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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완화국면의 예상 당면과제

제3장

3. 대북제재 완화국면의 예상 당면과제

(계속) - 산림・농업・수자원 등 지속 가능한 협력 추진

- 남북 접경지역(DMZ)을 대상으로 한 협력 추진

○ (당면계획) 남북 그린데탕트 체계적 추진을 위한 기반 마련 - 단기 및 중장기 남북 그린데탕트 추진계획 수립 - 남북 그린데탕트 추진 관련 국내외 지지기반 확충

자료: 통일부 보도자료. (2022. 7. 22.). “2022년 통일부 업무보고.”

(muddling through)는 가능할지 몰라도 대규모 투자를 확보하여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중국이나 러시아를 통하여 긴급히 필요한 농기 자재 정도를 지원받는 것은 가능하겠으나 그 이상의 자본재 도입은 대북제재로 인하여 사실상 어렵다. 따라서 대북제재가 완화되는 시점이 오더라도 북한 농업의 현실은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

만일 대북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남북 농업교류협력이 추진된다면 가장 낮은 단계의 농업교류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이 낮은 단계의 남북 농업교류협력은 2차년도 연구에서 제시한 인도적 지원,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수준의 개발 협력 요소가 가미된 농업기술협력 등이다. 가장 시급하게 공급되어야 할 식량과 비료 지원으로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식량 생산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도록 종자 교류, 관개시설 긴급 복구, 농기계 지원(기술협력), 수확 후 손실 저감을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 나아가 영양 불균형 개선을 위한 채소, 과수, 축산 분야의 기술 지원을 추진할 수 있다. 또한 농업교류협력의 재개와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의제화, 남북합의서 마련, 추진기구 정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교류협력에 앞서 선제적으로 필요한 농업정보 교류와 중요도가 올라가고 있는 자 연재해에 대한 공동 대응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상위 과제 하위사업

긴급 인도적 물자 지원 긴급 식량 지원

비료 지원

식량 증산 농업협력

종자 교류 관개시설 복구 농기계 기술협력 수확 후 손실 저감 협력 영양 개선 협력

채소온실 기술지원 과수분야 기술지원 축산분야 기술지원 법·제도 개선

농업교류협력 법제화 농업협력 남북합의서 농업협력 추진기구

기타 분야 협력 농업정보 교류

자연재해 공동 대응 자료: 최용호 외(2021, p.193).

<표 3-6> 대북제재 유지국면에서의 남북 농업교류협력 추진과제

전술하였듯이, 이러한 낮은 단계의 남북 농업교류협력을 통하여 인도적 차원의 긴급한 문제는 해결될 수 있으나, 농업생산기반 취약, 농업생산성 저하 등 북한농 업의 구조적인 문제는 그대로 존재할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수 출입에 대한 제재, 금융거래에 대한 제재 등이 풀린 다음 한국을 포함한 대외협력 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동안에 국제사회의 지원과 협력을 통하여 농업생산성 향상과 인도적 상황 개선의 효과를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북한도 농업 교류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SDGs 이행에 관한 자발적국가검토보고서에 나타난 내용, 즉 대외협력의 필요성 강조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상정하고 있는 대북제재 완화국면에서는 북한농업이 근본적으로 가 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당면과제이며, 이는 낮은 단계의 농업교류 협력에서 진화하여 효과성과 지속가능성이 높은 경제협력 유형의 사업이 추진되어 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농업부문 경제협력사업에 대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며, 특히 이 구상을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실천방안을 마 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이어지는 장에서 상세한 논의를 이어갈 것이다.

이와 더불어, 앞서 북한 농정을 분석한 바에 따라 일부 바람직하지 않은 북한 농 정의 전환 유도와 반복해서 강조하는 농정에의 기여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농 경지 면적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간석지 개간은 염해 피해와 관개시설 확보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또한 우리의 새만금 간석지 사업에서 보듯 생태계 파괴 등 많은 환경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16) 따라서 앞으로 국제사회와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상황이 된다면 간석지 개간과 같은 일부 정책사업은 정책적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최근 북한의 식량수급 상황을 분석해 보면 낮은 생산성 문제뿐만 아니라 자연 재해로 인한 생산량 변동폭 확대에 따른 수급 불안정성이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미래에 기후변화로 인한 농작물 재배환경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비를 거듭 강조하고 있는바, 자연재해 및 기후변화 대응 역량에 대한 협력도 요구된다.

