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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가격정책과 제약 기업의 R&D간 관계

제4절 의약품 가격정책이 혁신에 미치는 영향

1. 의약품 가격정책과 제약 기업의 R&D간 관계

학계에서 진행되었던 기존 연구들을 살펴보면, 이론적으로나 실증 적으로 각 국가의 제약 산업에 대한 가격 정책은 의약품 가격 인하와 의료비 지출 감소와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의약품 가격 인하는 수요 측면에서 의약품 소비자들이 저렴한 값에 좋은 약 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소비자 후생을 증가 시켜준다는 장 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낮은 수준의 약가로 인해 의약품 공급자인 제약회사의 R&D 투자23) 자금 회수가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산업과는 달리 R&D 성과의 발생 가능성이 불확실하기 까지 한 제약 산업의 R&D 투자 인센티브가 약화될 경우, 장기적으 로 신약 개발의 부재로 인해 의약품 수요층에 해당하는 노동 인력의 수명 감축, 그리고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까지 야기할 수 있다 (Abbott & Vernon 2007; Eger & Mahlich 2014).

의약품 가격 정책과 제약 회사의 R&D 투자간의 관계에 초점을 두었던 다수의 실증 연구들은 가격의 레벨과 R&D 투자액 간에 양의 상관 관계가 존재함을 확인한 바 있다(Abbot & Vernon, 2007; Civan&Manoley, 2009; Eger & Mahlich, 2014; Filson, 2012; Giaccotto et al., 2005;

Golec et al., 2010; Golec & Vernon, 2010; Vernon, 2005). 우선 Giaccotto et al.(2005)는 1952년~2001년 미국 제약산업 데이터를 활 용해, 실질 의약품 가격의 증가가 제약사의 R&D 투자 증가로 이어졌음

23) 제약 회사가 신물질 신약(NME: New Molecule Entities)을 시장에 내놓기까지는 평균 적으로 미화 10억불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Adams &Branter 2010).

을 보인 바 있는데(e.g. 10% 약가 상승이 6%의 R&D 투자 상승으로 이 어짐.),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국 정부에서 1980년~2011년 사이에 의약 품 가격의 상승을 물가 상승률로 동결하는 가격 규제를 했었다면 R&D는 30% 감소, 330~365개에 달하는 신약의 출시 개수 감소를 야기했었을 것이라 예측하였다. Vernon(2005)은 1994~1997년의 전세계 Top 30 에 해당되는 대형 제약회사들의 재무 데이터(financial data)를 활용해, 정부의 가격 정책과 R&D 투자 간의 관계를 분석을 시도한 바 있다. 다른 학계의 접근과 달리, 제약 회사 레벨에서의 R&D 결정에 대한 이론모형 이 세워졌고 그에 대한 실증 분석 또한 시도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 다. 구체적으로 가격 규제와 제약사의 R&D 투자와의 관계를 보기 위해, (1) 기대 수익에 의한 영향 (2) 현금 흐름에 의한 영향에 기반한 경로에 주 목하였는데, 아래 그림과 같다.

〔그림 3-10〕 The paths through which pharmaceutical price regulation may affect R&D

출처: Vernon, J.A.(2005). “Examining the link between price regulation and pharmaceutical R&D investment,”Health Economics, Vol.14(1), pp.1~16.의 Figure 1.

