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2. 농촌 주민의 생활과 사회적 경제
2.1. 사회서비스 15) : 노인·장애인·아동 돌봄
농촌 지역은 산업화 이후 계속된 인구 유출로 과소화를 경험하고 있다. 특히, 청 년층의 유출은 농촌의 급격한 고령화를 촉진하였다. 지역 공동화(空洞化)를 넘어 지방 소멸 등의 우려가 확산되었다. 실제 2019년 농림어업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농가 인구 중 70세 이상이 전체 농가 인구의 33.5%(전년 대비 7.7%p 증가)를 차지 할 정도로 초고령 노인의 비율이 높다(통계청, 2020a).
이 같은 인구구조 변화는 농촌 지역 장애 발생률 증가와도 긴밀한 연관성을 보 이는데, 그 배경에는 장애 인정 범위의 확대 외에도 고령화에 따른 각종 사고 및 만 성질환 증가 등의 요인이 존재한다(김현리 외, 2017: 48). 지역별 전체 인구 대비 등록장애인 수가 많고 고령화율이 높은 농촌 지역이 많은 전라도, 강원도 등을 예 로 들 수 있다. 이는 농촌에서 돌봄이 필요한 인구가 늘어남을 시사한다. 농촌에서 돌봄16) 등 사회서비스 수요와 그에 대한 관심이 확대될 것이다.
15) 사회서비스는 사회 전체의 복지 증진 및 삶의 질 제고를 위해 사회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사회 복지, 보건의료, 교육, 문화, 주거, 고용, 환경 등을 폭넓게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으로 정의되기도 하지만, 여기에서는 보건복지부에서 제공하는 생애주기별 사회서비스 제공 시 활용하는 협의의 개 념에 기초하여 노인, 아동,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한 돌봄(및 보육) 서비스를 총칭한다(보건복지부 웹사이트, www.mohw.go.kr. 검색일: 2021. 8. 5.).
16) 보건복지부의 『2014년 노인보건복지사업안내』에 명시된 노인 돌봄 서비스는 “혼자 힘으로 일상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노인과 독거노인에게 욕구에 따라 안전 확인, 생활 교육, 서비스 연계, 가 사지원, 활동지원, 주간보호 서비스 등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지칭하며, 『2021년 노 인보건복지사업안내』에 명시된 노인맞춤 돌봄 서비스로 안전지원, 사회참여, 생활 교육, 일상생활 지원, 연계 서비스, 특화 서비스가 포함된다.
주: 노령화지수=(고령인구/유소년인구)×100
자료: 통계청 e-지방지표 홈페이지(https://kosis.kr/visual/eRegionJipyo/index/index.do. 검색일: 2021.
4. 30.)
<그림 2-2> 지역별 노령화지수 변화 추이(2019~2023년)
단위: 점
자료: 통계청 e-지방지표 홈페이지(https://kosis.kr/visual/eRegionJipyo/index/index.do. 검색일: 2021.
4. 30.)
<그림 2-3> 지역별 등록장애인 규모(2019년 기준)
단위: 명, %
그러나 현재 농촌은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인구가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 는 상황으로, 농촌 거주 노인 넷 중 한 명은 아무에게도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다 (윤성호·주상현, 2018: 205). 농촌, 그중에서도 공적 돌봄을 위한 인프라 자체가 빈 약한 면 지역의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2020년 11월 기준 면 지역에서 장기요양보 험이나 노인맞춤 돌봄 서비스 등의 공적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증 돌봄 대상 자 규모는 실제 해당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면 거주 노인 인구의 절반 수준에 그쳤 다(김남훈 외, 2021: 52). 이러한 상황에서 돌봄을 받는 농촌 노인 대다수에 해당 하는 91.3%는 가족에게 의지하고 있는데(윤성호·주상현, 2018: 205), 농촌 지역 의 가구 형태 중 1인 가구가 19.1%, 2인 가구가 55.8%라는 것을 고려하면(통계청, 2020b) 자신에게 필요한 돌봄을 가족에게조차 의지하기 어려운 사례도 적지 않을 것이다. 김남훈 외(2020: 20)의 연구에서 농촌 지역 내 가장 필요한 서비스 1순위 와 2순위에 노인 돌봄 서비스와 장애인 돌봄 서비스가 꼽힌 것도 이런 상황과 무 관치 않다.
