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농업 및 농정 동향 분석
권 태 진
연 구 위 원최 봉 석
위촉연구원본 보고서는 농림부의 용역의뢰를 받아 수행한 연구결과로써 농림부의 공식적인 의견이나 입장이 아닙니다.
최근 북한은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대외관계의 변화뿐만 아니 라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려는 내부적인 변화의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북한은 금년 7월 1일 ‘경제관리 개선조치’라는 예상치 못하였던 정책을 발표 하였고 9월에는 ‘신의주특별행정구역’, 11월에는 ‘금강산관광지구’와 ‘개성공 업지구’를 차례로 발표하였다. 이러한 북한의 변화는 개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변화임에 틀림없으며 앞으로도 개방화의 바람은 계속될 것으 로 예상된다. 북한을 올바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남북 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서는 북한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의 수집과 분석이 필수적이다. 그 동안 북 한 농업에 대하여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려는 단편적인 노력은 있었지만 이 를 대북 정책 수립에 활용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 연구에서는 2002년 한 해 동안의 북한 농업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북한 농 업과 관련하여 수집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류하여 정리하고 북한의 대내외 정책 변화와 연계하여 깊이 있게 분석함으로써 정책 당국자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하고 국민들의 북한농업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금년은 이러한 시도의 첫해로써 여러 가지 미진한 점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 다. 앞으로 이와 같은 노력이 지속되어 점차 북한 농업에 대한 깊이 있는 분 석보고서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2002년 12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이 정 환
목 차
제 1 장 서 론 ··· 1 1. 연구목적 및 필요성 ··· 1 2. 국내외 연구동향과 선행연구 검토 ··· 3 3. 연구내용과 범위 ··· 4 4. 연구 방법 ··· 5 제 2 장 북한 농업의 현황과 특성 ··· 7 1. 농업 관련 주변 환경의 변화 ··· 7 2. 농업생산 현황 ··· 12 3. 농업생산 구조 ··· 13 제 3 장 농업관련 제도와 정책 ··· 17 1. 농업정책의 변화 ··· 17 2. 농업관련 제도의 정비와 변화 ··· 20 제 4 장 북한 경제 동향 ··· 22 1. 일반 경제 동향 ··· 22 2. 북한의 7.1 경제관리개선조치 ··· 24 3. 농업부문의 경제동향 ··· 46 4. 북한의 농업 발전 전략 ··· 51 5. 신의주 특별행정구역 지정의 배경과 설치 ··· 54제 5 장 분야별 농업동향 ··· 63 1. 경종 ··· 63 2. 축산 ··· 69 3. 양어 ··· 74 4. 임업 ··· 76 5. 농업 기반 ··· 78 6. 농기계 및 농자재 ··· 84 7. 기술개발과 보급 ··· 86 8. 농촌개발 ··· 86 제 6 장 국제사회의 대북 농업 교류협력 동향 ··· 88 1. 국제민간단체의 대북 농업지원 동향 ··· 88 2. 외국의 대북 농업지원 및 협력사업 동향 ··· 89 3. 국제기구의 대북 농업지원 동향 ··· 91 제 7 장 남북한 농업 교류협력 동향 ··· 93 1. 남북한 교역 동향 ··· 93 2. 남북한 농업분야 교역 동향 ··· 94 3. 민간 및 정부의 대북 농업지원 동향 ··· 102 4. 남북한 농업분야 경협사업 추진 동향 ··· 109 제 8 장 북한의 식량 수급 현황과 전망 ··· 111 1. 북한의 식생활 실태 ··· 111 2. 식량 수급현황 ··· 115 3. 식량 수급전망 ··· 117
참 고 문 헌 ··· 120 부 록 부록 1. 신의주특별행정구 기본법(전문） ··· 122 부록 2. 금강산관광지구법 ··· 136 부록 3. 개성공업지구법 ··· 142 부록 4. 2003년 대북 지원을 위한 유엔합동호소 ··· 150 부록 5. 북한의 농업관련 조직 ··· 204 부록 6. 2002년 월별 남북한 농림수산물 교역 실적 ··· 235
표 목 차
제 2 장 표 2-1 북한의 인구 및 주요 경제지표 ··· 10 표 2-2 북한의 산업구조 변화 ··· 11 표 2-3 주요농작물 관개면적 현황 ··· 14 표 2-4 북한의 산림황폐지 실태 ··· 16 제 4 장 표 4-1 최근 북한 경제정책의 변화 현상 ··· 25 표 4-2 신년 공동사설의 경제 및 농업분야 주요 내용, 1995～2002 ··· 48 표 4-3 신의주특별행정구 기본법 주요 내용 ··· 58 표 4-4 중국 및 북한의 경제특구 비교 ··· 59 표 4-5 신의주특별행정구 인프라 현황 ··· 60 제 5 장 표 5-1 북한의 작물 재배면적 추이 ··· 64 표 5-2 북한의 가축 사육두수 증가 추이 ··· 70 표 5-3 토지정리사업의 개요 ··· 82 표 5-4 토지정리사업 추진 실적 ··· 83 제 6 장 표 6-1 2002년도 대북 지원 UN합동호소에 대한 국제민간 단체의 참여 실적, 2002.1.1～11.7 ··· 89표 6-2 2002년도 대북 지원 UN합동호소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 실적(2002.1～11월) ··· 90 표 6-3 2002년도 대북 지원 UN합동호소에 대한 국제기구의 지원실적(2002.1～11월) ··· 92 제 7 장 표 7-1 연도별․월별 남북한 농림수산물 교역 실적 ··· 95 표 7-2 남북한 농림수산물 반출입 동향 ··· 96 표 7-3 대북 지원액 추이, 1995.6～2002.12 ··· 103 표 7-4 2002년도 민간 및 정부의 대북 농업지원사업 동향(2002.1～8) ···· 106 표 7-5 농림분야 협력사업자 및 협력사업 승인 현황(2002년 8월말 현재) ·· ··· 109 제 8 장 표 8-1 1995～2002년 북한의 식량수급 추이 ··· 116 표 8-2 2002/03년 북한의 곡물 생산량 추정 ··· 117 표 8-3 2002～2003년도 북한의 식량수급 추이 ··· 118 표 8-4 2003년 WFP의 식량지원 수혜대상 및 수혜자 수 ··· 119
그 림 목 차
제 7 장
제 1 장
서 론
1. 연구목적 및 필요성
최근 북한은 물가와 임금인상, 배급제의 폐지, 외환관리제도의 개편, 책임 경영제의 확대 등 경제관리 방식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정책 변화는 농업부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상당한 변화가 감지 되고 있다. 북한의 경제 및 농업정책 변화는 남북한 관계에도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 에 북한의 변화 동향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이를 심층 분석하는 작업이 지속 되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의 변화는 예측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변화 자체 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도 쉽지 않아 대북 정책입안자나 남북한 협력사업자들 이 항상 정보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북한은 농업통계를 공식적으로 발표하 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북한의 농업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 경로를 통 해 단편적으로 입수한 정보를 활용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다. 북한의 노동신문 등 주요 기관지에 게재된 내용은 국내의 언론기관이나 연구기관에서 부분적으로 기사를 정리하여 제공하고 있으며 농정의 변화를 감 지하는데는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으나 과대 포장되거나 농정의 겉모습만을 전달할 가능성이 높아 대북 정책 수립 시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국제기구 등을 통해서도 북한 농업에 대한 수치 정보가 제공되고 있어 북한의 농업정 보를 체계화하고 계량화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되지만 기관에 따라 또는 연도 별로 자료가 일치되지 않기 때문에 검증 없이 정책자료로 사용할 경우 자칫 오판의 위험이 높다. 최근 국내외 민간단체나 개인의 북한 방문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반복적으 로 방문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이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질적으로 매우 우 수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정리하는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을 방문 하는 단체나 개인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거나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어서 이 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일차 가공된 정보와 같은 효력이 있으며 이미 당사 자의 가치 판단과 결합된 정보이기 때문에 통상적인 정보 수집 방법으로는 효과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기 어려움 점이 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하여 얻은 정보는 질적인 면뿐만 아니라 정보의 신속성이란 면에서도 매우 가치가 있 다. 최근에는 다양한 경력을 가진 탈북자의 수가 늘고 있으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들이 가진 정보를 대북 정책에 활용하는데 많은 한계가 있으며 이들을 통해 수집한 정보의 진위에 대한 판단 절차 없이 이용하기에는 무리 가 있다. 경험에 의하면 탈북자를 통해 입수한 정보는 많은 경우 해당 분야 의 매우 제한된 정보이거나 국지적인 정보이며 허위 정보가 많기 때문에 북 한 농업을 조망하는데 많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처럼 다양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보다 질 높은 정보로 가공할 경우 대북 농업정책의 수립 시 매우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으며 이를 지속적 으로 추진함으로써 관련 분야의 연구, 대북 지원 및 남북경협사업에 효과적 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
기 어려운 이유는 제된 연구비와 정보의 접근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연구는 북한 농업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에서 다양한 출처 를 통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심층 분석하여 수요자에게 차별적으로 정보를 제공코자하는 데 연구의 목적을 두고 있다. 정책입안자들에게는 수시로 심층 분석 결과를 제공하고, 다수의 일반 수요자 들에게는 체계적으로 정리된 북한의 농업현황과 농정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북한을 올바로 이해하는데 도 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이 연구를 통하여 농업분야의 북한정보네트웍을 형성하고 서로가 가 지고 있는 정보를 서로 교환할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함으로써 향후 북한의 농 업정보를 체계화하기 위한 기반을 형성하는데도 부수적인 목적을 두고 있다.
