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이론적 논의: 젠더갈등의 다양한 차원

젠더갈등과 사회통합 <<

1. 이론적 논의: 젠더갈등의 다양한 차원

가. 사회갈등으로서의 젠더갈등

젠더갈등이란 성인 남녀의 개인적 갈등에서부터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적 관행 및 제도를 둘러싼 갈등, 법 제정이나 정책수립과정에서 기존의 가부장적 질서에 대한 도 전을 둘러싸고 남성과 여성의 이해가 대립하는 공적인 영역에서의 갈등을 모두 의미한 다(이재경, 2013).

사회갈등으로서의 젠더갈등은 성인 남녀의 개인적 갈등보다는 남녀의 역할규정이나 권리와 관련되어 발생하는 갈등으로, 주로 기성 가부장적 사회질서에 대한 도전에서 비롯된다(변화순 외, 2005).

그런데 기존의 가부장적 사회질서는 공적인 영역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사적 인 영역에서도 나타난다. 개인적이고 사적인 영역이라 여겨지는 섹슈얼리티 (sexuality)와 가족의 영역에서도 가부장적 지배체제로 인한 젠더갈등을 경험하고 인 식할 수 있으며(Barry, 1995; Hochschild, 1989), 지역사회, 노동시장, 국가와 같은 공적 영역에서도 가부장적 질서를 둘러싼 젠더갈등을 발견할 수 있다.

나. 섹슈얼리티와 젠더갈등

Barry(1995)는 “여성의 섹슈얼리티야말로 여성에 대한 경제적, 정치적 식민지화의 토대”라 하였고, 매키넌(Mackinnon)은 “섹슈얼리티는 성별 불평등을 없애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영역”이라고 주장하였다(이재경 외, 2011에서 재인용). 가부장적 지배 체제에서 여성들은 육체적 힘과 권력의 논리에 따라 남성의 성적 쾌락을 위한 도구로 비인격적 대우를 받는 경우가 빈번하였다.

섹슈얼리티 차원의 젠더갈등은 ‘갈등’이란 용어로 표현하기에는 일방적 억압, 불균 형, 피해, 일탈의 형태로 나타난다. 데이트폭력과 가정폭력을 포함한 성폭력, 외모에 대한 억압과 차별 등도 섹슈얼리티 차원의 젠더갈등의 한 양상이면서 젠더갈등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준다.

성폭력은 불특정 다수의 여성이 언제라도 잠정적인 폭력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 포’의 정치를 수반한다. 이러한 공포로 인해 여성들은 공간적․심리적 압박을 느끼고 삶 의 모든 영역에서 행동의 제약을 받는다. 성폭력은 직접 경험한 여성 외에도 다수의 여 성들을 성폭력의 위협에 노출시켜 잠재적 피해자로 만든다(이재경 외, 2011).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온라인 성폭력 고발운동인 ‘미투운동’은 잠재되었던 섹슈얼리티 차원의 젠더갈등이 표출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국가정책이 아 닌 사회문화적 운동을 통한 젠더갈등의 표출이 중요한 사회통합의 수단이 될 수 있는 지는 새롭게 제기된 중요한 연구 과제이다.

다. 성역할과 젠더갈등

근대적 노동시장 성립과 제조업 중심의 산업경제 확립 이후 ‘남성 생계부양자 가족 체계’는 여성과 남성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역시 확고히 하였다. 여성 노동시장 참여 가 증대되고 여성의 역할도 변했지만, 여전히 가족 내 여성과 남성의 역할에 대한 전통 적 고정관념은 젠더갈등을 유발한다.

노동인구 변화, 일·가족양립제도 혹은 가족친화제도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가정과 직장, 남성들이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혹실드 (Hochschild, 1989)는 ‘지연된 혁명’이라 언급했다. ‘지연된 혁명’이란 변화한 여성과 변하지 않은 직장·사회 간의 긴장을 의미한다. 이러한 성역할과 젠더갈등은 여성과 남 성의 갈등 인식 차이뿐만 아니라 세대 간, 계층 간, 지역 간에도 인식 차이가 나타날 수 있는 영역이다.

라. 노동시장과 젠더갈등

성역할 고정관념과 지연된 혁명의 장애물을 넘어 노동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여성이라 하더라도 남성을 ‘표준’으로 하는 노동시장의 채용, 임금, 승진 관행에 의해 불평등과 차별을 경험한다(조순경 편, 2000).

여성의 노동시장 차별에 대해서는 인적자본이론, 선호가설, 이중노동시장이론 등 주 류 경제학의 다양한 이론으로 설명해 왔지만, 페미니즘 이론들은 자본주의와 가부장적 성별분업 이데올로기를 동시에 비판한다. 노동시장에서 여성을 이차적 노동자로 규정 함으로써 각종 차별을 정당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하트만, 1985). 노동시장의 채용이 나 승진과 관련된 성차별은 젠더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이로 인한 긴장 과 불평등은 그 자체로 ‘젠더갈등’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