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 장 칠레의 개별법체계
Ⅲ. 형법 총론
신법은 선포만 되었다면 발효 여부는 중요시 하지 않는다. 재판에서 보다 경한 형법의 적용은 의무적이다.
(4) 인적 적용 범위
형법 제5조는 법 앞의 평등 원칙을 규정하고 있으면서 예외적으로 형법의 적용이 배제되는 사람을 정하고 있다. 국제법상의 예외로서, 칠레 형법은 영토를 방문한 외국 원수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외교관, 그 가족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않는다. 국내법상으 로는 상원과 하원의 의원은 회기 내에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대 하여는 면책되는 등 예외를 갖는다.
2. 범죄론
(1) 범죄의 의의
범죄는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위법하고 책임 있는 행위로서, 이러한 정의는 형법 제1조에서도 규정하고 있다.
(2) 범죄의 종류
(가) 범죄는 여러 가지 기준에 의하여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다. 칠레 는 범죄를 죄질의 경중에 따라 중죄․경죄․과실범으로 분류하고, 범죄 가 제21조의 형의 단계에 있는 형벌에 따라 분류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형법 제3조). 칠레 범죄의 분류는 정형화되어 있어 법이 행동에 위협하 는 형벌이 중죄․경죄․과실범의 형벌로서 21조의 단계에 정해져있는 지 여부에만 의존한다. 중죄․경죄를 과실범과 구별하는 것은 미수범, 엄격한 의미의 공범들의 처벌 가능성에 관하여 중요성을 가진다.
(나) 행 위
칠레 형법 제1조는 범죄를 작위범과 부작위범을 포함하는 상위 개 념으로 상정하고 있다. 제10조의 9항은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의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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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러진 범죄에 대하여는 책임이 없다고 규정한다. 18세 미만과 정 신병자의 행위는 형벌이 면제된다.
(3) 구성요건 1) 개 념
구성요건은 형법에 의하여 규정되어 있는 각각의 범죄를 구성하는 객관적이거나 주관적인 요소들의 결합으로 정의될 수 있다. 구성요건 은 범죄가 본질적으로 구성하는 추상적이고 규범적인 자료이며, 어떤 행위가 입법자에 의하여 추출된 법적 구성요건의 범죄정형적인 기술 에 일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성요건은 기술적 구성요건요소와 규범 적 구성요건요소가 있고,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와 주관적 구성요건요 소로 구분할 수 있다. 고의범에 있어서의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는 목 적과 객관적인 구성요건적 행위 사이의 일치로 특징 지워진다. 이를
‘고의’라 하는바, 법에 고의의 개념에 대한 확실한 정의를 담고 있지 는 않다. 칠레 형법 제2조는 고의에 대하여 규정하는 유일한 조문으 로서, ‘악의(惡意)’와 동의어로 사용되었다. 칠레의 학설은 형법 제1조 에서 언급된 ‘자발성’도 고의의 동의어라고 말한다.
2) 착 오21)
착오는 구성요건적 행위의 지적인 요소이다. 구성요건적 사실의 중 요부분에 관한 모든 착오는 고의를 조각한다. 따라서 본질적인 착오와 비본질적인 착오의 구별은 중요하다. 칠레 형법 제1조의 3번째 단락에 서는 사람에 대한 착오에 대하여는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1) Francisco Munoz Conde, 『El Erro en Derecho Penal』, Rubinzal-Culaoni Editores, 1998, p19 이하, Enrique Cury Urzua, 『Derecho Penal』, p310 이하.
3) 고의의 종류
직접적 고의는 구성요건적 결과의 실현을 행위자가 인식하였거나 확실히 예견한 때를 말하며, 확정적 고의라고도 한다. 미필적 고의는 행위자가 그 행위가 가져올 수 있는 구성요건적 결과를 내심에서 승 인하는 경우를 말한다.