Vernon(2005)은 제약 회사의 결정에 있어, 미국 시장이 유럽 시장 등 타 국가들에 비해 의약품 가격 규제가 되지 않았다고 가정하고, 제약 회 사의 매출에 있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비중을 회사가 노출된 규제의 정도로 보고 R&D 결정에 대한 실증 분석을 하였는데, 규제가 있는 국가 에서의 매출 비중이 10% 늘 경우(즉, 규제의 압박이 증가할 경우), 영업 이익이 3% 가량 줄어든다는 결과가 나왔다. 기본적으로 약가 규제가 제 약 회사의 R&D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판단한 셈인데, 후속 연 구로서 Vernon(2006)은 제약 회사의 R&D 투자 결정이 이전연도 현금 흐름(lagged cash flow)과 기대 수익에 의해 영향 받는다고 역시 간주하 여 미국 시장이 타 국가들과 같은 수준의 약가 규제에 처하는 상황에 대 한 시뮬레이션 역시 실시한 바 있다. 특히, 미국이 타국과 같은 수준의 약 가규제 환경에 놓일 경우, 제약 회사의 R&D 투자는 23.4~32.7%정도 감 소한다는 예측을 하였다. Golec et al.(2010)은 1993년 미국 클린턴 정 부의 Health Security Act(HAS) 이벤트를 활용해서 정부의 의약품 가격 규제 정책 논의가 제약 산업의 R&D 투자를 위축하였음을 보이기도 하였 다. 좀 더 최근 데이터를 활용한 실증 연구를 보더라도, 그 방향성에 있어 서 일관적임을 알 수 있는데 예컨대, Eger & Mahlich(2014)은 2000년 부터 2008년까지 상위 20개 제약회사들을 샘플로 하여 가격 규제가 기 업의 R&D 투자 인센티브를 악화시킴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기도 하였다.

기업의 R&D 투자에 대해 세부 R&D 단계, 대상, 그리고 시점으로 분 리해 볼 경우 신약 개발 프로젝트부터 영향을 주는 것을 살펴볼 수 있는 데, Abbot and Vernon(2007)은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향후 미국의 약가를 40~50% 정도 인하하는 정책을 상정할 경우 30~60% 정도에 해 당하는 초기 신약 개발 프로젝트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 다. 또한 Civan & Manoley(2009)은 600개 약품에 대해 횡단 분석

(cross-sectional analysis)을 실시해, 이미 시장에 나온 약품들의 가격 레벨과 개발 과정에 놓여있는 신약의 개수 간 상관관계를 본 결과, 현재 시판 중인 약품의 가격이 10% 인하될 경우 개발 단계에 놓여 있는 신약 개수가 2.8%~4.9% 가량 감소될 것이라고 보았다. Golec& Vernon (2010)은 연구 대상을 유럽 국가들로 초점을 맞춰 실제 1986년부터 2004년 사이에 단행되었던 유럽의 약가 규제가 해당 기간 동안 유럽 시 장에서 미화 49.6억불에 해당하는 R&D 투자를 막았으며, 이를 신약의 개수로 환산할 경우 49개 신약의 개발을 억제한 셈이라고 분석하였다. 관 련해 최근 Filson(2012)은 시뮬레이션(simulation) 연구를 통해 미국이 전세계 타국들과 같은 의약품 가격 규제 정책을 단행했었을 경우를 상정 해보았고, 그 경우 신약의 개수가 약 75% 정도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예 상한 바 있다.

정부의 가격 정책과 기업의 수익성은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기에, 관련 해 학계 문헌조사를 살펴보면, 제약 기업의 수익성 향상이 R&D 투자 증 가와 같은 혁신(innovation)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 또한 찾아 볼 수 있다(Acemoglu & Linn 2004; Trushin 2011). 예컨대, Acemoglu

& Linn(2004)의 경우, 제약 품목군의 잠재적 시장 규모가 1% 증가할 경 우, 해당 품목군에서 신약이 4~7.5% 정도 더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였 다. 이는 비단 미국 제약 산업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제약 산업의 R&D가 활발한 일본의 경우에도 수익과 R&D 투자간의 양의 관계를 확 인할 수 있다(Mahlich & Roediger 2006). Duggan & Morton(2006) 과 Finkelstein(2004)은 의약품 수익성 상승과 연관된 정부의 가격 정책 이 신약에 대한 임상시험(new clinical trials), 신물질 신약 발굴(new molecularentities, or new drugs)을 증가시킨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