2. 국내외 연구동향과 선행연구 검토
북한의 농업정보는 매우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주로 북한에서 발간되는 신 문이나 잡지, 또는 방송보도를 정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북한의 보 도 내용을 사실로 인정하고 진위에 대한 검토과정을 생략함으로써 정보로서 의 가치가 반감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과거의 북한 자료에서 드러난 바와 같 이 북한은 상황에 따라 과장하기도 하고 축소 은폐하기 때문에 여러 다른 경 로를 통해 입수한 정보를 비교․검토하여 사실의 진위를 가리는 작업이 따라 야 하고 이를 토대로 분석해야만 고급 정보를 생산할 수 있다. 북한의 농업정보에 관해서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KREI 북한농업동향｣ 을 통하여 분야별로 정리하여 배포하고 있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이나 대 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는 일반 경제분야의 보도 내용을 일반인에 게 배포하고 있다. 이들 자료는 대부분 경제나 농업부문의 동향을 단편적으로 정리하는데 그치고 있으며 정책의 동향이나 관련 분야와의 연계성을 심도 있게 분석하지는 못하고 있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등 일부 민간단체에서는 탈북자나 북한을 왕래하는 재중 동포 등을 통하여 북한의 변화상황을 생생하 게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많은 탈북자나 북한 방문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관한 자료는 거의 정리되지 못하고 있어 귀중한 정보가 사장되고 있다. 따라서 입수할 수 있는 온갖 정보를 수집하여 이를 심층 분석하며 농업분야별로 한 해의 북한 농업동향을 면밀히 파악하는 일은 대북 농업정책을 수립할 때나 협력을 할 때 매우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이러한 작업이 축적될 때 북한의 농업을 좀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북한농업을 연구하고 북한과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각계의 전문가들이 서로 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웍을 구축하자는 여론이 형성되 고 있으나 아직 구체화되고 있지 못하다. 이 과제를 통해 농업 및 관련분야 전문가들이 네트웍을 형성함으로써 앞으로 북한의 농업 및 농정동향을 보다 정확하고 폭넓게 파악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것도 커다란 의의가 있을 것이다.
3. 연구내용과 범위
○ 북한의 경제 동향 - 일반 경제 동향 - 경제관리 개선 ○ 주요 분야별 2002년 농업 동향 - 경종, 축산, 양어, 임업, 농업기반, 기술개발과 보급, 농촌개발 등○ 국제사회의 대북 농업교류협력 동향 - 국제민간단체의 대북 농업지원사업 동향 - 외국의 대북 농업지원 및 협력사업 동향 - 국제기구의 대북 농업지원 동향 ○ 남북한 농업 교류협력 동향 - 남북한 농업분야 교역 동향 - 민간 및 정부의 대북 농업지원 동향 - 남북한 농업분야 경협사업 추진 동향 ○ 북한의 식량 수급현황과 전망 - 식량 수급현황 - 식량 수급전망 ○ 북한의 남북 농업협력사업 담당기관 조직 및 역할 - 남북 농업협력사업에 관여하고 있는 북한의 민경련 등 주요 관련 기관 의 조직 - 주요 관련 기관의 역할 및 현황 파악
4. 연구 방법
북한에서 발간되는 신문, 잡지를 비롯하여 국내외에서 발간되는 자료와 인 터넷 등을 통해 폭 넓게 수집한 정보는 이 연구의 기초가 된다. 북한 방문자 나 탈북자 면담을 통한 동향도 매우 귀중한 정보가 될 것이다. 중국 출장을 통해 북한의 농업과 경제상황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것도 부족한 자료를 보완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의 하나이다.해외 전문가들과 연계망(Network)을 구축하여 정보교류의 기반을 구축하는 일은 향후의 연구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신문이나 잡지 등을 통해 수집, 분류, 정리한 자료와 면담을 통한 자료, 관련 기관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비 교 분석하고 검증함으로써 자료의 진위를 가리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 다. 정보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관련기관 전문가로 구성된 북한농업정 보교류협의회를 통하여 본 연구팀이 분석한 정보를 검토하고 검정하였다. 외국 전문가의 면담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였다. 또한 북한을 자주 왕래하 는 외국 전문가와의 면담도 정보를 교류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으며 원 내 연구자문위원이나 국내 전문가의 자문은 이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많은 도 움이 되었다.
