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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정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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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족과정모형의 내용

본 연구는 초등학교 전환기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 발달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적 틀로 가족과정모형을 적용하고자 한다. 가족과정모형은 경제적 박탈 등의 가족 환경상 불리함이 아동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단순히 결과의 차이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기능과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 등의 통하는 경로를 파악하여 아동 발달에 대한 이해와 개입 전략 형성에 깊이를 더하고자 하는 이론적 틀이다(Conger & Donnellan, 2007; 김광혁, 김진아, & 강수진, 2013).

가족과정모형은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아동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 경로를 설명한 가족스트레스모형(Family Stress Model)을 확장하여 가족 환경이 아동 발달에 미치는 영향과 과정을 설명해 왔다(Conger & Donnellan, 2007;

Hackman et al., 2015). 가족스트레스모형은 가족의 사회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부모의 정서적, 행동적 문제는 부정적 가족 과정을 야기하여 아동의 긍정적인 발달을 저해한다고 설명한다. 부정적 가족 과정으로는 부부 간 또는 부모-자녀 간에 갈등의 발생과 자녀에 대한 지지 및 온정성의 결여 등을 제시하였다(Conger & Donnellan, 2007; Conger et al., 1994). 초기 가족스트레스모형은 청소년 자녀를 둔 가정을 대상으로 한 실증 연구들을 통해 형성되며 소수의 개념만을 다뤘지만(Conger 외, 1992, 1993), 이후 다양한 아동 발달결과와 가족 기능들을 포함한 가족과정을 설명하는 실증 연구들에 적용되면서 이론의 명칭도 가족과정모형으로 바뀌어 불리고 있다(Conger &

Donnellan, 2007; Linver et al., 2002; 김광혁 외, 2013; 김효진, 2008).

가족과정모형에서 제시하는 개념적 구성을 종합하여 정리하면 아래 그림1과 같다(Conger & Donnellan, 2007; Conger et al., 1994).

- 21 - 그림 1. 가족과정모형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 또는 빈곤이 아동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인적 자본이론, 사회적 자본이론 등을 통해서도 설명되어 왔는데(Coleman, 2000;

Eamon, 2001; Haveman & Wolfe, 1994), 가족과정모형은 이들 이론과 달리 자본의 관점을 택하기 보다 가족 구성원과의 상호작용과 가족 관계의 질적인 측면을 통해 설명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갖는다(Conger & Donnellan, 2007).

사회적 자본이론은 자본의 개념에 기반을 두고 부모의 인적 자원이 아동의 인적 자원으로 전환되는 과정의 교육적 차원에서 부모-자녀 관계와 부모의 양육태도를 강조하지만, 가족과정모형에서는 가족 구성원 간의 정서적 관계 자체를 보다 강조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김광혁, 2008). 각각의 이론은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아동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실증 연구들을 통해 이론적 타당성과 함의가 확인되어 왔기에 특정 이론이 더 낫다고 주장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아동의 사회적 발달에 선행하는 영유아기는 가족 관계 및 양육의 영향을 가장 강하게 받는 시기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가족과정모형은 해당 시기의 발달과정을 살피기에 보다 적합한 틀로 평가된다 (김광혁 외,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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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에 대한 확장된 가족과정모형

본 연구는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부모의 온정적 양육태도와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을 매개하여 아동의 발달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족과정모형을 채택하여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의 가정 내 발달 과정을 설명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가구소득과 어머니의 학력으로 평가된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가족과정모형의 대표적 매개요인인 아동에 대한 온정적 태도와 부부 간의 갈등을 매개하여 초등학교 전환기 아동의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것이다. 단, 가족과정모형은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에 있는 가정의 아동의 부정적인 발달 결과를 설명하는 유용한 이론적 틀이지만 다음의 몇 가지 한계를 갖고 있음을 고려하여 몇 가지 이론적 모형의 확장을 시도하였다.