16) 농림축산식품부 정책담당자 회의. (2022. 6. 14.).

법·제도적 측면에서는 적어도 다음의 네 가지가 농업부문 경제협력에 제약을 가 져온다. ▲ 대량현금(bulk cash)을 비롯한 금융서비스 제공 금지, ▲ 북한과의 합작 및 합영사업 등 협력 금지, ▲ 교역을 위한 금융지원 금지, ▲ 금융기관의 북한 내 대표 사무소, 자회사, 은행 계좌 개설 금지가 그것이다(유욱, 김세진, 2017, pp.1-16).

이들은 모두 대북제재 조항에 의하여 규제되고 있다.

첫째, 북한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 문제는 2009년 UN 안보리 대북제재 제1874 호 결의에서 처음 등장한 이래 계속적으로 강화되어 왔다. 2013년 제2087호부터는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는 대량현금이 유엔 대북제재 회피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 는 것을 개탄(deplore)한다는 조항이 등장하였다(유욱, 김세진, 2017, p.6). 동년 제 2094호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또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등과 같은 유엔 대북제재 대상이 되는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대량 현금의 공여 또는 금융서비스의 제공 등을 방지할 의무를 진다고 결의하였다(유욱, 김세진, 2017, p.7). 2016년 제2321호 결의 에서는 대량현금의 제공이 유엔 대북제재 회피의 수단이 된다는 것에 대한 우려를 반복(reiterate)한다고 규정되어 있다(유욱, 김세진, 2017, p.7).

이러한 북한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 금지조항은 남북농업협력 추진에 세 가지 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먼저, 남북한 간 농산물 및 농기자재 등 물자의 반입·반출에 영향을 미치는데, 물자에 대한 대금 결제 방식의 대부분이 금융서비스를 통해 이루 어지기 때문에(송금 58%, 신용장 방식 21%) 제재 면제 조치가 없는 한 원칙적으로 물자 반출입이 불가능하다. 다음으로, 남북농업협력을 위한 인사 방북이 제한될 수 있는데, 북한에 지불해야 하는 체재비, 숙박비 등과 방북 시 소지하는 물품도 제재 위반 소지가 있다. 또한, 남북농업협력에서 요구되는 북한 인력 고용도 제재 위반 소지가 있는데, 임금 지불의 경우도 제재 사항에 해당된다.

둘째, 북한과의 합작 및 합영 사업 등 협력 금지는 농업부문 남북경제협력사업을 추진하는 데 매우 중대한 제약으로 작용할 것이다. 2017년 유엔 결의안 제2371호 는 북한과의 신규 합작 및 합영 사업 등 협력을 금지하였다. 동년 제2375호는 북한 과의 모든 합작 및 합영사업 등 협력 금지하고 기존 합작 및 합영 사업을 120일 안에 폐쇄하도록 규정이 더욱 강화되었다. 금강산 관광사업, 개성공단사업과 같이 남북

경협사업이 대부분 북한과의 합작 또는 합영 등의 방식에 의해 추진됨에 따라 제재에 큰 영향을 받은 바 있다.

