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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기 양육환경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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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양육행동

영아기에 제공된 양육의 질은 아동의 다양한 발달결과에 대한 핵심적인 예측요인이다(D. Shaffer, 2009; Sroufe et al., 2005). 영아기 양육의 질이 아동의 사회적 발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은 애착이론을 중심으로 탐색되어 왔다.

애착이론에 따르면 주양육자와 아동 간의 애착은 영아기에 형성되지만, 그 영향은 오랫동안 지속된다. 생애 초기에 경험한 주양육자와의 관계를 통해 형성된 사회적 관계에 대한 인지적-정서적 도식(scheme)인 내적 작동 모델은 이후의 다른 사회적 관계에서도 재현(representation)된다(Bretherton &

Munholland, 2008). 내적 작동 모델은 자기 자신과 타인 모두에 대하여 적용되며, 이후의 주양육자와의 관계는 물론 또래 등의 제3자와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Kobak & Madsen, 2008; Sroufe, 2005). 이러한 설명에 따르면, 초기 주양육자와의 관계에서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할 경우, 다른 사회적 관계에서도 적절한 기대와 동기를 가지게 되어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반대로 초기 애착 형성 과정에서 불안, 공포, 분노, 불신 등을 중심으로 내적 작동 모델이 형성될 경우, 이후의 사회적 관계에서 내재화 또는 외현화 문제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DeKlyen & Greenberg, 2008).

영아기에 제공된 양육행동은 양육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안정적인 애착 형성의 핵심적인 요인은 양육제공자가 아동의 욕구나 신호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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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하고 반응적인 양육행동을 보이는 것이다(Goldberg, 2014; Isabella, 1993).

최근 20년 간의 영유아 애착과 관련된 국내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어머니의 양육행동은 가장 일관성 있게 확인된 안정적인 애착 형성과 관련 양육자 변인이였다(남수경 & 김장회, 2015).

그러나 그동안 국내 연구들은 영아기 양육행동 또는 양육의 질이 아동의 사회적 발달 결과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실증적으로 확인하는데 실패해 왔다.

초기 애착이 이후의 사회적 관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애착 이론의 핵심 가정이며, 이러한 지속성을 전제로 1990년대 이후 애착 관련 연구는 기존의 영유아 대상 실험연구에서 아동기 또는 그 이후의 부모-자녀 관계의 관찰을 통해 애착을 파악하고자 하는 연구들로 확장되어 가고 있다(신혜원, 2004). 국내연구에서는 초기 애착의 종단적인 영향력을 실증적으로 검토한 연구가 부재함에 따라서, 지속성의 전제는 가정으로만 남아있을 뿐이다. 몇몇 연구들이 바람직한 양육행동을 증진하는 어머니의 양육지식 수준이 근육운동, 의사소통, 사회성 등의 아동 발달 결과와 정적인 상관관계에 있다고 보고하고 있으나(김기철, 2016; 민현숙 & 문영경, 2013; 윤연희 & 심숙영, 2017; 이경하

& 서소정, 2009; 정미라, 강수경, & 김민정, 2015), 이들 연구는 횡단적으로 수행되었고 만 1세 이전의 영아만을 대상으로 하였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진다.

국내의 종단 연구로는 한국아동패널 자료를 활용하여 아동의 만 0-3세 시기에 보인 어머니의 사회적 양육행동이 아동의 만 6세 시기의 사회적 기술을 예측한다는 송소아와 남기원(2017)의 연구 1편만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해당 연구는 둘 간의 단순한 관계를 살피며 발달적 과정을 다루지는 못하였다. 따라서 한국 아동들을 대상으로 영아기에 어머니가 제공한 양육의 질적 수준이 아동 발달 결과에 미치는 장기적인 효과와 발달적 과정을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영아기 양육행동이 아동의 사회적 발달 결과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검증하지 못하였다는 한계는 그 영향의 경로를 탐색하지 못하였다는 한계를 내포한다. Bowlby(1988)는 발달 경로(developmental pathways)의 개념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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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전 생애의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였다.

