사업자를 우대하도록 요청하는 등 인센티브제를 도입함으로써 인증 사업자가 부동산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부동산산업이 자격관리 및 규제 위주로 단절적으로 관리되어 왔던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산업의 관점에서 종합부동산서비스산업이 우리 사회에 자리잡아갈 수 있도록 하였다.
동 진흥법령은 그동안 금지해왔던 부동산사업자에 대한 금융지원과 창업지원을 거의 최초로 허용하였다. 그리하여 부동산사업자가 연구·개발, 전문인력 양성, 정보 공개, 부동산 전자계약, 리츠 공모·상장 등과 관련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금융 및 행정상 지원 등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또한 정부는 중소기업의 부동산서비스사업 창업을 촉진하고 성장·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상담 및 교육, 우수 아이디어의 발굴 및 사업화 지원, 창업공간의 지원 등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정부정책과 부동산서비스산업 진흥법령의 당초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선결될 과제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도 부동산업체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크게 높여야 한다. 부동산업체가 사회적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부동산업체의 윤리의식 제고와 직무능력 강화가 뒤따라야 한다. 이를 위한 산·학·연·관의 지속적인 투자와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정부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업체의 인식전환도 필요하다. 자격증 위주의 칸막이실 운영이 이미 한계에 도달한 측면도 있고, 부동산산업 간 융복합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도 인식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부동산산업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선진 서비스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기본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기본인프라는 일종의 공공재로서 시장에서 제공되기 어렵기 때문에, 적어도 초창기에는, 관련정보체계의 구축 등 기본인프라에 정부투자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