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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기후변화와 환경의 사회학적 고찰

1) 기후변화의 실체를 둘러싼 논쟁

오늘날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생태계에는 동식물 서식지 이동, 생물종다양성 감 소, 해수면 상승 등이 일어나고 있으며, 사회경제적으로는 식량생산의 위기가 발 생하고 토지이용이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이러한 기후변화가 과연 사실적 실체인가 라는 물음도 제기되고 있다. 이것을 기후변화 회의론(climate change skepticism)이라고 한다. 물론 기후변화 회의론자들도 전지구적 상황을 이해하고, 걱정하고 있으며,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함을 주장하지만, 주류 기후과 학자들과는 다른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2) 대체적으로 기후변화를 비롯하여 환 경위기를 주장하는 과학자나 분석가들이 내놓는 자료들이 과장되어 있으며 많은

2) 본 논문에서는 기후변화 현상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현재 발생하는 주류 기후변화 과 학을 부정하는 주장을 ‘기후변화 회의론’이라고 부르고, 인위적인 기후변화 현상을 지지하는 입

오류가 있다는 주장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옹호론과 회의론의 논쟁은 크게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분류 할 수 있다. 하나는 기후변화 회의론의 학문적 영역이 극수소인데 반해 그 영향 력이 실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만큼 쟁점화 되고 있다는 것은 학문 이외의 정치경제적인 ‘이해관계의 연관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기후 변화 과학이 ‘실질적인 사실’에 입각해서 분석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논쟁이다.

먼저 기후변화 과학의 정치경제적인 이해관계의 연관성에 대한 주장은 회의론 이나 옹호론이나 상호간에 분석 결과의 신뢰성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은 IPCC 자체가 지구온난화가 심각하며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음을 강조해야 하는 정치적이고 제도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주장 한다. 즉 IPCC를 구성하는 주류 기후과학자들은 기후변화의 파국적인 위협을 강 조하고 그것이 자연적 요인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자신들이 과학적인 해결방안을 제안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대규모의 연구비가 계속해서 기후과학을 예측하고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초연구에 지원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주류 기후과학과 연구자들 간의 이해관계가 형성된다는 것 이다(박희제, 2008). 이는 2009년에 발생한 ‘기후게이트(climategate)’3)에서 어느 정도 사실임이 인정되었고, 기후변화 회의론에 대한 상당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반면 주류 기후과학자들도 회의론에 대해 정치경제적인 이해관계의 연관성을 강조하면서 기후변화 회의론자를 비판한다. 주류 기후과학자들은 회의론이 주로 전기,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 기반 산업체의 주도로 자신들의 입장을 알렸으며 (김남수, 2013), 이들 화석연료 산업체의 자금을 지원받고, 보수성향의 연구소, 언 론, 정치인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마샬연구소나 엑손

3) 기후게이트는 용어의 일반화 과정에서부터 부정적인 내용을 포함하는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 여 일부 주류 기후과학자를 겨냥한 효과적인 프레임을 형성하였다. 기후게이트 사건이란 IPCC 보고서 작성 등 기후변화연구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던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의 기후 연구소(Climatic Research Unit: CRU) 연구자들의 사적 이메일을 해킹해 세상에 공표한 사건으 로 해킹이라는 불법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회의론자들이 주류 기후과학에 제기했던 주요 문제들 을 다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김명심·박희제, 2011).

모빌 등의 단체와 기업들은 기후변화에 회의적인 과학자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하 고 이들이 언론에 노출되도록 도와 기후변화 회의론을 확산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박희제·김명심, 2014: 175). 또한 기후게이트와 비슷 하게 ‘하틀랜드 연구소 사건’은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역할 을 하였다. 익명의 투고자에 의해 하틀랜드 연구소의 내부 문서가 공개적으로 유 포된 사건인데, 유출된 문건에는 연구소가 거액의 자금을 지원받아 ‘기후 전략 (climate strategy memo)’4)을 추진하여 왔고,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에게 거금을 지원하여 왔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서 큰 논란이 되었다(임영섭, 2012: 19).

