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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동과 사회통합인식 <<

2. 사회이동

사회 이동과 관련한 연구에서 중요한 이슈는 이동성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와 관련

28) 세대 차이와 세대 갈등에 대한 논의는 박재홍(2001, p.70)을 참조하여 작성함.

있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자들은 소득 이동성을, 사회학자들은 직업 이동성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경향이 있다(Beller et al. 2006, p.20).

Prais(1955), Yasuda(1964), McGinnis(1968), Shorrocks(1978) 등의 연구들은 직업을 통해 사회적 이동을 측정했는데, 모형이 너무 단순하거나 특정 성(性)으로 국한 하는 등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Hart & O’Sullivan(1970) 역시 남성만을 대상으로 직업을 통해 사회적 이동을 측정했는데, 부모와 본인의 직업 이동을 상향, 하향, 동일로 구분하고 혼인상태, 계층구분, 교육수준 등의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 하였다.

Peters(1992, p.466)는 부모와 자녀를 4개의 쌍(pair)으로 매칭29)하여 사회이동성을 분석한 결과 부모의 소득이 1% 증가할 때마다 아들의 소득은 0.2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딸의 소득은 0.2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득이동성에 대한 기존 데이터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명확한 경향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Beller et al. 2006, p.25).

한국에서 사회이동과 관련하여 많은 연구들은 부모와 자녀의 교육수준 및 소득수준의 상관성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있다(예, 안종범 외 2008; 김희삼 2009; 최지은 외 2011; 최은영 외 2014). 최지은 외(2011)는 세대 간 소득 이동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아버지와 아들의 근로소득의 상관관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는 역설적 으로 부모의 소득이 낮아질 때 소득 하위 분위에 있는 자녀의 소득 역시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p.160).

최은영 외(2014, pp.67~68)의 연구는 부모와 자녀의 가구쌍을 만들어 분석한 결과 자녀의 직업은 부모의 직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 연구는 경로 분석을 통해 자녀의 직업 결정이 교육을 통해 부모로부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이와 유사하게 안종범 외(2008)는 부모의 교육수준이 부모의 소득과 자녀의 교육 수준에 영향을 미치며, 자녀의 교육수준은 다시 자녀의 소득에 영향을 미치는 세대 간 이동 구조가 존재함을 확인하였다.

김희삼(2009)은 국제비교를 통해 우리나라의 사회이동이 높다고 지적하며, 세대 간

29) 4개의 NLS(national longitudinal survey)를 통해 부-녀(999 사례), 부-자(1,099사례), 모-자(1,671사례), 모-녀(1,848사례)로 구분하여 부모의 소득과 자녀의 소득 간 관계를 살펴봄.

경제력 대물림의 통로로 교육의 역할을 규명하였다. 그러나 김희삼(2015)은 시계열적 으로 자료를 분석함으로써 교육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였다. 즉, 1990년 대는 소득불평등이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중・고등 교육을 받은 세대의 소득에 대해 아버지의 소득 영향력이 상당히 낮았던 것에 반해, 2000년대 들어 소득불평등도가 높아지고 계층 간 교육격차가 커지면서 교육은 더 이상 사회 이동의 통로가 아니라 계층 대물림의 통로로 인식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pp.4~5).

혼인 역시 사회이동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동질혼은 부모와 자녀에 걸쳐 경제적 계층을 연속시키는 세대 간 재생산에 기여하고 있다(석재은 외 2013, p.434;

Torche 2010). 특히 맞벌이 가구와 고소득 및 고학력 가구, 그리고 저학력 가구에서 동질혼의 경향이 증가하는 추세이다(Breen and Andersen 2012; Kye and Mare 2012).

한국 사회에서도 교육수준을 기준으로 한 동질혼이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동질혼의 비중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박현준 외 2012). 이와 함께 고학력 동질혼이 소득과 소비 수준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나타났다(석재은 외 2013, p.454).

이상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가구 간(특히 부-자) 혹은 세대 간에 교육수준, 소득, 직업 등은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교육수준은 사회이동의 중요한 매개로 기능한다.

그러나 의무교육의 확대와 대학 교육의 일반화로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지금은 교육이 오히려 사회 이동을 저해하거나 계층이동의 대물림을 전하는 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김희삼 2015, p.5).

상당수의 선행연구들은 사회이동의 개방성과 폐쇄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사회이동의 경험이나 인식이 파급하는 효과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개인이 처한 환경이 나빠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은 개인적인 발전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자원 배분의 효율성과 형평성 제고를 통해 사회 발전을 도모하게 된다. 반대로 개인이 아무리 노력으로는 현재 처한 환경을 개선할 수 없다는 인식은 부정부패, 연고 주의, 패배감 등을 통해 사회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 이동과 사회통합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띄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사회이동과 사회통합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는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