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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교육통합의 방향

문서에서 북한의 교육법제에 관한 연구 (페이지 154-157)

남북분단과정에서 교육 분야에서도 커다란 제도상의 이질성을 확인하 게 된다. 남북한 교육통합은 교육제도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미래 지향적 인 교육체제를 갖추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남북한의 교육통 합은 두 가지 측면에서 논의될 수 있다. 하나는 절충주의적-수렴론적 입 장이고, 또 다른 하나는 미래지향적 입장이다.216)

먼저 절충주의적․수렴론적 입장이란, 남한과 북한의 교육의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버리면서 양자를 적절히 융합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한의 자유의 이념과 북한의 평등의 이념을 합쳐서 통일한국의 교육이 념으로 삼자는 것이다. 이러한 절충주의적․수렴론적 통합안은 서로 양 보하고, 타협하고, 양 체제의 장점만을 취사선택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역사관, 인간관이 근본적으로 다른 체제에서 성장 한 교육체제를 하나로 융합한다는 것은 어려우며, 자칫 형식적인 조합형 의 교육체제를 산출할 수 있는 우려를 안고 있다.

다음 미래지향적 입장이란, 남북한의 통일사회에 상응하는 미래사회를 상정하고 그것에 부합되는 교육체제를 새로이 마련하는 입장에서의 접근 방법이다. 미래지향적 입장은 남과 북의 현 체제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 며, 현재 체제를 고려하되 새롭고 발전적인 교육체제를 구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점에서 미래지향적 입장은 단순히 현존체제를 인정하고 그 것으로부터 출발해 교육이념의 통합을 구상하는 절충주의적․수렴론적 입장보다는 진일보한 방안이라고 볼 수 있다.

216) 한만길 외, 「남북한 교육체계 비교연구」, 앞의 책, 90면.

여기서는 후자의 미래지향적 입장에 따라 장기적인 차원에서 남북한 통 일시의 교육통합방안을 살피되, 교육이념, 학교제도, 초․중등교육, 고등 교육, 성인교육, 교육행정제도 등을 중심으로 그 방향을 제시하고 교육통 합의 과제를 검토해본다.

(2) 통일국가의 미래상과 교육이념의 통합방향

앞서 남북한 교육이념의 변천과정과 특징을 살펴보았듯이 남북한 교육 이념 사이에 놓여 있는 깊은 괴리를 확인하게 된다. 남북한은 서로 다른 체제와 이념을 지향하며 경쟁적 관계를 지속해왔다. 따라서 이질화 된 남북한의 교육이념을 묶어 새로운 통일된 교육이념을 제시하는 것은 매 우 어려운 작업이다.

통일을 지향하는 단계에서 미래의 통일된 교육이념을 제시하는 것은 각지의 입장과 세계관에 따라 달리 나타날 수 있다. 이에 통일국가의 교 육이념의 제시는 기준을 제시하여 상정할 수 있다. 그 기준 또한 다양한 형태와 내용을 가지지만, 우선 우리가 제시하고 있는 ‘민족공동체통일방안’

에서의 통일국가의 미래상을 중심으로 그 방향을 생각하여 볼 수 있다.

우리의 통일방안은 통일국가의 미래상으로 ‘자주․복지․인간존엄성이 보장되는 선진민주국가’를 제시한 바가 있다. 이런 점에서 남북한의 통일 국가는 이른바 인류문명의 기준에 입각한 보편성에 합치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존중이라는 이념을 최고원리로 삼을 수 있 다.217) 현시점에서 남북한이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이념과 체제 의 대립상태의 상반된 헌법질서 하에서 하나의 가치질서에 합의하는 일 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통일국가의 바람직한 모습을 인류보편 의 가치와 기준에 적합한 발전방향에 따라 지향하는 바를 결정하여야 한 다는 점에서 앞서의 통일국가의 미래상은 그 지향점이 될 수 있다.

