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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이론적 고찰

1) 해석수준 이론의 발전

1) 해석수준 이론의 발전

사회과학의 주된 목표는 인간사회의 여러 현상을 밝히는데 있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의 특정한 행동(action)을 이해하는 것은 욕구(needs)나 동기(motivation) 를 통한 설명이 가장 일반적이다. 관광현상을 설명하는데도 관광동기를 독립변수 로 영향관계를 따지는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었다3). 이러한 인간의 동기를 중심 으로 행동을 예측하는 것은 행동의 원인을 탐구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해석수준 이론은 기존의 연구와는 다소 관점이 다르다. 해석수준 이론은 인간 행 동의 원인이 동기에 있음에 초점이 맞춰진 것과 달리 인간의 행동이 일어나는 시점, 즉 그 존재에 초점을 맞춘 이론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의 행동 혹은 경험은 현재의 시간과 장소를 기준으로 자기 자신에 의해 직접 경험하게 되는데 지금(now)과 여기(here), 그리고 자아(self)에 의해 행동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4) 개인이 느끼는 이 3가지 기준은 자신을 중심으로 그 거리가 멀고 가까움을 식별할 수 있으며, 그 차이가 존재한다. 이러 한 심리적 거리감에 따라 대상에 대한 해석이 달라진다는 것이 해석수준 이론의 핵심 개념이다.

예를 들면, ‘여행’ 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어떤 사람은 ‘즐거움’, ‘힐링’ 등의 생각과 연결되는 반면, 다른 사람은 ‘해수욕’, ‘등산’ 등의 특정한 행동을 떠올리 기도 하고, ‘동남아’, ‘제주도’ 등의 여행지를 생각하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 여행 의 목적과 같은 추상적 개념을 중심으로 해석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후자의 경우 구체적인 방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적 행위를 중심으로 해석한 것이 라 할 수 있다.5) 이처럼 사람들은 같은 대상이나 사건을 식별하는데도 개인마다

3) 오미자ㆍ고미영ㆍ오상훈(2017). 제주관광 관련 연구동향에 관한 내용분석: 국내 관광분야 KCI등재지 학술논문을 중심으로. 『관광연구논총』 29(1), 73-95.

4) 정의준ㆍ유승호(2015). 『해석수준 이론과 거리감 효과』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차이가 있는데 해석수준 이론은 개인이 느끼는 심리적 거리감에 의해서 해석수 준이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검증하고 있다.

초기 해석수준 이론은 시간에 따른 선호도의 변화를 밝히는 연구에서 시작되 어6) 시간 해석 이론(Temporal Construal Theroy, TCT)으로 발전하였고 시간적 거리(temporal distance)에 의해 변화하는 해석 방법 및 선호도를 밝히는데 연구 의 관심이 집중되었다.7) 시간 해석 이론에 따르면 시간적으로 가까워질수록 실 행가능성과 부가적 속성을 고려하고 시간적 거리가 멀어질수록 바람직성과 핵심 적 속성에 초점을 맞추어 선택한다.

관광분야의 예로 설명하면 이해하기 쉽다. 해외여행을 대상으로 할 때, 그것 이 먼 미래의 사건일 경우 여행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 혜택(즐거움, 멋진 경관 혹은 설레임)을 떠올리는 반면, 그것이 가까운 미래의 사건일 경우 여행을 가는 것과 관련된 상황 및 수단적 정보(항공권 애매, 숙소 예약 등)를 떠올리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처럼 시간적 거리감은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 해석에 따라 달라 진다. 예를 들자면 1주일 후 / 1년 후와 같이 현 시점을 기준으로 얼마나 가까운 미래인지에 대해 상대적 비교가 가능하다.

<그림 2-1> 해석수준 이론의 구조

자료 :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연구자 작성

5) 최현주(2017). 환경 위험인식과 친환경행동의도 제고를 위한 위험커뮤니케이션 전략 연구: 지구온난화 와 미세먼지위험 메시지에 대한 해석수준 이론의 적용.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6) Frederick, S, George L, & Donoghue, T.(2002). Time Discounting and Time Preference: A Critical Review. Journal of Economic Literature, 40(2), 351-401.

7) Trope, Y. & N. Liberman (1998). The role of feasibility and desirability considerations in near and distant future decisions: a test of temporal construal theory.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5(1), 5-18.

시간적 거리감에 따른 해석수준의 차이는 소비자 심리학 분야에서 관심받기 시작하여 Trope과 Liberman에 의해 해석수준 이론(Construal Level Theory, CLT)으로 발전하였는데, Trope & Liberman(2003)의 연구에서는 시간적 거리감 외에도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인 거리감의 다차원성을 부각하여 4가지의 심리적 거리 차원을 정리하였다. 시간적 거리(temporal distance) 외에도 공간적 거리 (spatial distance),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 실체적 거리(hypotheticality)가 있으며, 최근에 이르러 시간적 거리감만이 아닌 다양한 심리적 거리에 의해 해석 수준이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해석수준 이론을 지각의 흐름에 따라 도식화 해보면 위의 <그림 2-1>과 같다.

도식에서 점선은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 인식을 의미하며, 실선은 대상(사건)의 객관적 사실을 뜻하고 있다. 존재론적 관점에서 자신(주체)을 기준으로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며, 나아가 사회 그리고 가상(발생 확률) 환경 속에 존재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개인은 특정 대상(사건)을 자기중심적으로 인지하게 되고 4가 지 상황을 기준으로 가깝거나 혹은 멀거나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지각하게 된 다. 개인이 지각하는 심리적 거리감에 따라 대상을 해석하는 수준이 상위 수준 혹은 하위 수준으로 초점에 맞추게 되고 대상을 판단하고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 치게 된다.

그간의 소비 행동 연구들은 합리성, 마케팅, 제도, 문화 등 다양한 요소들이 구 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고 있으나, 최근 개인의 심리적 요소에 초점을 맞추는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석수준 이론이 각광받기 시작했다.8) 이는 개인의 심리적 거리감 지각에 따라 해석수준이 달라지고, 달라진 해석수준은 대상의 접 근과 의사결정에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심리학은 물론 소비학, 광고학, 커뮤니 케이션학 등에서 주요 논제로 다뤄지고 있으나 관광분야에서는 아직까지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해석수준 이론의 심리적 거리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가 학계에서 합의를 이룬 지가 10여년 남짓임에 따라 향후 학제적으로 널리 적용될 것으로 판단되며, 미흡 했던 관광분야의 연구도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8) 정의준ㆍ김혜영ㆍ유승호(2012). 소비자 태도와 행위에 대한 이론적 접근: 해석수준 이론을 중심으로.

『사회와 이론』 21(1), 377-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