기후변화 논쟁의 첫 번째 이해관계의 연관성 이슈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주류 기후과학자나 기후변화 회의론자나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패권주위와 집단이기주의에 빠져 있으며, 경제산업계와의 유착이나 정치적 이익 집단에 가까운 행동을 보여 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근본적으로 기후과학 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였으며, 기후변화 자체의 피로도를 가중시킬 수 있다. 이 는 환경과학이 연구과정과 결과에 대해 이해관계를 갖는 특수한 집단에 종속되 고 연결되어 그에 맞춤형 연구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정과 결과에 대한 불신은 기후변화라는 사실에 대한 신뢰 수준을 낮추고 그에 대한 관심을 단순히 회의론과 옹호론의 갈등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또한 환경위 기의 원인제공자로 지목되고 있는 경제산업계가 회의론자를 매수하고 연구비를 지원하는 행위는 사회적·윤리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책임 을 회피하는 것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기후변화 과학이 실질적인 사실에 입각해서 분석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옹호론과 회의론의 논쟁이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기후변화의 주류 과학 은 지구온난화를 사실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인간에 의해 초래된 것으 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이 주장하는 쟁점들은 동일한 것도 있지만 서로 다른 것도 있다. 본 논문은 과학적 사실에 대한 옹호론과 회의 론의 논쟁에 대해 네 가지 측면에서 분석하고자 한다(롬보르, 2003, 2008; 로이

4) 기후전략은 기후변화 회의론이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교육자료를 미초등학교 교사들에게 보급하여 인류발 지구온난화를 공격하는 이론을 보급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임영섭,

W.스펜서, 2008; 프레드 싱거·데니스 에이버리, 2009; Lomborg, 2001; Lorenzoni, et al. 2007; Santer, 2008; Smith and Leiserowitz, 2012; Wagner and Zeckhauser, 2015). 첫째, 기후변화 과학은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둘째, 기후 변화 현상이 지나치게 과장되어 일반 대중에게 발표되고 있다. 셋째, 기후변화의 원인이 인위적인가 자연적인가의 논쟁이다. 넷째, 전지구적으로는 온난화보다 훨 씬 더 중요한 문제가 많은가에 대한 논쟁이다.

첫째 기후변화 과학의 불확실성은 기후변화 회의론에서 주로 지적하는 핵심적 내용이다. 수십억년에 달하는 지구의 역사에서 과학적 형태의 기상관측이 이루어 진 것은 백여년 남짓하고, 관측도 불완전하다. 동시에 지구의 역사에서 태풍 등 의 기상이변은 지구자정능력에 의한 일상적이고 자연적인 현상의 일부이기도 하 다(김명식, 2012: 7-8). 또한 기후변화 과학의 불확실성은 현재 예측·분석 되어 발표되어지는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투입되는 자본과 기술의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연 구의 불확실성은 대부분의 환경과학에 내재하는 불가피한 문제이기도 하다. 일반 적으로 통제된 실험실에서의 관찰과 실험을 통해 이론이 경험적으로 검증되고 수정되는 경성과학과는 달리 대부분의 환경과학은 실험을 통한 인과관계의 도출 이나 이론검증이 어렵기 때문에 대리지표의 이용과 시나리오를 통한 예측이 일 반적이다(박희제, 2008: 198). 따라서 회의론자들은 주류 기후과학에서 발견된 사 실에 대한 검증을 할 수 없다는 점과 분석에 사용하는 대리지표의 부적절함을 주로 지적하고 있다.

불확실성의 논쟁은 IPCC를 비롯한 주류 기후과학자들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5) 주류 기후과학에서도 기후변화를 분석한 과학의 불확실성을 인정 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전예방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을 도 입하고 있다. 사전예방원칙은 예측되는 위험의 파급효과가 매우 크고 다시 되돌 릴 수 없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 위험의 예측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더라 도 선제적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김은성, 2011: 142).6) 기후변

5) 기후변화의 불확실성은 기후변화의 발생원인, 기후변화의 진행 속도와 강도, 불가역적인 문턱의 존재 유뮤와 특정 농도와 시점, 기후변화가 생태계, 물, 농업, 정주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 기후 변화로 인한 영향의 사회·경제·정치적 파급 범위 등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한다(유네스코한국위 원회, 2010)

화의 불확실성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여 위험을 정확히 인지할 수 없을 지라도 잠재적 위험을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전예방원칙은 위험을 유발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이유로 유용한 기술과 과학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둘째 기후변화 현상이 지나치게 과장되어 일반 대중에게 발표되고 있다는 것 이다. IPCC보고서는 지구기온의 상승이 해수면 상승, 농업생산량 감소, 이상기후

둘째 기후변화 현상이 지나치게 과장되어 일반 대중에게 발표되고 있다는 것 이다. IPCC보고서는 지구기온의 상승이 해수면 상승, 농업생산량 감소, 이상기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