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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공간에서의 선거과정과 홍보활동

먼저 선거과정의 변화이다. 이른바 푸시버튼사회(Fush-button Society) 는 정치적 선택에 필요한 지식, 정보의 유통을 가상공간에서 온라인화 시 키고 있으며 직접적인 투표과정에서도 소위 전자투표 내지 원격투표 (televoting)를 실시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의 선거가 대단위 유권자 집회, 대중매체에서의 광고, 선전의 방식이 주류를 이루었다면, 사이버 정치환경

42) 박기태, 위의글 p. 180

하에서 텔레-멀티미디어를 이용한 직접적이면서도 단위의 제한을 받지 않 는 이른바 사이버 캠페인이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사이버 정치가 상 당히 활성화 되어 있는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의 선거과정에서도 이루어지 고 있다.

인터넷혁명에 의한 커뮤니케이션 양식의 획기적 변화가 정치적으로 갖는 의미는, 그것이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중요한 정책현안에 국민 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직접민주주의 또는 참여민주주의를 현실화시키 는 것이다. 즉 전자투표(electronic balloting)나 전자공청회 등 컴퓨터 통신 망을 활용한 일반국민들의 정책결정 참여가 가능하게 됨으로써, 그 동안 직접민주주의 실현을 제약해왔던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정부와 여당, 그리고 정책관련자 들은 특정정책 현안에 대해 자신들이 추구하는 노선이나 주장을 홈페이지 등을 이용하여 전자공간에 제시할 수 있고, 이에 대해 일반국민들은 자신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정책현안에 대해 쌍방향적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하여 직접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나아 가 전자설문 형식과 투표에 참여함으로써 정책결정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가상공간을 통한 정책과정이 기존의 정당이나 선거 등 대의민주주의 체계를 지탱해 주는 장치들을 쇠퇴하게 하고, 그 자리를 직접민주주의의 형태의 새로운 참여방식으로 대체해가고 있음을 의미한 다.43)

인터넷은 정치가의 입장에서 보면, TV나 기타 매체에 비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직접 다수의 유권자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다. 다라서 국정홍보와 정책 여론 형성방식에도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

43) 정영국, 인터넷 활용과 국정여론형성, 한국전자민주주의연구원 보고서, http://www.democracy.or.kr

있다. 가상공간을 활용한 국정홍보의 의미는 단지 국내용으로만 그치지 않 는다. 그것은 대외적인 국가 이미지 홍보와 재외교민 대상 국정홍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특히 가상공간에서의 신속성과 제공정보량의 무한 성 등은 지금까지의 간헐적 광고와 대면적 로비, 그리고 ‘내용없는 이미지’

홍보에만 주로 의존해 오던 ‘수동적 홍보’에서 벗어나 보다 체계화되고 조 직화된 ‘내용있는 홍보’의 지속적 수행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제3장 네티즌의 정치적 성격

제1절 네티즌의 유래와 의미

네티즌(Netizen)이라는 말을 최초로 사용한 사람은 Michael Hauben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90년대 초, 콜럼비아 대학시절 네트워크의 이용현황을 조사하던 중,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Network와 Citizen의 합성 어인 네티즌으로 지칭하였다.44) 이 신조어는 그 후 각종 언론매체를 통하 여 인터넷과 PC통신 이용자 모두를 지칭하는 말로써 사용되어지고 있다.

그러나 네티즌이라는 말이 단순히 컴퓨터 네트워크라는 공간적 특성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네티즌의 세계는 일반사회와는 다른 의사 소통구조가 있다는데 큰 주목을 받는다. 인터넷의 선구자인 J.C.R Licklider 는 1968년 Robert Taylor와의 공동논문 “The Computer as a Communication Device”에서 이미 컴퓨터가 어떻게 사람들의 의사구조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다음 네가지 원칙을 밝혔었다.45)

첫째, 커뮤니케이션은 쌍방향으로 작용하는 창조적 과정(an interactive creative process)이다.

둘째, 반응시간(response times)은 대화를 자유롭고 쉽게 만들 수 있을 만큼 짧아야 한다.

셋째, 거대한 네트워크는 보다 작은 지역 네트워크에 의해서 형성된다.

넷째, 공동체는 호감과 유사한 관심사에 의해서 생겨난다.