제 2 장
북한 농업의 현황과 특성
1. 농업 관련 주변 환경의 변화
1.1. 국내외 여건 변화
북한은 1990년대 중반 이후 홍수나 가뭄 등 계속해서 자연재해를 겪었으며 경제난이 가중되어 식량의 대외 의존도가 더욱 높아짐에 따라 ‘농업의 사회 주의 완성’이라는 전통적인 목표에서 ‘보다 실용적인 접근’으로 정책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외국과의 경제활동에 있어서는 실리주의를 추구하는 한편 물 질적 자극을 통하여 전통적 원칙을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 최근의 경제난과 식량난을 극복하기 위하여 북한은 국제사회와 새로운 대외관 계 형성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농업개발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유대 강화와 개발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금융기구의 가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북한은 금년 2002년 7월 1일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통하여 물가와 임금을 인상하고 환율을 현실화하였다. 물가의 기준이 되는 쌀의 수매가격과 국정 판매가격을 농민시장 가격에 근접하도록 대폭 인상하였으며 나머지 농산물도 쌀과 연계하여 가격을 조정하였다. 조정된 쌀 판매가격은 과거 가격의 500배 이상이며 집세와 전기료, 교통비 등 모든 물가가 대폭 인상되었다. 근 로자들의 임금은 평균 18배정도 인상되었으며 직종에 따라 근무연수에 따라 인상폭에 차등을 두었다. 임금의 지급기준을 기본임금에다 성과에 따라 차등 을 두는 성과급제를 도입하였다. 농자재 가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가격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농산물 가격과 연계하여 대폭 인상될 것으로 전망 된다. 과거 무상으로 지원되는 농번기의 일손 돕기도 이제는 도움을 받는 농 장이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수혜자 부담원칙이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북한의 이러한 변화는 향후 농업부문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 다. 농산물 가격이 인상되면 우선은 농민들의 증산의욕을 높일 것이다. 그렇 지만 농자재 가격이나 세금을 어떻게 적용할지 확실한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 기 때문에 농민들의 소득 변화를 미리 예상하기는 어렵다. 기본세율을 15%로 정해놓기는 하였지만 앞으로 어떻게 탄력적으로 적용할지도 알 수 없다. 금 년 가을처럼 북한 당국이 협동농장의 농장원에 대한 분배 몫을 절반으로 줄 일 경우 농산물 가격이 인상된다고 해서 농민들의 소득이 반드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며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보장도 없다. 그렇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의 경제개선 조치가 농업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 고 다른 부문에 비해 농민들의 소득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년 가을에 발생한 중요한 사건의 하나는 북한 핵 문제이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의혹을 투명하게 밝히고 핵 보유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대북 경제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벌써 여러 국가들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줄이거나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내년도의 북한 식 량 상황이 위태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이미 상당한 정도의 경제적 변 화를 모색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외부로부터의 물자가 공급되지 않을 경우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함께 식량위기의 재발 등 사회적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 농민시장에서는 식량 등 생활필수품의 가격 인상이 시작되었고
이를 인식해서인지 북한 당국은 자체 보유 외환으로 해외로부터 식량과 생활 필수품을 수입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현상으로 북한 당국이 현재의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향후 북한이 경제개혁을 추진한다면 외부로부터의 자금 유입 여부가 관건 이 될 것이다. 이미 북한이 신의주행정특구를 지정하고 외부자금의 유입을 기대하였으나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로 인하여 계획이 중단되고 있다. 북한이 한 때 국제금융기구를 통한 개발자금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다가 미국 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외교적 마찰이 빚어지면서 더 이상 추진되지 못하 고 있다. 일본과의 수교를 추진하던 도중 일본인 납치자 문제가 쟁점으로 부 상하면서 일본으로부터의 경제개발자금 지원 또는 도입도 중단된 상황이다. 그래도 금년 하반기에는 남북한 사이의 대화는 어느 정도 진전을 본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경의선 복구를 비롯하여 금강산 육로관광을 적극 추진하기로 남북한간에 합의를 보았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북한은 금년 11월 개성 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를 지정하였다. 이를 통하여 우리나라로부터 자금 이 유입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1.2. 관련 산업의 변화
북한 경제는 1990년 이후 계속해서 마이너스 성장을 하다가 1999년부터 플 러스 성장으로 전환하였다.1) 농림어업의 경우에도 1997년까지 마이너스 성장 을 지속하다가 1998년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하였고 2000년도에 들어 기 상 악화로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였다.2) 1) 북한 당국은 1993-1996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이 50% 가량 감소하여 1996년의 1 인당 GDP가 481달러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2001년도의 1인당 GDP는 1998년 의 457달러보다 더 떨어졌다고 밝힘(UN, 2002). 2) 2001년에는 6.8%의 플러스 성장을 하였으며 2002년에도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됨.농림어업의 생산이 위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농림어업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90년에 는 27.4%이었으나 2001년에는 30.4%에 이르고 있다. 그 동안 광공업의 비중 이 40.8%에서 26.0%로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광공업 중에서 중화학공업 의 비중은 1990년 25.6%이었으나 2001년에는 11.4%로 줄어들었다. 서비스업 은 1990년 18.0%에서 1998년 35.6%까지 증가하였다가 2001년에는 31.8%로 줄 어들었지만 비교기간 동안 그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부문이다. 1990년 들어 농업생산이 감소한 것은 자연재해로 인한 탓도 있지만 근본적 으로는 구 소련이나 동구권 국가의 몰락에 따라 이들 국가와의 무역이 거의 단절되어 경제활동의 원천이 되는 에너지, 원료의 조달이 여의치 못하였기 때문이다. 이 결과 북한 경제의 중심이 되는 중화학공업부문 생산이 위축되 었다. 중화학공업 부문이 농업부문에 공급해야 할 연료, 전기, 비료, 농약, 농 기계, 비닐의 생산이 거의 중단되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표 2-1. 북한의 인구 및 주요 경제지표 연 도 인구(천명) 명목 GNI 조원(억달러) 1인당 GNI 만원(달러) 경제성장률(%) 1990 1991 1992 1993 1994 1995 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20,221 20,495 20,798 21,123 21,353 21,543 21,684 21,810 21,942 22,082 22,175 22,253 16.4(232) 16.8(229) 16.4(211) 16.4(205) 17.0(212) 17.2(223) 17.3(214) 16.8(177) 17.6(126) 18.7(158) 19.0(168) 20.3(157) 81.1(1,146) 81.8(1,115) 79.1(1,013) 77.8(969) 79.7(992) 79.7(1,034) 79.6(989) 77.1(811) 80.2(573) 84.9(714) 85.6(757) 91.2(706) -3.7 -3.5 -6.0 -4.2 -2.1 -4.1 -3.6 -6.3 -1.1 6.2 1.3 3.7 자료 : 한국은행, 2002.
표 2-2. 북한의 산업구조 변화 단위 : % 연도 농림 어업 광 공 업 전기 가스 수도업 건설업 서비스업 광업 제 조 업 경공업 중화학 공업 1990 1991 1992 1993 1994 1995 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27.4 28.0 28.5 27.9 29.5 27.6 29.0 28.9 29.6 31.4 30.4 30.4 40.8 38.0 33.8 32.9 31.4 30.5 28.0 25.5 25.6 25.6 25.4 26.0 9.0 9.0 9.2 8.2 7.8 8.0 7.1 6.7 6.6 7.3 7.7 8.0 31.8 29.0 24.6 24.7 23.6 22.5 20.9 18.8 19.0 18.3 17.7 18.1 6.2 6.2 6.3 6.8 7.0 6.8 6.9 6.5 6.4 6.1 6.5 6.7 25.6 22.7 18.3 17.9 16.6 15.7 14.0 12.3 12.6 12.2 11.2 11.4 5.1 5.0 5.1 4.8 4.8 4.8 4.3 4.3 4.2 4.5 4.8 4.8 8.6 8.2 9.1 8.5 6.3 6.7 6.4 6.3 5.1 6.1 6.9 7.0 18.0 20.9 23.5 25.9 27.9 30.3 32.3 35.0 25.6 32.4 32.5 31.8 자료 : 한국은행, 2002. 오늘날 북한의 산업은 전반적인 기술수준 낙후, 설비 노후, 그리고 에너지 및 원자재 부족을 겪고 있다. 특히 제조업 분야의 발전이 저하되고 농림어업 과 서비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음 을 보여준다. 서비스업이라고 하여도 정부의 서비스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 다. 이 밖에도 북한 산업의 발전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폐쇄적인 자립경제노 선의 추구, 사회주의 국가들의 붕괴로 인한 대외 무역량의 감소, 산업설비의 노후화, 전력공급의 부족, 철도, 도로, 항만, 통신시설 등 전반적인 사회간접 자본의 취약, 부문간 원활하지 못한 자원이동, 자본의 부족 등 복합적인 요인 작용하였다.
