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영국은 전통적으로 아동보육은 부모 책임이라는 가치관이 강한 나라 이지만, 1997년 노동당이 집권하면서 보육 및 영유아 정책을 국가 전략 사업으로 규정하고 보육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강화해 왔다. 이에 따라 근로연계정책을 통한 보육서비스 지원, 보육시설에 대한 투자, 세제 개 편 등을 통해 자녀가 있는 가구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자녀가 있는 가구에 대한 정부지출액은 GDP 대비 4.22%로 OECD 국

가 중 최고 수준이며, 이 중 현금지원과 세제지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OECD, 2012). 한편, 영국은 1999년부터 Sure Start Program을 통해 저소득층 아동에게 무상보육을 제공하는 한편, 2000년 대 중반부터는 만 3～4세 아동에게 주당 15시간의 무상교육을 제공함 으로써 보육정책의 보편성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 증대에도 불구하고, 영국 부모의 보육비 부담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영국은 OECD 국가 중 가구의 보육비 부담이 가장 높은 국 가로 일반 맞벌이 가구의 월 순소득에서 보육비 지출액이 차지하는 비 중이 평균 27%에 달한다(OECD, 2011).²¹⁾

가. 육아휴직

영국의 모성휴가는 52주이다. 이 기간 동안 여성은 고용주가 지급하 는 법정 육아휴직 급여(Statutory Maternity Pay, SMP)나 주정부가 제공하는 육아휴직 수당(Maternity Allowance, MA)을 받을 수 있다.

SMP를 받기 위해서는 출산 전 26주(출산 직전 15주 포함) 이상을 근 무했어야 하며, 평균 임금이 주당 102파운드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MA 수혜대상은 SMP 비수혜대상이면서, 출산 전 66주 동안 최 소 26주를 근무하고, 출산 전 66주의 마지막 13주의 평균 임금이 주당 최소 30파운드인 여성이다. 위의 육아휴직 급여는 모두 39주 동안 제공 되며, 나머지 13주는 무급이다. SMP는 첫 6주 동안 소득대체율이 90%, 나머지 33주는 평균 임금의 90% 또는 주당 135.45파운드 중 작은 금액 이 지급된다. MA의 급여체계도 SMP와 같다.

한편, 영국의 부성휴가는 2주이고 급여체계는 모성휴가와 동일하다.

또한, 부(父) 또는 모(母)는 자녀가 5살이 될 때까지 최대 13주의 무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으며, 고용주와의 협상하에 추가적인 휴가 사용도 가능하다. 2011년부터는 부성휴가를 장려하기 위한 차원에서 모가 직장

21) OECD 평균은 12%임.

에 복귀한 후 최대 6개월까지 추가적으로 부성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나. 자녀지원 정책

영국의 아동수당(Child benefit)은 2013년 이전까지는 가구소득에 상 관없이 16세 미만(전일제 이상 학생은 19세 미만)의 자녀를 가진 모든 가정에 정액이 지급되는 보편적 수당이었으나, 재정 절감 차원에서 올 해부터는 부모 각각의 소득이 6만파운드 미만인 가구에 한하여 지급된 다. 부모 중 한 명의 소득이라도 6만파운드 이상이면 아동수당이 제공 되지 않거나, 아동수당을 계속 받으려면 ‘고소득 아동수당 부담금’(High income child benefit charge)을 통해 5만파운드 이상의 소득에 대해 100파운드당 1%의 세금을 내야 한다. 양쪽 부모의 소득이 각각 5만파 운드 미만인 가구에는 종전의 아동수당 금액이 지급되며, 부모 중 한 명의 소득이 5만～6만파운드인 가정에는 감면된 아동수당이 지급된다.

