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고용변화의 구조적 요인과 고용창출에 대한 시사점
1. 고용변화의 추세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지난해 시작된 금융위기의 저점은 2009 년 1/4분기로 추정된다. 저점을 통과하면서 국내총생산은 전기 대비 본격적 성장을 시작하여 2/4분기에는 2.6%, 3/4분기에는 3.2% 성장하 였다. 또한 3/4분기에 이르러서는 전년 동기비로도 0.9%의 성장을 보 였다. 한편 고용사정은 다소 개선된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3/4분기에 전년 동기비 0% 성장에 머물러 경기회복세에 비해 미미한 성장을 보 이고 있다.
<그림 1> 최근 경기회복과 고용사정 국내총생산
-(단위: %)
취업자
-(단위: 천 명, %)
자료: 한국은행 경제통계,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이와 같은 저조한 고용회복세는 민간부문에서 더욱 명확히 나타나 고 있다. <그림 2>는 민간부문의 고용사정을 나타내는데, 2009년 1/4 분기 전년 동기비 취업자 수는 18만1천 명 감소한 이후 더욱 악화되 어 3/4분기에는 32만3천 명이 감소하였다. 이처럼 경기회복세에도 불 구하고 최근 고용사정이 개선되지 못하자 일부에서는 ‘고용 없는 회복 (jobless recovery)’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3∼4년간의 고용사정을 살펴보면 경기변동에 의해 고용성장이 축소되는 점을 감 안하더라도 취업자 증가가 너무 미미하다는 우려가 있다. 즉, 우리나 라 고용에 있어 경기순환적 측면이 아니라 보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 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구조적 문제 는 최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이미 발생하 였다는 지적도 있다.
<그림 2> 민간부문 고용사정
(단위: 천 명, %)
주: 민간부문 취업자는 전체 취업자 중에서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부문 취 업자를 제외한 수치이다.
자료: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이와 같은 우려를 확인하기 위해 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 고용사정을 살펴보면 취업자 증가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림 3> 상단은 지난 1970년 이후 우리나라 취업자 증가 및 HP filtering에 의한 취업자 증가 장기추세를 보여준다. 취업자 증 가의 경우 1970년대 및 1980년대에 비해 1990년대에 지속적인 하락을 보였으며 외환위기 이후 다소 회복을 보였으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 서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162만 명이던 1970년대 평균 취업자 수가 2000년대에는 94% 증가하여 2,256만 명에 이른 것을 감안하면 경제규모 대비 취업자 증가는 더욱 크게 감소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은 취업자 증가율에서 명확하게 나타난다. <그림 3> 하단 은 취업자 증가율 및 HP filtering에 의한 장기추세를 나타내는데 1970 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3> 취업자 증감 장기추세 전년 동기비 증감
-(단위: 천 명)
전년 동기비 증감률
-(단위: %)
주: 1) 회색 부분은 한국은행 및 통계청이 발표한 기준순환일에 근거한 수축기 2) 실선은 실제값이고 점선은 HP filtering에 의해 계산된 장기추세 자료: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보다 자세한 분석을 위해 <표 1>을 살펴보기로 하자. <표 1>은 분 기별 자료에 기초한 시대별 취업자 증가 및 증가율 평균을 보여준다. 1970년대 43만2천 명이었던 전년 동기대비 취업자 증가는 1980년대 39만6천 명으로 줄었고, 1990년대에 44만5천 명으로 증가하더니 2000
년대에 접어들면서 33만 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런 취업자 증가의 축 소는 취업자 규모를 반영한 취업자 증가율에서 더욱 명확히 나타난 다. 1970년대 평균 3.9% 성장하던 취업자 수는 1980년대에 2.7%, 1990년대에 2.3%로 줄었고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1.5%로 크게 하락 했다.
