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3. 협력 거버넌스 구축
3.2. 협력 거버넌스 구축방안
남북공동영농단지 모델을 적용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거버넌스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먼저, 남북공동영농단지의 조성을 위한 남북한 간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남북공동영농단지 조성 이후 운영단계의 거버넌스가 별도로 필요하다.
3.2.1. 남북공동영농단지 조성 거버넌스
3.2.1.1. 남북 거버넌스 체계
과거 남북농업협력 추진체계는 2005년 남북장관급회담 산하에 ‘남북농업협력 위원회(위원장 차관급)’를 두고 산하에 실무협의회를 운영하는 체제로 구축되었 었다. 2008년 이후 그 가동이 중단된 상태로 현재는 남북장관급 회담 체계가 존재 하지 않기 때문에 대북제재 완화 단계에서는 새로운 남북경협 추진체계가 마련되 어야 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소위 ‘담대한 구상’이 제시되고, 이를 실천해 나가기 위한 기구로서 ‘남북공동경제발전위원회’ 설립 방안이 거론 되고 있다. 동 위원회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동 위원회는 대북제재 완화 단계에서 추진되는 남북경협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남북공 동기구로 출범할 것으로 보이며, 남북경협의 총괄적인 협의 및 시행기구로 자리 매김하게 될 것이다. 동 위원회 산하에 분야별 분과위원회 등이 구성될 것으로 예상 되는바, 남북농업협력을 담당하는 분과위원회가 우선적으로 구성될 필요가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소위 ‘담대한 구상’의 초기 단계에서는 식량 지원과 함께
‘한반도 자원·식량 교환 프로그램’과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지원’사업이 우선적으로 추진될 것이기 때문이다.
남북공동영농단지 모델의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남북한 당국 간 협상을 위한 채널이 기본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에 해당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남북경협 전반을 총괄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남북공동경 제발전위원회’가 구성된다고 가정했을 때, 이 위원회 산하에 농업분과위원회에서 농업부문 경제협력사업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남북공동경제발전위원회 에서는 남북한 당국 간 해결해야 할 경제부문 현안과 양측이 제기하는 문제를 논
의하고 큰 틀에서의 농업부문 경제협력사업 추진에 합의한다. 산하 농업분과위원 회에서는 남북공동경제발전위원회에서 합의·결정된 사업을 실질적으로 추진하 기 위한 사안을 논의한다.
농업분과위원회는 결정된 협력사업 가운데 초기 단지 조성과 관련된 문제와 현안을 논의할 남북 양측의 핵심주체로 추진체계를 구성한다. 한국 측은 통일부, 농림축산 식품부, 영농단지 해당 지자체 등이 참여하며 북한 측은 한국 측의 카운터파트로 통일전선부(이하 통전부), 농업성, 영농단지 해당 지자체 등이 참여한다.
농업분과위원회에 포함된 각 주체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한국의 통 일부와 북측 카운터파트인 통전부는 당국 간 협상을 주도하여 사업 지역, 규모, 기간 등 각종 합의를 도출한다. 한국의 농림축산식품부와 북한의 농업성은 사업의 효 과적 운영을 위한 단지 조성계획안을 협의하에 수립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한국 과 북한의 해당 지자체는 사업을 실제로 운영하는 주체로 운영상 제기될 수 있는 사안과 문제를 발굴하여 단지 조성계획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
<그림 5-2> 공동영농단지 조성 남북 협력 거버넌스 예시
주: 본 그림은 앞서 논의한 DMZ 남북 평화생태농업협력사업의 사례에 적용한 거버넌스 체계 예시임.
자료: 저자 작성.
3.2.1.2. 한국 내 거버넌스 체계
공동영농단지 조성은 사업 특성, 규모, 운영 방향 등을 감안할 때 ODA성격의 농업개발협력사업으로 유형을 분류할 수 있다. 사업 1단계에서는 한국의 예산과 기술로 남북농업협력을 실현할 영농단지 인프라가 조성되며, 운영상에서는 한국 의 농기자재 지원, 선진 농업과학기술, 경영기법, 영농법 교류 등이 사업의 핵심 내용이다. 1단계 농업개발협력으로 시범단지가 조성되고 운영이 정상 궤도에 올 라온 이후 사업 2단계에서는 민간이 참여하는 경제협력으로 발전이 가능하다.
