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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 관리에서 약물 치료지속성의 중요성

가. 치료지속성과 약물 치료지속성 1) 개념

2001년 WHO에서는1) 치료지속성(순응도, adherence)2)을 ‘환자가 의료지침을 따르는 정도’로 정의하였다. 그러나 만성질환의 경우 의료지침에 대한 개념 을 좀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고(WHO, 2003) 이에 WHO의 2003년 보고서에서는 Haynes(1979)와 Rand(1993)의 정의를 참고하여 장기적 인 치료를 받는 환자의 치료지속성을 ‘환자가 동의한 의료제공자의 권고에 대한 행태(약 복용, 식이요법, 생활습관 변화 등)변화의 정도’로 정의하였다.

대개 치료지속성의 정의에 약물의 복용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약물 치료지속성(투약순응도, medication adherence)을 정의한 공식적인 개념 은 없다. 따라서 연구의 내용과 목적에 따라 약물 치료지속성에 대한 정의를 달리 하는데, 일반적으로 ‘일정기간 동안 약을 복용한 비율 혹은 복용한 약의 수(Fincham, 1995)’ 혹은 ‘환자와 그의 의료전문가에 의해 수립하고 상호동의 한 약물적 치료계획을 따르는 것(NCPIE)’3)으로 정의 하고 있다. 그러나 보통 의 연구에서는 치료지속성의 정의에 약물 치료지속성이 포함된 것으로 간주 하고 다양한 형태의 약물 치료지속성(표 3) 중 어떠한 내용(단계)의 순응도를 측정할 것이며,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어디까지를 비순응(non-adherence)로 볼 것인가에 대한 기준을 정하는 것에 집중하는 경우가 더 많다.

1) WHO Adherence Project (2001)

2) 'adherence'에 대응하는 우리말은 과거에는 주로 ‘순응도’가 사용되었는데 이것은 의료전문가의 관점이 투영된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보다 객관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인 ‘치료지속성’으로 용어를 통일하여 사 용하되 필요에 따라 부분적으로 ‘순응(도)’ 또는 ‘비순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3) The National Council on Patient Information and Education

2) 치료지속성의 종류 및 측정방법

다음의 <표 3>은 다양한 형태의 치료지속성 중 일부를 정리한 것이다. 환 자들은 하나의 순응 단계에서 다른 순응 단계로 진전되어 갈 수도 있고 더 복잡하게는 하나의 순응 행위에서 다른 순응 행위로 넘어가는 여러 지점에 서 유동적인 모습으로 나타낼 수도 있다.

순응4)의 종류 정의 및 내용

초기 순응 (Initial Adherence)

환자는 처방전을 받아서 약국으로 보내거나 전화로 조제 요청을 하지만, 항상 조제된 약을 찾아가는 것은 아님.

약을 찾으러 나타나지 않는 환자가 이러한 순응도 문제에 속함.

부분 순응

(Partial Adherence) 처방자나 조제자가 의도한 것보다 적게 처방 혹은 조제된 약을 먹는 경우.

순응 (Adherence)

처방되고 조제된 치료법을 처방자나 조제자가 의도한 대로 엄밀하게 지키 는 과정. 순응도는 또한 치료의 결과점(예를 들어, 고혈압환자의 혈압수치) 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음.

초과 순응 (Hyper-Adherence)

환자가 처방자나 조제자가 제시하고 의도한 복용간격보다 더 많은(잦은) 수준으로 처방되고 조제된 약을 복용하는 경우.

<표 3> 다양한 형태의 약물 치료지속성 개념

<표 3>에 소개된 치료지속성을 연속관계로 살펴보면 [그림 3]과 같고, 상 호 관계로 살펴보면 [그림 4]와 같다.

[그림 3] 다양한 치료지속성의 연속 관계

4) Fincham(2007)은 p.79, <표5-1>에서 순응도를 compliance로 표기하였으나 최근에는 환자의 능동성·주체 성을 포함하는 개념인 adherence가 더 많이 사용되며, 본 연구에서도 순응도를 adherence로 통일하여 표기하기로 하였으므로 adherence로 수정하여 작성함.

[그림 4] 다양한 치료지속성의 상호 관계

치료지속성, 그 중에서도 투약 치료지속성을 측정하는 방법은 질병과 치료 의 특성이나 연구 목적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주로 사용하는 투약 치료 지속성 측정 방법은 다음 <표 4>와 같다(Osterberg and Lars, 2005; 박찬미 등, 2010에서 재인용).

본 연구에서는 환자 설문을 통한 투약 치료지속성 측정의 대표적인 도구 인 모리스키 척도를 이용하여 만성질환자의 치료 지속성을 측정하였다. 모리 스키 척도에 대해서는 3장에서 더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3) 치료지속성 영향요인과 향상방안

치료지속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며 따라서 치료지속성 향 상을 위한 중재요인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WHO는 환자와 관련된 치료지속 성 영향요인을 다음 <표 5>와 같이 크게 다섯 가지 차원으로 나누고 있으 며, 중재방안 또한 각 차원에 따라 다르게 제시하고 있다(WHO, 2003).

구분 방법 장점 단점

Dimension Factors Intervening in dimensions

나. 투약 치료지속성과 만성질환

고혈압과 당뇨는 투약 및 혈압 또는 혈당의 자가 확인, 식단 조절, 운동 등 관리과정에서 환자의 주체성과 동기부여, 지식 등이 매우 중요한 질병이 다. 여기서는 연구를 통해 밝혀진 고혈압과 당뇨의 치료지속성 영향을 미치 는 요인(-, +)과 적절한 중재 방안을 살펴보기로 한다.

