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적 연구가 개별 사례에 대한 직접 관찰과 심층적인 면접을 적용하여 타당성이 높고 구체적인 지식을 제시해주는 대신에 연구 방법의 다양성으로 연구 절차의 공 통된 기본 틀이 없는 것이 특징인(성태제, 2010) 것처럼 생애사 연구방법 또한 다 양한 방법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생애사 연구방법은 연구 참여자의 연대기적 순서 없이 제시한 자신의 이야기를 연구자가 이야기를 재구성하면서 연속성을 강조하게 된다. 이는 곧 생애사적 연구를 다른 장르의 연구방법과 구분되게 하는 큰 특징이 다(Creswell, 1998),
생애사 연구방법은 연구 참여자의 입장과 연구자가 개입함으로서 가지는 의미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가 있는데, 먼저 연구 참여자의 입장에서 보면, 생애사 연구방 법은 연구자가 아닌 경험의 당사자인 연구 참여자의 관점에 근거한 이해의 과정이 다. 따라서 생애사적 탐구에서 연구자는 비록 관찰자로서 한 사람의 생애사를 분석 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연구 참여자 본인에 의한 자기 경험의 분석과 자신의 주
관적 삶에 대한 조망이 가능하게 된다(Polettini, 2000). 생애사적 면담 과정에서 연 구 참여자는 자신의 지나온 삶을 회고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그 과정에서 연 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삶의 변화를 주도하는 특정 경험을 구성해낸다. 그 특정 경험 이 불연속적인 시기와 급격한 도약의 한 상태로 다른 상태로의 전이되는 ‘결정적 사건(critical incident)’ 즉, 생애사 연구에서 중요한 연구영역(Sikes et al., 2001)이 된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 참여자의 일생에서 과학관에서의 도슨트 활동을 결정적 사건으로 보고 삶에서 일어난 변화를 조면하는데 핵심적인 개념으로 사용하였다.
한편, 생애사 연구에서 연구자 개입은 개인의 경험을 여러 사람이 공유하게 될 문 화적 의미가 되게 한다. 생애사는 개인의 경험에 대한 역사로서 그 개인의 관점, 그 삶의 상황, 세계에 대한 그 개인의 이해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자서전, 전기, 일 기, 편지 등과 같은 일반적 범주로서의 ‘개인에 관한 기록(personal document)’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생애사는 연구 참여자가 연구자나 면담 기록자 와 같은 다른 사람의 개입으로 인해 그 자신의 삶에 대해 반성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연구 참여자는 일차적으로 자신의 삶을 해석하게 된다는 점에서 다른 형태의 개인에 관한 기록과 구별된다. 생애사는 연구 참여자의 해석을 연구자 가 다시 재해석한 것이다. 생애사 연구에서는 이러한 해석의 과정을 통해서 비로소 개별적인 개인의 경험이 문화적 의미를 갖게 되고 공유될 수 있게 된다(최영신, 1999; Watson & Watson-Franke, 1985). 그러므로 생애사 연구에서 개인의 관점을 드러낸다는 것은 개인의 특수한 상황을 드러냄과 동시에 그가 속한 보편적인 문화 를 드러내는 것이 된다. 이러한 관점에 근거하여 연구자는 도슨트의 주관적인 관점 을 통해서 개별 도슨트의 특수한 활동 상황을 이해함과 동시에 도슨트가 공유하고 있는 도슨트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한편 생애사적 연구방법은 다음과 같은 5가지 속성으로 특징지을 수 있는데 먼 저 경험의 사실 여부 자체가 아닌 연구 참여자에게 있어 그 경험이 가지는 의미에 초점이 있기에 내러티브적(narrative)이고, 연구 참여자가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의 경험을 이야기로 구성한다는 점에서 구성주의적(constructivistic)이며, 그 이야기가 항상 사회적⋅문화적⋅조직적 맥락 속에서 가능하다는 점에서 맥락적(contextual) 이다. 또한 행위가 환경과의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통해 기인한다는 점에서 상호작
용적(interactionistic)이며, 마지막으로 특정 시점의 관점과 행위는 과거⋅현재⋅미 래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과정상에서 파악된다는 점에서 역동적(dynamic)이다 (Kelchtermans, 1993).
