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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은 국가경제의 혁신과 성장을 이끈다. 활발한 창업의 흐름은 일자리 창출에 크 게 기여할 뿐 아니라, 전에 없던 다양성과 혁신성을 불어넣어 시장의 경쟁력을 갱신한 다. 특히 기업가정신과 혁신성에 기반한 기술창업은 저활용되고 있는 국가자원을 활성 화함으로써 기존 산업의 구조조정과 개혁을 가속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Fritsch &

Mueller, 2004). 이 때문에 각국 정부들은 혁신적인 창업활동을 지원하는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현 정부의 혁신성장 구상에서도 창업은 중요한 위상을 차지한다. 이전 정부와 구분 되는 점이 있다면 창업활동에 대한 무차별적 지원을 지양하는 대신, 혁신성이 높고 기 술적인 잠재력이 풍부한 창업행위에 과감한 지원을 집중한다는 점이다. 혁신성을 인정 받은 창업기업에게 50억 원까지의 재정지원을 제공하는 「Startup-Nest」 프로그램이 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검증된 청년창업가에게 1억 원 한도의 오픈바우처를 제공하 는 「기술혁신형 창업기업 지원사업」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기술창업의 범주 중에서도 최근 정책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부문은 제조업종의

기업의 진입과 성장, 혁신활동을 둘러싸고 있는 지원·경쟁환경을 창업·혁신생태계라 칭한다.

제조업종의 창업생태계가 강조되고 있는 것은 단지 국내 제조업에 대한 위기의식 때 문만은 아니다. 제조창업은 최근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의 물살을 타고 있다. 국내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로 통칭되고 있는 최근의 기술변화는 하드웨어 기반기술과 소 프트웨어 기반기술의 융합을 통해 기존 제조업의 틀이 급진적으로 재구성되고 있는 기 술적 패러다임의 전환을 일컫는다. 이 같은 기술변화는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형 창업 기업이 파고들 수 있는 사업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로봇, 드론, AR·VR, 사물인터넷 같은 근래의 신산업들은 제조역량과 소프트웨어 개발역량을 균형 있게 활용해 지능형 기기를 개발하는 하드웨어 스타트업(hardware startup)이 주도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제조업종의 기술창업은 세계적으로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 림 1-1>에 표현된 바와 같이, 미국에서는 2010년대 이후 기술형 제조창업에 대한 벤처 투자 규모가 가파르게 상승해 ICT융합서비스 같은 소프트웨어 분야 창업에의 투자규 모를 넘어섰다.

자료: Wall Street Journal. 2014.

그림 1-1 | 미국의 연도별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벤처투자 추이

(단위: 백만달러)

최근 국내에서의 제조창업 성장세는 기술적인 조건에 의해서만 견인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메이커 운동’이라 칭해지는 최근의 제조창업 흐름은 ‘기술변화에 의 해 가능해진 문화적 현상’이라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D프린터 같은 기술이 창업 비용을 낮춰 개인 창업가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면, 메이커스페이스나 크라우드 펀딩 같은 소셜플랫폼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 유·

무형의 ‘메이커 커뮤니티’에게 무대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창업은 전체 제조창업 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을 수는 있으나, 향후 우리나라 제조업의 혁신과 진화를 이끌 중요한 동력이 되리라 전망된다. 이에 문재인정부는 2018년 65개의 메이커스페이스를 조성한 데 이어, 2019년도에도 65개소의 메이커스페이스를 신규 조성하는 등 투자 저 변을 확대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물리적인 인프라가 창업 활성화의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점이다. 새로운 인프라는 기존 생태계 질서에 유기적으로 접붙여질 때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기존 주체와 신규 주체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 이 같은 시스템 조정 의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때에야 우리나라 제조업의 체질개선과 혁신 역시 속도를 붙여나갈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이상의 배경에서 본 연구는 최근 통계자료와 분석기 법을 동원해 국내 창업·혁신생태계의 현상과 문제를 진단하고 장래 나아갈 방향을 논 의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