4) 과 실
과실의 본질은 오늘날까지도 논쟁이 되고 있다. 과실범을 처벌하는 것은 사회적 필요성과 정의의 필요성에서 기초하였으며 근래에 상당 하게 증대하고 있다. 칠레 형법에서는 과실범을 ‘용서할 수 없는 부주 의나 무지’(제224조 1항, 225조, 228조 둘째 단락, 229조), ’용서할 수 없는 유기나 부주의‘(제234조), ’경솔이나 부주의‘, ’알아야만 하는 도 로규정의 불이행‘(제329조 첫 단락), ’부주의‘(제333조) 등으로 표현하 고 각 규정하고 있다. 칠레 형법은 과실 있는 행동에 대하여 모두 처 벌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요건적인 부주의한 행동에 대하여 처벌한다. 즉 제490조에서 과실범에 대한 일반적인 규정을 두고, 범죄유형에 따 라 과실범을 규정하고 있다. 제490조에서 492조는 중한 부주의에 의 하여 범죄를 범한 사람은 중죄나 사람에 대한 경죄를 구성하게 되며, 규정을 위반하거나 경솔이나 부주의로 범죄를 행한 사람도 중죄나 사 람에 대한 경죄를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각각의 범죄에서 과실범을 처벌하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 제490조의 ’중한 부주의‘는 고도의 경 솔로 인하여 위험을 창출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인식 있는 과실에 의 한 행동만으로 위법하여 중죄나 사람에 대한 경죄를 구성한다. 반면 에 제492조의 ’부주의‘는 규정의 위반과 함께 결과가 발생하였을 때만 처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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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결과적 가중범
구성요건의 예외적인 형태로서 결과적 가중범이 있다. 이는 고의로 구성요건적 행위를 실행하였으나 과실로 더 중한 구성요건적 결과가 야기되는 경우이다. 칠레 형법에는 이에 대한 일반적인 규정은 없으 며, 다만 방화죄에서 사망이나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 가중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제474조), 방화로 인하여 다른 보다 중한 손해를 끼쳤을 경우 가중하는 규정을 두고 있고(제479조), 제142조와 142조에 도 중한 결과가 발생했을 때 가중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결과적 가 중범을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한 규정을 갖고 있지 않으므로 ‘죄수론’에 의하여 해결하게 되며, 예컨대, 상해의 고의로 사망의 결과를 발생케 하면 과실치사와 함께 상해죄가 성립하게 되며, 제74조에 따라 더 중 한 죄로 처벌받게 된다.
(4) 위법성 1) 개 념
위법성은 법질서에 대한 위반을 의미한다.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 위는 위법성조각사유가 없는 한 위법하다 할 수 있다. 위법성조각사 유를 인정하기 위한 주관적 측면을 주관적 정당화요소라고 하며, 칠 레 형법은 제10조 제4, 5, 6,항에서 당사자의 방어행위, 친족이나 제3 자의 권리의 방어행위 등을 필요로 한다고 규정하고, 제416조에는 주 관적인 긴급성을 요구한다. 제10조 제10항에서는 ‘의무의 이행에 있어 서...’를 규정하고, 7항에서는 ‘이웃의 재판권에 피해를 주는 행위의 실 행을 피하기 위하여’를 규정하며, 제145조는 ‘정의를 돕기 위한 행동
‘일 것을 요구한다.
2) 주관적 정당화 요소22)
주관적 정당화 요소를 결한 경우의 효과에 대하여 목적론자들은 기 수범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배적인 견해는 ‘미수 범’으로 처벌한다는 의견이다. 위법성조각사유로는 이해관계인의 승 낙, 추정적 승낙, 정당방위, 긴급피난, 정당행위 등이 있다. 칠레 형법 에는 이해관계인의 승낙에 대하여 일반 규정은 없으며, 형법 각론의 구성요건의 해석에 있어 많은 경우에 정당화된다. 결정적인 것은 처 분할 수 있는 보호법익에 대한 것이라는 점이다. 반대로 사회의 일반 적인 이해와 관련되어 있다면 보호법익은 처분할 수 없고 승낙은 유 효하지 않다. 정당방위에 대하여는 제10조 제4, 5, 6,항에서 ‘불법적인 침해, 방위의 필요성, 도발된 침해가 아닐 것’ 등의 정당방위 상황을 규정한다. 긴급피난에 대하여는 제10조 제7항, 제145조 등에서 규정한 다. 그밖에 정당화될 수 있는 행위에는 법에 의한 직무로 인한 행위, 치료행위, 스포츠행위 등이 있다.