이러한 생애사 연구는 최근 교육분야에 있어서 주요한 연구방법으로 인정되고 있는데(박성희, 2003; Pinar, 1978), 교육학 관점에서 생애사적 연구방법은 사회 속 에서 겪는 연구 대상자의 주관적인 학습변화를 그들의 삶 속에서 이해하고 분석하 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으며, 연구 대상자의 삶 속에서 연구자가 공존하여 연구 참 여자와의 대화를 통해 학습체험에 관한 의미를 재해석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최운실 등, 2005). 교육학 관점에서 생애사적 연구방법의 의의를 설명하 면, 첫째, 생애사적 연구는 구술자 자신뿐만 아니라 남의 생애사를 듣는 타인에게 간접적인 학습효과를 나타내주어 생활세계를 이해해주는 학습의 기회를 만들어준 다(박성희, 2004). 과학관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도슨트는 교수자이기 전에 학습자 이다. 따라서 선배 도슨트의 경험들이 후배 도슨트에게는 산 경험으로 받아들여지 면서 전시실에서 관람객과의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기르거나 교수방법을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둘째, 내러티브 탐구 방법은 교사와 학생들의 삶의 경험으로부터 의미를 끌어낼 수 있으므로 교육과정 연구자는 교사가 실천하고 있고, 개발해 놓은 ‘가르침’에 대 한 전문적 지식을 규명하고 이론화시킬 수 있다(Connelly & Clandinin, 1987). 과학 관에서의 교육과정 연구자는 학예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도슨트가 현장 경험에 의해서 개발해 놓은 전시해설에 관한 노하우를 분석하여 도슨트 양성교육 과정에 실질적 이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생애사적 연구방법은 교육연구자와 행정가들에게 교육현장의 실제를 정확 하게 인식시킬 수 있다. Miller(1995)는 기존의 교육과정과 수업분야에서 ‘교사의 목소리’가 주요한 탐구주제로 다루어지지 못한 도외시는 교육연구자와 현장교사 사 이의 거리를 확장시켰으며 교육과정 연구의 수준이 상처받게 되도록 하였다고 지 적하였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현장 교사들이 생각하고 경험하는 것을 연대 기적 방법 또는 자서전적 방법으로 기술하여 이해하는 것이야 말로 교육연구자와 행정가들이 교실의 실제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최적의 길이라고 확신하였다. 과학
관의 도슨트 양성교육과정을 편성하는 교육프로그래머(학예사 및 담당자) 또한 전 시실이라는 교육현장을 이해하고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현장의 목소리라 할 수 있는 도슨트의 목소리를 통해 전시실의 실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생애사적 연구방법은 교육과정의 이론과 현장의 괴리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교사의 삶 모델, 그리고 전문성 발달과정에 대한 이론화를 위해서 교사의 목소리를 신중히 듣기위한 적합한 연구방법이다. 이론이 추상적으로 교육실제에 강력한 영향 력을 행사하는 것 같지만, 한 개인 교사가 실제적인 상황에서 내리는 결정은 그 교 사가 경험한 인상적인 사례에 기초하여 이루어지며 교사의 그러한 사례가 바로 판 단을 위한 최후 자료로서 활용되고 아울러 교사의 삶은 그 삶 나름대로 본성, 정 신, 의미, 리듬이 있고 교육현상을 알 수 있는 우리들의 한계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Bullough, 2001). 이러한 형식기관의 교육과정 이론과 현장의 괴리는 비형식기 관의 과학관에서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문제이다. 대상과 장소가 정해진 정적인 형식교육과는 달리 비형식기관의 과학관은 다양한 관람객과 동선을 따르는 전시해 설인 만큼 오히려 이론과 현장의 괴리가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연구 참여 자가 전 생애를 통해 도슨트 활동을 하면서 전문성을 갖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 쳤는지를 탐색함으로서 현장의 실정이 잘 반영된 도슨트 전문화를 위한 이론적 교 육과정을 편성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생애사적 연구방법은 개인의 교육적 경험사를 외부에 노출시킴으로서 진 정한 교육과정 탐구를 이룰 수 있게 한다. 학교의 교육과정 현상 속에서 한 개인이 갖는 구체적인 경험이 무엇인지를 연구의 초점에 맞춘 교육과정연구는 한 개인이 학교경험의 역사를 통하여 자신이 누구이며, 자아의 의식과 억압을 성찰할 수 있는 해방적 기회가 되고, 개인의 교육적 경험사를 기술하고 해석함으로서 교육과정 연 구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를 통하여 한 개인의 삶에서 억압되고 체포된 의식을 노출시키고 고양시켜 교육과정 탐구의 진정한 목적을 이룰 수 있다(Pinar, 1978). 과학관에서의 도슨트 활동이 점차 중요하게 인식되고 그 활동이 확대 되어 가고 있으나 아직 그 양성교육과정의 정착화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개인 이 도슨트 전문인으로서 형성되기까지의 노력과 갈등을 표출함으로서 도슨트 양성 교육과정 탐구는 가능하게 된다.
