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나. 연령별, 영역별 박탈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다음으로 아래 표는 연령별로 영역별 박탈의 수준이 우울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이다. 전체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의료 박탈을 제외한 기초생활 박탈, 주거 박 탈, 미래 대비 박탈의 수준은 우울 점수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령별로 분리해서 박탈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결과는 다소 상이하 다. 먼저 35세 미만 청년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기초생활 박탈의 수준이 높을수록 청 년의 우울 수준도 높아지는 것이 발견된다. 하지만 나머지 영역의 박탈은 우울 수준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또한 청년기에는 성별 우울 수준의 차이 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배우자가 있고 없음 역시 우울 수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청년기 우울 수준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실업이었다. 즉 실업자일수록 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우울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된다. 실제로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실업자의 우울 점수는 12.3점으로 우울증의 위험군 분류 기준인 9점을 상회하며 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지난 1년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경험 역시 전체 정규직(2.9%)보다 2.5배 이상 높은 7.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주기상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기 실업 상태가 청년의 정신건강을 심각하게 해 칠 수 있다는 결과로서 주목된다. 비정규직 청년의 경우 우울도는 정규직이나 청년 전 체에 비해 크게 높지 않지만, 자살생각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비정규직의 직장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미래 전망과 무관치 않은 결과로 보인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가 부분이다.

〔그림 4-5〕 청년의 고용상태별 우울 점수와 자살생각 비율

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7), ‘사회문제와 사회통합 실태조사’, 자료 분석.

중장년기 우울은 기초생활 박탈, 주거 박탈, 미래 대비 박탈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문제 또한 우울 수준을 높이는 데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미한 변수로 나 타났지만, 의료적 박탈과 우울 수준과는 통계적 관련성이 낮았다. 이 시기는 일반적으 로 소득과 소비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시기인 동시에 노년기를 준비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시기에 다차원적인 박탈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불안 정성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노년기 우울에는 기초생활 박탈, 주거 박탈과 의료 박탈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는 소득활동을 포함한 사회적 활동이 쇠하고, 건강상의 문제 가 발생할 가능성 또한 커지기 때문에 의료적 박탈의 영향력이 나타난다는 점이 시사 적이다.

모든 연령대에서 사회적 지지의 수준은 우울 수준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확인된다. 즉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스스로 사회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생 각하고, 고민을 상담할 만한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우울 수준이 낮다는 것이다. 또한 건강상의 문제가 없는 사람이 다소간이나마 이러한 문제를 겪고 있는 사 람에 비해서 우울 수준이 낮은 것도 모든 연령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표 4-9〉 영역별 박탈이 우울에 미치는 효과

상수 13.143*** 10.298*** 14.460*** 13.225***

(0.739) (3.017) (0.938) (2.333)

N 3,839 1,007 2,269 563

r2 0.246 0.186 0.255 0.389

주 : * p<0.05, ** p<0.01, *** p<0.001

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7), ‘사회문제와 사회통합 실태조사’, 자료 분석.

〈표 4-10〉 영역별 박탈이 자살생각에 미치는 효과

우울 수준에 영향을 미치던 변수 중 배우자의 유무, 실업 상태 등은 자살생각에는 통 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성은 남성에 비해 평 균적으로 우울도도 높을 뿐 아니라, 자살생각을 할 확률도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건강 문제는 청년의 자살생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중장년 이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이 발견된다. 특히 노년기의 건강 문제는 자살생각에 통계적으로 유의미 하게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개인 특성 변수로 나타난다.

박탈의 영역별로 볼 때, 우울감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던 기초생활 박탈은 자살생 각에는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는 데 비해, 주거 박탈은 특히 중장년기 자살생각에 통 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지지는 앞서의 결과와 마 찬가지로 전 연령층에서 자살생각을 줄이는 데 매우 유의미한 변수로 확인되었다.

〔그림 4-6〕 지난 1년간 자살생각 여부 및 자살생각의 이유

〈표 4-11〉 연령대별 지난 1년간 죽고 싶다는 생각 경험 비율 및 자살생각 이유

구분 19~34세 35~64세 65세 이상 전체

지난 1년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 있음 4.4 6.4 10.9 6.3

이유

경제적 이유 때문에 23.8 39.1 30.1 34.3

현재 앓고 있는 질환 때문에 6.9 13.4 43.4 18.2

가족 갈등 및 주변과의 단절 등

사회적 관계 때문에 35.8 34.5 9.8 29.8

기타 33.4 13.0 16.6 17.7

100.0 100.0 100.0 100.0

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7), ‘사회문제와 사회통합 실태조사’, 자료 분석.

이러한 결과는 직접적으로 자살생각을 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 결과와 정 확히 일치한다. 즉 지난 1년간 죽고 싶은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는 사람(조사 대상의 6.34%)에게 그 이유를 물어본 결과 전체적으로는 경제적 이유(34.3%), 가족 관계 단 절이나 갈등 등 관계의 문제(29.8%), 건강상의 문제(18.2%) 순으로 나타난 것이다. 특 히 연령별로 볼 때, 청년의 경우 사회적 관계상의 문제(33.4%)가 자살생각을 한 가장 큰 원인으로 드러났지만, 장년의 경우 경제적 문제(39.1%)가, 노인의 경우 건강상의 문제(43.4%)가 자살생각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나타났다는 점은 시사적이다. 즉 생애주기상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은 상이할 수 있기 때문에 개입이나 정 책적 대응 역시 이러한 연령별 차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