<표 1> 취업자 증가 장기추세
(단위: 천 명, %)
구 분 취업자 증가 취업자 증가율
실제(A) 추세(B) B/A(%) 실제(A) 추세(B) B/A(%)
1970년대 432 422 97.7 3.9 3.9 98.3
1980년대 396 396 100.1 2.7 2.7 100.5
1990년대 445 367 82.5 2.3 2.0 85.2
2000년대 330 272 82.3 1.5 1.3 81.5
주: 1) 분기자료의 전년 동기비 취업자 증가를 기준으로 계산 2) 1990년대는 외환위기의 영향이 심했던 1998년은 제외
<표 1>을 보면 1970년대 및 1980년대의 경우 HP filtering으로 추정 한 장기추세와 실제 취업자 증가가 거의 동일함을 알 수 있다. 즉, 실 제 취업자 증가의 대부분이 장기추세의 증가에 의했다는 것이다. 그 러나 1990년대 이후에 들어서면서 실제 취업자 증가는 1980년대에 비 해 증가했지만 장기추세는 감소하여 전체 취업자 증가 대비 약 82.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 실제 취업자 증가마저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장기추세 역시 크게 감소하여 여전히 실 제 취업자 증가의 82.3% 수준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최근에 이르러 장기추세의 하락이 더욱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취업자 수는 다른 거시경제 변수와 마찬가지로 경기순환적 요 인의 영향을 받는다. 이런 점을 감안하기 위해서 우선 경기순환일 기 준으로 취업자 증감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표 2>는 1970년 이
후 우리나라 경기순환일을 보여준다. 현재 우리나라는 1970년 이후 아홉 번째 경기순환을 겪고 있다. 그간 경기순환기의 평균 지속기간 은 50개월이며 이 중 약 31개월이 확장기(저점에서 정점 간)이고 19개월 이 수축기(정점에서 저점 간)이다.
<표 2> 우리나라의 경기순환
(단위: 개월)
구 분 기준순환일 지속기간
저점 정점 저점 확장기 수축기 순환기
제1순환기 1972. 3 1974. 2 1975. 6 23 16 39
제2순환기 1975. 6 1979. 2 1980. 9 44 19 63
제3순환기 1980. 9 1984. 2 1985. 9 41 19 60
제4순환기 1985. 9 1988. 1 1989. 7 28 18 46
제5순환기 1989. 7 1992. 1 1993. 1 30 12 42
제6순환기 1993. 1 1996. 3 1998. 8 38 29 67
제7순환기 1998. 8 2000. 8 2001. 7 24 11 35
제8순환기 2001. 7 2002.12 2005. 4 17 28 45
제9순환기 2005. 4 2008. 1 – 30 – –
평균 – – – 31 19 50
자료: 통계청(2006) 및 한국은행 홈페이지
<표 3>은 분기별 자료에 기초하여 우리나라 취업자 증감을 경기순 환일 기준으로 보여준다. 통계청 분기자료의 경우 1982년 2/4분기까 지는 분기말 자료이며, 1982년 3/4분기 이후는 분기평균자료를 사용 한다. 이 경우 전년 동기비 취업자 증감도 계절적 요인의 영향을 크 게 받게 된다. 이런 이유로 본 연구는 1983년 이후를 분석기간으로 선택하였으며 그 결과 제4순환기 이후가 분석의 대상이 된다. <표 3>
에 의하면 지난 1985년 9월에 시작한 제4순환기부터 2005년 4월에 끝 난 제8순환기까지 평균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비로 약 39만8천 명 증 가하여 약 2.2%의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평균 경제성장률은 6.8%이며 고용탄력성은 0.37이고 국내총생산이 1% 증가할 경우 취업
자는 약 7만 명 증가하였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제9순환기를 살 펴보면 취업자 증가는 26만3천 명으로 과거 평균의 2/3 수준에 머물 고 있고 취업자 증가율 역시 1.1%로 과거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 다. 또한 같은 기간 고용탄력성도 0.37에서 0.24로 크게 하락하였으며 경제성장 1%당 취업자 증가 역시 7만 명에서 5만4천 명으로 감소하 였다. 따라서 경제성장률이 6.8%에서 4.2%로 하락한 점을 감안해도 취업자 수 증가는 크게 하락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전체 취업자 증가 중에서 장기추세에 의한 부분을 살펴보면 제4∼8순환기 사이에는 취업자 증가 39만8천 명의 대부분인 39만1천 명이 장기추세에 의한 부분인 반면 제9순환기에는 26만3천 명 중에서 약 83%에 해당하는 21만8천 명만이 장기추세에 의한 부분이다. 또한 두 기간 사이 취업자 증가세가 약 13만5천 명 감소했는데 장기추세는 무려 17만3천 명이나 감소했다. 따라서 제9순환기에 접어들어 나타난 고용창출 부진의 상당 부분이 경기순환적 요소라기보다는 장기추세의 하락에 의한 것이라고 하겠다.