Licklider는 대형 컴퓨터의 자원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인적자원까지

44) Michael Hauben, What is a Netizen?,

http://www.columbia.edu/~hauben/text/WhatIsNetizen.html, p.1 45) Michael Hauben, The Net and netizens: The Impact the ha on Peoples Lives,

http://www.eff.org/pub/Net_culture/Virtual_community/netizen.paper, p.3

공유하는 개념을 네트워크에 적용하였다. 바로 이 점이 Licklider가 인터넷

47) 백욱인, 신세대문화와 사이버스페이스 , http://plaza4.snut.ac.kr/~wipaik/economy4.html, p.7 48) 여기서 공중이라는 것은 Jurgen Habermas의 개념을 빌려온 것이다. Habermas에 따르면 공적영

역(public sphere)은 일반적인 접근가능성, 특권의 제거, 일반적인 원칙과 이성적인 합법화에 기초 해야 하는 곳으로서 시민들이 공공문제에 대해 자유로이 숙의할 수 있는 과정, 그리고 숙의과정이 자연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윤영민, 『사이버공간의 정치』, p.142

치화 시켰고, 사이버공간 역시 시민사회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가기보다는 소비를 확산시키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49) 백욱인 교수는 최 근 상호소통의 공동체에서 출발한 인터넷이 점차 시장을 위한 새로운 도구 로 변화하고 있는 조짐들이 보인다고 경고한다. 인터넷의 상업적 도구화가 네티즌의 공동체적 성격을 퇴색시키면서 네트워크를 ‘개인화(privalization)’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50)

윤영민 교수 역시 다음의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사이버 공간이 숙의의 공 간으로서 자리 잡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첫째, 익명성은 공개적 발언을 촉 진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반면 신뢰형성을 방해하는 부정적 효과도 있 다. 적지 않은 학자들은 사이버공간의 익명성은 지위괄호치기(status bracketing)를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공공영역의 이상적 발화상황(idea speech situation)이 구현되기 쉽다고 상상한다. 익명성으로 인해 완전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이상적인 담화가 가능한 조건이 익명성 위에서는 출현할 수 없다고 윤교수는 지적한 다. 서로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채 공공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 고 해결책을 모색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며, 익명성이 지배하고 신뢰가 부재한 온라인 토론실은 발언의 공간이나 의사표시의 공간을 될 수 있겠지 만 진정한 의미의 공공영역이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 성원들이 서로 상충하는 의견을 경청하며 상호간의 이해와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가상공동체는 적을 것으로 보여진다. 대부분의 가상공동체는 결속력이 낮은 수준의 공동체이기 때문에 성원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토론을 감당하기 어렵다. 낮은 수준의 공동체에는 공동 체의 유지에 관한 사회적 압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무거운 주제가 등장하면 공동체는 쉽사리 해체의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51)

49) Roper, New Zealand Political Parties Online , pp.73-74 50) 백욱인, 네트사용자의 사회적 성격에 관한 연구 , p.10

Habermas는 참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시장의 이중적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으로서 공적영역의 복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다. 따라서 앞으로 인터넷 이용자들이 기존의 정치를 변화시키는 ‘공중 (public)’의 의미를 가진 네티즌으로 발전해 나가느냐 아니면 사회의 시장 화를 강화시키는 ‘소비자 집단’이 되느냐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 다.

다음에는 각종 통계치를 가지고 인터넷상의 인구학적 특성과 성향을 살 펴봄으로써 현재 네티즌들이 어떠한 사람들로 구성되어있으며 사이버공간 에서 무엇을 하는지 대략적인 윤곽을 그려보고자 한다. 아직까지 단순한 인터넷 이용자들과 네티즌과의 차이에 대한 면밀한 연구나 조사가 없는 상 태이며, 그러한 구별을 정밀하게 하는 작업이 본 논문에서 크게 중요한 문 제가 아니기 때문이며 여기에서는 대강의 특성을 추출해 내는 것만으로 마 족해야 할 것 같다. 더불어 한국의 인터넷 이용자들 뿐 만 아니라 미국의 인터넷 사용현황도 살펴봄으로써 보다 일반적인 네티즌의 경향을 살펴보고 자 한다.52)

제2절 인터넷 사용자들의 인구학적 특성

인터넷을 주로 이용하는 층이 누구인지는 정치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 제이다. 만약, 인터넷 사용자 층이 사회적 계급 분포도와 별 차이가 없고 일반화 되어있다면 인터넷이 지금까지 소외받고 있던 개인을 정치과정에 참여시킬 것이라는 ‘동원이론’은 큰 이론적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이와 반 대로 인구 구성 면 에서부터 계층간 차이가 엿보인다면 인터넷이 사회적

51) 윤영민,『사이버공간의 정치』, pp.144-146

52)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의 통계를 참고한 이유는 우선 네티즌의 세계가 국경의 범위를 넘어서기 때문이며, 두 번째로는, 정보화 선진국인 미국과의 자료비교를 통해서 한국 네티즌들이 어떠한 특 성을 가지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불평등을 실화시킬 것이라는 ‘강화이론’이 오히려 힘을 얻을 것이다. 이러 이용자수 1,393 1,640 1,904 2,903 2,223 2,412 2,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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