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정보화 사회의 의미

정보화는 이제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다. 이미 정보화는 우리 생활의 중 심에 자리 잡으면서 사회와 개인을 변화시켜가고 있다. 개별 기업들은 정 보화에 따라 새로운 조직관리와 소비자전략을 세워가고, 전 세계 국가들은 정보화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면서 시대에 뒤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 고 있으며, 개인들은 하루하루 크게 변화하는 기술의 변천을 기대와 두려 움으로 쳐다보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정보화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정보화에 의한 사회의 변천은 기존의 산업사회와 어떤 차이를 보 여 주는가? 많은 학자들은 정보화 사회에서는 과거, ‘자본’과 ‘노동력’이 중 시되었던 산업사회와는 달리, 정보와 지식이 사회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차원이 되며 이익의 생산, 축적, 분배가 그 사회의 가장 중요한 활동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10) 여기서 정보란 단순한 데이터(자료)하고는 다른 차 원에서 생각해야 한다. 데이터가 다소간 개별적인 사실을 의미하는데 비해 서, 정보란 범주와 분류체계, 또는 그 밖의 양식들에 맞게 특정목적을 위해 정리된 자료를 애기한다. 지식은 보다 일반적인 언설에 적합하도록 더욱 엄밀하게 다듬은 정보를 가리키는데, 대개의 경우 정보와 지식은 혼용해서 사용되고 있다. 특히 다음의 정보의 속성들은 정보화 사회를 특징짓는 중 요한 변수가 된다.11)

1) 정보자원의 비 소모성․확장성

정보는 복제가 용이하며 사용될수록 확장된다. 따라서 정보의 대량생산

10) 임병규, 정보화사회와 한국전자민주주의, 의정연구, 5권, 1호, 1999, p.114

11) 최신융, 정보화사회와 권력관계의 변화, 박재창 편저, 정보화사화와 정치과정, (서울 비 봉출판사, 1993), pp. 35-37

이나 대량전달이 쉽게 이루어지며, 정보자원은 물질이나 에너지가 아니기 때문에 사용되는 동안 소모되지 않는다. 정보는 상징만이 소비되며, 이러한 상징은 방출되는 동안에도 보충된다. 또한 정보는 다른 어떤 자원보다 이 용에 대한 제약이 적으므로 인간의 능력을 무한히 확대시켜줄 수 있다.

2) 정보의 다양성․선택성

정보는 서로 이질적이면서도 형태도 다양하다. 많은 차이점이 정보의 이 질성고 다양성에서 초래된다. 개인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정보자원 을 이용할 수 있으며, 자신의 목적에 적합한 데로 활용할 수 있다. 즉, 정 보는 개인의 선택권을 강화시켜준다.

3) 정보의 민주성

2차 산업과 비교해서 정보생산은 동력이나 물리적, 생리적 자원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정보나 지식은 가장 민주적인 권력의 원천으 로 인식된다. 즉, 물리력이나 부는 부자와 강자만이 소유할 수 있다. 그러 나 정보는 약자나 가난한 자도 가질 수 있다.

4) 정보의 대치성

정보는 자본, 노동, 원료를 대치할 수 있다. 공장자동화나 사무자동화는 노동력을 대치하며, 노동력의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한다. 또한 정보는 물질 이나 유기체와 같이 지리적인 제한을 거의 받지 않고 쉽게 유통된다.

이러한 정보의 개념이 역사적인 정보에 대한 갈등과 사회적 현실을 간과 하고 있는 면은 있지만, 적어도 정보화 사회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를 가진 미래학자들은 이러한 정보의 개념을 공유하고 있다.

다음의 표 2-1에서는 이러한 정보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Alvin Toffler와 John Naisbitt, 그리고 Peter F. Druker가 어떻게 정보화 사회를 생각하는지 간략하게 정리해 봤다.

〈표 2-1〉 산업사회와 정보화 사회에 대한 비교

Alvin Toffler John Naisbitt Peter F. Druker

각했다. 그러므로 과거 방대한 권력이 집중된 시대의 대중민주주의 혹은 대의민주주의는 정보화 시대에는 걸맞지 않은 정치이념이며 다양해진 사람 들의 욕구와 정치적 요구사항에 맞추어 새로운 민주주의가 등장할 것이라 고 예상한다. 새로운 민주주의 형태는 탈 대중화에 따른 다양한 사람들의 욕구와 그 사회적 요구사항에 부응하는 ‘모자이크 민주주의(Mosaic democracy)’12)인 동시에 정치 구성원들이 스스로 정치 대표자가 되는 ‘반 직 접민주주의(Semi-direct democracy)’13) 또는 ‘참여민주주의’이다. 이 같은 새 로운 정치이념에 대한 기대는 TV나 컴퓨터를 이용해서 대의제의 한계를 해결하려고 하는 전자민주주의 이론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이처럼 산업사회와 정보화 사회를 분리시키는 것에 대해서 상당 한 비판 역시 제기되고 있다. 정보화 사회가 산업사회와 단절 되었다기보 다는 연속선상에서 있다는 것이다. Frank Webster와 Kelvin Robins는 80 년대에 정보기술의 혁신으로 초래된 이른바 ‘정보혁명’은 역사적 맥락에서 볼 때, 기껏해야 20세기 초에 Frederick W. Taylor를 비롯한 과학적 경영 의 제창들에 의해 이미 시작된 과정의 확대와 심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다. 그들에 따르면, 최근 정보 기술의 혁신 이전에도 정보와 정보자원의 전 유는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측면이었으며, 정보의 수집․기록․집약․이 용은 최소한도의 기술적 지원 하에서도 이미 사회 전반에 걸쳐 실현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의 활용은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여러 가지 데 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시장조사나 광고 분야에서 상당히 진전하게 되 었고, 그 결과 테일러주의는 단순히 공장 경영의 원리로만 남아있지 않고, 공장을 넘어서 새로운 사회철학으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며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통제로 기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14)

12) Alvin Toffler, Power Shift, 이규행 감역, 권력이동, (서울, 한국경제신문사, 1990), pp.311-312

13) Alvin Toffler, The Third Wave, 이규행 감역, 제3의물결(서울, 한국경제신문사, 1989) pp.517-522

14) 강정인, 정보 사회의 정치적 함의, 세게화, 민주화 그리고 민주주의(서울, 문학과지성사, 1998)

Anthony Giddens 역시 근대성(Modernity)의 기본원리로 시간-공간의 분 리와 장소 귀속성 탈피를 들고, 그와 같은 원리는 포스트모던의 정보화 사 회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15)

현재가 산업사회의 연장선상이건 아니건 간에, 중요한 사실은 ‘정보’가 현 대 사회에 있어서 새로운 권력의 핵심으로 등장하며 정보화 가 사회의 질서를 새롭게 형성해가고 있다는 데에 대부분의 학자들이 동의한다는 것 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와 ‘정보화’에 대한 인식은 1990년대 중반이후 인터넷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새로운 차원에서 조명받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