구분
노인복지법 노인장기요양법
노인여가복지시설
(노인복지관) 노인의료복지시설 재가노인복지시설 장기요양기관
시설 수 인구당a 지역당b 시설 수 인구당 지역당 시설 수 인구당 지역당 시설 수 인구당 지역당 도시(동) 305 0.53 0.15 3,403 5.89 1.64 3,476 6.0 1.7 22.9 36.7 11.0
농 86 0.38 0.06 2,127 9.47 1.45 1,347 6.0 0.9 6.1 27.2 1.6 촌 읍 69 0.83 0.27 758 9.11 3.02 710 8.5 2.8 3.4 41.0 13.6
면 17 0.12 0.01 1,369 9.68 1.13 637 4.5 0.5 2.7 19.0 0.8 전체 391 0.49 0.11 5,530 6.89 1.56 4,823 6.0 1.4 29.0 36.2 4.9 주: a 65세 인구 1만 명당 시설 수.
b 읍·면·동 행정구역당 시설 수. 이때 행정구역 수는 실제 읍면동 행정구역의 수가 아니라 통계자료에 나 타난 행정구역의 수입.
자료: 김남훈 외(2020: 33).
<표 2-2> 노인복지시설 현황(2018. 12. 31. 기준)
단위: 개
한편, 수요가 감소하기는 하였으나, 아동의 양육에 필수적인 보육 서비스가 부 족하다는 지적도 간과할 수 없다. 2020년 기준 보육 연령 아동(만 0~6세)의 전국
현황을 살펴보면, 아동의 많은 수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광역 시를 제외한 도 지역의 아동 인구는 전체 아동의 약 30% 수준이다. 농촌 지역의 아 동 인구는 그 규모와 밀도 모두 상당히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농촌의 출산 율은 도시 지역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합계출산율 상위 10개 지역은 모 두 농촌에 해당하는 군 지역이다(통계청, 2020b). 합계출산율 하위 10개 지역이 서 울, 대구, 부산과 같은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는 것과 대조된다.
이는 노인 등 성인 대상 돌봄 서비스뿐 아니라, 농촌 지역 아동 보육 지원 역시 적절히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농촌 지역의 과소화 및 소멸을 저지 하는 데에는 출생 수와 출산율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수적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 다. 아이를 양육하는 데 필요한 보육 서비스가 없으면, 농촌 가구의 출산율은 점차 더욱 떨어지고 결국 젊은 층의 농촌 거주에 걸림돌이 되어 농촌의 인구 회복 여지 는 사라지기 때문이다(김은설 외, 2014: 1). 2018년 여성농업인 실태조사 결과 ‘보 육 및 교육 시설 확충’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 바 있다(안석 외, 2019: 84). 농촌 지역 보육 지원에 대한 수요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자료: 보건복지부(2021: 275-276), 『2020년 보육통계』를 참고하여 저자 작성.
<그림 2-4> 전국 아동 현황(2020년 기준)
단위: 명, %
합계출산율 상위 10개 시군구 합계출산율 하위 10개 시군구
순위 시군구 합계
출산율a
출생아
수 조출생률b 순위 시군구 합계
출산율
출생아
수 조출생률
전국 0.92 302,676 5.9 전국 0.92 302,676 5.9
1 전남 영광군 2.54 570 10.7 1 부산 중구 0.50 112 2.7 2 전남 해남군 1.89 490 6.9 2 서울 관악구 0.54 2,245 4.6 3 경북 의성군 1.76 255 4.9 3 서울 강남구 0.61 2,749 5.2 4 전북 진안군 1.69 151 5.9 4 대구 서구 0.62 541 3.0 5 강원 철원군 1.65 349 7.7 5 서울 강북구 0.62 1,227 3.9 6 강원 인제군 1.64 255 8.0 6 부산 영도구 0.64 346 3.0 7 전북 순창군 1.64 181 6.3 7 서울 종로구 0.65 673 4.6 8 경북 청송군 1.62 116 4.6 8 서울 광진구 0.65 1,957 5.6 9 전남 완도군 1.57 282 5.6 9 대구 남구 0.66 569 3.9 10 강원 화천군 1.57 195 7.9 10 서울 마포구 0.68 2,334 6.4 주: a 합계출산율: 가임 여성1명이 평생 동안 낳을 출생아 수.
b 조출생률: 지역 인구 1,000명당 출생률.
