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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문제점 및 성과

6. 소결

지금까지 살펴본 직업훈련에 대한 외국의 노・사・정 파트너십 방안 통해 우리 나라의 파트너십 형성에 상당히 의미 있는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를 몇 가지로 정리하면 첫째, 직업훈련 또는 인적자원개발에 있어서의 파 트너십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대세임을 알 수 있다. 근로자의 직업 능력개발은 근로자와 사용자에게 상호이익이 되는 것일 뿐 아니라, 급속한 기술변화에 대응하여 고용안정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실현하기 위해서도 중 요한 전략적 분야라는 사실에 이견이 없어 보인다. 우리 나라의 경우 노사관 계에서 갈등적이고 대립적인 측면이 지나치게 부각되어 왔고 삼자주의나 사 회적 논의(social dialogue)의 전통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이 사실이지만, 최 근 들어 이 분야에 대한 주체들의 적극적인 문제인식과 대안적인 정책 개발 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둘째, 훈련 파트너십의 성공적 구축을 위해 학습 및 참여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이다. 영국처럼 국가가 주도하여 학습의 시 대 가 도래하였음을 선언하고 사회 전반에 학습 문화를 구축하려고 노력할 때, 노사를 포함한 인적자원개발의 이해당사자들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 질 수 있어 파트너십의 토대 형성이 용이해 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훈련 파트너십 방안은 각 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독특한 형태로 자리잡혀 가는 것임을 감안한다면, 사회적으로 학습과 재훈련 의 문화가 공유되도록 하고, 이해당사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방안이 장기적 으로 상호이익이 됨을 인식시키는 것이 우선 이다. 이러한 문화적 환경 안에 서 파트너십에서 다루어지는 쟁점들과 태도의 차이에 대해 올바른 이해가 생기고 훈련에 대한 책임감이 형성될 것이다.

셋째는 정부 역할이 갖는 중요성이다. 기존 직업훈련체제에서의 정부의 실패 에 대한 문제 의식과, 신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제기된 시장 원리 의 강 조는 자칫 인적자원개발이 갖는 국가 전략적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 그러 나 ILO에서 강조하고 있듯이 정부는 인적자원개발의 촉매자, 촉진자, 지원 자, 동기부여자, 재정지원자, 관리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며, 훈련에 대한 전반적인 정책틀을 제시하고 이러한 과제를 다양한 차원에서 민간 파트너들 과 공유해야 한다. 이러한 책임 분담의 성공 여부는 정부가 훈련에 대한 책 임과 권위를 기업에 위임할 준비 정도에 어느 정도인지, 또한 기업이 이렇게 위임받은 권위를 떠맡을 수 있고 그럴 의지가 어느 정도 있는가에도 달려 있다. 정부는 파트너십의 성공을 위해 민간 파트너들의 장점과 준비상태에 맞는 방안이 무엇인지 탐색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정부와 민간훈련기관을 연계시키고 이에 기업을 포함시키는 방 안이나, 훈련 실시를 최대한 민간훈련기관에 위임하고, 정부 자신의 역할은 재정에 국한하는 방안, 또는 정부와 기업은 계약에 기초하여 중개기관을 연 계시키고 구체적으로 정해진 성과나 실적에 의해 비용을 받는 방안, 정부는 규제적인 역할을 통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일정한 목적이나 대상 집단에 훈련이 제공되도록 하는 방안들을 고려할 수 있다. 또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 거나 대표성이 취약하여 대등한 파트너십을 발휘하기에 어려운 파트너들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지원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넷째로 파트너십 방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해당사자 사이의 공통기반 을 탐색하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조율하는 초기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영국 IPA의 사례들과 캐나다의 SPI 사례에서 공통 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특히 SPI에서는 파트너십의 초기 단계를 정보수집 시 기로 설정하여, 인적자원의 현안들을 다루는데 정보에 입각한 의사결정과 전 략적 계획이 만들어지도록 하고 후속 활동을 마련하는 데에도 기초가 되도 록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사 및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공동의 목표를 달 성하기 위해 전략적인 태도로 초점을 맞추고, 서로 신뢰를 형성하게 된다.

실제 파트너십의 전통이 있는 나라들에서도 훈련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각 이해당사자들이 문제점들을 제대로 인식하고 다루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다는 점, 일회적인 홍보차원이 아니라 구체적인 프로그램 또는 프로젝 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노・사・정 파트너십 방안을 형성하는 데 노동조합이나 노동자단체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영국 TUC 파트너십연구소에서 제시하는 사례나 캐나다의 SPI 사례들 모두 노동 조합의 적극적인 협력이 근로자들의 직업훈련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 캐나다노총(CLC)나 영국노총(TUC) 등은 인적자원개발 문제에 노동조합측이 정책적 주도성을 가지고 대처하거나 국 가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인적자원개발의 핵심이 근로자의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므로 파트너십으로 근로자의 이해관계를 수 용하고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이들의 대표성을 보장하고 그 입장을 정책적으로 반영하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나라의 노사정 삼자주의기구들이 왜 실효를 거두지 못했는가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아울러, 사회적 파트너들의 균형 있는 참여를 위한 지원 방안 모색도 필요하다.