(5) 책임론 1) 본 질
책임은 행위가 법의 규정에 따를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범 죄를 행하였다는 데 기초하는바, 구성요건적 행위와 위법성의 비난가 능성이다. ‘책임 없으면 형벌 없다’는 책임주의의 원칙은 근대 형법의 기본 원리이기도 하다. 책임은 위법성을 전제로 하는데 이는 위법할 때에만 비난가능하기 때문이다. 책임은 책임능력, 위법성 인식, 기대 가능성을 요소로 한다.
22) Sergio Politoff, 『Derecho Penal Parte General』, p277 이하 ｢Causales de Justificacion｣, Enrique Cury Urzua, 『Derecho Penal』p370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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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책임능력
칠레 형법은 제10조 1항에서는 심신상실자에 대하여 책임 조각을, 제2항에서는 형사미성년자에 대하여 책임 조각을 규정하고 있다. 위 와 같은 책임무능력은 위법한 행동의 책임조각을 의미한다. 18세 미 만의 자에 대하여는 형사책임무능력자로 규정하고, 14세 이상에서 18 세 미만의 청소년의 책임에 대하여는 소년의 형사책임에 관한 법의 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한다(제10조 제2항). 따라서 관련법에 의하여 형 사책임이 없는 청소년들에 대하여는 보호처분으로서 보호자에 위탁, 보호관찰, 교육시설 등에 입소 등을 할 수 있다.
칠레 형법에서는 한정책임능력자를 위 조에서 함께 규정하지 않고 형사책임의 감경사유에 관한 제11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농 아자에 대하여는 책임무능력자 등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지 않아 입 법의 부재로 지적되고 있다.
3) 금지의 착오
금지의 착오는 행위에 대한 인식은 있으나 위법성에 대하여 인식하 지 못한 경우를 의미한다. 금지의 착오는 위법성에 대한 착오이다. 이 의 효력에 대하여는 학설의 대립이 있으나 칠레 형법은 금지의 착오 에 대하여 면책적인 효과의 여지를 인정한다고 볼 수 있고, 이는 제1 조 둘째 단락에서 위법성을 인식했을 때만이 처벌될 수 있다는 취지 를 밝혔다는 데 있다. 다만 금지의 착오의 효력에 대한 직접적인 규 정은 두고 있지 않다.
4) 책임조각사유
기대불가능성을 이유로 책임이 조각되는 사유로 강요된 행위 등이 있다. 강요된 행위에 대하여 칠레 형법은 '저항할 수 없는 폭력이나
극복할 수 없는 두려움‘에 의하여 범죄를 행한 사람은 책임이 면제된 다(제10조 제9항)고 규정하여 면책을 선언하고 있다. 그밖에 책임이 조각되는 행위에는 ’배우자의 은닉‘(제17조), ’군형법, 위법한 명령의 이행을 위하여‘(제214조 등) 등이 있다.
5) 형 면제 사유
칠레 형법 제489조는 일정한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들 사이의 절도, 사기 등에 대하여는 형사책임을 소멸케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6) 형사책임의 사정변경23) 1) 개 념
형사책임을 가중시키는 사정변경 요인과 감경시키는 사정변경 요인 이 있고, 이는 각 일반적인 사정변경과 특별한 사정변경요인으로 나 뉜다. 칠레 형법 제11조와 제12조는 일반적인 사정변경 요인들을 규 정하고 있으며, 각 죄에 따라 특별한 사정변경 요인들을 규정하기도 한다. 사정변경요인들은 주관적 요인과 객관적 요인, 공통적인 요인과 특별한 요인으로 구별되기도 한다.
2) 감경요인
감경요인은 형법 제11조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제71조, 제72조 첫 단락, 제73조의 규정들을 고려함이 필요하다.
3) 불완전 면제
형법 제11조의 감경요인은 각 사건에서 제10조에서 규정하는 책임 을 면제하는 요인들을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에 있어서의 사정변 경요인이다. 지배적인 의견에서는, 감경요인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적
23) 칠레 형법은 형사책임을 감경하는 사정변경 요인과 가중하는 사정변경 요인을 법정화하고 있다(제11조, 제12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