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연침해조정의 개념
(1) 자연침해의 의미
자연침해조정은 자연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를 회피하고 인위적인 자연훼 손에 관한 보상(균형․대체)의 양을 산정하며 보상조치를 강구하는 제도적 장치이 다. 자연침해조정 내용을 이해하려면 “자연침해”에 대한 의미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현재 우리에게 “자연침해”는 생소한 언어이다. 국토계획법과 환경보전기본법 등에 서는 복구, 복원, 원상회복 등의 다양한 용어가 사용되고 있지만, 자연침해라는 용어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다만 자연훼손과 생태계 단절 등의 용어는 관련 법제도와 관련 연구20)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자연환경복원, 생태복원, 경관생태복원 등 유사한 개념의 용어가 사용되고 있으며, 대부분 이러한 개념은 ‘훼손된 생태계의 복원’의 의미로서 우리에게는 “복원”에 초점을 둔 유사용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자연침해조정에 대한 의미를 살펴보기 전에 우선 관련 서적이나 논문에서 자연침해 조정과 관련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용어의 개념을 살펴보도록 한다. 자연침해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는 생태복원, 회복, 개선 등의 용어 등이 있다. ‘생태복원’
은 구조적․기능적으로 저하(degradation), 손상(damage), 파괴(destroy)된 생태계를 회복(recovery)시키는 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SER, 2004). ‘회복’은 생태계가 자체 적으로 외부의 지원이나 보조 없이 치유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해당 생태계가 환경부하와 교란의 일반적 범위 내에서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전제로 한다. 그 외 생태복원과 관련하여 훼손지의 안정화, 공공의 안전성 보장 및 미적 향상을 의미할 경우 ‘개선(reclam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SER, 2004).
(2) 자연침해조정 규정에서 사용하는 용어 해설
독일의 자연침해는 토지의 형상이나 형질 변경 또는 표토층과 접하고 있는 지하수위의 변화를 초래하여 자연생태의 성능과 기능 혹은 경관을 현저히 훼손시 키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BNatSchG, 2010). 회피명령은 개발에 따른 자연과 경관의 질을 훼손하지 않도록 하는 사전 예방조치이며, 자연침해조정의 최우선 목표라 할 수 있다. 회피조치는 완전한 침해회피와 부분적 침해회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부분적 회피는 침해의 저감을 의미한다(Kiemstedt et al., 1996).
이러한 사항들을 종합하여 <표 3-1>에 자연침해조정 관련 용어를 정리하였다.
20) 앞서 설명하였듯이, 최영국 등(2006, p. 8)은 자연훼손을 “자연이 지니고 있는 고유의 성질 이나 능력이 인위적인 행위와 인공물의 설치로 인하여 감소되는 현상”이라 정의하고 있고 있으며, 환경보전기본법 제3조 5항에서는 유사한 의미로 ‘환경훼손’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 으며, 이는 “야생동식물의 남획(濫獲) 및 그 서식지의 파괴, 생태계질서의 교란, 자연경관의 훼손, 표토(表土)의 유실 등으로 자연환경의 본래적 기능에 중대한 손상을 주는 상태”로 정 의하고 있다.
