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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기 양육환경과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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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의 첫 번째 연구문제는 영아기의 양육환경이 아동의 만 4세 및 초등학교 전환기의 사회적 문제행동 발달 수준을 설명하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영아기의 양육환경은 아동의 다양한 발달 결과를 예측하는 영아기의 핵심 요인이자, 가족과정모형의 제안하는 가족과정의 대표 예측 요인인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의 두 지표인 가구소득과 어머니의 학력이 선정되었다.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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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는 영아기의 양육의 질이 이후 시기의 아동의 발달 결과와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를 예측한다는 것이 널리 확인되고 인정받아 왔음에도 가족과정모형에서 포괄적으로 검토되지 않았다는 한계를 고려하여, 영아기에 어머니가 제공한 양육행동을 포함하는 가족과정모형을 설정하였다. 즉, 본 연구의 영아기 양육환경 요인은 양육행동, 가구소득, 어머니의 학력의 세 가지 변인으로 설정되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의 첫번째 연구문제에 대해서 다음의 6가지 연구가설이 설정되었다.

연구가설 1-1-a/b. 영아기에 어머니가 제공한 양육행동의 질적 수준이 높을수록 아동이 만 4세 시기에 보이는 사회적 문제행동(a.공격성, b.사회적 위축) 수준이 낮을 것이다.

연구가설 1-2-a/b. 영아기에 어머니가 제공한 양육행동의 질적 수준이 높을수록 아동이 초등학교 전환기에 보이는 사회적 문제행동(a.공격성, b.사회적 위축) 수준이 낮을 것이다.

연구가설 1-3-a/b. 영아기의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아동이 만 4세 시기에 보이는 사회적 문제행동(a.공격성, b.사회적 위축) 수준이 낮을 것이다.

연구가설 1-4-a/b. 영아기의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아동이 초등학교 전환기에 보이는 사회적 문제행동(a.공격성, b.사회적 위축) 수준이 낮을 것이다.

연구가설 1-5-a/b. 어머니의 학력이 높을수록 아동이 만 4세 시기에 보이는 사회적 문제행동(a.공격성, b.사회적 위축) 수준이 낮을 것이다.

연구가설 1-6-a/b. 어머니의 학력이 높을수록 아동이 초등학교 전환기에 보이는 사회적 문제행동(a.공격성, b.사회적 위축) 수준이 낮을 것이다.

첫번째 연구문제를 검증하기 위하여, 영아기의 세 변인의 수준에 따라서 각각 네 집단으로 구분하여 집단 간에 만 4세 시기의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 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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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의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의 수준 차이가 있는지를 일변량 분산분석을 통해 확인하였다. 분석 결과,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의 수준은 영아기의 평균 욕구소득비의 구간(집단1=1.2 미만, 집단2=1.2 이상 2 미만, 집단3=2 이상 3미만, 집단4=3이상), 어머니의 학력(집단1=고졸 이하, 집단2=전문대학 졸업, 집단3=대학교 졸업, 집단4=대학원 이상), 연구집단 내에서의 양육행동 4분위 수(집단1=1/4분위수 미만, 집단2=1/4분위수 이상 2/4분위수 미만, 집단3=2/4분위수 이상 3/4분위수 미만, 집단4=3/4분위수 이상)에 따라 구분된 집단 간에는 대체로 유의한 수준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영아기 세 변인별로 만 4세와 초등학교 전환기의 두 사회적 문제행동들에 대해 총 12개의 일변량 분산분석이 실시되었는데, 그 중 어머니 학력에 따른 만 4세 및 초등학교 전환기 사회적 위축의 두 분석을 제외한 다른 모든 분석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집단간 차이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뿐만 아니라, 각 집단별 사회적 문제행동 지표들의 평균치를 확인한 결과, 긍정적인 양육환경의 집단일수록 낮은 수준의 사회적 문제행동을 보였다. 다시 말해, 양육행동의 질적 수준이 높은 집단일수록, 가구소득이 높은 집단일수록, 어머니의 학력이 높은 집단일수록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의 수준이 낮았다. 어떤 집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차이가 있는지는 일변량 분산분석의 사후검정을 통해 함께 확인하였다.

영아기의 양육환경 변인과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 간의 유의한 관계는 구조모형을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성별, 출생순위, 부정정서성 기질과 활동성 기질의 통제변수의 영향과 영아기 양육환경 세 변인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구조모형의 분석에서도 영아기 양육행동과 가구소득은 만 4세 시기의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에 대한 유의한 직접효과를 보였으며, 초등학교 전환기의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에 대한 유의한 간접효과를 보였다. 어머니의 학력은 만 4세 시기의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초등학교 전환기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에 대한 직접효과도 유의하지 않았고, 효과분해를 통해 확인한 전체 간접효과도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팬텀분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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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해 개별 간접효과 경로의 유의도를 확인한 결과, 어머니의 학력은 일부 경로를 통해 초등학교 전환기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에 유의한 간접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일변량 분산분석과 구조방정식모형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문제 1의 연구가설 중 영아기 양육행동과 가구소득과 관련된 모든 연구가설들은 지지되었으며, 어머니의 학력과 관련된 연구가설 1-5-a/b는 본 연구결과를 통해 뒷받침되지 않았다.

