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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절 소득계층에 따른 국적의 중요성 차이

문서에서 세계화와 소득불평등 (페이지 187-200)

1. 소득계층이 주어진 경우, 국가의 소득만 알고 있다면 세계에서의 지위 를 얼마나 잘 예측할 수 있을까?

롤즈의 추첨과 같은 방식으로 사람들이 소득계층에 속하게 된다면, 앞 서 본 바와 같이 어느 나라에 속하게 되는가 하는 문제는 결코 무관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부유한 나라를 ‘뽑게’되면 그의 국적은 낮은 소득지위를 보상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국적이 갖는 효과는 모든 20분위에 걸쳐 동일하지는 않다. 그 이유는 어떤 사람이 어떤 나라

에 속하게 될 때 그 나라와 관련된 두 가지 특성, 즉 평균소득과 소득분 배를 부여받게 되기 때문이다. <표 6-5>는 모형(2)와 유사한, 그러나 소득 지위를 고정시켰을 때의 회귀분석 결과를 보여준다. 즉 각 소득계층에 대 해 그가 속한 나라의 특성이 세계적 소득분포상의 지위 결정에 어떤 영향 을 미치는지 회귀분석 한 것이다. 이때 국가별 특성이란 그 나라의 평균 소득과 (총소득에 대한 해당 분위의 소득점유율로 측정한) 불평등도이 다.101) 이 두 가지 특성은 한 개인의 세계적 소득분포 상 지위 변동에 대 해 언제나 90% 이상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최하위 소득계층의 사람들을 보면 R2는 약 0.9이고 국가 평균소득의 10% 상승은 세계 소득분포 상에서 백분위가 2.3계단 높아지는 만큼의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최상위층에 속 하는 사람들에게는 국가 평균소득의 10% 상승은 백분위가 1.2단계 높아 지는 효과만을 갖는다. 어떤 나라에 태어나는지는 부유한 사람들에게보다 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2. 국가 평균소득과 계층간 소득분포 사이의 상충관계

두 가지 국가별 특성(평균소득과 불평등)은 대체제로 간주될 수도 있다.

한 사람의 소득계층이 주어진다면, 그 사람은 평균소득은 낮더라도 더 평 등한 사회에 ‘배치’되기를 선호할 수 있다. 전자에 의해 잃게 되는 것보다 후자에 의해 얻게 되는 것이 (만일 가난한 사람이라면) 더 클 수 있다. 만 일 어떤 사람이 최상위 소득계층에 속하게 된다면 그는 더 평등한 사회에 살게 됨으로써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사실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 다. 이와 같이 평균소득과 불평등의 상관관계는 소득계층마다 똑같지는 않다. 최하위 소득계층을 볼 경우(<표 6-5>의 모형 1), 소득점유율이 1 증 가하는 것은(분배상의 이득) 세계 소득지위의 23%포인트가 증가하는 것과

101) 해당 분위가 받은 소득이 그 나라의 총 소득에서 차지하는 백분율

같은 가치를 지닌다. 최하위 분위에 속하는 사람이 세계 소득지위에서 23 포인트 상승하기 위해서는 두 배 부유한 나라에 살아야 한다(같은 모형 참조). 이것이 최하위 계층에서의 상충관계이다. 이에 대비하여, 최상위 분위의 점유율이 1%포인트 상승하면 세계적 분포에서는 0.6 백분위 상승 하는 것이고, 이는 단지 5% 부유한 나라에 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표 6-5>의 모형 20 참조).

〈표 6-5〉 세계 소득분포 상의 지위에 대한 설명요인 - 국가 내 소득계층(20분위)이 주어진 경우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국가 평균 23.06 24.77 25.22 25.32 25.37 25.4 25.17 24.98 24.66 24.23 23.88 23.39 22.92 22.11 21.31 20.33 19.17 17.86 15.99 11.75

소득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분위 몫(%) 22.89 20.2 17.79 15.59 13.34 11.35 9.49 8.00 6.70 5.64 4.58 3.72 3.07 2.39 2.01 2.43 3.03 3.08 1.48 0.62 (0) (0) (0) (0) (0) (0) (0) (0) (0) (0) (0) (0) (0.01) (0.05) (0.05) (0.01) (0) (0) (0) (0) 상수 -182.5 -195.3 -196.3 -193.7 -189.5 -184.9 -178 -172.0 -164.9 -157.4 -150.0 -141.9 -134.5 -123.7 -114.2 -107.7 -102.1 -92.7 -63.74 -18.31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조정된 R2 0.902 0.951 0.963 0.968 0.971 0.969 0.966 0.966 0.963 0.960 0.958 0.954 0.952 0.948 0.946 0.941 0.939 0.938 0.933 0.906