첫째,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가족과정을 영아기부터 탐색하지 못하였다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은 영유아기부터 개인 간에 유의한 수준의 차이가 드러난다는 점(Rubin 외, 2009; Warman & Cohen, 2000; Zeanah, 2010)과 영유아기는 아동의 환경체계가 가정 안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아기의 양육환경의 영향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족과정모형은 초기에는 청소년을 중심으로 적용되어 왔으나, 이후 외국 선행연구들은 만 1-5세 대상의 연구(Linver et al., 2002; Yeung et al., 2002)에 적용하여 가족과정모형이 영유아 자녀를 둔 가정에도 타당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아동의 외현화 및 내재화 문제는 가족과정모형의 초기 연구부터 주목하여 온 아동 발달 결과임에도 불구하고(Conger et al., 1994; Conger &

Donnellan, 2007), 외현화 및 내재화 문제의 발달적 과정을 영유아기에 걸친 가족과정모형을 통해 살펴본 연구는 확인할 수 없었다. 김광혁 외(2013)의 연구 1편이 가족과정모형에 기반하여 빈곤이 유아 사회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있으나, 이는 만 3-5세 유아를 대상으로 한 횡단연구였다. 그외의 국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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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연구들도 만 3-5세의 유아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문제행동 또는 친사회적 특성과 관련된 가족 요인을 탐색하고 있으나(김선희, 2014; 임미지 & 문혁준, 2014; 조혜진 & 이기숙, 2004; 한명숙 & 서선숙, 2013), 영아기 양육환경의 종단적인 영향과 그 영향력이 전달되는 이후 생애과정의 가족과정에 대한 탐색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국내 선행연구의 제한된 가족과정 탐색을 고려하여, 본 연구는 종단자료를 활용하여 영아기의 양육환경이 유아기의 가족과정 변인을 거쳐 아동의 초등학교 전환기 사회적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가족과정모형을 국내 아동의 영유아기 전체 생애과정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첫 번째 연구로서 초등학교 전환기 아동의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에 대한 영아기 양육환경의 종단적 영향을 실증적으로 검증하고 그 매개 변인을 확인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둘째, 가족과정모형은 아동의 발달결과에 대한 영향요인으로 가족의 사회경제적인 지위에만 초점을 맞추며, 아동의 발달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다른 양육환경의 영향을 탐색하는데 소홀하였다는 한계가 있다.

가족과정모형은 가구소득, 부모의 학력, 실직 등의 경제적 어려움이 양육태도나 가족 간 갈등을 매개하여 아동의 발달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데 적용되어 왔다Conger & Donnellan, 2007; 김광혁, 김진아, & 강수진, 2013).

영유아기의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아동의 다양한 발달 결과와 가족 기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분명하지만(Blau, 1999; Bradley & Corwyn, 2002;

Brooks-Gunn & Duncan, 1997, Hackman et al., 2015), 사회경제적 지위가 아동의 발달 결과 또는 이후시기의 양육환경을 설명하는 유일한 양육환경 변인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영아기의 양육의 질은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을 다루는 초기 이론들에서부터 주목받아 왔으며, 현재까지도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에 대한 주요 요인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는 요인이다(Benasich & Brooks‐Gunn, 1996; Goldberg, 2014; Isabella, 1993). 영아기 양육의 질은 아동의 사회적 발달 결과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이후의 양육환경과 내적 작동 모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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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되는 아동의 사회인지 및 자기조절 등 사회적 관계와 관련된 개인 내적 기제 발달을 예측하는 요인이기도 하다(Erickson, Sroufe, & Egeland, 1985; Sroufe, 2005). 따라서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 발달 결과를 영아기부터 탐색하는 가족과정모형은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함께 영아기 양육의 질의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세번째 한계는 기존 가족과정모형은 가정환경 또는 부모의 양육 관련 특성이 아동의 발달 결과에 미치는 영향만을 강조하였다는 것이다. 가족과정은 아동과 부모의 상호적인 영향 속에서 일어난다(이은주, 2011). 그러나 기존 가족과정모형은 부모 역할의 일방향적 영향을 중심으로 살펴봐 왔으며(김광혁, 2014; 김광혁 등, 2013; 장영은, 2015), 아동의 특성을 통제하더라도 주로 성별 통제에 그쳐왔다. 부모의 양육 역할이나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는 아동의 특성과 상호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D. R. Shaffer et al., 2014; A. Slater