2. 농업생산 현황
2.1. 자연환경과 농업과의 연계성
북한은 122.764km2의 국토가 낭림산맥을 중심으로 동서로 나뉘어 있으며 서쪽에는 큰 하천들이 많고 북한 논 면적의 대부분은 서해안 지역에 위치하 고 있다. 북한의 하천망은 대체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으나 대부분 좁은 골짜 기를 흐르며 경사가 급하여 농업용수 개발과 내수로의 이용이 어려운 상황이 다. 연평균 강수량은 남한과 비슷하며 6～8월 동안 연간 강우량의 80%가 집 중되고 있다. 연평균 강수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청천강 지역과 원산만 일대 이며 동해안과 서해안 일부 지역은 국지적으로 집중적인 호우로 인한 피해를 받고 있다. 표고가 높은 내륙지방과 해류의 영향을 받는 해안지역은 기온의 편차가 높게 나타나며 전체적으로 무상기일이 짧아 생육기간을 충분히 확보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2.2. 농업생산 여건 변화
식량난 타개를 위해 국제사회로부터의 지원을 획득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 하고 있으며 이모작 확대, 감자농사혁명, 새로운 분조관리제의 도입을 통한 인센티브제도의 확대, 농민시장의 변칙 운영 등 정책전환을 시도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농정의 변화로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 제조업 생산의 부진으로 국민 총생산에 대한 농업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 나 경제사정의 악화로 인한 영농 기자재와 원․부자재의 부족 및 에너지 부 족, 집단 영농체제의 지속으로 인한 근로의욕 저하와 같은 생산 구조적인 한 계로 증산노력은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하여 최근 인센티브제를 강화하는 한편, 농업구조개 선을 위해 토지정리사업을 시행하여 영농의 기계화와 경작면적의 확대를 강 구하고 있다.
3. 농업생산구조
3.1. 농경지 이용실태
북한의 논농사 면적은 1998년 현재 전체 경지면적의 29%에 해당하는 58. 0～58.5만 ha에 이르며, 밭 면적은 71% 수준인 140.7만 ha를 차지하고 있다. 면적이 가장 넓은 지역은 황해남도로 150,610㏊이며, 그 다음으로 평안북도 100,612㏊, 평안남도 96,233㏊의 순이다. 서부지역에 77.8%, 동부지역에는 20.7%, 내륙지역에 1.4%가 분포한다. 총경지면적 1,792,819㏊ 중 논면적 584,814㏊를 제외한 1,208,005㏊는 밭, 과 수원, 뽕밭기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전체경지면적의 54.8%에 해당하는 982,926㏊는 밭이며, 나머지 225,079㏊(12.6%)는 과수원, 뽕밭, 묘목용지, 호두 밭, 참대밭, 갈밭 등이다. 급경사지 밭중 약 10.4%만 다락밭으로 개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 서 일부에서 언급하듯이 급경사지의 밭 대부분을 다락밭으로 개조한 것이 아 니라 경사지를 그대로 경지로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서부에 전체과수원면적의 65.4%, 동부에 31.9%, 내륙에 2.5%가 분포한다. 해 발 100m이하에 분포되어 있는 면적이 약 3분의 2이다. 북한이 자체적으로 논의 경우는 거의 100%, 밭의 경우는 100만㏊에 관개가 가능하다고 발표한 바가 있으나 국제기구(FAO/WFP, 2001) 자료에 의하면 북 한의 수리안전답율은 56%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강원도, 평안북도,황해남도의 토지정리사업을 완료(총 181,360ha)하고 현재 평양, 남포시에 계속 추진중이다. 표 2-3. 주요농작물 관개면적 현황 구 분 벼 옥수수 면적(천㏊) 구성비(%) 면적(천㏊) 구성비(%) 완전관개 320 56 155 31 부분관개 150 26 115 23 무관개 102 18 226 46 계 572 100 496 100
3.2. 작물 분포
한 때 옥수수의 재배면적이 65～70만 ha에 이르렀으나 1998년부터 농업시 책의 변화로 현재 옥수수 재배면적이 50만 ha로 감소하였다. 이모작 확대를 통한 감자의 재배면적은 4만 ha에서 17만 ha로 늘어났으며, 밀․보리 10만 ha, 콩 4만 ha의 순서로 분포하고 있다.채소 총 재배면적은 1999년 당시 남한의 74% 수준인 30.79만 ha에 이르며 배추가 4만 ha로 재배면적이 가장 넓고, 고추 2.2만 ha, 토마토 0.84 ha, 마늘 0.73만 ha이다.
3.3. 농업생산기반 현황과 문제점
북한의 농업생산기반 확충에 대한 정책은 자연개조정책 이후에도 1989년에 실시한 2천리 물길사업 등 용수공급과 농경지확보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 다. 지형적 원인, 산지훼손, 다락밭 건설과 뙈기밭 조성 등의 자연적인 원인 과 인위적인 원인이 동시에 작용하여 산사태나 표토 유실 및 농경지 침수나유실을 초래하는 하천범람의 원인을 제공하는 등 무리한 농업생산기반 계획 이 추진되었다.
3.4. 농업기술 현황과 문제점
3.4.1. 농업기술 수준
북한은 전체적으로 에너지와 화학원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농업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벼와 옥수수 중심의 기술개발에 치중하고 있다. 식량의 증산을 위하여 경지면적의 확대와 함께 농업생산을 고도로 집약하 는 집약화농법인 주체농법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내냉성이나 조숙성 품종 육성을 육종의 목표로 하고 있으나 육종기술 수준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3.4.2. 주요작물의 농업기술비교 및 농업기술상의 문제점
벼의 다수확을 위해 밀식하고 있으며 주로 손이앙에 의존하는 등 전반적인 기계화 수준이 낮다. 밭농사는 옥수수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단위면적당 생산량 증대를 위하여 1970년대 중반부터 영양단지재배라는 이식재배를 하 고 있다. 북한은 최근 옥수수에 비하여 재배기간이 짧고 관개용수도 비교적 적게 드 는 감자의 재배면적을 확대하여 춘궁기 식량난 해소를 시도하고 있다.3.5. 산림의 황폐화
국토면적 12,299천ha 중 13.3%인 1,632천ha가 황폐산지로 구분된다<표 2-4>. 행정구역별로는 황해남북도, 평안남북도 등 북한 서부지역의 황폐산지 비율 이 전반적으로 높다. 산림황폐지는 “산지이면서 정상적인 산림 생산활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방치되었거나, 경작지등 타용도로 사용되어 산지 고유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 고 있는 산림지역으로서 여건이 바뀌면 조림 등의 복구 행위가 즉시 요구되 는 지역”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산림황폐지의 유형으로는 나지, 개간산지, 무립목지로 구분할 수 있다. 나 지는 산림황폐화가 많이 진전되어 임목이나 지피식생이 거의 없고 지표침식 이 비교적 넓은 범위에 걸쳐 진행되는 나지 상태의 산지, 즉 민둥산(禿裸地) 이다. 개간산지는 산지의 나무를 벌채하고 옥수수 등의 작물을 재배하는 지 역이다. 무립목지는 산림벌채 후 그대로 방치하거나, 지속적인 연료채취 등 약탈행위가 계속되어 산림의 피복율이 낮고 관목지 상태로 남아있는 지역을 의미한다. 표 2-4. 북한의 산림황폐지 실태 단위 : 천ha 계 산 림 (입목지) 황폐산지 기타 (논/밭/주거지) 계 개간산지 무립목지 나지 12,298.6 (100%) 7,534.0 (59.6%) 1,631.7 (13.3%) 972.0 (7.9%) 533.5 (4.3%) 126.2 (1.1%) 3,132.9 (27.1%)
제 3 장
농업관련 제도와 정책
1. 농업정책의 변화
1945년 해방 이후 현재까지의 북한 농업정책은 1958년 완료된 농업협동화 를 기점으로 크게 두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농업협동화가 완료되기 이전 단계는 농업생산관계의 사회화를 주요 농정목표로 제시하고 토지개혁과 농 업협동화를 추진한 단계이다. 농업협동화 이후 농업지도관리체계의 구축과 인센티브시스템의 도입을 골간으로 하는 사회주의 농업제도를 정비하고 ‘4화 정책’을 근간으로 식량증산을 도모한다.1.1. 농업생산관계의 사회화 : 토지개혁과 농업협동화
북한은 1946년 3월 5일 ‘북조선 토지개혁에 관한 법령’을 공포함과 동시에 토지몰수와 분배를 개시하여 북한 농지면적의 약 56%에 달하는 98만여 정보 를 몰수하고 이중 93만 정보를 농업노동자, 소작농, 자소작농에게 분배하였으 며 관개시설, 산림 등은 몰수하여 국유화하였다. 협동농장은 대규모이므로 생산과정과 노동력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작업반과 작업분조를 농업생산활동의 하부단위로 구성하고 있다. 협동농장은 전국적으로 약 3,220개소 있으며, 각 농장은 400～500호의 농가와 약 600㏊의 경지로 구성되어 있다. 협동농장에는 5～10개의 단일부문 작업반이 있고 각 작업반에는 50～100인이 소속되어 있으며 각 작업반은 3～4개 분조로 구성되고 분조당 10～25인이 소 속되어 있다. 1966년부터 협동농장에서 분조관리제가 전면적으로 실시하여 작업분조를 생산의 기본단위로서 기능케 하고 분조의 생산실적에 따라 연말 분배를 실시 한다. 1996년부터 새로운 형태의 분조관리제가 실시하여 분조 규모의 축소와 생산목표량의 현실화, 목표량을 초과한 생산분에 대한 자유처분권을 허용하 였다.
