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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에서는 물질적 박탈과 사회적 지지가 정신 건강, 특히 우울과 자살생각에 미 치는 영향을 연령대별로 검토함으로써 정책적 함의를 이끌어 내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분석의 결과 첫째, 기초분석 결과에 의하면 노인의 우울과 자살생각이 매우 높게 나 타났다. 특히 노인의 10.9%가 지난 1년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으며,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앓고 있는 질환(43.4%), 다음으로 경제적 이유(30.1%), 사회적 관계 (9.8%) 순이었다. 흔히 생애주기상 노년기는 4고[苦(빈고, 병고, 고독고, 무위고)]의 경 험에 쉽게 노출된다고 한다. 그러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에서 노인에게 드는 소득 보장, 의료보장, 사회서비스 비용이 전체 사회복지 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나라도 국민연금, 기초연금,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각 종 사회서비스 등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복지제도가 꾸준히 확대되어 왔지만, 여 전히 선진 복지국가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은 OECD 국가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향후 급격한 인구 고령화의 속도를 감안할 때 사회복지의 수준이 현재와 같이 지체될 경우 사회 전체의 정신건강 수준도 더욱 낮아질 우려가 있다. 소득보장, 건강보장, 서비스보 장을 아우르는 생활보장의 차원에서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통합적 복지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둘째, 예상할 수 있는 바와 같이 물질적 박탈과 사회적 지지는 모두 정신건강, 즉 우 울과 자살생각에 매우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정신건강에 미치는 물질적 박탈의 영향에 대한 사회적 지지의 조절 효과는 통계적으로 지지되지 않았다. 다만, 노인의 경우 물질적 박탈이 심각하더라도 사회적 지지가 강한 경우 우울 감이 다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질적 박탈과 사회적 지지 이외에도 건강 문제 로 인한 일상생활의 제약이 우울감과 자살생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 다. 바꾸어 말하자면 물질적 박탈 상태, 정서적 지지를 비롯한 사회자본의 부재, 질병 이나 장애와 같은 신체적 제약의 문제를 부분적으로 혹은 포괄적으로 완화시키거나 경 감시킴으로써 개인의 정신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극빈, 과도한 부 채, 질병 등으로 인한 신변 비관이 (동반) 자살이나 묻지마 범죄, 분노범죄 등의 극단적 결과로 이어진 사건․사고가 언론을 통해 적지 않게 보도되고 있다. 또한 빈곤 속에서 홀 로 살다가 고독사한 후 뒤늦게 발견되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 공동체가 해체되고 핵 가족을 넘어 1인 단독가구의 비중이 전체 가구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모래알 사회 에서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좀 더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에 있다. 즉 빈곤의 사각지대를 최대한 줄이고, 질병에 대한 보장률을 높이며, 돌봄서 비스 등 각종 사회서비스가 기존 가족 역할의 상당 부분을 대체해 줄 때 개인의 정신 건강 나아가 사회의 통합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이 연구의 결과 연령에 따라 개인의 우울과 자살생각에 미치는 영향 요인과 영 향도가 상당히 달랐다. 청년의 경우 특히 실업의 상태가 우울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으로 나타났다. 최근 청년 실업이 12.3%, 54만 8,000명11)까지 치솟은 현실에서 청년 의 실업이 그들의 정신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는 시사적이다.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희망하는 직장의 취업 기회가 줄어드는 동시에 미래에 대한 희망도 사그라들면서 우울감이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되는 것이다. 박탈의 영역 중 청년 의 우울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기초생활의 박탈이었다. 즉 먹고 입고 공과 금을 내는 것 등의 기초생계 영역에서 박탈을 경험한 청년일수록 높은 우울감을 보인 다는 것은 일면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청년의 취업 기회를 넓히기 위한 좀 더 적극적

11) 2017년 2월 기준(e-나라지표, 2017. 10. 11. 인출).

인 노동시장 정책과 아울러 구직 기간 동안 최소한의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청년구직수당, 주거복지지원 등 복지 지원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중장년의 경우 의료 박탈을 제외한 기초생활 박탈, 주거 박탈, 미래 대비 박탈 수준이 높을수록 우울 의 수준도 높아졌다. 특히 중장년기에는 주거 박탈의 수준이 높을수록 통계적으로 유 의미하게 자살생각을 하는 비율도 높아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장년기는 생애주기상 평균적으로 소득도 가장 높고 지출도 가장 높은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시 기 박탈, 특히 일상의 가정생활을 영위하는 안정적이고 쾌적한 주택을 가지지 못하는 주거상의 박탈을 경험할 경우 정신건강에 위해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최근 10여 년 간 주택 가격의 급등은 서민층의 주거 안정성과 접근성을 크게 낮추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결과에는 그동안 주택을 사유재로만 인식한 정부의 인식과 주 택을 투기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시민들의 인식, 그리고 건설붐을 통해 내수 부진을 만 회하려는 기업의 인식이 상호 작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서민의 주거 안정과 접근성 제고를 위해 주거복지 영역을 확대하고, 주택의 공공재적 가치를 확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노인의 경우 기초생활 박탈과 주거 박탈, 그리고 의료 박탈 수준 이 높을수록 우울감이 높았다. 박탈 요인 외에는 건강 문제로 인한 일상생활의 어려움 이 우울과 자살생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사회적 지지가 강한 경우 우울과 자살생각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결국 노인의 경우 다차원적 박탈과 더불어 생애주기상 나타나는 노쇠와 질병이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미쳤다. 노인의 정 신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다차원적인 복지 지원이 요구됨을 시사한다. 즉 기초생 활보장과 같은 소득보장, 질병의 예방과 적절한 건강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제고 노력, 그리고 정서적 지지를 위한 가족과 지역사회의 다양한 지원과 서비스가 필요에 따라 적절히 조합될 필요가 있다.

요컨대 정신건강은 단순히 개인적 차원의 문제를 넘어서는 사회통합의 문제와 밀접 한 관계가 있다. 정신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연령별, 영역별 특성을 고려한 다차 원적인 국가․사회적 노력이 투입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