관측치 115 115 115 115 115 115 115 115 115 115 115 115 115 115 115 115 115 115 115 115

F 값 385.1 814 1052 1168 1310 1351 1255 1246 1103 983 879.9 750.1 648.2 581.9 510.1 468.4 413.5 343.8 291.2 173.9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0)

주: 분위 몫은 국가 총 소득에 대한 각 분위 소득의 점유율을 의미함. 일인당 소득의 평균값은 연간 $PPP로 계산됨. 괄호 안은 p값

그러나 이 상충관계가 타당한 것이려면, 분유별 점유율의 1%포인트 상 승은 최상위 소득계층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상대적 의미에서 훨씬 큰 가치를 지녀야(훨씬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어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는 그러한 증가가 평균적 점유율이 두 배가 되는 것을 의미하지만, 부유 한 사람들에게는 1/20의 증가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표 6-6> 참조). 이러 한 차이를 표준화하고 좀 더 현실성 있는 비교를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개인이 경험하는 상충관계를 상정해보자. 각각의 경우에 대해(즉 그가 속 하는 소득계층이 주어져 있는 경우), 그가 속하는 분위의 점유율이 세계 평균보다 1표준편차만큼 상위에 있다고 가정하자. 이는 최하위 소득계층 의 경우 총소득의 0.52%를, 최상위 계층의 사람들의 경우 7.35%를 점유하 고 있다는 가정인 셈이다(<표 6-6> 참조). 이제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정의 된 국가 내 소득분배의 상대적 ‘가치’는 더 높은 평균소득을 지닌 국가에 사는 것의 ‘가치’와 비교될 수 있다. 그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그림 6-8]

이다.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한 나라의 소득분배가 갖는 중요성이 매우 크다. 최하층의 점유율이 세계 평균에 비해 1표준편 차만큼 높은 나라에 ‘살게 되는’ 것은 50% 더 부유한 나라로 ‘끌어 올리 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은 상충효과는 가장 높은 세 계층에 이를 때까지 점차 약해진다. 그 이후에도 어떤(매우 불평등한) 나라의 최상위층 점유율이 이 계층 점유율의 세계 평균값보다 1표준편차만큼 높게 ‘만드는’

것은 40% 더 부유한 나라에 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앞서의 결 론은 수정되어야 한다. 가난한 나라와 부유한 나라에 ‘배정된’ 모든 사람 들에게 더 평등한 혹은 더 불평등한 나라로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중간 소득계층의 사람들에게는 다소 평등한 나라로 ‘만드는’ 것이 평균이 높은 나라에 살게 되는 것에 비해 극히 작은 가치만을 지닌다.102)

102) 회귀분석에 분위별 점유율을 이용하지 않고 국가별 지니계수를 이용하더라도 동일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최하위 분위에서 20분위까지의 모든 분위에 걸쳐 국가의 불평등 이 더 커질수록 세계 소득분포 상의 지위는 더 낮아짐을 확인할 수 있다. 13분위에서

〈표 6-6〉 국내 각 소득분위의 총소득 대비 점유율(115개 조사자료의

분포가 얼마나 평등한지는 이민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이민에 의해 국 가의 평균소득이 매우 크게 높아진다면, 이는 그의 ‘분배 이득 (distributional premium)’을 보상해준다. 그러나 이와 달리, 만일 자기 나 라에서 부자였던 사람(예를 들어 고숙련자)이 가난한 나라에서 부자 나라 로 이민을 가면서, 이민 간 나라에서도 고소득층에 속하기를 기대하는 경 우, 이 때 그는 다른 이민 후보국들보다 평균소득은 다소 낮을지라도 매 우 불평등한 나라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103)