1.2. 경제개발계획과 농업정책의 변화
1958년 12월 농업협동조합의 리단위 통합사업이 일단락됨으로써 북한 경제 는 농업부문과 공업부문에서 생산관계의 사회화를 완료하고 명실공히 전통 적인 사회주의 계획경제체제의 기초를 확립하였다. 사회주의제도가 확립된 이후 북한은 식량의 완전자급을 주요 농정목표로 설정하고 <농촌테제>에서 제시된 사회주의 농업․농민문제의 해결 원칙인 기술혁명, 즉 4화 정책을 토 대로 식량증산을 일관되게 추진하였다. 사회주의제도 확립 이후 북한의 농업정책은 사회주의 발전 단계 구분과 그 에 따른 경제개발계획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음. 수 차례에 걸친 경제계 획과 연계하여 농업정책의 흐름을 단계별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사회주의 건설기(1957-1960; 1년 조기 완성)에는 경제계획의 기본목표를 한 국전쟁 이전 수준으로 생산수준을 회복하고 주민들의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 는 것이다. 사회주의의 전면적 건설기(1961～1970)는 농촌기술혁명인 4화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기계화, 수리화, 화학화의 성과가 구체적으로 나타난 시기이며 북한농업이 가장 발전한 시기에 속한다. 이 시기는 또한 농업지도관리체계를 비롯해 생산유인을 위한 인센티브제도 등 기본적인 농업제도를 확립한 시기 로 이때 확립된 농업제도는 커다란 변화없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사회주의의 완전승리를 앞당기기 위한 투쟁기(1971～1977)는 농업부문에서 수리화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여 논과 밭의 수리화와 협동농장의 전기화 를 완성하고 수리화사업과 함께 농경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여 농업생산을 늘리기 위한 대책으로서 자연개조 5대 방침을 제시하고 이를 적극 추진하였다. 사회주의 건설에서 새로운 앙양을 일으키기 위한 투쟁기(1978～1993)는 경 제의 주체화, 현대화, 과학화를 촉진하고 사회주의 경제의 토대를 일층 강화 하는 것을 기본 목표로 설정하였으나 내외여건의 어려움으로 여러 경제정책 이 실패로 끝났으며 농업부문에서도 경지면적 확대의 한계, 영농기술 개선의 애로, 자연재해 등으로 성과가 미미하였다. 사회주의제도 보완기(1994-1996)는 북한의 경제난이 극심한 기간으로 경제 회복을 위해 농업제일주의, 경공업제일주의, 무역제일주의 등 3대 제일주의 를 표방하고 대외경제 개방정책을 추진하였음. 농업부문에서는 침체된 농업 생산을 활성화하기 위해 농업생산에서 인센티브를 한층 강화한 새로운 분조 관리제를 도입하였다.
1.3. 최근 북한의 농업정책
북한은 김일성 전 주석의 사후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를 맞으면서 농업정 책에서 커다란 변화를 도모하였다. 김정일은 실용주의 노선을 농업부문에서 도 적극 받아들여 실질적으로 식량증산을 도모할 수 농정시책을 추진하기 시 작하였다. 과거 옥수수 중시의 식량증산 정책으로부터 감자증산 정책으로 전 환하고 있으며 주체농법, 감자농사혁명, 종자혁명, 토지정리사업, 2모작(두벌 농사), 적기적작․적지적작, 농촌경리의 종합적 기계화, 초식가축 중심의 축 산업 발전, 복합미생물 비료의 적극적인 이용, 평야지대의 벼농사, 농촌지원사업, 과수업의 발전, 양어사업 등 총 13개의 이른바 ‘김정일이 제시한 농업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감자증산, 토지정리, 2모작 확대, 양 어확대, 토끼․염소 등 초식가축 중심의 축산업 진흥에 주력하면서 식량난 해결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 농업정책의 전환을 계기로 그동안 북한의 농업개혁 가능성을 기대하 였으나 1999년 채택된 ‘농업법’(6장 78조)은 계획경제 고수 의지를 강하게 천 명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1999년부터 대규모 경지정리사업과 함께 양수식 관개체계를 자연유하식(중력식)으로 교체하는 관개수로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 (30,000여ha)의 토지정리에 이어 평안북도(55,786ha), 황해남도(100,000ha)의 토 지정리사업을 완료하고 평안남도, 평양시, 남포시에서 토지정리사업을 계속 하고 있으며 서해안 지역의 99,000여 ha 농경지에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총 연장 160km의 ‘개천-태성호 관개수로공사’를 2002년 4월 완공하였다.