생애사적 연구방법은 연구자가 제한되지 않은 연구 범위를 가지고 연구 대상자 의 삶속에 비추어진 연구 대상자의 과거와 현재의 경험을 토대로 연구자가 연구문 제에 맞게 분석해내는 것이다. 이 연구방법은 연구 대상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연구 대상자는 자신의 경험에 대한 분석을 연구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객관적인 연구결과를 얻게 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연구 대상자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도움을 주고 자신의 정체성 문제 해결에도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것으로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볼 수 있다(박성희, 2003).
그러나, 생애사적 연구방법 역시 질적 연구방법들의 한계점을 가질 수밖에 없는 데 첫째, 연구자의 주관적인 시각이 많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생애사적 연구방법은 자료의 수집으로부터 글쓰기의 과정까지 연구의 전 과정을 도식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연구자는 항상 불명료하고 불확실한 상황에 놓이고 연구자 스스로 연구의 과정에서 종합적인 판단을 내려야만 한다란(최영신, 1999) 말에서 비추어 보았을 때 연구자의 판단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고 이런 판단은 연구자의 주관 적인 시각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둘째, 연구 대상자의 말에 대한 객관성을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 많다는 것이다. 연구 대상자가 말하는 주관적인 상황들과 눈에 보 여지지 못하는 결과들은 결국 연구대상자의 말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셋 째, 생애사적 연구방법은 현재의 위치에서 과거의 경험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이끌 어내기 때문에 연구대상자가 이야기하는 자신의 과거나 현재가 부풀려지고 과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한계점에 비추어 볼 때 연구자와 연구대상자 간의 밀도 있 는 관계유지와 객관적인 판단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연구자는 진솔한 태도, 성 의 있는 관심과 열정으로 연구대상자와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연구대상자의 섬세한 감정들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와 수용하는 자세를 지닌 좋은 의사소통능력 을 갖추어야 한다(임현숙, 2007).
이러한 장단점 속에서도 개인의 생애를 다룬 생애사적 연구방법은 현대의 시대 적 배경 속에서 더욱 그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현대는 형식적 교육과 더불어 비 형식적 교육의 범위가 커지면서 더욱 개개인의 사고를 중시하며 개개인의 질적 향 상을 꿈꾸기 때문이다. 개인의 질적 향상은 학습경험의 정도와 관련이 깊은데 학습 경험은 단순히 개인적 차원의 영성적, 심리적 차원으로만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학
습이라는 행위는 그가 살고 있는 사회 속에서 그를 둘러싼 문화의 영향 안에서 이 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이기연, 2006). 이러한 관점에 근거하여 본 연구자는 도슨 트의 관점을 통해서, 자신의 지적 욕구를 채우기 위한 학습자 입장에서 욕망을 해 소하기위해 과학관이라는 문화의 태두리 안에서 행해지는 활동을 탐색하고, 교육활 동을 하는 교육자 입장에서 도슨트가 전문가로서 활동하기위해 필요한 전문성은 무엇인지를 모색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