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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량 증가에 따른 관리제도의 근거

가. 건강보험 측면의 근거

첫째, 건강보험 재정의 한계이다. 현재 건강보험은 재정의 예산이 정해져 있고 이러한 예산의 제약에서 보험자는 건강보험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운 영 및 관리의 책임이 따른다. 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대상은 판매예측치가 불 안정한 품목과 비용이 클 것으로 예측되는 품목이 사용량을 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신규 치료재료, 효능・효과 및 용법・용량이 변경된 품목이 해당된다.

둘째, 치료재료 사용량 증가에 따른 가격 조정기전이 없다. 이를 일반 제 품과 비교하면 경쟁적인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판매되는 동일 제품은 가격인 하가 이루어진다(이의경 2005). 그러나 현재 건강보험체계에서는 경쟁적인 시 장 요소가 작용하지 않는 비경쟁 시장 구조이므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 다. 건강보험의 수가결정은 상한제에 의해 이루어지며, 이는 가격의 자율적 책정에 장애가 되나 이미 가격이 정해져 있다는 것은 현재의 상황을 반영하 여 이루어진 가격이므로 상황이 변화(사용량 증가)가 반영된다면 사용량에 따른 약가 인하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치료재료 적정사용량을 설정하는 문제이다. 실제 가격 결정과정에서 치료재료 품목의 사용량에 대한 근거자료 및 예상 사용량을 감안하여 가격 을 결정하고 있으므로 이미 사용량에 대해 시장에서 허용 범위가 논의되었 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사용량이 증가하였다는 것은 가격 조정의 근거로 볼 수 있다. 현재는 가격결정 과정에서 적용 예상 환자의 수와 유사한 등재 치료재료의 가격 및 사용량 등의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참고하 여 상한가격을 산정하고 있다. 따라서 초기 예상한 사용량을 초과하여 사용 한 경우, 초기 상한가격의 인하는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상한가격의 고정 은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품의 시장가 격의 설정도 왜곡시킬 수 있는데, 치료재료는 약제에 비해 생산업체가 많으 며 신제품에 의한 가격 변동이 매우 클 수 있다.

나. 경제학적 측면의 근거

1) 학습곡선(learning curve)의 개념

생산・운영관리에서 학습곡선(learning curve)이론은 주로 제품설계와 생산 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의 추정에 적용된다. 제품의 가격, 설비투자규모, 생 산단가 등 전략적 변수의 결정에도 많이 사용된다. 경험곡선(experience curve) 또는 개선곡선(improvement curve)이라고도 불리는 학습곡선은 한 단위를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지금까지의 누적생산량과의 관계를 나

타낸 함수를 의미한다. 개인의 학습은 같은 일을 반복함으로써 쌓이는 경험 을 바탕으로 하는 개선을 의미한다. 또한, 조직의 학습은 연습뿐만 아니라 제품설계 및 생산의 자동화, 관리방식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학습곡선은 다음의 세 가정을 갖는다(Argote & Epple, 1990). 첫째, 주어진 작업 또는 하나의 제품을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같은 일을 반복함에 따 라 점차 줄어든다. 둘째, 단위당 소요시간이 줄어드는 비율은 줄어든다. 셋 째, 단위당 소요시간의 절감은 예측 가능한 패턴을 따른다. 학습곡선 이론을 처음 적용한 비행기몸체 생산업체에서 생산량이 배로 증가함에 따라 단위당 직접 작업시간은 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 비행기 생산에 5,000 시간이 소요되었다면, 두 번째 비행기는 4,000시간, 네 번째 비행기는 3,200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20% 절감이란 네 번째 비행기생산에 소요되는 작업시간이 두 번째 비행기 생산에 소요되는 작업시간의 80%라는 의미이고, 이런 경우 학습률은 80%가 된다는 것이다.

학습곡선 이론은 기업경영자로 하여금 주어진 누적생산량 수준에서의 단 위당 제조원가를 추정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대량생산을 통해 판매가 격을 낮추고자 하는 전략을 채택하는 경우 학습곡선 이론은 많은 정보를 제 공한다. 새로운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도록 생산량을 갑자기 늘려 학 습곡선상의 우하향으로 내려가 단위당 원가를 급격히 떨어뜨림으로써 후발 기업의 진입을 막을 수 있다.