& Bremner, 2014; 신명희, 2017; 이은주, 2011), 아동이 양육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배제하고 부모의 역할 또는 가족의 사회경제적 지위의 영향만을 살펴본 것이다. 아동 역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아동의 특성도 가족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 등의 아동의 외현화 및 내재화 문제는 부모가 아동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보이기 어렵게 하거나 가족구성원 간의 갈등의 수준을 높인다(Belsky, Rha, & Park, 2000; Burke, Pardini, & Loeber, 2008; Hein et al., 2018; 이은주, 2011). 또한 아동의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은 장기간 지속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Burgess, Rubin, Cheah, & Nelson, 2005; Dumas, Neese, Prinz, & Blechman, 1996; Warman

& Cohen, 2000), 양육환경이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선행 사회적 문제행동 수준을 고려한 상태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가족과정에 내포된 아동의 영향을 함께 고려한 양육 환경의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초등학교 전환기에 해당하는 만 7세 시기의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에 대한 가족 과정을 살펴보면서 만 4세 시기의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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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을 함께 고려할 것이다. 만 4세는 본 연구자료에서 공격성과 사회적 위축이 측정된 최초의 시기로 접근가능한 최선의 초기치이다. 이를 통해 영아기 양육환경에서 유아기 양육환경으로 이어지는 가족 과정을 사회적 문제행동의 초기 수준이 매개하는지 확인하고, 선행 발달 수준을 고려함으로써 유아기 양육환경의 영향을 보다 정확히 확인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아동의 사회적 문제행동에 대한 가족 과정에 아동의 자기조절 능력을 포함할 것을 제안한다. 인간의 사회적 행동은 사회적 조건에 대한 인지적, 정서적 과정을 거쳐 구상된 행동적 대안이 실제로 수행됨에 따라서 외부적으로 드러난다(Dodge et al., 2006; Strack & Deutsch, 2004; Vogel &

Wanke, 2016). 아동의 사회적 발달 결과에 부모의 영향이 중요함을 설명한 애착이론, 사회적 학습이론 등의 주요 이론들도 부모-자녀의 관계적 특성이 아동의 다양한 사회적 관계로 확장되는 기제로 내적 작동 모델, 자기효능감 등의 개인의 내면화 과정을 제안하고 있다(Bandura, 2002, 2004; Kobak & Madsen, 2008; Sroufe, 2005). 아동의 자기조절 능력은 사회적 상황과 조건에 대한 행동적 반응이 사회적 바람직성에 따르도록 하는 개인 내적 자원이다(Calkins & Fox, 2002; Eisenberg et al., 2002). 내재화 문제는 정서적, 행동적 반응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과잉통제가 일어날 때 나타나며, 외현화 문제는 과소통제가 일어날 때 나타난다(Huey Jr & Weisz, 1997; Robins, John, Caspi, Moffitt, &

Stouthamer-Loeber, 1996). 따라서 아동이 적절한 자기조절 능력을 갖추고 있을 때, 내재화 문제와 외현화 문제의 한 유형인 위축행동과 공격행동이 적게 보일 것으로 가정되며, 실증 연구들의 결과가 이 가정을 뒷받침한다(Eisenberg et al., 2001; Hughes & Ensor, 2008; 장혜인 & 박형인, 2015).

또한 아동의 자기조절 능력은 사회적 문제행동과 가정 내 설명요인들을 공유한다. 영유아기의 가정의 사회경제적 조건은 자기조절 능력의 발달에도 유의한 영향을 미치며(Bradshaw, 2011; Evans & Schamberg, 2009; Hackman et al., 2015; 양옥승 등, 2017), 영유아기 부모와의 관계적 특성도 자기조절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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