2. 농업관련 제도의 정비와 변화
2.1. 농업지도관리체계
농업생산관계의 사회주의적 개혁을 의미하는 농업협동화가 1958년 8월을 기점으로 완료된 이후 협동조합의 규모화를 위한 통합을 추진하였다. 협동조 합의 통합화는 최하위 행정단위로서 존재하였던 리(里)를 단위로 하여 진행 되었으며 통합 결과 이미 조직되었던 18,039개소(1958년 8월 현재)의 협동조 합이 3,843개소(1958년 12월)로 정리되었다. 사회주의 혁명시기의 농업협동화 과제를 완결한 후에는 기술혁명의 과제가 사회주의하의 농업․농민문제로 새롭게 제기되었다. 북한은 행정지도 중심의농업 지도․관리체계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결론짓고 새로운 지도․관리체계를 구상하게 되었다. 새로운 농업 지도․관리체계의 핵심은 군인민위원회로부터 농촌경리에 대 한 지도기능을 분리하여 전문적인 농업지도체계를 확립하고 군내의 농업기 관, 기업소들을 직접 장악하고 통일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새로운 농업 지 도․관리체계와 관련하여 주목되는 것은, ‘지역거점’으로서 ‘군’(郡)의 역할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점과 공업 지도․관리 방법인 ‘기업적 방법’을 농업생 산지도에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2.2. 인센티브제도
작업반우대제는 작업반별로 부과된 생산계획 과제의 90%를 우대기준으로 설정하고 우대기준을 초과 수행한 경우 초과한 양에 해당하는 만큼 작업반 원에게 추가로 노동보수를 지불하는 인센티브제도이다. 분조관리제는 작업반의 하부 단위인 분조(15～20명)에 일정한 면적의 토지 와 노동력, 역축 및 기타 생산수단을 고정시키고 분조 단위로 정보당 수확량 및 노동일 투하 계획을 부여한 후 결산 분배시 계획수행 정도에 따라 분조원 들의 노동일을 재평가하고 이에 기초하여 노동보수를 지불하는 인센티브제 도이다. 1996년부터 시행된 새로운 분조관리제는 분조 규모를 대폭 축소(7～ 8명)하고 우대제를 적용하며, 생산계획을 하향조정하고 계획을 초과한 생산 물에 대해서는 자유처분권이 허용한다.제 4 장
북한 경제 동향
1. 일반 경제 동향
2002년도 북한의 경제동향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더 큰 변화를 가져왔 다. 상반기는 신년사에서 밝히고 있듯이 북한의 경제 전략이 4대 제일주의(우 리 수령, 우리 사상, 우리 군대, 우리 제도 제일주의)를 천명하며 이를 철저히 구현할 것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공동사설에서 북한은 에너지 부족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삼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채취공업에 힘을 쏟는 한편 전력, 석탄, 금속공업, 철도 운수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황해남도 경지정 리작업과 개천-태성호 수로공사를 마무리함으로써 곡물을 증산하고 주민생활 과 밀접한 문제를 일차적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경제에서 `주 체적 계획경제 관리원칙'과 ‘중앙집권적․통일적 지도’를 확고히 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과 교육사업 발전을 국가차원의 관심을 돌려야 한다 면서 정보기술과 정보산업 발전에 전력을 쏟고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힘쓰는 한편 시급을 요하는 분야부터 공업 기술 개선과 현대화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을 강조하였다.한편 북한은 김일성(90회), 김정일(60회) 생일 축하 행사인 아리랑 축전을 통해 관광수입을 올리기 위한 각종 축제 행사에 중요성을 두고, 이를 성공적 으로 이끌기 위해 토지정리 및 생산계획을 조기에 완수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북한은 지속적으로 형성되어온 비공식부문의 확대와 계획경제의 한 계 등을 인식하면서 상반기부터 시장경제로의 모색과 소비재 공업으로 전환 하려는 관심을 보인다. 일례로, 북한은 2월초 북한 관리와 경제학 전공 학생 이 참석한 가운데 시장경제 워크숍을 영국의 지원으로 개최하였다(조선일보, 2.16). 또한 기본적으로 전력․석탄 등 선행부문의 생산 정상화를 계속 추구 하는 가운데 예년과는 달리 주민들의 일용용품, 육류 및 섬유류 등 주로 ‘후 방공급부문‘의 생산증대를 촉구하고 있다(통일부, ｢주간북한동향｣, 2. 18). 하반기는 상반기에 비해 실질적인 경제 개선 조치들이 취해졌다. 북한은 7 월 1일 노임인상 및 국정가격체계의 개선과 더불어 경제관리에 대한 개선책 들을 내놓았다. 한편, 북한은 9월 19일 신의주특별행정구역 정령을 발표함으로써 나진선봉 특구에 비해 훨씬 강도 높은 개혁 개방 실험에 돌입했다. 신의주 특별행정구 는 입법․행정․사법 등 3권을 갖고, 독자적으로 구장․구기를 사용하며, 중 앙기관의 간섭을 배제하는 등 큰 폭의 자치권을 확보하고 있다. 북한의 이러한 일련의 경제조치들은 분명히 과거와는 다른 김정일 시대의 새로운 경제노선을 구성하는 것으로서, 이는 추후 북한경제의 향방과 관련하 여 중요한 사건들이다. 또한 이런 경제노선들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발 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 북한의 7.1 경제관리개선조치
2.1. 최근 북한 경제 체제의 변화 현상
북한은 7월 1일 노임인상 및 국정가격체계의 개선과 더불어 경제관리에 대한 개선책들을 내놓았다. 먼저 국정가격은 생산원가 및 국제가격을 반영해서 인상 하였으며, 이에 따른 생활비를 보장하기 위해 노임도 대폭 인상하였다(생산직 노 동자의 경우 종래의 110원에서 2,000원으로 인상, 채취공업 노동자들은 6,000원으 로 인상). 그리고 공장․기업소의 독립채산제를 새삼 강조하고 공장의 자율성을 높이는 등 공장관리에 대한 개선책도 내놓았다. 또한 외환관리제도가 개편되고 배급제가 폐지되면서 형식상에 계획경제체제가 개선되어지는 듯 보인다. 이런 최근 경제정책 변화 현상에 대한 요약은 <표 4-1>과 같다. 이번 북한의 경제관리체제 개선 조치중 중요한 내용3)을 살펴보면, 그 내용 으로 첫째, 가격과 임금을 현실화하였다. 지금까지 북한 당국은 쌀을 kg당 80 전에 수매하여 8전에 판매하였으나 7월 1일부터 쌀 수매가격을 농민시장 가 격과 근접한 40원, 판매가는 44～46원으로 정하였다. 옥수수는 지금까지 kg당 60전에 수매하여 6전에 판매하던 것을 20원에 수매하여 24원에 판매한다. 이 밖에 지하철 및 버스요금, 생활용품, 주택임대료도 대폭 인상하였다. 주택사 용료는 지금까지 한 채에 월 5～10원을 냈으나 이제는 평당 7～15원으로 웬 만한 집은 몇 백원을 내어야 한다. 이와 함께 임금도 대폭 인상되었다. 군인 과 공무원의 월급이 14～17배 인상되었고 노동자들의 월급은 10～20배 인상 되는 등 직종에 따라 차등 인상되었다. 3) 이에 대한 내용은 권태진, ｢북한의 경제관리개선조치와 농업부문 변화전망｣, 한국 농촌경제연구원, KREI 북한농업동향, 2002년 10월호 참조.표 4-1. 최근 북한 경제정책의 변화 현상 이전 이후 배급제 ․폐지, 부분적 시행 월급 ․생산량과 노동시간 등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 →노동자 농민 등: 10배, 군인 공무원 등: 14-17배 인상 생산노동자 기 본 노임: 110원→2천원, 채취공업 광부 기본노임: 6천원으로 인상 물가 ․생활용품, 식품류, 교통비 인상 쌀 수매가격 ․북한 정부가 쌀 1㎏를 10 전에 사서 8전에 되팔았음 ․북한 정부가 쌀 1㎏을 40원에 구입 해 44원에 팔기로 함 쌀 가격 ․1원/㎏(실 거래가격) ․44원-46원/㎏ 주거비 ․무료 ․6-15원/㎡ 탁아소 유치원 ․무료 ․200원/월 사업장 실적제 ․단위 및 사업소 별로 월급 인상과 실적제 병행 실시 기업 ․수입물량을 수출물량의 3배까지 늘 일 수 있는 권한 부여 가족 단위 영농제 ․협동농장 → 가족 분조제(分組制)가 시범운영 ․1996년에도 유사한 제도를 시행했지 만 생산 목표량을 올리는 바람에 실효를 거두지 못함 환율 조정 ․중국 인민폐와 북한원의 환율 1 : 20 - 25 ․미국 달러와 북한원의 환율 1달러 : 2.15원 ․중국 인민폐와 북한원의 환율 1 : 37 -40 ․미국 달러와 북한원의 환율 1달러 : 150원정도