본 연구를 통해 영아기의 가구소득은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 발달 결과를 예측하는 주요한 요인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외국의 선행연구들은 경제적으로 불리한 지위에 있는 가정의 아동들은 사회적 유능성, 문제행동을 포함하여 다양한 발달 결과가 상대적으로 부정적이며, 그러한 차이는 초등학교 진학 이전에 이미 드러난다고 보고하고 있다(Black et al., 2017; C. A. Nelson, 2000; Phillips & Shonkoff, 2000; Shonkoff et al., 2012; Walker, Wachs, et al., 2011). 그러나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진학 이전의 조기 아동기를 대상으로 가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아동의 사회적 발달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연구가 아직 많이 수행되지 않았다. 일부 연구들에서 초등학교 진학 이전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횡단 연구를 수행하여 가구 소득 또는 부모의 학력이 아동의 사회적 발달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였을 뿐이다(김선희, 2014; 김지선, 2009;

정희원 & 김경연, 1998; 조혜진 & 이기숙, 2004; 한명숙 & 서선숙, 2013). 본 연구는 전국대표성을 가지는 대규모 표본을 활용하여 영아기의 가구소득이 아동의 만 4세 시기는 물론 초등학교 전환기의 사회적 발달 결과까지 유의하게 예측함을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한국 아동들 사이에서도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사회적 문제행동의 발달의 격차가 이른 시기부터 나타나며,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특히 영아기 가구소득은 아동의 초등학교 전환기 사회적 위축에 대한 유의한 직접효과(ß=-0.100, p<.01)를 보였다. 이 관계는 영아기 세 양육환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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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전환기 사회적 문제행동의 두 지표 간의 관계 중 유일하게 유의한 직접 효과가 나타난 관계이다. 영아기의 양육행동은 본 연구모형의 주요 변인들을 가장 잘 설명하는 변인으로 확인되었으나, 초등학교 전환기의 사회적 위축에 대해서는 영아기 가구소득이 더 큰 수준의 총효과를 보였다. 특히 영아기 가구소득(ß=-0.124, p<.01)은 동일 개념의 선행 수준인 만 4세 시기의 사회적 위축(ß=0.233, p<.01)을 제외하면 초등학교 전환기 사회적 위축에 대해 가장 큰 총효과를 보인 변인이다. 영아기 가구소득이 초등학교 전환기 사회적 위축에 미치는 직접효과의 크기는 전체 간접효과의 크기보다 4배 이상 큰 것이며, 영아기 가구소득이 만 4세 시기의 사회적 위축(ß=-0.067, p<.05)에 미치는 직접효과보다도 큰 것이다. 초등학교 전환기에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영아기 가구소득의 영향은 아동의 발달에 따라서 달라지는 물질적 조건에 따른 사회적 비교를 통한 위축 등의 가능성을 가정하게 한다.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경제적 지위 또는 물질적 결핍이 아동의 사회적 위축에 미치는 영향과 보다 민감한 시기 등에 대한 후속 연구가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본 연구는 영아기에 어머니가 제공하는 양육행동의 수준이 아동의 장기적인 사회적 발달 결과를 예측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영아기의 양육의 질이 이후의 발달 단계의 사회적 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정은 널리 수용되어 왔지만, 국내 연구에서는 실증 자료를 통해 영아기의 양육의 질이 미치는 종단적인 영향을 확인하는 것에는 실패해왔다. 애착이론은 영아기 부모-자녀 관계가 부모-자녀의 장기적인 사회적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설명해온 대표적인 이론이다. 애착이론에 따르면 초기에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할 경우, 자녀의 사회적 관계에 대한 내적 작동 모델 형성에 영향을 미쳐 종단적으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부모-자녀 관계 외의 다른 관계로도 확장된 영향을 미친다(Bretherton & Munholland, 2008; Kobak & Madsen, 2008; Sroufe, 2005). 국내에서는 영아기 양육의 질 또는 애착이 아동의 사회적 발달 결과에 미치는 종단적 영향을 직접적으로 포착하는데 실패하면서, 애착이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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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하는 부모-자녀 관계의 질의 지속성을 근거로 유아기 이후에 보인 애착 표상이나 부모-자녀 관계의 질을 대리적으로 활용하여 아동의 사회적 관계에 대한 부모의 영향을 설명하고자 시도해왔다(강인설 & 박희경, 2012; 고운정 &

김숙령, 2006; 이기영, 고윤희, & 최성열, 2004; 이진숙 & 한지현, 2018). 본 연구는 영아기의 어머니의 양육행동이 만 4세 시기와 초등학교 전환기의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 모두를 유의하게 설명함을 실증 자료를 통해서 확인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애착이론 등에서 제안한 생애 초기 양육의 질이 장기적인 영향력을 가지며, 부모-자녀 관계뿐만 아니라 아동의 또래관계로 확장된다는 이론적 가정을 지지하는 근거를 제공한다. 본 연구의 양육 행동 역시 영아기의 부모-자녀 간 애착을 직접 측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양육 행동은 영아기 애착 형성의 필수적 요건으로 설명되는 아동의 표출된 욕구와 정서적 욕구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충족시키는지를 다루고 있어(Bornstein, 1989;

Bornstein et al., 1996), 안정 애착 형성의 핵심 조건들과 일치한다. 또한 애착이 추상적 개념인 반면, 양육행동은 구체적인 양육의 실제로서 애착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의 조작적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 장점이 있다. 영아기의 양육행동은 이후의 아동 발달 결과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며, 양육지식 등의 영아기의 다른 변인들에 비해 더 중요한 변인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므로 출산 직후 및 생애 초기 아동과 부모를 지원하는 사회복지 프로그램들은 어머니의 바람직한 양육행동의 증진을 주요한 목표로 수립해야 할 것이다.

영아기 양육행동과 가구소득이 아동의 만 4세와 초등학교 전환기의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에 미치는 영향을 유의하게 예측한다는 본 연구의 결과는 아동의 사회적 발달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영아기부터 제공되는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지지한다. 그 구체적인 개입 전략 수립에 기여하기 위해 본 연구는 가족과정모형에 이론적 기반을 두고, 영아기의 양육환경이 초등학교 전환기의 사회적 발달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지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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