생애 초기에 부모와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한 경우 최적의 발달 경로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지만, 발달 경로의 분화에는 초기 애착뿐만 아니라 아동의 특성, 양육환경, 이후 시기의 제3자와의 관계 등 많은 환경적 요인들과 상호작용 한다(Kobak & Madsen, 2008; Sroufe, 2005). 영아기 애착과 아동기 사회적 발달 결과 간의 관계는 그 사이에 경험한 사회적 관계들에 의해 매개된다. 사회적 발달에 있어 영아기의 양육의 질이 핵심적인 요인이지만, 이후 발달단계의 경험도 못지않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Sroufe, 2005). 사회적 관계 및 자기자신에 대한 내적작동 모델은 초기 애착에서 형성된 것을 바탕으로 삼지만, 이후의 삶의 과정에서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변화하고 수정된다 (Bretherton & Munholland, 2008). 따라서 내적작동 모델의 개념은 영아기에 형성된 초기 애착이 이후의 사회적 관계의 질을 완전히 결정한다고 설명하는 것이 아니며, 유아기 및 그 이후 시기의 긍정적인 양육 경험 및 관련된 개인 내적 특성의 영향을 살펴볼 필요성을 제시한다.

위와 같은 선행연구들의 보고와 한계를 고려하여, 본 연구는 양육의 질 평가를 위한 지표로서 양육행동을 채택하여 영아기 양육의 질이 초등학교 전환기 아동의 사회적 발달 결과에 이르는 영향의 가족 과정을 확인하고자 한다.

2)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양육의 질과 함께 아동의 건강한 발달을 설명하는 대표적 영아기 양육환경 요인이다. 가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사회적 발달을 포함하여 다양한 아동 발달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다수의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다(Blau, 1999; Bradley & Corwyn, 2002; Brooks-Gunn & Duncan, 1997). 특히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아동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은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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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일수록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Bradley & Corwyn, 2002; Corcoran, 2000;

Duncan, Brooks‐Gunn, & Klebanov, 1994; McLoyd, 1998), 가구의 사회경제적인 지위가 아동발달에 미치는 영향도 영아기부터 탐색해갈 필요가 있다. 영유아기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아동 발달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가 상당히 누적됨에 따라서, 이제는 단순히 빈곤 또는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발달 결과의 차이를 살펴보는 것을 넘어서 그 과정과 경로를 살펴봄으로써 구체적인 사회적 개입 및 예방적 전략을 형성하는 것이 제안된다(Conger &

Donnellan, 2007; McLoyd, 1998; Mistry, Vandewater, Huston, & McLoyd, 2002).

국내에서는 서구의 선행연구를 통해 가구의 사회경제적인 지위가 아동 발달에 미치는 영향이 알려지고, 1990년대 경제위기 이후 빈곤의 대물림에 대한 고민이 생기면서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아동 발달 간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구인회, 박현선, 정익중, & 김광혁, 2009). 그러나 관련 연구는 발달단계에 있어서는 후기 아동기 및 청소년기 이후 시기를 중심으로, 발달결과에 있어서는 학업성취 등 인지적 영역 중심으로 이루어진 경향이 있다(김광혁, 2014; 김광혁 et al., 2013). 본 연구에서는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다루어지지 않았던 초기 아동기의 사회적 발달 결과에 대한 영아기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의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아동의 다양한 발달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아동의 사회적 관계의 질과 사회적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Dodge et al., 1994;

McLeod & Shanahan, 1993; C. J. Patterson et al., 1990).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또래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영유아기를 대상으로는 유의하지 않다는 소수의 보고도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유의한 관계가 보고되고 있다(Bradley