공동영농단지 조성은 개성공단 조성 사례를 참고하여 한국 주도로 시행하며 북 한은 이에 협력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과 공동으로 시범 농장을 조성하는 방식은 실제 사업 추진에 있어서 상당한 지체가 있을 것으로 예 상된다. 재정적 안정성, 기반시설 구축 경험 등을 고려해 봤을 때 한국 주도로 시행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된다.
공동영농단지 조성에 있어서 한국 내 추진체계는 상위 심의·의결기구인 위원회 와 하위 단지 조성 실무를 담당할 추진단으로 구성한다. 과거 정부 내 조직해 놓았 던 체계를 사업에 맞게 개편·활성화하는 것을 기본방향으로 설정한다. 남북농업 협력추진위원회는 통일부, 농식품부 및 산하기관 등이 참여하며, 본 사업 관련 기 본계획, 시행계획 등을 심의하고 관계부처 및 기관 간 협의·조정하는 기능을 수행 하며 남북농업협력추진단은 농업생산기반 조성에 있어서 전문기관인 한국농어촌 공사 주도로 각 분야 전문기관과 컨소시엄 형태로 구성하며, 북한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본 시범농장 조성에 필요한 조사를 수행하고 사업을 시행한다. 또한 한국의 농촌진흥청, 해당 지자체 등과 북한의 농업연구소, 해당 지자체는 향후 운영을 위해 필요한 사안을 협의하기 위한 논의에 참여한다.
공동영농단지 조성에 참여하는 각 주체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남북 농업협력추진위원회에서 통일부는 사업 시행을 위한 대북 협상과 재정지원을, 농림 축산식품부는 시범농장 조성을 시행할 남북농업협력추진단을 구성하고 관리·운영을 위한 심사, 모니터링, 평가를 담당한다. 남북농업협력추진단은 전문 분야별 농업
관계기관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고, 이 밖에도 한국전력, KT,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기반시설 조성에 참여한다.
특히 사업의 평가, 모니터링, 사후관리 등을 위한 시스템 구축 및 운영도 중요하 다. 따라서 전문성을 갖춘 평가기구를 설치하여 활동을 보장하고, 평가 결과를 직 접 책임기관과 조정기구에 보고하며, 이 내용이 차기 사업의 기획 및 예산배정에 활용되는 환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김영훈 외, 2009, p.166).
<그림 5-3> 남북공동영농단지 조성의 한국 내 협력 거버넌스 체계
자료: 저자 작성.
3.2.2. 남북공동영농단지 운영 거버넌스
1단계 공동영농단지 인프라 조성이 완료된 이후 사업의 실질적 운영을 위한 거버넌스를 조성 거버넌스와는 별도로 구성한다. 운영 주체는 협력사업의 지속성, 효과성, 안정성 등을 감안하여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사업 특성에 따라 남북 지자체 간 협력, 국제기구, 민간단체 채널을 활용한 협력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특히 남북 지자체 간 협력방식은 양측 당국의 관여를 최소화하는 한편, 예산·행정 지원,
농업기술 및 농기자재 담당조직을 보유하고 있어 지속성 제고 측면에 유리하다. 예 를 들면, 경기도와 강원도는 한국 내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볼 때 기후 등 북한 내 사 업지역과 유사한 농업환경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농업환경을 경험한 인적자원 동원에 용이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남북한 당국을 포함한 단지 조성 추진주체는 운영의 안정성 제고를 위하여 간접적인 지원 역할만을 수행하고, 공동영농단지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는 남북 지자체 간 협력방식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협력사업이 남북 공동으로 운영됨에 따라 다음과 같은 현실적인 한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개성공단 운영에서의 경험을 살펴 보면, 북한의 체제적 특성에 기인하여 당 지시에 따라 갑자기 소극적 태도를 보이거나 무리한 요구를 해 올 가능성이 있다. 또한 단지 조성에 대한 소요비용을 남측에서만 부담한다면 남북관계의 변화에 따라 철수를 쉽게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그림 5-4> 남북공동영농단지 운영 거버넌스 체계
자료: 저자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