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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연령통합의 개념

문서에서 연령통합 지표 개발과 적용 (페이지 35-40)

1. 연령통합의 구성요소

Riley 외(1994)는 연령통합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정리하면서 연령분 절적 사회구조와 연령통합적 사회구조는 이념형으로 각 사회의 연령통합 정도는 매우 다양할 수 있음을 주장한 바 있다. 현실에 있어 완벽하게 연 령분절적이거나 연령통합적인 사회는 없기 때문이다. 각 사회의 연령통 합성의 구현 정도는 다양하고 한 사회 내에서도 영역별로 연령통합 정도 는 상이할 수 있다.

한편 연령통합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소가 충족되어야 한다 (Riley & Riley, 2000)10). 첫째 요소는 ‘연령유연성’(Age Flexibility)으 로, 그 정도는 그 사회에서 연령이 얼마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가 로 판단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연령통합적 사회는 연령을 진입장벽 으로 이용하지 않는 사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적 연령장벽 이 없는 상태는 연령통합적 사회의 필수조건이긴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 다. 두 번째 요소인 ‘연령다양성’(Age Heterogeneity)이 확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연령다양성의 정도는 다양한 연령층간의 상호작용이 얼마나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로 판단되어질 수 있다. 다양한 연령간 상호

10) 연령통합사회의 특성과 구성요소에 관한 기존 논의들은 정경희(2004)를 통하여 좀 더 구체적인 서술이 이루어진 바 있음. 본 보고서에서는 지표개발에 있어 갖는 함의를 중 심으로 간략히 서술하고자 함.

작용을 통하여 구조적인 연령장벽이 완화될 수 있으며, 구조적인 연령장 벽이 없을 때 각 조직에서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이 포함될 수 있어 각 조 직 내의 연령 경계가 더 유연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연령유연성과 연령다양성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한 사회의 연령통합의 수준이 제고될 수 있는 것이다.

연령유연성은 사회구조적인 측면에서는 연령에 의하여 특정 사회적 역 할로의 진입과 퇴장, 수행여부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개인 적인 차원에서는 유연한 삶을 의미한다. 즉, 교육, 일, 가족시간, 여가 등 다양한 활동을 개인의 선택에 의하여 생애동안 조정하여 배분할 수 있다 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체계가 평생 동안 할 수 있는 평생교육의 개념으 로 바뀌어가고, 일터에서의 연령장벽이 유연화되며, 가족관계 또한 다세 대 친족구조로 변해가는 현상들이 한 사회의 연령통합 수준의 증대를 보 여주는 현상이라 하겠다.

이러한 연령장벽의 유연화는 연령분절적 사회에서 연령통합적 사회로 변화해가는 과도기적 단계에서는 취약집단의 불안감을 야기할 수도 있 다. 연령유연성은 지금까지의 연령차별적 사회에서 보장되었던 안정감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즉, 단지 노인이기 때문에 부여되었던 다양한 특권 이 소멸될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불안감은 공적 안전망을 통하여 기본적인 생활이 확보되어온 저소득 노인층에게 더 클 수 있다. 반면 모든 연령층에게 선택의 기회와 자유를 증대시키며 기술, 교역, 건강 등의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전지구적 변화에 대한 구 조적인 적응을 용이하게 하는 강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Riley & Riley, 2000).

한편, 연령다양성은 연령, 코호트 등이 다른 사람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구조적 조건의 충족을 의미하며,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다양한 연령

층의 사람들과 접촉할 기회를 많이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구고령 화는 기존에는 많이 접할 수 없었던 고령자의 증가로 이어지고, 한 개인 이 일생동안 접촉할 수 있는 연령층을 다양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사회구 성원들이 좀 더 다양한 생물학적 기능상태나 축적된 경험, 사회경제적 배 경, 역사적 시대나 문화를 경험할 기회가 많아질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사회구성원간의 상호작용은 사회통합이라는 시각에서 볼 때 그 중요성이 더 커진다 하겠다.

〔그림 2-1〕 사회구조의 이념형

↑연령 연령분절적 연령통합적

노년기 여가

중년기 노동

청소년기 교육

자료: Riley et al. (1994). Age and Structural Lag.