& Corwyn, 2002; McLoyd, 1998). 일부 외국 연구들은 영아기 사회경제적 지위의 종단적 영향의 실증적 근거를 제공하였으며, 본 연구의 핵심 지표인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과 관련된 보고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는 아동의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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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부터 생후 5년까지 추적 연구한 Linver, Brooks-Gunn, and Kohen(2002)의 연구를 통해 만 1, 2세 시기의 가구 소득이 만 4세 시기의 CBCL로 측정한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에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국내에서 만 2세 이전의 영아를 대상으로 사회경제적 지위가 아동의 사회적 발달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탐색한 연구는 확인할 수 없었다. 만 3세 또는 4세를 대상으로는 몇 가지 횡단연구의 보고가 확인되었다. 이들은 가구 소득, 어머니의 학력 등 사회경제적 지위 지표들은 놀이 단절 및 놀이 방해(김선희, 2014; 한명숙 &

서선숙, 2013), 사회적 문제행동(임미지 & 문혁준, 2014; 조혜진 & 이기숙, 2004)과 친사회적 행동(정희원 & 김경연, 1998), 전반적인 사회적 능력(김광혁 등, 2013; 김지선, 2009) 등과 유의한 관계를 가진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영유아기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아동의 사회적 발달 결과 간의 관계에 대한 국내 연구들은 몇 가지 한계를 가진다. 국내의 대부분의 선행연구는 횡단적으로 수행되어 영유아기의 사회경제적 지위의 종단적인 영향을 확인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제한된 수의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의 원아, 부모, 교사를 통한 설문조사 자료를 통해 수행되어 연구결과의 일반화에 한계를 가진다(김선희, 2014; 김지선, 2009; 정희원 & 김경연, 1998; 조혜진 & 이기숙, 2004; 한명숙 & 서선숙, 2013). 또한 다수의 연구는 사회경제적 지위와 발달 결과의 상관관계만을 살펴보고 있으며, 그 두 변인 간의 관계를 매개하는 요인을 확인하지는 못하였다(김지선, 2009; 정희원 & 김경연, 1998; 조혜진 & 이기숙, 2004). 따라서 초기 아동기까지의 사회적 발달 지원을 위한 근거 마련을 위해서는 영아기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어떠한 가족과정을 통해 아동의 사회적 행동에 종단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아동의 사회적 발달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선행연구의 보고와 국내 선행연구의 한계를 고려하여, 본 연구는 영아기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가구소득과 어머니의 학력으로 측정하여 초등학교 전환기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한다. 빈곤은 가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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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적인 어려움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이지만, 아동 발달 결과의 차이는 빈곤 여부로 구분된 집단 간에서 뿐만 아니라 연속변수 또는 소득 4분위로 구분되었을 때도 유의한 차이가 드러난다(Hackman, Gallop, Evans, & Farah, 2015; Heckman, 2006; Moon, 2010). 또한 빈곤은 아동의 다양한 발달 결과를 예측하지만 인지발달과 학업성취와 보다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내재화 행동문제와 사회정서적 발달 변수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약하거나 유의하지 않은 관계가 보고되어 왔다(김광혁, 2014). 영유아를 보육하는 가구의 지출 욕구는 빈곤 여부만으로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사회경제적 지위 지표로서 빈곤이 가지는 한계이다. 가계부 기장 방식으로 영유아 자녀를 둔 가구들은 육아 고유 지출을 파악한 육아정책연구소의 2012년 보고서에 따르면, 육아 고유 지출만으로도 월평균 122만원에 달하여 당해년도의 3인 가구의 최저생계비 약 122만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나타났다(최윤경, 유해미, 김성숙, &

송신영, 2012). 또한 영아를 둔 부모는 대부분 경제활동에 활발히 참여하는 연령대로 빈곤선 이하에 해당하는 가구가 적어, 빈곤선을 기준으로 할 경우 빈곤 가구와 비빈곤 가구의 비율차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여, 평균적인 한국 아동 집단의 영아기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의 아동 발달 결과에 대한 종단적 영향 확인을 목적으로 하는 본 연구는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의 지표로 가구의 욕구소득비를 선정하였으며, 일정한 기준에 따라 욕구소득비를 4분위로 구분하였다. 빈곤 여부에 따른 취약 계층 아동의 발달상 차이와 가구 지원을 위한 정책적 기준 등의 파악은 후속 연구를 통해 이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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