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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적 함의

문서에서 저작자표시 (페이지 139-144)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론적 함의를 가진다.

첫째, 본 연구는 생애과정관점이 제안하는 영아기의 양육 환경이 영유아기 이후의 시기까지 종단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정을 한국 아동의 발달 과정에서 실증적으로 확인하였다.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은 생애 초기에 드러난 수준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Dumas et al., 1996; Huesmann et al., 1984; Warman & Cohen, 2000), 조기 개입이 필요한 문제이다. 특히 초등학교라는 공식적인 사회적, 교육적 장에 진입한 이후에는 아동의 또래관계, 교사관계, 학업성취 등으로 인해 사회적 문제행동의 부정적 영향이 확장되고 고착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Denham et al., 2003; G. R. Patterson et al., 1991; G. R. Patterson et al., 1990; Pianta et al., 2007), 초등학교 진학 이전에 사회적 문제행동 수준을 낮추기 위한 예방적 접근이 절실한 문제이다. 본 연구는 초등학교 전환기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과 관련된 영유아기에 걸친 가족과정을 확인하여 사회적 문제행동 발달 과정 이해 및 예방을 위한 실증적 근거 형성에 기여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초등학교 전환기 아동의 공격성과 사회적 문제행동의 발달 과정을 영아기에서부터 출발하여 초등학교 전환기에 이르는 전체 생애과정을 통해서 살펴보았다. 영아기의 양육행동 및 사회경제적 지위가 이후 생애 과정의 아동 발달 결과에 대한 예측 요인일 것이라는 가정은 사회복지 연구와 실천에서 널리 수용되던 것이다. 그러나 실증 연구를 통한 검증은 부족하였으며, 특히 국내의 선행연구 중에서는 아동의 출생 직후부터 초등학교 진학에 이르기까지 장기간에 걸친 아동의 사회적 발달 종단 연구는 확인할 수 없었다. 또한 국내의 영유아기 사회적 발달에 대한 연구 동향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연구가 좁은 행정 구역에서 소수의 보육기관을 통한 적은 수의 표본으로 수행된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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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된다(김미정, 2017; 이순자 & 유수옥, 2012). 본 연구가 활용한 한국아동패널 조사를 통해 전국 대표성을 갖춘 자료를 활용한 연구가 늘어가고 있지만, 한국아동패널 자료를 활용하더라도 횡단 연구나 3개년도 이하의 단기 종단 연구를 중심으로 수행되었다는 한계가 있다(유란희 & 김선희, 2017;

정진나, 2017). 본 연구는 영아기에서 초등학교 전환기에 이르는 전체 생애 과정을 살펴봄에 있어서, 전국대표성을 가지는 대규모 패널 자료를 활용한 실증 분석을 진행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지며, 초기 연구로서 한국 아동 전체 집단의 평균적 발달 경로를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영아기 양육 환경이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 발달 결과와 관련된 환경요인 및 개인 내적 자원에 미치는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영향력이 확인되었으므로, 한국 아동의 사회적 발달 과정에 대한 생애과정관점에 바탕을 둔 연구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의 대표적인 하위 영역들이자, 상반된 성격의 문제인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의 발달 과정을 단일한 모형에서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두 변인은 문제 발현의 성격이 상반되면서도 공존 비율도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두 사회적 문제행동의 공변량을 고려하면서 둘 간의 공통되거나 차이를 보이는 발달 경로와 예측 요인을 탐색할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Eisenberg & Spinrad, 2004). 그러나 선행연구들은 보통 공격성만을 주목하거나, 두 문제 각각을 종속변수로 하는 별개의 연구모형들을 분석해왔다(김귀연 & 김경연, 2005; 김성아, 2017; 박지숙 et al., 2009; 박혜향 & 김은경, 2017; 이원령 & 이은정, 2014; 최윤희, 2005).

본 연구에서도 초등학교 전환기의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 간의 이변량 상관관계는 0.470, 만 4세 시기의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 간의 이변량 상관관계는 0.469로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가 확인되었다. 또한 만 4세 시기의 공격성은 초등학교 전환기의 공격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위축도 유의하게 예측하였다. 구조방정식 모형을 적용하여 단일 연구모형에서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의 발달 과정을 살펴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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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의 결과는 아동의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이 영아기의 양육행동과 가구소득, 유아기의 부부 갈등, 초등학교 전환기의 행동적 집행기능 등 다수의 발달적 설명 요인을 공유하면서도 각 유의한 변인이 두 사회적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 경로가 다르며, 상호 구별되는 발달적 특성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후속 연구들은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 간의 유사성과 차별성을 고려하며 진행될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는 기존의 가족과정모형에 기반을 둔 연구들에서 다루지 않았던 영아기 양육행동과 아동의 개인 내적 자원인 자기조절 능력을 함께 다룸으로써 가족과정모형의 이론적 확장을 시도하였다. 가족과정모형은 청소년 자녀를 둔 가정을 대상으로 사회경제적 지위의 영향을 확인하는 가족스트레스모형에 기반을 두고 있다(Conger & Donnellan, 2007; Hackman et al., 2015).