이전 이후 화폐 ․태환지폐(외화와 바꾼돈 표)와 인민원지폐 ․태환지폐 폐지 방침, 인민원지폐로 일원화 지폐 ․500원이 최고액권 ․1,000원 및 5,000원권 발행 장마당 ․곡물거래는 법적으로 허용 되지 않으나 용인하였음 ․장마당의 곡물 거래 단속 강화 ․농민시장 이외의 사적 매매 행위 엄금 세금제도 ․세금 없었음 ․북한에 국가세무국이 신설돼 국경 세관들은 모두 이 기관의 지휘를 받 게 됨 ․중국 무역상들이 북한으로 들어갈 때는 물건 종류에 관계없이 최소 북 한돈 10만원을 관세조로 냄. ․자동차를 몰고 들어가면 ‘도로세’명 목으로 돈을 냄. ․주택사용료로 지금까지는 한 채에 월 5～10원 정도 냈지만 이제는 평 당 7～15원으로 웬만한 집은 몇 백 원을 냄 ․가전제품에도 5～50원의 세금을 부과 종전 110원 받던 생산노동자의 월급은 2,000원으로 인상되었고 중노동을 하 는 광산노동자의 월급은 6,000원까지 인상되었다. 근로자들의 임금은 평균 18 배 인상되어 월 평균 2,000원 정도이며 상품가격은 25배 인상되었다. 전반적 인 물가 상승과 함께 1,000원 및 5,000원 권의 새로운 지폐가 발행되었다. 둘째, 환율이 인상되었다. 종전 공식 환율이 1달러당 2.15원이던 것이 달러 당 150원으로 나진․선봉지역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되었다. 따라서 종전의 바꾼 돈표는 폐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셋째, 배급제의 틀이 변화되었다. 배급제가 폐지되었다는 주장도 있으나 아 직까지 식량 배급표가 발급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배급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예전에는 시장가격과 국가판매가격 사이에 엄청난 격차가 있던
것이 이제 그 격차가 크게 해소되었다는 점에서 배급제의 틀이 바뀌고 있다 고 보아야 할 것이다. 생활필수품의 경우도 배급가격이 대폭 인상되었다. 북 한은 배급제 폐지를 검토하기 위하여 지난 3, 4월에 함경북도 청진을 시범지 역으로 선정하여 생활필수품의 배급제를 폐지하고 시장가격제 도입을 실험 하였다는 보도도 있다(세계일보, 2002. 7. 20). 주민들이 국영상점에서 식량을 구입할 때는 배급표의 제시와 함께 인상된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넷째, 공장․기업소의 자율성과 인센티브를 확대하였다. 기업에는 자율권 과 책임을 부여하고 기업과 노동자에게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 기업의 독립 채산제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기업소는 원료를 자체 해결하고 기업 실정에 맞는 생산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부여하게 된다. 자재공급사업도 계획을 기본으로 하면서 사회주의 물자교류시장을 조직․운영토록 한다. 공 장이나 기업소 사이에 과부족이 발생하는 일부 원자재나 부품은 서로 교환하 고 생산물의 일정 비율을 자재용 물자교류에 사용하되 은행을 통해 결재한다 (중앙일보, 2002. 8. 2, 17면). 연합기업소․협동농장 등 모든 공장이나 기업소 들은 전문화의 원칙에서 조직을 운영하고 근로자들을 지도․관리하며 공장 이나 기업소간 연계와 협동을 강화한다. 사업소별로 국가에 세금을 납부하고 남은 이윤은 임금 인상이나 직원들의 후생복지 확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 용하고 있다. 협동농장의 생산물에 대한 국가수매를 줄이고 자체 처분권을 확대한다. 농업생산의 15%는 국가에 세금을 납부하고 일부는 인상된 수매가 로 국가수매에 응하며 나머지 물량은 협동농장의 자체분배를 확대하거나 시 장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섯째, 계획의 분권화를 확대하였다. 지방공업은 시․군의 책임성과 창발 성을 높이도록 권한을 부여한다. 국가계획위원회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표 들만 계획하고 세부 지표는 해당 기관이나 기업소에서 계획한다. 연간․분기 계획은 성 또는 중앙기관, 도가 담당하고 지방경제부문은 도․시․군의 실정 에 맞게 세부지표를 계획한다. 중앙은 재정 원칙과 기준만을 정해주고 상급
기관의 감독 하에 지방공업에서 생산한 물품은 해당 공장이 자체로 생산․판 매토록 하며 가격도 자체적으로 정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지방공업은 수요에 맞게 품목을 늘리고 같은 물건이라도 여러 가지 규격의 상품을 생산할 수 있다.
2.2. 농업 부문의 경제개혁
북한이 지난달 경제관리 개혁을 추진하면서 농업 부문에서 먼저 ① 농산물 수매가 인상 ② 토지사용료 제정 등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신 보는 쌀 수매가격이 ㎏당 80전에서 40원으로 대폭 인상된 사례를 들며 "앞으 로는 나라에서 대주는 영농자재 가격도 종전처럼 낮은 가격이 아니라 원가대 로 계산한다"고 전했다. 수매가 인상으로 농민들은 생산량만큼 자금을 얻게 된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북한의 경제 개혁조치는 “전인민적 소유”(국유화)에 기초한 계획경제 틀 안 에서 추진되고 있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협농농장이 토지를 사용한 대가로 수 확량의 일부를 바치는 ‘토지사용료’를 꼽았다. 이와 함께 토지사용료 제정에 대해선 “협동농장은 수확량의 일정 부분을 토지 사용 대가로 나라에 바치게 된다”고 밝히고 “농장원들의 협동적 소유란 토지사용권에 대한 소유이며 생 산수단에 대한 소유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4) 다음으로는 북한의 농업 관리제도도 변화되었다. 북한 문제에 정통한 소식 통및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올해 무렵부터 분조관리제를 대폭 변형, 중 국의 개혁․개방 당시 채택했던 ‘가족청부제’와 유사한 형태인 ‘가족영농제’ 도입을 골자로 한 농업개혁을 시범실시중이다. 식량의 국가 수매분을 줄이고 농민시장에 내다 파는 개인 판매 물량도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변화는 농업분야에 자본주의식 경쟁 및 이윤체제를 실험적으로 실시하고 있 음을 뜻한다. 4) 세계일보, 2002. 8. 7일자.특히 농업개혁은 장기적으로 농업생산성을 향상시켜 김정일 체제를 위협하 는 고질적 식량난 해소를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최근 실시된 물가 및 임금 10배 인상, 달러대 원화 환율 현실화 등 통화․물가 정 책의 변화와 함께 경제개혁의 양대 축으로 해석된다. 가족청부제란 중국이 개혁․개방당시 대단위 협동농장인 인민공사를 폐지 하고 생산단위를 가족단위로 분화, 생산성을 대폭 높인 제도를 말한다. 현재 까지 파악되고 있는 변화는 생산단위를 과거 7～10명의 단위에서 4～5명의 가족단위로 낮추는 한편 생산한 농작물의 수매가격을 대폭 높여 생산의욕을 고취시켰다. 또 국가수매비율을 낮추고 대신 농민시장 등에 내다 팔 수 있는 비율을 확대시켜 생산성 증대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각 생산단위에 부과하는 생산목표를 없앴다는 점이 다. 과거 분조관리제는 연간생산계획을 지난 3년 간의 평균수확고와 93년 이 전 10년간의 평균수확고를 합해 나눈 평균치를 그 해의 생산계획으로 부과했 었다. 북한이 생산계획을 없앤 것은 만성적인 식량난이 계속되고 있는 현재 의 농업현실에서 생산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판단과 함께 이번 기회에 시장원리에 따른 물자 수급시스템의 비중을 넓혀 나가겠다는 구상으 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수요자측면에서도 각 직종과 직급에 따라 차등을 두 는 곡물 배급량 기준을 폐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농업분야의 이런 조치는 북한의 농업생산력을 상당정도 증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중국은 개혁․개방 초기 인민공사제를 폐지하고 가족청부 제를 도입한 79～83년 동안 농업총생산액이 개혁이전인 73～77년의 연평균 성장률 3.2%를 훨씬 상회하는 연평균 15.8%에 달했다. 이런 농업분야의 개혁실험은 북한의 배급제 폐지 및 가격․임금인상 등 조 치가 ‘현실성이 없다’는 외부세계의 의문, 즉 공급량은 제한돼 있는데 가격만 올릴 경우 인플레이션 등 경제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 신지호 연구위원은 “북한의 개혁조치가 중
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의 도입이라기보다는 부분적인 시장기능 도입을 통한 ‘유연한 계획경제’ 단계로 바뀌고 있는 정도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 고 지적했다.5)
2.3. 경제관리 개선조치의 의미와 평가
2.3.1. 계획경제 정비를 위한 정상화 조치