이것은 남북한의 통일을 이야기하면서 그 미래의 모습을 상정하는 전 제로서 필요한 과제가 된다. 이런 면에 비추어 통일국가의 교육이념의 지향점을 제시할 수 있다. 이 경우 통일국가의 미래상에 부합하는 교육 217) 박정원, “통일헌법의 이념과 기본질서에 관한 일고”, 「헌법학연구」, 제3집(한국헌

법학회, 1997), 625∼626면.

이념이 교육통합의 방향과 내용이 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그것은 남 북한의 미래사회를 주도하는 국가이념과 궤도를 같이 하는 것이다. 결국 교육통합의 이념은 통일국가가 지향하는 목표 및 과제와 일치하는 것이 된다.

그 내용은 다소 추상적이나 새로운 통일국가의 이념과 가치를 담는 것 으로 새로 맞게 되는 시대적 상황에 상응하는 이념과 가치를 담아야 하 는 것이다. 이에 부합하는 내용은 남북한의 경험을 바탕으로 통일국가의 구성원이 모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가치로서 이른바 민주복지국가를 바 람직한 미래상으로 제시하고218) 이에 입각한 교육이념의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이 같은 논의의 전제에 비추어 통일국가의 미래상을 상정한 것에 기초 하여 다음에 교육통합에서 기본적인 이념적 지향을 간략하게 살펴본다.

첫째, 통일한국의 교육이념으로 ‘민주’를 제시할 수 있다. 민주의 개념 은 북한이 공히 추구하는 국가이념인 동시에 교육이념이 될 수 있다. 인 간의 존엄과 가치가 존중되는 통일국가에서 민주의 이념은 교육의 가치 로서 계속 존속되어야 한다. 민주주의 교육을 통해서 후세대들은 민주시 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할 수 있고, 민주적인 삶과 생활태도를 익히게 될 것이다.

둘째, 통일한국의 교육이념으로 ‘민족’을 제시할 수 있다. 남북한은 근 본적으로 한 민족이다. 기실 남북한의 통일은 한민족의 목표였고 전체민 족의 평화와 번영을 조건으로 추진되어 왔다는 점에서 추구하여야 할 교 육이념이 될 수 있다. 다만, 이 때의 민족주의는 새로운 민족국가건설의 과정을 통하여 형성되는 미래지향적 이념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한다.

셋째, 통일한국이 추구해야 할 교육이념으로 ‘자유와 평등’을 들 수 있 다. 세계화 내지 정보화의 시대적 조류속에 인간은 자유롭고 창조적인 사고를 하는 자율적인 인간이 되어야 한다. 국민들이 자신의 잠재능력을

218) 장명봉, “통일헌법초안에 관한 시론”,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이념과 실천」, 제 4회 통일문제종합 심포지엄 결과보고서(국토통일원, 1990. 3. 30), 187면; 한배호,

“통일한국의 미래국가상”, 광복 50주년 기념 종합학술대회발표논문(학술진흥재단, 1995.

8. 10), 56면.

최대한 개발할 수 있는 자유의 영역이 보장될 때, 그것은 국가와 민족의 발전에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바로 통일국가는 자유로운 사고와 활동의 기회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사회적으로 불 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불리한 것을 극복할 수 있는 형평의 장치가 마련되어, 모든 사람이 자신의 자아실현과 국가사회의 발전에 참 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할 때 비로소 사회정의의 실현이 가능하 기 때문이다. 요컨대 ‘자유와 평등이 조화되는 교육’은 남북한의 통일국가 에서 지향하는 교육이념이 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남북한 통일국가의 교육이념으로 ‘평화와 화합’을 제시할 수 있 다. 생각건대 통일이란 남북한의 분단시의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로운 사 회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며, 민족공동체의 실현하는 것으로 민족의 화합을 전제로 한다. 실제로 통일국가의 국제적 기본질서로서 이 른바 국제평화주의와 국제법존중주의에 있다고 한다면, 교육이념도 이러 한 방향을 지향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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