가족과정모형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만 1~7세를 포함하는 영유아 자녀를 둔 가정에도 타당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으나(Linver et al., 2002; Mistry et al., 2002; Yeung, Linver, & Brooks–Gunn, 2002), 여전히 사회경제적 지위의 영향을 살펴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족과정모형을 영아기에서 초등학교 전환기에 이르는 시기의 아동과 가정에 적용한 본 연구는 생애 초기의 가장 중요한 가족 기능으로 평가받는 양육의 질의 영향을 사회경제적 지위의 영향과 함께 살펴보았다. 그 결과 영아기의 가구소득이 유아기, 초등학교 전환기의 다양한 변인들을 유의하게 설명하였으며, 동시에 어머니의 양육행동도 아동의 이후 생애 과정을 일관성 있게 강력하게 설명하는 변인으로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기존의 가족과정모형이 한국 아동의 영유아기를 대상으로도 적용될 수 있으며, 이 시기에 적용될 때는 영아기 양육의 질을 포함하는 확장된 가족과정모형을 적용함으로써 아동의 발달 과정에 대한 보다 풍부한 이해를 가질 수 있음을 제안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 감소에 기여하는 자기조절 능력을 가족과정모형 안에서 통합적으로 살펴보았다. 선행연구에서 제안된 바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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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의 자기조절 능력은 공격성 및 사회적 위축과 부적 관계에 있었으며 (Eisenberg et al., 2001; Eisenberg et al., 2002; Hughes & Ensor, 2008; ; Rubin & Asendorpf, 2014; 장혜인 & 박형인, 2015), 영유아기의 양육환경이 아동의 자기조절 능력의 발달 수준을 예측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Hackman et al., 2015; Goldberg et al., 2013; Speltz et al., 1999). 기존의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에 대한 가족과정모형 연구들은 가족의 사회경제적 지위나 양육 상황에서의 부모의 역할을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하였으나, 본 연구는 가족 환경의 영향이 자기조절 능력을 통해서 내면화되어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기제를 확인하였다. 아동의 자기조절 능력은 사회적 문제행동 뿐만 아니라, 외현화 및 내재화 문제 전반과 정신건강, 자아 개념, 학업성취, 학교 적응 등 다양한 발달 결과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개인 내적 자원이다 (Baumeister & Vohs, 2003; Blair & Raver, 2015; Edossa, Schroeders, Weinert,

& Artelt, 2018; Eisenberg, Fabes, Guthrie, & Reiser, 2002). 따라서 아동의 다양한 발달 결과를 가족과정모형을 통해 살펴볼 때, 아동의 자기조절 능력을 포함하여 어떤 가족 환경이 아동의 자기조절 능력에 영향을 미치고, 이를 통해 어떤 발달 결과들로 이어지는 함께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본 연구는 아동의 가족과정모형에 아동의 선행 사회적 문제행동 수준을 포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앞서 기술한 영아기 양육행동과 아동의 자기조절과 달리, 아동의 발달 결과는 기존의 가족과정모형에 포함되어 있던 개념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가족과정모형 연구는 아동의 발달 결과를 두 시점에 걸쳐 확인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아동의 선행 공격성 및 사회적 위축 수준을 포함한 가족과정모형을 구성한 본 연구의 결과는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이 지속되는 경향이 있으며 아동의 공격성 또는 사회적 위축 수준이 높은 경우 부모가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 감소를 위한 핵심적인 자원임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후속 가족과정모형 연구에 시사점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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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아동의 선행 발달 특성을 고려한 상태에서도 가족과정 매개요인이 후속 발달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온정적 양육태도, 부부 갈등, 자기조절 능력은 국내 선행연구들을 통해 유아의 외현화 및 내재화 문제행동에 대한 유의한 설명요인으로 확인되었던 변인들이다(도현심 등, 2012; 박미진 &

강지현, 2012; 유란희 & 김선희, 2017; 이지희 & 문혁준, 2008; 이형민, 2015;

임정하 & 윤정진, 2010; 최인숙, 2014). 외현화 문제와 내재화 문제는 장기간 지속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선행 발달 수준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해당 연구들은 횡단적으로 수행된 경우가 많고, 사회적 문제행동보다 앞선 시점에 측정된 설명변인을 투입하더라도 선행 발달 수준을 통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발달적 변화에 대한 해석에 한계가 있었다. 본 연구는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의 선행 발달 결과가 후속 사회적 문제행동 발달 결과 및 양육 환경 변인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어머니의 온정적 양육태도와 부부 갈등이 초등학교 전환기의 사회적 문제행동을 유의하게 설명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가족과정을 연구함에 있어 부모가 제공하는 가정환경이 아동의 발달 결과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아동의 선행 발달결과가 부모가 제공하는 가정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기존의 가족가족모형은 아동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아동의 발달 결과를 설명하는 매개요인으로 부모의 역할에만 주목해왔다(김광혁, 2014; 김광혁 등, 2013; 장영은, 2015). 즉, 기존 연구들은 부모 또는 가구 특성이 아동발달 결과에 미치는 단일한 가족과정 주기만을 확인하였으나, 본 연구는 영아기 양육환경, 만 4세 사회적 문제행동, 유아기 가족과정, 초등학교 전환기 사회적 문제행동으로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두 주기의 가족과정을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갖는다. 본 연구를 통해 아동과 부모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음이 확인되었으므로, 사회적 문제행동을 포함하여 아동의 다양한 발달 결과를 다루는 가족과정모형에 부모와 아동 특성을 모두 고려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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