1) 고혈압

❏ 고혈압의 치료지속성

고혈압은 그 자체로는 증상이 거의 없으나, 잘 관리하지 않으면 혈관 내 압력이 증가하고 동맥경화 촉진작용으로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 신장질환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적정한 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 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교육을 통하여 도시 빈곤층의 고혈압 치료지속성을 높인 사례가 보고되었다(WHO, 2003). 또한 치료지속성이 향상된 경우 고혈 압 관련 사망률이 53.2%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으며(Morisky, 1963), 베타차 단제(β blockers)에 대한 치료지속성이 낮은 환자들은 관상동맥성 심장질환 발병률이 4.5배 더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Caro and Payne, 2000).

이처럼 고혈압은 의사의 직접적인 치료보다는 환자 스스로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고 식이조절 등의 치료요법을 잘 따르는 것, 즉 치료지속성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 질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연구에서 고혈압환자들 의 치료지속성은 매우 낮은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다.

❏ 고혈압의 치료지속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고혈압의 치료지속성이 낮은 가장 큰 요인은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한번 발병하면 일생동안(life-long) 지속되는 질병 자체의 특징에서 기인한다 (WHO, 2003). 즉, 환자가 직접적으로 느끼는 질병의 심각성이 낮은 반면, 완 치의 개념이 없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기 때문에 치료지속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환자의 복약에 대한 인식을 높여 행태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밖에 치료지속성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로는 당뇨와 유사하게 연령 이나 교육수준과 같은 인구·사회학적 요인, 고혈압에 대한 환자의 이해수준, 의료 서비스 제공자의 치료제공 방식과 환자와의 관계, 약물 요법의 복잡성 등이 있다.

❏ 고혈압의 치료지속성 중재방안

장기적인 약물 복용이 필요한 고혈압의 경우, 치료지속성을 높이기 위해서 복약 행동에 대한 환자의 행동변화가 필요한데 여기에는 올바른 복약 방법 을 배우고 받아들이며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 한 행동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중재방안(intervention)으로는 알림(reminder) 및 적절한 보상 제공, 가족들의 지원 등이 필요한 것으로 선행연구를 통해 밝혀졌다(Prospective studies collaboration, 1995). 또한 의료서비스 제공자들 이 고혈압환자와 같은 만성질환자를 체계적으로 상담·관리하거나 적절한 복 약방법을 유도할 수 있는 치료제를 선택하도록 돕는 교육이나 훈련 역시 필 수적인 중재방안으로 볼 수 있다.

2) 당뇨5)

❏ 당뇨의 치료지속성

당뇨의 치료 목적은 급성 및 만성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혈중 당(glucose) 농도를 정상 수준에 가깝게 유지하는 것이며6), 이를 위해서는 의료전문가의 직접적인 치료보다는 당뇨환자의 자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당뇨에 대한 치료지속성의 정의 역시 환자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Hentinen(1987)은 치료지속성의 정의를 ‘단순히 처방된 규칙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 아닌 환자가 의료진들과의 긴밀한 협력 작업을 통해 건강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능동적이고 책임감 있으며 유연한 자기관리’

라고 정의하였다. 이 밖에도 ‘협력적 당뇨관리(Von et al., 1997)’, ‘환자에 권한

5) 본 연구에서는 전체 당뇨병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제2형 당뇨(인슐린 비의존)를 가리킨다.

6) The Diabetes Control and Complications Trial Research Group. (1993). The effect of intensive treatment of diabetes on the development and progression of long-term complications in insulin-dependent diabetes mellitus.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29:977–986.

부여(Anold et al., 1995)’, ‘자기관리(self-care) 행동의 관리(Hentinen, 1987)' 등의 정의가 있다. 또 다른 중요한 개념은 ‘부주의적 비순응(Johnson, 1984)’

으로 환자가 권고 받은 치료에 대한 치료지속의 필요성을 믿고 있지만 지식 이나 방법의 오류로 인하여 제대로 순응하지 못하는 경우를 의미한다.7)

Dimension Factors Intervening in dimensions

사회경제적

❏ 당뇨의 치료순응도 영향요인

당뇨의 치료지속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크게 치료와 질병의 특성, 개 인 내적인(intra-personal) 요인, 개인 상호간(inter-personal)요인, 환경 요인의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WHO, 2003).

치료와 질병의 특성 중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치료 방식 (regimen)의 복잡성 여부와 이환 기간이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일일 투약 횟 수가 적을수록, 한 번에 먹는 약의 개수가 적을수록 약물 치료지속성이 높아 지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한 이환기간이 길어질수록 치료지속성이 낮아 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이는 평소의 식단관리나 운동 등에 대한 치료 지속성으로 약물 치료지속성의 향상여부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개인 내적인 요인으로는 나이와 성별, 자존감(self-esteem), 자아효능감 (self-efficacy), 스트레스, 우울증, 알코올 남용의 일곱 가지가 있으며 나이와 성별은 육체적 활동을 제외하고는(어릴수록 +, 남자일수록 +) 다른 치료지속 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자존감도 육체적 활동에만 영향

개인 내적인 요인으로는 나이와 성별, 자존감(self-esteem), 자아효능감 (self-efficacy), 스트레스, 우울증, 알코올 남용의 일곱 가지가 있으며 나이와 성별은 육체적 활동을 제외하고는(어릴수록 +, 남자일수록 +) 다른 치료지속 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자존감도 육체적 활동에만 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