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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1. 연구의 목적

한 국가가 안정된 민주주의의 정치체제로 발전되기 위해서는 그 국가를 구성하는 개인들이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실천해 나가는데 합당한 지식과 인격적인 자질을 갖추기 위한 교육이나 훈련을 받아야 하는 것은 필수적이 다. 국민이 국가와 지역사회의 일에 언제나 관심을 갖고 참여하여 권리와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은 민주사회 유지와 민주적 정치체제를 정착시 키는데 가장 핵심적인 요건이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일본의 식민지배로부터 벗어난 한국은 미 국적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하였고 그 원리 아래 민주시민의 양성을 목표로 하는 정치교육을 실시하여왔다.

그러나 민주시민의 양성과 민주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존속시키기 위한 목 적으로 실시되기 시작한 우리의 정치교육은 한국사회의 민주발전을 위한 그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고 평가하기는 힘들다. 오히려 급격한 정 치체제의 변동 속에서 권위주의적 지배체제의 유지와 정치안정을 위한 수 단으로 이용되었으며 분단된 남·북 관계 속에서 남한의 이데올로기적 우 월성중심의 교육으로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함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는 한국사회가 정부 수립기부터 현재 국민의 정부시대가 성립되기까지 6.25 전쟁, 4.19혁명, 5.16쿠테타, 유신 독재체제, 5.18군사 쿠테타, 민주화 투 쟁으로 인한 문민정부의 출현과 같은 순탄치 않은 정치사를 겪어오면서 정 치교육이 반공교육과 같은 지나치게 형식적인 틀에 얽메인 이념교육의 한 계를 벗어나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독재정권의 정치적 정당성을 위한 도구 로서의 역할에 치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정치교육은 정치체제가 안정되게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관적이고 체계적인 정치교육을 오랜 동안 실시해온 서구의 민주국가와는 달리 국가적·사회적 필요성과 시대적 요청이 달라질 때마다 강조되는 명칭과 내용이 바뀌었으며 이러한 변화는

정치적 변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1)

1950년대는 정치교육의 명칭이 반공교육이었으며 1960∼70년대는 새마을 교육, 안보교육, 국민윤리교육이었다. 1980년대에 정치교육의 명칭이 이데올 로기 비판교육, 이념교육으로 바뀌게 되고 1990년대 이후엔 민주시민교육과 민족통일교육으로 불리어 왔다.

1950년대가 강력한 반공이념이 추구된 시기였다면 1960년대와 1970년대 는 안보와 경제성장의 목표를 효율적으로 추구한다는 명분아래 정치적 효 율성을 강조한 유신체제의 시대였고 1980년대는 민주주의 실현에 대한 국 민의 강한 열망과 비민주적 정권사이에서의 갈등이 계속되었던 시기였다.

1990년대에 이르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노력이 실질적인 열매를 맺어 가게 되었는데 이처럼 변화되어 가는 한국의 정치 현실에 따라 정치교육의 명칭과 내용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당시 시대적 상황에 적절한 정 치교육을 실행했다는 긍정적인 면과 정권의 정당성 확보를 위한 체제 순응 적인 교육을 위해 정치가 교육을 예속시켰다는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보 여주고 있다. 그러나 정치교육이 본질적으로 우리사회를 민주적이고 합리적 으로 나가게 하는 중요한 수단이며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청소년을 현명하 고 책임 있는 민주시민으로 양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한 일이다. 정치교육이 “인간이 공동체 내에서 특징 있고 조화된 삶을 가능하 게 하는데 필요한 정치적 지식을 전수하고 이를 토대로 공동체 생활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과 태도를 기르 는 학습과정, 즉 공동체를 위한 교육이며 민주시민교육 이다”라는 정의 에서 보여지듯이 학생들로 하여금 정치적 지식과 경험을 학습하게 하고 민 주주의의 원리와 절차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올바른 민주시민으로서의 자 질을 함양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사회과 교육의 핵심적 인 부분을 이룬다. 1945년 일제 식민지 교육을 청산하고 민주시민을 양성하 기 위한 목적으로 「공민」교과가 채택되어진 이래 사회과 교육은 국가, 사

1) 우영효,“정치교육 이론의 연구”(계명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1995), pp.1-2.

회 및 교육의 이념구현에 있어서 우리 나라 정치교육의 중핵 적인 역할을 담당해왔고 때문에 다른 어느 교과에 비해 사회발전에 따른 정치, 행정체제 의 변화에 민감한 영향을 받아왔다. 이는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나 시 대적 상황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이나 가치들을 다루는 것이 사회 과 교육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그러한 것들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도록 요 구되는 정치적 영향을 많이 받아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시대가 추구하는 정책에 따라 사회과 교육의 목표나 내용도 변화될 수밖에 없었다.

본 연구자는 앞서 언급한 한국정치사에서 수행되었던 정치교육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정치체제의 변동에 따른 사회과 교육내용중 정치교육의 변천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교육과정 개정시 중요하게 영향을 미쳤던 그 시대의 정치적 특성이 궁극적으로는 민주시민의 양성을 목표로 하는 정치 교육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급격히 변화되는 세계질서 속에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우리의 정치적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보다 발 전적인 민주국가를 지향해 나가기 위해서 정치체제, 이념, 정치상황에 따라 변화되어온 우리 정치교육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분석하여 그 문제점 을 검토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석 을 통해 보다 미래 지향적인 정치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