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민족

에스닉 집단의 개념

국경을 초월한 정보유통이나 재화

인구이동 등으로 다양한 문화 및 인종

민족

에스닉 집단의 존재가 발생하거나 인식되면서, 이러한 현 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둘러싼 다양한 논의가 등장하고 있다. 아래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관한 논의의 전개를 위해 인종 민족 에스 닉 집단의 개념14)을 정리해 두고자 한다.

(1) 개념상 구별과 그 모호성

인 종

인종(race)이란 주로 육체적, 생물학적 속성을 기준으로 분류된다.

크게 백인, 흑인, 유색인으로 분류되지만, 유전자의 차이에 따라서 백 인, 흑인, 유색인도 다양하게 분류되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실제 적 또는 이념적으로 동일한 조상을 가지고 있다는 의식하에 결속하고 있는 특정한 인구집단이 자집단과 타집단을 분류하고자 하는 때에, 각각의 인구집단이 가진 생물학적 혹은 육체적 특징(피부색, 얼굴형 태, 눈의 색깔, 체격 등), 혈액형, 유전자 등을 분류기준으로 하는 경 우, 이런 집단은 인종집단(racial groups)으로서 구분된다.

이에 반해 언어, 생활양식(복장, 음식, 가족구성 등), 종교 등을 기준 으로 자타를 분류하면, 에스닉 집단(ethnic groups) 또는 민족(nations)으 로 간주된다.

14) 상기 개념은 구별없이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 関根政美, 多文化主義社会の到来と 人種差別の変容, 自由と正義, Vol.57(2006.7.), 13-14頁 참조.

3 장 다문화사회에 관한 이론과 법질서

40

민 족

민족개념은 사회학적으로 “구성원 상호간에 연대감을 갖는 언어적, 혈연적, 문화적, 종교적, 경제적 인간공동체를 의미한다.”15) 그러나 이 러한 민족에 대한 정의로는 민족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서로 교차하여 존재하는 지역에서 하나의 민족을 다른 민족과 구별하는데 유용하지 않다.16) 민족집단 자체는 오래 전부터 존재하여 왔던 것이 나, 민족이라고 하는 개념은 18, 19세기의 근대국민국가 형성기에 빈 번하게 사용되었다. 또 민족 그 자체는 국민국가형성이 완성된 시대 에 민족자결개념17)과 함께 민족자결의 주체의 문제로서 논의되고, 성 립된 것이다.18) 이는 단순하게 문화, 언어, 생활관습, 시원의 동일성 의식을 가진 문화적 집단이라고 하는 보편적 존재를 의미하는 것이

15) Francis, Emerich/Hollerbach, Alexander, Volk, in: Görres-Gesellschaft(Hrsg.), Staat-slexikon, Recht-Wirtschaft-Gesellschaft, Bd.5, Freiburg/Basel/Wien, 1989, S.766 ff.

16) 아일랜드인임에도 불구하고 종교적으로 개신교가 지배적인 북부 아일랜드 지역 주민은 1925년의 주민투표를 통해 카톨릭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아일랜드공화국 (남부지역)과 합병을 거부했다. 실론섬의 타밀어가 통용되는 지역 내에는 타밀어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타밀족이 아닌 싱할라인이 집중적으로 살고 있는 지역도 있고, 자신이 무어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40%이상 거주하는 지역도 있다. 신용호, 민족자결권의 주체로서의 민족의 개념, 자치행정연구, 제2호, 전주대학교 지방자치 연구소, 1997, 249면 참조.

17) 민족자결이라고 하는 용어가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는 불명하나, 자결권이란 용 어는 개인의 종교적 자기결정권, 즉 신

구교 중에서 종교의 자유선택권을 보장하 는 권리로서 처음 사용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개인의 권리로서 종교의 자기결 정권이 인민주권론에 영향을 주게 되고, 정치가들에 의해 정치적 단일체인 민족에 게 그들의 정치적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한다.(Klein, Eckart, Das Selbstbestimmungsrecht der Völker und die deutsche Frage, Mainz, 1990, S.11 f). 민족자결개념은 하나의 민족집단은 하나의 국민국가를 가질 수 있다고 하는 국민국가형성의 정당화원리로서, 민족은 국민국가를 가져야 한 다고 하는 민족주의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제1차 세계대전 후 국제적으로 인지되었 다. 민족자결권과 관련된 가장 의미있는 문헌은 유엔총회결의 제2625호(

ⅩⅩⅤ

, 1970년 10월 24일자)인데, 이 결의는 “모든 민족은 외부의 간섭없이 자신들의 정치적 상태 를 결정할 수 있고, 자신들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발전을 자유로이 추구할 권리 가 있다.”고 선언하였다. 신용호, 전게논문, 262면 참조.

18) 신용호, 전게논문, 249-250면 참조.

1 절 기본적 개념의 정리

41

아니라, 근대세계의 국민국가원리에 깊이 관련되어 있는 극히 정치적 인 개념이며, 달리 말하자면 오히려 국민국가형성을 기도하는 인구집 단을 의미한다.19)

민족자결사상은 인민주권사상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는데, 인민주권론 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민족이란 개념이 뚜렷하지 않았다. 인민주권 론은 단지 군주주권론에 대항하는 정부의 정당성이론으로 등장한 것 이다. 인민만이 헌법제정권력의 주체가 된다는 사상이다. 프랑스 혁명 시까지만 해도 오늘날과 같은 문화적, 경제적 공동체로서의 민족개념 은 없었다. 오히려 당시에 인민주권론에서의 인민이라 함은 “통치자에 대칭되는 일정 영토내의 모든 피치자를 포함하는 개념”, 즉 국민에 해 당되는 개념이었다. 민족단위의 자결권행사는 프랑스 혁명의 주체들 이나, 인민주권론자들의 인식에는 없었던 것이라 할 수 있다.