<표 3> 경기순환과 고용변동
(단위: 천 명, %) 구 분
경기순환주기 기준 경기확장기간 기준 (저점∼저점 간) (저점∼정점 간) 제4∼8 순환기 제9순환기 제4∼8 순환기 제9순환기
고용증가 398 263 482 305
고용증가 장기추세 391 218 412 254
고용증가율 2.2 1.1 2.7 1.3
경제성장률 6.8 4.2 8.0 4.9
고용탄력성 0.37 0.24 0.39 0.28
1% 성장시 고용증가 70 54 72 64
주: 제9순환기는 2009년 자료를 제외한 결과이며 장기추세는 HP filtering에 의해 계산 자료: 통계청 국가통계포털(www.kosis.kr)
그러나 제9순환기는 현재 진행 중이며 따라서 아직 순환이 끝나지 않은 제9순환기를 경기순환기 기준으로 과거 순환기와 비교할 경우 일정 수준의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지난 2008년 1월에 이미 정점을 지난 제9순환기를 경기확장기 기준으로 과거 경기순환기와 비 교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비교가 될 것이다. 경기확장기 동안의 취업 자 변화는 <표 3>의 우측 열에 나타나 있으며 최근 우리 경제의 고용 창출능력이 하락한 현상을 더욱 명확히 보여준다. 과거 경기확장기동 안 평균 48만2천 명 증가하던 취업자는 제9순환기 동안 30만5천 명에 그쳐 과거 평균의 약 63% 수준에 불과하다. 고용증가율도 2.7%에서 1.3%로 하락했으며 고용탄력성 역시 0.39에서 0.28로 크게 하락했다. 또한 앞서 경기순환기 기준으로 살펴본 것처럼 경기확장기에도 취업 자 증가세 감소는 대부분 장기추세의 하락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4∼8순환기에 비해 제9순환기에는 취업자 증가가 약 17만7천 명 감 소했는데 이 중 약 90%에 해당하는 15만8천 명이 장기추세의 하락으 로 설명된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지난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 취업자 증가 는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왔으며, 특히 2000년 이후와 제9순환기에 접 어들면서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또한 최근 취업자 증가세의 하락 중 대부분이 장기추세의 하락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와 같 은 분석은 취업자 증감에 단순히 HP filtering을 적용하여 장기추세를 구했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계절적 요인이 안정적인 경우에만 유용 한 전년 동기비를 사용하여 계절적 요인을 제거했다는 한계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인구성장에 대한 감안이 전혀 없다는 단점 역시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와 같은 취업자 증감 장기추세의 변동에
대해 보다 자세한 분석을 하고자 한다. 특히 취업자 증감 중에서 경 기순환, 인구변동, 계절적 요인 등의 영향을 제거하여 보다 정확한 장 기추세 추정치를 구하고, 지난 1980년대 이후 그 변동을 살펴보고 과 연 취업자 증가의 장기추세가 하락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또한 언 제부터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