이민을 받아들이는 나라의 평균소득이 주어져 있고 새로 이민 간 나라 의 소득구조에서 어느 위치에 속하게 될지가 주어져 있다면, 저숙련자는 더욱 평등한 나라에 가려고 할 것이고 고숙련자는 더 불평등한 나라에 가 려고 한다고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추론은 보르자(Borja 1987, 1988)의 자기선택 가설(self-selection hypothesis)이란 아이디어와 유사한 것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 발하는 상황은 다소 복잡하다. 불평등한 소득분배에 대 해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상해주거나 평등한 소득분배에 대해 (부유한 사 람들에게) 보상해주기 위해서는 이 소득분배의 양 극단에 있는 사람들에 게 평균소득의 증가 정도가 더 커야 하고, 중산층(예를 들어 [그림 6-8]에 서의 11~18분위)을 위해서는 소득증가의 폭이 최소화되어도 좋기 때문이 다. 이는 중산층에게는 이민을 받아들이는 나라의 분배상태가 크게 중요 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에게는 이민을 받아들이는 나라의 평균 소득이 훨씬 중요하다.104) 결론적으로 이러한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중간

103) Bustillo(2007, pp.21-22)는 매우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그의 연구결과 에 따르면, 스페인의 소득 10분위를 통해 볼 때 저소득 분위에서 고소득 분위로 갈수 록 이민입국자의 비율은 다소 감소한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이 비율은 U자 곡선 형 태를 띤다. 최하위층과 최상위층에서 이민입국자의 비율이 매우 높다.

104) 이러한 결론은 중간층 10분위의 점유율은 전체적인 분배상태가 얼마나 평등한지와 상관없이 일정하다고 강조하는 Palma(2002)의 최근 연구결과와도 유사하다. 다시 말해, 분배의 불평등도는 최상위나 최하위 분위의 분배몫이 얼마나 크거나 작은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중간층의 분배몫에 의해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정도의 기술 수준을 보유한 사람들에게나 높은 기술수준을 갖고 있지만 새로운 나라에서 상위 소득층에 낄 것을 기대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이 민 수용국의 평균소득이 다른 어떤 요인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림 6-8] 국내 소득분포의 각 분위별 분위 몫 증가의 표준편차 값 (국가 평균소득으로 측정)

0.0 10.0 20.0 30.0 40.0 50.0 60.0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Ventile of national income distribution

Increase in mean country income (in %)

주: <표 6-5>와 <표 6-6>으로부터 계산.

제6절 소결

이상의 논의로부터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주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한 사람이 속한 나라(이민이 거의 없는 상태를 상정하므로 기본 적으로 태어난 나라를 의미)와 소득 계층이란 두 가지 요인만을 고려하더 라도, 세계적 소득 지위(세계 100분위 상에서의 위치) 변화의 90% 이상을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 특성(속한 나라)은 이론의 여지없이 ‘여건’에 해 당되며, 도덕적으로 귀책사유가 없는 특징이다. 이 특성은 세계적 소득분 포 상에서 개인이 점하는 위치의 약 60%를 설명한다. 두 번째 특징 역시 사회적 이동가능성이 완전하지 않는 한 여건으로서의 특성을 지니고 있 다. 부모의 소득계층을 추정함으로써 여건에 해당되는 부분을 추산해 볼 경우 - 세계 각 나라의 사회적 이동가능성에 대한 가정에 따라 달라지지 만 - 세계적 소득 지위 변동의 76~83%는 여건의 탓으로 설명된다는 결 론을 얻을 수 있다. 이 장의 분석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특성들(성별, 인 종, 민족)을 고려한다면 설명력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한 사람이 속한 나라(이민이 거의 없는 상태를 상정하므로 기본 적으로 태어난 나라를 의미)와 소득 계층이란 두 가지 요인만을 고려하더 라도, 세계적 소득 지위(세계 100분위 상에서의 위치) 변화의 90% 이상을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 특성(속한 나라)은 이론의 여지없이 ‘여건’에 해 당되며, 도덕적으로 귀책사유가 없는 특징이다. 이 특성은 세계적 소득분 포 상에서 개인이 점하는 위치의 약 60%를 설명한다. 두 번째 특징 역시 사회적 이동가능성이 완전하지 않는 한 여건으로서의 특성을 지니고 있 다. 부모의 소득계층을 추정함으로써 여건에 해당되는 부분을 추산해 볼 경우 - 세계 각 나라의 사회적 이동가능성에 대한 가정에 따라 달라지지 만 - 세계적 소득 지위 변동의 76~83%는 여건의 탓으로 설명된다는 결 론을 얻을 수 있다. 이 장의 분석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특성들(성별, 인 종, 민족)을 고려한다면 설명력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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