에스닉 집단

에스닉 집단이란 민족을 포함하는 문화집단일반을 가리키는데, 원래 미국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동화 융합정책에도 불구하 고 영국계 이민과는 다른 문화

언어적 전통을 유지하여 온 비영어계 이민집단을 가리키는 것으로 1960년대 후반부터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비영어계 이주자가 가지고 있던 전통적 문화 언어나 생활 관습이 미국화되면서 점차 사라져서, 상징적인 것으로 변화되었음에 도 불구하고, 20세기 중반이 되어서도 민족적 독자성을 주장하는 경 향이 있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그 결과, 전통문화나 생활양식이 미국 화되어 고국의 문화에 비교해 볼 때 많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민족적 독자성을 주장하는 이민집단을 에스닉 집단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따 라서 에스닉 집단은 객관적 특징이나 지표에 따른 것이 아니라, 주관 적 의식에 따른 집합체라고 하는 성격이 강하다. 물론 집단마다 문화, 언어, 종교 등의 문화적 전통유지의 정도는 다르다.

19) 関根政美, 多文化主義社会の到来, 朝日選書650, 朝日新聞社, 2000, 26頁.

3 장 다문화사회에 관한 이론과 법질서

42

민족과 에스닉 집단의 차이

민족은 국민국가의 주류국민을 가리키고, 에스닉 집단은 국민국가안 의 문화적 소수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민족은 국민국가의 주류인구 집단이기 때문에 민족적 전통을 유지할 수 있다. 그 결과, 전통적 언 어, 생활양식과 이를 규정하는 가치

규범체계, 문화, 종교 등을 그 사회집단이 조상 전래의 지역에서 거주하면서 견지하고 있다고 생각 할 수 있다. 한편, 에스닉 집단은 이민

난민, 강제이주자 등으로 전 통적 거주지역을 떠나 신천지에서의 생활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사 람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고, 전통문화, 언어, 생활양식은 변용하고 있 다.20) 경우에 따라서는 전통문화

언어를 완전히 상실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조상들이 전래되어 온 지역에 거주 하는 사회집단=민족과 그들을 동일시하고자 한다. 또는 동일시할 수 없는 경우라도 독자적인 문화집단이라고 하는 점을 주장하고자 하는 마이너리티 사회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21) 즉, 에스닉 집단이라고 하 는 용어는 고국의 사람들과도 현재 거주하고 있는 사회의 사람들과도 다르다고 하는 정주자집단의 독특한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이다. 그 민족성이나 독자성에 관한 의식이 에스니시티이다.22)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선진 국민국가의 지리적 주변 에 거주하면서 국내에서 민족자결운동을 계속하거나 운동을 다시 일 으키고 있는 주변 마이너리티 집단23)도 가리키는 것으로 사용되었다. 왜냐하면, 이러한 집단은 19세기에서 20세기 초두에 국민국가를 세운 각지의 민족과 마찬가지로 민족자결에 근거한 국민국가 형성을 계속

20) 예를 들면, 일본에서 생활하는 재일교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21) 関根, 전게서, 27-28頁.

22) 関根, 전게서, 28頁.

23) 예를 들자면, 미국의 네이티브 아메리칸이나 일본의 아이누와 같은 선주민족이 있을 것이다.

1 절 기본적 개념의 정리

43

요구하였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선행 국민국가의 존재가 확고하게 되면서 분리

독립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들은 마이너리 티 집단으로서 위치지워지는 것을 참으면서, 근대화 동화정책 아래에 서 전통적 민족문화나 생활양식을 잃게 되었다. 따라서, 이민 난민 등 의 이주자집단과 공통의 성격을 보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원래 이러한 사람들은 “소수민족”이라 불리고, 전통문화나 언어의 사용과 민족으로 서의 승인을 요구는 하지만, 민족자결에 의한 분리 독립까지는 요구 하지 않는 사람들로 여겨져, 현재로는 에스닉 집단이라 불리는 경향이 강하게 되었다.24) 민족과 에스니시티를 전통문화의 존속성과 희박화로 구별한다고 하더라도 양자의 차이는 정도의 차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민족이라고 하더라도 전통 그 자체가 과거의 형태로 유지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전통 그 자체가 자발적으로나 이문화와의 접

독립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들은 마이너리 티 집단으로서 위치지워지는 것을 참으면서, 근대화 동화정책 아래에 서 전통적 민족문화나 생활양식을 잃게 되었다. 따라서, 이민 난민 등 의 이주자집단과 공통의 성격을 보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원래 이러한 사람들은 “소수민족”이라 불리고, 전통문화나 언어의 사용과 민족으로 서의 승인을 요구는 하지만, 민족자결에 의한 분리 독립까지는 요구 하지 않는 사람들로 여겨져, 현재로는 에스닉 집단이라 불리는 경향이 강하게 되었다.24) 민족과 에스니시티를 전통문화의 존속성과 희박화로 구별한다고 하더라도 양자의 차이는 정도의 차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민족이라고 하더라도 전통 그 자체가 과거의 형태로 유지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전통 그 자체가 자발적으로나 이문화와의 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