구 분 내 용 자연침해
(Eingriff)
토지의 형상이나 형질 변경 또는 표토층과 접하고 있는 지하수위의 변화를 초래하여 자연생태의 성능과 기능 혹은 경관을 현저히 훼손시키는 행위
회 피 (Vermeidung)
개발에 따른 자연훼손과 경관의 질을 저감하지 않도록 하는 사전 예방조치이며, 자연침해조정의 최우선 목표임
저감․최소화
(Minimierung) 개발의 규모 및 정도를 제한(줄임)함으로써 그에 따른 악영향을 최소화 균 형
(Ausgleich)
훼손을 ‘회피’할 수 없을 때, 사업 전후의 자연환경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훼손 대상지 또는 주변의 복원, 복구 등의 방안을 강구하는 것임
대 체 (Ersatz)
자연침해가 발생한 개발대상지 이외의 장소에 자연생태계의 균형과 연결성을 제고하기 위해 훼손된 지역과 동일한 가치의 비오톱으로 대체하거나 경관을 조성하는 것임(“대체지 은행” 수단 활용)
보 상
(Kompensation) 균형과 대체개념을 포괄하는 상위개념 형 량
(衡量, Abwägung) 자연경관을 보전했을 때의 이익과 자연을 침해했을 때의 이익을 동시에 고려하는 행위 대체비용
(Ersatzgeld)
대체조치가 불가능한 경우 훼손되는 가치를 금전적으로 계산하여 지불함(“생태계좌” 수단 활용)
대체지은행 (Flächenpool)
복원·대체조치를 실행할 수 있는 토지를 사전에 확보하는 수단으로서 대상지는 도시전체의 토지이용계획에 의해 공원녹지 조성예정지, 생태네트워크 조성이 필요한 지역 또는 생태복원이 긴급한 지역 등에 지정
생태계좌 (Ökokonto)
현재의 구체적인 침해와 관련 없이 개발 이전에 미리 복원·대체조치를 실행하여 계좌에 저축해 놓은 경우임
<표 3-1> 독일의 자연침해조정 관련 용어 정의
각 용어간의 차이점을 알면 자연침해의 의미와 그 규정에서 다루는 범위를 이해할 수 있다. 먼저 회피의 개념이 자연침해를 전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의미한다 면, 균형조치는 훼손된 자연생태를 기능적으로 동일하게 복원하는 것을 말한다.
즉, 균형은 훼손을 ‘회피’할 수 없을 때, 사업 전후의 자연환경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훼손 대상지 또는 주변의 복원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대체조치는 자연침해가 발생한 개발대상지 이외의 장소에 자연생태계의 균형 과 연결성을 제고하기 위해 훼손된 지역과 동일한 가치의 비오톱으로 대체하거나 경관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는 회피․저감․균형조치에도 불구하고 현저한 자연침해
가 예상되는 경우 수행된다. 대체조치는 균형조치에 비해 엄격하지 않은 규제를 적용한다. 그러나 전체적인 관점에서는 대체조치도 균형조치 못지않게 훼손된 자연과 동일한 가치를 가질 수 있게 복원해야 하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BNatSchG, 2010).
1998년 연방자연보호법이 개정되면서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자연침해조정의 내용이 건설법전에 포함되었다. 또한, 건설기본계획 수립에서는 균형과 대체개념간의 차별화를 없애면서, 균형과 대체개념을 포괄하는 상위개념으로 보상이란 개념이 사용되고 있다. 즉, 건설기본계획에 포함되는 토지이용계획과 지구상세계획 수립에는 엄격한 균형조치와 대체조치의 엄격한 구분 없이 보상조치의 개념이 사용되고 있다 (Busse et al., 2005).
형량(衡量)이란 개념은 개발과 보전, 공익과 사익간의 조화를 도모하기 위해 도입되 었다. 즉, 형량은 개발과 보전을 동등한 관계에 두고 개발이 진행되었을 경우와 그렇지 않았을 경우의 편익 정도를 비교하여 생태계의 다양한 가치와 개발에 따른 편익을 동시에 고려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다. 이러한 형량의 개념은 아직 국내의 공간계획과 환경계획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함태성(2006)은 공간계획과 환경계획의 연계 그리고 개발과 보전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 공간계획법령에 형량유도규범 내지 형량명령을 도입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 외 자연침해조정은 대체지은행(Flächenpool)과 생태계좌(Ökokonto)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대체지은행은 보상조치를 실행할 수 있는 토지를 사전에 확보하는 제도로 대체지는 도시전체의 토지이용계획에 의해 지정되는 공원녹지 등의 조성예정 지, 생태네트워크의 연결이 필요한 지역, 생태복원이 긴급히 요구되는 지역 등에 지정된다. 생태계좌(Ökokonto)는 현재의 구체적인 침해와 관련 없이 개발 이전에 미리 보상조치를 실행하여 계좌에 저축하여 놓는 경우를 말한다. 이를 통하여 보상조 치에 필요한 토지를 확보할 수 있으며, 인․허가 기간과 전체 공사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Böhme et al., 2004).
▪침해장소의 균형모델 A ▪지구상세계획 내부 균형모델 B
▪지구상세계획 외부 대체모델 A ▪생태계좌의 대체모델 B
<그림 3-1> 독일 자연침해조정 보상조치 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