자료: 통계청(2020b). 2019년 출생 통계.
<표 2-3> 시군구별 합계출산율 상·하위 10순위(2019년 기준)
단위: 명
그러나 현재 국공립 또는 법인 어린이집은 상대적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설치되어 있고, 지역 면적에 비해 시설 분포가 균등하지 못하여 어린 아동들은 장 거리 통학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김은설 외, 2014: 2). 어린이집이 1개소도 설치되 어 있지 않은 동 지역은 전체 동 지역의 2%에 그친 반면, 읍·면 지역은 전체 읍·면 의 약 35%에 달하며 그 가운데 면이 96%를 차지한다(보건복지부, 2021). 필요한 보육 서비스를 적절히 받지 못하는 아동의 사례가 농촌 지역, 그중에서도 면 지역 에 크게 집중되어 있을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구 분
설치 지역 미설치 지역
어린이집 수 설치지역 수 미설치지역 수
계 읍·면 동 계 읍면 동 계 읍·면 동
계 35,352 6,040 29,312 2,959 915 2,044 542 497 45
서울특별시 5,370 0 5,370 422 0 422 3 0 3
부산광역시 1,778 177 1,601 200 5 195 5 0 5
대구광역시 1,268 193 1,075 139 9 130 2 0 2
인천광역시 1,943 28 1,915 146 13 133 9 7 2
광주광역시 1,072 0 1,072 90 0 90 6 0 6
대전광역시 1,185 0 1,185 78 0 78 1 0 1
울산광역시 790 132 658 54 10 44 2 2 0
세종특별자치시 350 58 292 19 9 10 1 1 0
경기도 10,761 1,647 9,114 537 130 407 14 10 4
강원도 999 339 660 165 94 71 28 25 3
충청북도 1,082 399 683 114 66 48 39 36 3
충청남도 1,717 758 959 156 110 46 51 51 0
전라북도 1,195 214 981 167 84 83 76 75 1
전라남도 1,084 497 587 202 138 64 95 91 4
경상북도 1,725 676 1,049 228 140 88 104 98 6
경상남도 2,544 829 1,715 201 95 106 104 101 3
제주도 489 93 396 41 12 29 2 0 2
주: 보육통합정보시스템에 등록되어 있는 각 어린이집의 행정동 정보 기준. 총 지역 수는 행안부 주민등록 행 정기관(행정동) 및 관할 법정동 현황(2020. 12. 31. 기준) 기준.
자료: 보건복지부(2021: 70), 『2020년 보육통계』.
<표 2-4> 어린이집 설치 및 미설치 지역(2020년 기준)
단위: 개소
농림축산식품부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농촌 보육여건 개선사업의 일 환으로 산간벽지, 도서 지역 등 기존 어린이집 이용이 어렵고 수요도 많지 않은 농 촌 지역에 소규모 국공립 어린이집 설치를 지원하는 ‘농촌 공동 아이돌봄센터 사 업’17)과 보육시설이 없는 마을에 놀이차량으로 방문하여 장난감, 도서 등을 대여 하고, 육아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동식 놀이교실’18), 농번기 주말 동안 돌
17) 읍·면 지역 국공립, 사회복지법인 어린이집 중 영·유아 수가 20명 이하(3~20명)인 어린이집에 운 영비 및 시설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1년 기준 63개소를 대상으로 20억 원을 지원한다.
18) 이동식 놀이교실은 2021년 기준 10개소를 대상으로 15억 원을 지원한다.
봄방을 운영하는 법인 및 단체를 지원하는 ‘농번기 아이돌봄방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농촌 공동 아이돌봄센터 사업은 아동 수가 적어 유지 가능성이 낮다 는 이유로 지방자치단체의 설치 수요가 적고 운영지원이 안정적이지 않아 사업 규 모가 축소되었다(김은설 외, 2014: 4). 2020년 말 기준 어린이집 미설치 읍·면 지역 이 497개 지역임에도 이동식 놀이교실은 7개소, 농번기 아이돌봄방은 23개소에 그칠 정도로 그 수가 아주 적다(농림축산식품부, 2021).