2) 단순 지수 모형(simple exponential curve)의 개념

기본적인 학습곡선의 형태는 다음과 같은 지수함수형태를 취한다(Brown 등, 2007; 정광태 & 홍자인, 2008).

YN = KNb 여기서 N = N번째 제품

YN = N번째 제품을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직접노동시간 K = 첫번째 제품을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직접노동시간 b = log r ÷ log 2

r = 학습률

앞에서 예를 든 것을 다시 한번 살펴보면 K = 5,000, r = 0.8 (80% 학습효 과)에서 b = log r ÷ log 2 = log 0.8 ÷ log 2 = - 0.322

그러므로 10번째 제품을 생산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다음과 같다.

Y10 = (5,000)(10)-0.322 = 2382.15

학습률은 제조공정의 자본집약도 수준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작업량이 기 계설비의 생산능력에 의해 제한받는 경우 직접노동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기회는 상당히 제한된다. 노동집약적인 품목일수록 학습효과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학습률은 제품의 복잡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제품구조가 단순한 경 우 학습효과가 그리 높지 않다. 제품의 구조가 복잡해야만 작업방법, 사용자 재, 공정설계의 개선을 통해 학습률을 올릴 수 있다. 과거에 유사한 품목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을수록 학습률은 높아진다.

다. 약가제도와의 차이에 의한 근거

약제는 2009년 사용량-가격 연동 제도가 시행되었다. 사용량에 의거하여 약제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근거로 경제학적 측면과 보험재정 측면에서 세 가지를 전제하고 있다(이의경 등, 2005). 일본의 경우에는 약제 사용량에 따 른 가격 재평가 제도가 있으며 이러한 제도의 이론적 배경으로 “학습곡선 (Learning Curve)내지 경험곡선(Experience Curve)에 따르면, 많은 경우 누적 생산량이 2배가 되면, 가격은 20%∼30% 내리게 되어있다”(長坂健二郞, 2006.

5). 라고 하였다. 일본은 약가 등재 시점의 예상 판매량보다 2배 이상 판매량 이 증가한 경우 약가 인하를 하고 있었다.

치료재료에도 약제의 사용량-가격 연동 제도와 유사한 동기에 의해 제도 도입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약제는 초기 연구개발 비용이 많이 드는 비용 체감 산업이며 이는 상품 생산 초기에 수요량에 상관없이 일정 수준의 자본 설비를 요구한다. 생산 초기에 투입되는 고정비용이 가변 요소인 노동 및 원 재료의 투입비용 보다 훨씬 크므로, 생산량 증가에 따라 고정비용의 감소가

두드러져 가변비용이 증가한다고 해도 평균비용은 감소하게 된다(강영갑, 1991).

미국에서 1970∼1979년 판매기간에 따른 100개 약제의 판매량을 분석하였 다(그림 3-1). 판매량에 따라 연구개발 비용을 현재가치로 제시한 그래프(그 림 3-2)에서 6년이 지난 이후에는 연구개발비용의 손익분기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3-1] 1970-1979년 생산 약제의 시간에 따른 판매량 변화

[그림 3-2] 약제 연구개발비 투입의 현금 흐름의 현재 가치

자료: Gelijins & Halm, 1991

치료재료는 약제 보다는 연구개발비 투자가 상대적으로 작은데, 이는 시장 진입이 쉽고 기술 모방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약제는 판매 기간이 평균 23년이나 치료재료는 이보다 판매기간이 짧고 연구개발비 투입에 의한 손익 분기점 기간도 6년 보다 단기일 것이라 판단된다.

새로운 치료재료 및 의료기기 등의 신의료기술의 도입과 확산과정은 약제 의 경우와 차이가 있다. 치료재료의 경우 생산주기가 짧아 주로 2∼3년의 기 간 안에 개선된 제품이 도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 단기간에 업체 입장에서는 생산량을 늘리고 이익을 회수하려 할 것이다. 이에 비해 약제의 경우 특허 기간을 감안하여 장기간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

한 특징을 반영한 관리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그림 3-3] 보건의료기술평가 및 확산 자료: OECD,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