아동수당의 최대 금액은 첫째 자녀에 대해서는 주당 20.30파운드이고, 둘째 이상 자녀에 대해서는 주당 13.40파운드이다. 자녀가 한명인 가구 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아동수당 지원액은 연간 약 1,100파운드에 이른 다. 그러나 변화된 아동수당 수혜조건하에서는 외벌이 부부와 맞벌이 부부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높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Joyce, 2013). 예컨대, 부부가 각각 49,000파운드씩 총 98,000파운드의 소득을 가진 맞벌이 가구는 아동수당 수혜 대상이지만, 외벌이 가구에 서 6만파운드의 소득이 있을 경우 총가구소득이 더 작음에도 불구하고 아동수당 수혜 대상이 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게 된다.

다. 보육정책

영국 정부는 Sure Start Program²²⁾을 통해 저소득층에 무상보육을 제공하고 있으나, 일반 아동이 이용할 수 있는 공보육 시설은 제한적이

다. 종일제 보육시설 중 국공립 시설의 비율은 약 10%로 대부분의 시 설을 민간이 운영하고 있다. 민간 중심의 공급구조하에서 영국의 육아 지원정책은 전통적으로 수요자의 보육비용을 경감하는 데 중점을 두어 왔다. 이 중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자녀관련 세액공제이다. 그러나 환 급형 세액공제제도를 통한 보육비 지원은 지원금액이 높음에도 불구하 고 보육료를 내는 시점과 환급받는 시점 간 시차가 존재하여 혜택의 체 감도가 낮고,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의 수혜율이 낮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세액공제를 통한 보육비용 지원은 크게 근로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는 근로세액공제(Working Tax Credit; WTC)와 취업 여부와 관계없이 자녀가 있는 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아동세액공제(Child Tax Credit; CTC)를 통해 이루어진다. 근로세액공제는 저소득층의 근로를 장려하기 위한 환급형 세액공제제도인데, 근로세액공제 항목 중 하나인 보육서비스 공제(childcare element)를 통해 보육비용의 70%까지 공제 가능하다. 수혜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부모가 각각 주당 16시간 이상 유 급근로 중이어야 하며(모성휴가 포함), Ofsted(Office for standards in education)의 인가를 받은 보육시설을 이용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Ofsted는 2007년에 설립된 독립기관으로 영국의 교육 및 보육서비스의 품질기준을 설정하고 이에 대한 조사 및 평가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인정되는 비용한도는 자녀 한 명당 최대 175파운드/주, 두 자녀 이상에 대해서는 최대 300파운드/주이다. 비용한도 내에서 70%까지 공제를 받 을 수 있으므로 실질적인 지원액은 자녀 한 명에 대해 112.50파운드/주 (175*70%), 두 자녀 이상에 대해서는 210파운드/주(300*70%)이다.

아동세액공제는 근로 여부와 상관없이 16세 이하 자녀가 있는 저소 득층 가정을 대상으로 한다. 아동세액공제를 받기 위한 소득상한선은 연소득 32,200파운드(한 자녀 가구는 26,000파운드)이다. Ofsted에 등록

22) Sure Start Program은 The Children Act(2004년), The Childcare Act(2006 년)에 근거하여 만 5세 미만의 저소득층 아동에게 보육, 조기교육, 건강, 가 족지원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아동빈곤과 사회적 배제를 퇴치 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를 위해 전국에 약 800개의 Sure Start Children's Center를 설치하여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된 보육시설을 이용하면 추가적 지원이 있으며, 소득이나 보육시설을 이용한 시간에 따라 지원금액이 달라진다. 아동세액공제 중 가족공제 (family element)는 연간 545파운드, 자녀 1인당 공제(child element)는 한 자녀당 연간 2,720파운드, 장애아동 공제(disabled child element)는 연간 3,015파운드, 중증장애아동 공제(severely disabled child element) 는 연간 1,220파운드이다. 맞벌이 부부가 각각 주당 16시간 이상 일할 0 3,270 5,995 8,715 0 13,535 20,810 23,530 5,000 3,270 5,995 8,715 5,100 13,535 20,810 23,530 8,000 3,270 5,995 8,715 9,500 13,065 20,335 23,060 10,000 3,270 5,995 8,715 10,000 12,860 20,130 22,855 15,000 3,270 5,995 8,715 15,000 10,810 18,080 18,755 20,000 1,595 4,315 7,040 20,000 8,760 16,030 16,705 25,000 0 2,265 4,990 25,000 6,710 13,980 14,655 30,000 0 215 2,940 30,000 4,660 11,930 12,605 35,000 0 0 890 35,000 2,610 9,880 10,555 40,000 0 0 0 40,000 560 7,830 8,505 45,000 0 5,780 6,455