구군 농촌공동아이돌봄센터 이동식 놀이교실 농번기 아이돌봄방
개소 56 7 23
지원 대상
영유아 수 3~20인 이내 농촌 지역 국공립 및 사회복지법인
어린이집
이동식 놀이교실은 운영하고자 하는 지자체 또는 위탁운영자a
농촌 지역에서 보육에 필요한 전문성, 시설 및 인력을 갖추고 농번기 주말 동안 아이돌봄방을 운영하고자 하는
법인·단체b
도입 2013년 2013년 2014년
주: a 사회복지법인,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참여하고 있다.
b 주로 여성농업인센터와 어린이집이 운영하고 있다.
자료: 농림축산식품부(2021).
<표 2-5> 농촌보육여건개선사업 현황(2020년 기준)
단위: 개소
지금까지의 논의는 노인은 물론 아동 역시 필요한 돌봄을 충분히 받기 어려운 작금(昨今)의 농촌 상황을 짐작하게 한다. 농촌 지역의 ‘돌봄 공백(deficit of care)’
은 서비스 제공을 위한 물적·인적 자원의 부족,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지리적 불리 함 등 익히 알려진 농촌 지역 사회서비스 공급체계의 열악함과 관련되어 있다. 즉, 농촌에는 사회복지법인, 의료법인 등 돌봄을 제공할 기관(인프라)이 부족하고, 지 역에 고령화 및 과소화가 진행되어 복지 관련 인력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김남훈 외, 2020; 최승호, 2013). 또한 사회서비스 접근성 하위 20% 지역의 대다수인 92.5%가 지방에 위치하며(송미령 외, 2016: 128), 기관 수 대비 지역 면적을 고려 한 접근성이 도시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김태완 외, 2014: 86). 접근성 문제는 특히 면 지역에서 두드러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 면적은 넓고 복지 수혜자는 산 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통 여건도 열악해 돌봄 서비스 기관이 지역에 있더라도 실제 이용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다. 그로 인해 농촌 지역에서는 정보, 거리 등 접근성이 뛰어난 소수 대상자가 동시에 여러 사업에 참여하여 서비스를 중복하여 이용하는 과잉 혜 택을 누리지만, 접근성이 떨어지는 대부분의 대상자는 아무런 혜택을 누리지 못 하는 서비스 쏠림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이한나 외, 2020: 160).
농촌의 돌봄 서비스 제공에서 또 한 가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는 서비스의 ‘공공 성과 질’로, 이는 민간 업체가 주를 이루는 서비스 공급 구조와 관계되어 있다. 현 재 돌봄 서비스를 비롯한 사회서비스의 95%를 민간에서 공급한다.19) 요양 서비 스를 예로 들면, 서비스 공급자를 서비스의 공공성과 질 관리 차원에서 공공 및 비 영리단체로 제한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인프라 부족에 대한 부담과 경쟁 원리를 통해 서비스 질을 통제해야 한다는 여론에 밀려 서비스 공급 주체가 (민간) 시설까 지 확대되었다(최혜지, 2020: 160). 사회서비스 공급과 관련해 비영리민간과의 협 력을 중심으로 한 ‘청지기 이론(stewardship theory)’에서, 선택과 경쟁에 의한 효 율성을 강조하는 ‘유사시장 이론(quasi-market theory)’으로의 전환이다(양난주, 2015: 190). 아동 보육 역시 노인을 위한 돌봄 서비스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국공립 어린이집의 보급이 강화되며 그 비중이 다소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 고, 직장·가정 어린이집 등을 포함한 민간 어린이집은 2020년 말 기준 전체 어린이 집의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20)
19) 사회정책에 대한 재정 지출을 최소화하길 원했던 개발독재기 한국 정부는 각종 사회사업 정책을 추 진하는 과정에서 여러 유형의 민간 자원을 동원해야만 했으며(김일환, 2019: 43), 사회복지법인 (시설)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복지 전달체계는 2007년 이후 바우처 사업과 장기요양서비스를 재원 으로 하는 개인 영리시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수적 다수를 차지하였다(이영환, 2020: 122).
20) 부모들이 조합을 이루어 운영하는 협동어린이집의 경우, 대체로 증가 추세이나 그 비율이 아직 0.5%에도 미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