경제개선조치를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근본적 수정․변화라기보다는 계획 경제 정상화를 위한 현실 경제의 궁여지책에서 비롯되었다는 입장이다. 대내 적으로는 지속된 경제난에 따른 사경제 부문 확대와 재정 부담 가중, 국가 경제 통제․관리 능력 약화 등의 부작용을 해소하고, 대외적으로는 보다 많 은 외자 유치와 경제 지원을 얻기 위해 북미 및 對서방국과의 관계 개선에 있는 것으로 평가하는 입장이다. 이런 평가들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6) 첫째, 최근의 경제개선 조치 는 지속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라는 것이다. 북한은 구사 회주의 경제권의 붕괴와 90년대 중반의 자연재해로 인해 산업 기반이 붕괴됨 에 따라 ‘빈곤의 악순환’을 겪고 있고, 북한 경제는 4난(식량난, 에너지난, 외 화난, 생필품난)과 3저(국가경제력 저하, 근로의욕 저하, 기술 수준 저하), 3악 (제품 조악, 주민생활 조악, 기계설비 낙후) 등으로 자력갱생이 불가능한 상 태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배급제와 소비자 공급체계는 거의 마비된 상태 이며, 식량은 수입과 외부 지원을 감안하더라도 연간 약 100만 톤 정도가 부 족한 실정이어서 이런 조치들을 감행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둘째, 가격현실화는 비공식부문을 흡수하고 공적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것 5) 문화일보, 2002. 7. 4일자. 6) 요약 내용은 현대경제연구원, ｢최근 북한의 경제개혁, 평가와 과제｣, http://www.nk- infobank.com/이다. 북한은 식량난과 배급제 붕괴로 사경제 규모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GDP 대비 사경제 규모는 추정 방식에 따라 3.6∼27.1% 정도라고 하나, 탈북 자 증언에 따르면 식량 및 생필품 조달의 60∼70%를 차지한다고 한다. 한국 은행은 사경제 규모가 90년대에 비해 6배 늘어난 6.1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 다.7) 농민시장과 장마당 등 비공식 부문이 북한 전역에 약 1,000여 개에 달하 고 있고 가격 현실화는 국가의 가격 통제와 배급제의 명령경제에서 제한적 이나마 시장 기능을 작동케 함으로써 국가 경제 유통망을 정상화시키려는 의 도로 해석된다. 주민들이 공적 영역에서 열심히 일하기보다는 개인 텃밭이나 가내 수공업, 보따리상, 공장 부품 유용 등에 몰두함으로써 정상적인 공적 경 제 영역이 마비되어 가고 있으며, 상거래는 점차 조직화․대규모화되어 가고 있다. 따라서 국정 가격을 농민시장 및 암시장의 가격 수준으로 인상․현실 화함으로써 국가 경제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사경제와 이중경제체제를 바로 잡고 국가 경제의 통제․관리 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 다. 또한, 비공식 경제의 확산에 따른 개인 사업가의 등장으로 대두되는 기존 의 핵심 계층 불만을 완화하고, 국가의 계획경제 운영 능력을 강화하려는 의 도도 포함된 것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임금 인상은 물가 상승에 따른 주민들 의 구매력 보전과 성실한 근로자들에 대한 경제적 유인 제공을 통해 노동 인 센티브를 높이려는 의도로 평가한다. 셋째, 가중되는 재정 부담 완화를 통해 새로운 경제 계획 수립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배급제의 高수매가 低판매가에 따른 가격 편차 보 상금 지급으로 만성적인 재정 적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북한의 2002년 예산 은 100.3억 달러로 1994년의 191.9억 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며, 2001년의 재정 지출은 인민경제비(42.3%), 인민적 시책비(38.1%) 등 경제 건설과 주민 생활 향상과 관련한 부문이 대부분(80.4%)을 차지했고, 이는 북한 경제 회복 7) 박석삼(2002. 4), ｢북한의 사경제 부문 연구｣, 한국은행조사국
과 국가 경제력 강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과 새로운 경제 계획 수립(청사진 제시)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환율 현실화는 달러화로 환산한 재정 적자 부담을 줄임으로써 대외적인 재정 건전화로의 시 정 의미도 있을 것이며 환율 100배 인상은 달러화 표시로의 재정 적자를 1/100로 축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넷째, 더 많은 대외 경제 지원 확보를 위한 이미지 개선의 필요성도 증대된 다는 것이다. 최근 북한은 소강 상태의 남북 관계와 금강산 관광사업의 부진 등으로 외화 수입이 크게 감소하고 최근 북한의 3대 외화벌이 사업(마약 밀 매, 무기 수출, 금강산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태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다가 부 시 행정부 출범 이후의 북미 관계 악화로 북일 관계도 악화됨으로써 일본의 대북 식량 지원과 배상금 협상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따라서 외화난과 소강 상태의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가시적인 개혁․개방 조치 등을 통 해 부정적인 대외 이미지 개선 노력이 필요, 보다 많은 경제 지원은 물론, 외 국인 투자 기업 유치와 국제금융기구로부터의 유무상 자금 도입을 위해서는 북미 관계 개선이 최우선 과제라는 것이다. 또한, 서방국에 대한 외자 유치와 수출 시장 확보를 위해서는 테러 지원국과 미사일통제체제(MTCR) 위반국의 오명을 벗어 대북 경제제재와 수출 금지 성격의 고율 관세 적용에서 해제되 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2.3.2. 시장경제체제로 이행의 개혁․개방 정책
경제개선조치가 사회주의 경제에서 점진적인 개혁․개방을 통한 시장경제 체제로의 이행이라고 주장하는 입장이다. 이런 평가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북한은 경제적 생산 능력의 약화로 경쟁 체제의 도입이 시급하였고, 이를 위해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하였다는 것이다. 아직 경쟁에 의한 노동, 생 산, 소비, 분배는 북한에서 전면 실시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경쟁논리를 도입함으로써 북한은 공장가동률이 30%에 불과한 노동 생산 성을 끌어올려 주민들의 수요에 절대적으로 못 미치는 재화의 공급을 늘리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노동자들로 하여금 노동의 동기를 부여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경쟁논리 도입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북한 경제가 점진적으로 시장경제로 이행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둘째, 환율, 물가, 임금인상은 배급제를 폐지해 모든 것을 시장경제 원칙에 맡기려는 중국식 경제개혁이라는 시각이 있다. 이 같은 분석은 일부 전문가 와 외신을 통해 널리 유포되고 있지만 북한 경제의 역사와 그간의 조정과정 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데서 나온 다소 과장된 시각이라는 게 우리 정부의 평가다. 이 같은 관점에 따르면 북한 경제가 외국자본에 곧 개방되고 중국처 럼 국가가 주도하는 시장경제로 나아갈 것이란 결론을 얻게 된다. 하지만 이 는 북한 정부의 의도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중국식 경제개혁은 시장의 자 율성에 노동생산성 증가, 분배와 소비를 모두 맡기는 전면적인 사유화 과정 이라 할 수 있지만 배급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북한의 이번 조처는 사회주의 적인 경제관리 체제 변화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북한 당국의 이번 의도는 시 장의 기능을 기존의 경직된 사회주의 사상에 따라 무시할 게 아니라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인센티브제의 도입으로 경쟁 시스템을 일부 도입한 것은 북한 경 제의 주요 변화라는 분석에는 아무런 이견이 없다. 셋째, 시장경제를 통한 자원배분이라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북한의 제도적 변화는 화폐화에 초점을 둔 개혁으로, 이는 시장경제 메커니즘의 도입을 목 표로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다.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의도야 어 떻든 간에 물가 및 임금 현실화 환율의 현실화 및 식량배급제 폐지 움직임 조세제도 도입과 국가세무국 신설 등 일련의 조치들이 결국은 시장 기능을 통한 자원의 배분을 촉진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