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교육개혁정책과 더불어 교원 인사･연수제도의 개혁도 매 우 중요하다. 교육정책의 최종적인 결과는 교사가 학생에게 얼마 나 좋은 교육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교육개혁의 성패를 판가름 하는 것도 결국 그러한 정책이 교사들에게 결과적으로 어떠한 유 인과 동기를 부여하느냐에 상당 부분 달려 있다. 따라서 학생의
학업성취와 인성발달을 책임지는 전문성 높은 교직풍토를 마련해 야 한다. 이를 위하여 교원의 입직, 연수, 승진 그리고 교장의 임 용제도를 포함한 교원인사정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평준화 제도의 수정에 교원인사제도의 변화가 수반되지 못하면 교육개혁 을 위한 많은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현행 교원인사제도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학교교육의 책무성 차원에서 볼 때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아무리 바람직한 학교정책의 개혁이라도 학교 현장에서 교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 한다면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제는 교직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정책, 교원의 자율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적재적소
(適材適所)의 인재활용’ 원리가 적용될 수 있는 정책이 시급히 마련 되어야 한다. 교원평가 실시와 근무평정제도의 개선, 교장권한의 강화와 자격 완화, 신규채용 교사의 전문성 제고 등이 이와 관련 된 주요 현안이라 할 수 있다.
최근 교원평가제도는 국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시범실시 단계 에 이르렀다. 교원평가의 기본취지는 학생의 학습권 보호이다. 이 를 위해 교사들이 학생 및 교과지도 능력을 지속적으로 개발･신장 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것이 그 근본취지이다. 이제까지 우리의 교원평가･승진 정책은 교원의 전문성 향상이 아니라 관리직 승진 에 초점을 두었고, 그 결과 많은 교사들이 학생들을 위한 교육보다 는 개개인의 승진을 우선시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교원평가가 지속으로 이뤄지고 그래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법령을 통한 제도화가 필요하다. 국민들의 합의 를 바탕으로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교원평가 제도를 실시한 다는 도입취지를 명확히 해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법령을 마련해서 교원평가를 위해 우수교사와 관련 학계 전문가로 구성 된 위원회를 설치하고, 여기서 평가의 기준과 방법을 마련하도록
하고 아울러 평가결과에 따른 적합한 연수 프로그램 개발 등 전 문적 기능을 담당하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평가방식이나 방법 등 모든 것을 중앙정부의 획일적인 규제로 관할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법령에서는 평가의 효율적인 시행을 위해 필요한 제도와 원칙을 명시하고, 각 지역 의 실정에 맞는 교육정책의 입안과 집행이 가능하도록 지방자치 단체에게 그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 그리고 좀더 객관적이고 엄 정하며 학교실정에 맞는 자율적인 교원평가가 이루어지도록, 각 급 학교에 해당 학교의 교장･교사･학부모 및 교육전문가로 구성 되는 교원평가관리위원회를 두고 교원평가를 주관하도록 하는 방 법을 제안한다. 그리고 이러한 평가결과는 승진과 연수 등 인사 와 연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교원자격 갱신을 통한 전문성 제 고 방안이나 교단에서 학생을 지도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부적격 교사 선별기제와도 연계되어야 한다.
한편 학교 현장의 최고경영자인 교장의 임용구조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관리･행정가로서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경영 과 혁신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서는 점진적으로 교장직을 개방하면서 동시에 교장직에 대한 연 수를 강화해 가야 한다.37) 공모제는 이를 희망하는 학교가 구성 원의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해당 시･도 교육감에게 지정을 요청하고, 교육감은 특별한 사유가 없 는 한 이를 허용하도록 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그리고 공모교장 직은 교장･교사 자격증이 없는 교육계 내외의 인사에 문호를 개 방해야 할 것이다. 심사는 해당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서류 심사, 학교운영계획서, 면접, 그간의 경력 및 교원평가결과 등 다
37) 현재 자립형 사립고 및 자율학교의 교장은 자격제한이 없다.
양한 자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교장직 중임이 검증 없이 이루어지던 관행을 개선해, 교 장 임기 동안의 성과를 평가하고 객관적 절차를 거쳐 중임 또는 연임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학교의 최고경영지도자로 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장연수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초 임발령자를 위한 자격연수기간을 늘리고 연수내용을 내실화하며, 현직 교장들을 위한 직무연수도 꾸준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신임교원의 전문성 제고 방안인 수습교사 제도 도입을 제 안한다. 이 제도는 신규교사를 처음부터 정교사로 발령하는 것이 아니라, 시보기간을 두어 현장에서 실제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필요한 내용을 체득하고 교직 적응성을 높이는 것을 요체로 삼는 다. 구체적으로, 일정한 임용시험을 거쳐 최종선발자보다 많은 임 용예정자들을 대상으로 1년간 수습기간을 거치면서 단위학교 내 실습과 연수기관의 교육을 통해 적절한 교육을 받도록 한다.
그리하여 학교현장에서 교육경험이 풍부한 지도교사의 지도를 받으며 실제 수업과 학급 담임으로서의 역할을 배우고, 교무업무, 학생지도 및 상담 등 교사로서 수행해야 할 역할을 미리 경험하 도록 기회를 주도록 한다. 또한 방학 등을 이용해 연수기관에서 연수를 받음으로써 전문가들의 강의를 통해 교직수행에 유용한 지식을 획득하고, 신임교사들끼리 정보를 상호 교류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원인사제도의 개혁을 통해 교직사회 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여서 학교교육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가 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