출처: HM Revenue & Customs, UK

근로세액공제와 아동세액공제는 2013년 하반기부터 Universal Credit²³⁾ 제도로 전환될 예정이다. Universal Credit에서는 기존의 근로세액공제 와 달리 부모 모두 16시간 이상 근로조건을 없애고, 근로시간과 무관하 게 부모가 취업 중이면 보육비가 지원된다. 이는 미취업자가 단시간근 로라도 하게끔 하는 유인을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Universal Credit 제 도가 도입되면, 수혜대상은 개인 기본공제액(약 10,000파운드) 이상의 소득이 있을 경우 보육비의 최대 85%를 지원받을 수 있으며, 개인 기 본공제액 미만의 소득이 있을 경우 종전과 같이 보육비의 70%를 지원 받게 된다.

이밖에 근로자의 자녀양육을 지원하기 위해 보육바우처 제공, 계약에 의한 위탁보육, 직장 어린이집 설치 등 고용주 지원제도도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정책은 Salary Sacrifice Scheme으로 해당 사업장의 근 로자는 월급 중 일부를 보육바우처로 받고, 그 비용은 소득세 및 국가 보험료 산정기준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바우처 기본액은 최대 55파운드 /주(연간 2,860파운드)로 이에 대해 소득세와 국가보험료를 부담하지 않을 때 연간 약 900파운드의 절감효과가 발생한다. 2011년부터는 고소 득자의 혜택이 감소하여 소득세 higher rate taxpayer는 28파운드/주, additional rate taxpayer는 22파운드/주를 공제받는다. 한편, 소득이 면 세점 이하(156파운드/주)인 근로자는 소득세 감면효과가 없고, 소득이 primary threshold 이하(107파운드/주)인 근로자는 소득세와 국민보험 료 감면혜택을 받을 수 없다. 고용주 제공 보육바우처는 근로세액공제 와 달리 부모 중 한 사람만 일해도 받을 수 있으나, 자녀 수와 상관없 이 금액은 동일하다. 2012년 기준, 고용주 제공 보육바우처는 전체 사 업장의 약 5%에서만 제공되고 있으며, 수혜자는 약 45만명에 불과하다.

영국에서 3세 미만 영아의 기관 이용률은 39%이며, 만 3～4세 유아

23) 구직 중인 근로자나 저소득층을 위한 단일지원체계로 기존의 Income-based job-seeker's allowance, income-related employment and support allowance, income support, child tax credit, working tax credit, housing benefit을 하 나로 통합한 제도로 2013년 10월에서 2017년 사이에 도입될 예정이다.

의 기관 이용률은 84%에 달한다(초등학교 입학연령은 만 5세). 2006년 부터는 만 3～4세 전체 아동에 대해 주당 15시간의 무상교육이 제공되 기 시작하였으며, 2013년 하반기부터 만 2세 소득하위 20%에게도 확대 적용되고 있다. 만 2세 무상보육은 2014년 하반기부터 소득하위 40%로 확대될 계획이다.

이상을 통해 살펴보면, 아동수당, 아동세액공제, 만 3～4세 무상교육 을 제외하면, 영국의 보육정책은 부모의 취업상태와 연계하여 제공된다 는 특징을 가진다. 이는 근로를 장려하기 위한 정책이나, 부모 중 한 사람이라도 일하지 않는 가구는 이중의 취약성에 노출될 위험이 존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