또한 우리 나라 실정에 맞는 파트너십 방안을 구축하기 위한 정책환경은 어떤 것인지를 탐색하기 위해 먼저 유형별로 접근해 보도록 하자. 이와 관련 하여 ILO에서는 전략적 훈련 파트너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 환경으로

① 일부 국가에서 특별 전략이나 인센티브에 의해 뒷받침되는 국가 훈련 정

책 목표로서 파트너십 개념을 도입하는 경우, ② 훈련 집행에 대한 참여적 접근을 도모하는 경우, ③ 분권화와 지역 잠재력의 동원을 통해 다양하고 역동적인 지역별 파트너십의 형성에 긍정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경우로 나누 어 보고 있다.

첫 번째 정책 환경에서는 국가 차원의 훈련 전략이 명확하고, 이를 담당하 는 전국 수준의 기구들이 발달하여 노・사・정이 전략적 차원에서 협력할 수 있는데, 영국의 사례가 여기에 속한다. 영국의 TUC는 정부에서 <학습의 시대>를 주창한 이후, <진보를 위한 기술>, <작업장에서의 파트너십>과 관 련해 적극적인 참여를 보여 왔으며, 최근에는 중앙 차원에서 TUC 파트너십 연구소를 설립하여 작업장에서의 노사협력을 통한 파트너십 강화에 조직적 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 국가별 사례로 다루고 있지는 않지 만 같은 영연방 국가인 호주에서도 호주노총(ACTU)이 변화된 경제・사회적 환경 속에서 새로운 노동조합운동 전략을 개발하였고, 그 가운데 숙련과 직 업능력개발 문제를 핵심의제로 제기하여, 호주의 국가적 직업교육훈련 전략 에 이를 적극 반영하도록 한 바 있다(이호창 외, 1999).

두 번째 훈련 집행에 참여적 접근을 도모하는 것은 프랑스의 사례에서 잘 볼 수 있다. 프랑스는 직업훈련을 노사가 공동으로 관리하는 다양한 기구들 을 국가 수준에서 다양하게 설립하였으며, 이에는 전국직업훈련위원회 , 개 인훈련휴가위원회 , 순환훈련기금운영협회 및 전국고용노사협의회 등이 있 다. 지역 단위의 협상을 위해 산업간 전국협약에 따라 설립된 산업간지역협 의회(COPIRE), 기금의 공동관리를 위한 훈련기금 노사공동관리기구(OPCA) , 개인훈련휴가를 위한 개인훈련휴가노사공동관리기구(OPCAIF)도 있다. 이러 한 기구들을 통해 프랑스는 훈련의 집행에 사회적 파트너들이 책임감을 갖 고 참여하는 제도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특히 기업이 의무적으로 납부하는 훈련분담금에 대한 관리를 노사 동수가 참여하는 기구가 담당하도록 함으로 써 훈련비용 집행을 효율적으로 최적화하였다. 이러한 제도의 운영 경험을 통해 노사 및 사회적 파트너들은 경제・사회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구조 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도 효과적으로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직업훈련제 도를 발전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캐나다의 SPI 사례나 미국의 위스컨신 훈련 파트너십 사례는 산별 차원의 협력 또는 지역별 차원에서의 업종별 협력 형태로도 파트너십 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별 노사 조직이 발달해 있는 경우, 산업 내의 일정한 업종 부문에서 구조조정의 위기를 공통적으로 겪거나 급 격한 기술변화 등이 있을 때, 산업별, 업종별 훈련 파트너십을 통해 노사가 공동으로 위기 상황을 해결하고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음을 SPI 사례들은 보여준다. 그리고 미국처럼 직업훈련에 대한 집행 책임이 주 단위에 있는 경우, 그리고 오늘날처럼 중앙권력이 지방으로 분권화 되는 상황에서, 위스컨신 훈련파트너십 프로그램(WRTP) 등의 지역별 훈련 파트너십은 상당히 바람직한 대안으로 보인다. 위스컨신 훈련파트너십 프로그램에서는 한 지역 내에서도 업종별로 이해관계의 차별성이 존재하므 로, 금속제조업이나 금융서비스업처럼 훈련에 대한 요구가 같은 핵심 업종을 중심으로 업종별 훈련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이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표 Ⅲ-10> 훈련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정책 유형 및 사례

정책 유형 사 례

국가 훈련정책의 목표로 파트너십 도입: 특별 전략이나 인센티브 영국

훈련집행에서 참여적 접근 도모 프랑스

지역・산업별 파트너십 형성 지원 캐나다, 미국

또 파트너들의 균형 있는 참여를 도모하기 위해 열세에 있는 파트너를 지 원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영국의 노조학습기금(Union Learnin g Fun d)에서 볼 수 있는데, 영국 정부는 학습사회 건설을 위해서 학 습 활동에 노동조합이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노동 조합 자체의 학습활동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였다. 노동자 자신들이 학 습문화에 익숙해지고, 자신들의 경력개발과 관련된 학습에 책임성과 주도성 을 가지도록 하려면,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조직을 통해 이를 실현하는 것이 가장 신뢰할 만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노조학습기금방안 지원을 통해 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