〈표 2-1〉 연령분절적 사회와 연령통합적 사회의 특징

연령분절적 사회 연령통합적 사회

연령에 따른 교육, 일, 여가의 엄격한 구분체계

교육, 일, 가족시간, 여가 등 다양한 활동을 개인의 생애동안 적절히 조정하여 배분할 수 있게 하는 사회체계

2. 연령통합의 기대효과

연령통합이 인구고령화와 선택적 친화력을 갖고 있으며 사회의 구조적 지체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주장되는 것은, 연령통합이 다음과 같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Uhlenberg, 2000b)11). 첫째, 사회구성원의 자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연령통합은 생애주기의 유연 화를 가져오게 된다. 따라서 특정 삶의 단계에서는 특정 활동을 해야 하는 삶, 즉, 사회구성원으로 하여금 Kohli가 삶의 ‘연대기화(Chronologization)’나

‘생애주기의 제도화(Institutionalization of Life Course)’로 일컫는 현 상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준다(Kohli, 1988). 즉, 사회구성원 개개인은 사 회구조의 수동적인 존재로 노동을 준비하기 위한 교육의 단계인 청소년 기와, 노동의 시기인 중년기, 은퇴후 사회로부터 분리되어 여가를 즐기는 노년기로 구분하여 구축된 모든 정책과 제도에 순응하여 따라가는 존재가 아닌, 개인의 특성과 욕구에 따라서 교육, 노동, 여가의 세 요소를 전생애 에 걸쳐 자유롭게 구성하고 수행할 수 있는 자율적 존재가 될 수 있다.

둘째, 사회의 연령차별적 인식을 완화시킬 수 있다. 다양한 연령간의 상호작용의 증대를 통하여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저하시킬 수 있다.

차별주의의 한 형태로 특정 연령층에 대한 부정적 관점, 현실과 괴리된 편견을 일컫는 관점인 연령차별주의(Ageism)(Palmore & Manton, 1973)는 어느 연령층에나 해당될 수 있지만 실제 사회에서 편견의 주요 대상은 노인층인 경우가 많으며(Levin & Levin, 1982; 원영희, 2005에 서 재인용), 억압의 한 형태로 작용한다(Laws, 1995; Young, 1990). 이 러한 연령차별주의는 연령간에 다양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질 때 연령 스

11) 본 내용은 정경희(2004)에서도 소개된 바 있음. 본 연구의 논의에 필요한 관련 내용을 수정보완하여 정리하고자 함.

테레오 타입과 편견이 저하될 수 있다(Uhlenberg, 2000a).

노인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은 신체적 노화와 사회화된 의존성에서 기 인하는 경향이 있다. 노년기는 지적 능력이 떨어지고, 성적 욕구가 없으 며,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편견이 있다. 그러나 신체적인 노화에는 개인별, 집단별 차이가 크다는 것이 다양한 연구를 통하여 밝혀지고 있다 (여성한국사회연구회, 1999; Moen 2001). 더불어 노인은 경제적 또는 사회적 의존성을 갖고 있어 사회에 부담이 되는 존재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노인이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고 있지 않으며(정경희 외, 2001), 다양한 생산적 활동을 통하여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정경희 외, 2009).

셋째, 노년기의 다양한 사회참여를 가능케 할 것이다. 연령유연성을 통 하여 일과 자원봉사활동 참여를 제한하는 연령제한이 완화된다면 노년기 에도 다양한 사회복지활동을 할 수 있다(Uhlenberg, 2000a). 이러한 연 령통합의 결과로 활성화될 수 있는 생산적인 참여는 노인에게만 혜택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며, 청소년들이 사회의 생산적인 구성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증대시킨다. 즉, Cumming & Henry(1961)의 분리이론 (Disengagement Theory)이 주장한 것처럼 노인들의 사회적 활동을 감 소시킴으로써 개인적 차원의 생활만족감 증진, 사회의 기능과 안정에 기 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봉사, 수발과 같은 다양한 생산적인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회의 생산성 제고에 기여하고 개인적 으로도 활동적인 노화(Active Ageing)를 영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넷째, 사회통합을 통하여 시민사회의 도래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연령통합성 제고를 통하여 자원분배와 관련한 사회갈등이 저하될 것이 며, 이는 공통의 목적을 추구할 수 있도록 집합의식을 강화하여 분열을 막을 수 있다. 즉, 연령통합이 사회통합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

이며, 이는 시민사회(Civil Society)의 촉진으로 귀결될 것이다.

다섯째, 전통적인 가족 내 성역할 모델로 인하여 발생하고 있는 일-가족 갈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Spitze & Loscocco, 2000). 현재 다수의 사회구성원이 경험하는 일-가족 갈등의 원인은 산업시대와 연령분리적 사회의 근간을 이루어온 성별 역할분업의 와해에 있다. 급격한 성별 역할 분업이 약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제도는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 지 못하고 있고, 이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일과 가족의 갈등 을 경험하고 역할 과중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Hoschild & Machung, 1989). 연령통합적인 사회에서는 일이 전 생애에 걸쳐 배분될 수 있어 일 과 커리어의 집중도가 완화되고, 가족역할의 집중기와 겹치지 않게 조정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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