농업부문 남북경제협력 추진에 있어서도 합작 및 합영 사업방식은 사업의 지속 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필수적인 반면, 제재 사항에 해당되기 때문에 활용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북한과의 농업부문 공동연구, 공동영농, 계약 재배 등의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셋째,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대한 우려로 교역을 위한 금융 지원 제공 금지 조항 또한 확연히 강화되어 왔다. 북한과의 교역을 위한 공적 금융지원의 금지는 2009년 제1874호에서 처음 등장하는데, 당시에는 그러한 금융지원이 북한의 핵무기, 탄도미사일, 대량살상무기 개발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각 유엔 회원국 으로 하여금 그러한 지원을 하지 않도록 요청(call for)하는 수준이었다(유욱, 김세진, 2017, p.9). 이후 2013년 제2094호에서는 각 회원국들로 하여금 그러한 금융지원을 하지 말아야 한다(shall not)는 수준으로 강화되었으나, 그 단서 조항(즉, 대량살상 무기 개발 기여 여부)은 그대로 남아 있었고 이러한 형태의 조문은 개성공단 폐쇄 이후 결의된 제2270호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었다(유욱, 김세진, 2017, p.9). 2016년 제2321호 제32조에서는 기존에 존재하던 단서조항이 사라지고, 위원회에서 사전에 허용한 경우를 제외하고 “자국 영토 내 또는 자국 관할권 내 개인 또는 단체들이 북한과의 교역을 위해 공적·사적 금융 지원(수출신용, 보증 또는 보험제공 포함)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할 것을 결정한다”고 정하고 있다(유욱, 김세진, 2017, p.9).

이 대북제재 사항은 농업부문 남북교류협력에 대한 남북협력기금 지원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남북협력기금은 불안정한 남북관계 상황 속에서 추진되는 남북교류 협력이 갖고 있는 높은 투자 리스크를 저감하기 위하여 조성된 공공적 성격의 기금 으로서, 남북교류협력 추진에 소요되는 비용의 지원, 자금의 대출, 대출에 대한 보증 뿐만 아니라 남북교역 보험과 남북경협 보험 등에 지원을 하고 있다. 실제 그동안 금강산 관광사업, 개성공단사업뿐만 아니라 인도주의적 대북 물자 지원 등에 남북협 력기금이 지원되었다. 교역을 위한 금융지원 금지 제재로 인해 남북협력기금의 지원 이 금지되는 상황에서 농업부문 남북교류협력의 추진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따라 북한과의 금융거래와 관련한 제재는 지속적으로 강화되었다. 유엔 회원국의 금융기관들이 북한 내에 대표 사무소 (representative offices), 자회사(subsidiaries), 은행계좌(banking accounts) 등을 개설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조항은 제2094호에서 처음 등장하였는데, 이 결의는 그러한 금융서비스가 북한의 핵무기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같이 유엔 대북제재 대상이 되는 활동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각 국가에 그러한 금지를 하도록 요청(calls upon)하였다(유욱, 김세진, 2017, p.8). 개성 공단 폐쇄 이후인 2016년 3월 2일에 결의된 제2270호 제34조에서는 “국가들이 자국 영토 내 또는 자국 관할권 내 금융기관들이 북한에 새로운 지점, 자회사, 또는 대표사 무소 또는 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것을 금지할 것을 결정한다”고 하면서 기존에 있 던 단서를 삭제하여 더욱 강력한 금지조치로 수정되었다(유욱, 김세진, 2017, p.8).

한편, 동 결의 제35조는 기존에 이미 “존재하는 대표 사무소, 자회사 또는 은행계좌를 폐쇄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90일 이내에 취하기로 결정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그러한 폐쇄는 해당 금융거래가 핵 또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비롯한 유엔 대북 제재의 대상이 되는 활동에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을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로 한정되 었다(유욱, 김세진, 2017, p.8). 2016년 11월에 결의된 제2321호 제31조에서는 위와 같은 단서 조항이 사라지고, UN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개별적으로 승인 하지 않는 한, 결의안 통과 후 “90일 이내에 북한에 존재하는 대표 사무소, 자회사 또는 은행계좌를 폐쇄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유욱, 김세진, 2017, p.8).

북한 내 은행 대표 사무소, 자회사, 또는 은행계좌 폐쇄 및 개설에 관한 금지조항 에 따라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수반하는 모든 교류협력사업 추진이 어렵다(유욱, 김세진, 2017, p.15). 농업부문 남북교류협력사업에서도 필수적으로 북한 내 은행 거래가 요구되지만 이러한 제재조항에 따라 큰 제약을 받게 된다.

이 네 가지 법·제도적 제약사항 또한 농업부문 경제협력 추진을 위해서는 해결 되어야 할 당면과제이다. 본 연구는 제5장에서 이에 대한 정책적 해결방안을 자세히 논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