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회의 경제발전은 그 사회의 물질적 부를 창출하는 기업의 성장에 의존한다. 그렇다면 기업의 성장은 어떠한 요인에 의하여 이루어지는가? 신고전학파의 경제발전론은 기업의 자본이 축적되 고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성의 향상이 이루어지면서 기업과 경제 가 발전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주류경제학의 발전론은 무엇이 기업(또는 기업가)으로 하여금 자본축적 및 기술 혁신에 매진하게끔 하는가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지 않다. 신고전파 성장이론은 생산함수에서 출발하여 생산을 자본, 노동, 기술로 분해하여 각각의 성장의 합이 생산의 증가로 측정 된다. 하지만 자본, 노동, 기술의 성장이 성장 그 자체이기 때문에 이들 요소의 성장원인에 대한 설명 없이 이들 요소의 증가로 생 산이 증가된다는 논리구조는 동어반복(Tautology)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즉 자본, 노동, 기술혁신이 몇 % 증가하여 생산증가가 몇 % 더 이루어졌다는 식의 회계적인 분석이 중요한 것이 아니 라 이러한 요소의 성장을 주도적, 자율적으로 유도하고 이를 결 합해 냄으로써 경제발전을 주도하는 기업의 활동이 왜 특정 국가 에서는 더 잘 이루어지는지 혹은 더 부진한지에 대한 대답이 필 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기업의 성장, 그리고 이를 통한 경제발전은 ‘차별화’를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믿으며 이것이 신고전학파적 생산함수가 담 아내지 못하는 중요한 경제발전의 원리라고 생각한다.63) 여기서
63) 이에 관한 자세한 논의는 좌승희(2005), Jwa(2004), Jwa and Yo on (2004),
‘차별화’라고 함은 각 경제주체가 자신이 이룬 경제적 성과에 따 라 차별화하여 보상받을 수 있는 유인구조(Incentive Structure)를 가 리킨다.64) 즉 자신이 노력하여 남들보다 더 나은 성과를 이루었 을 때 남들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하는데, 이것이 잘 작동되어야만 각 경제주체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경제적 성과를 이루려고 노력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경 제적 발전이 이루어진다. 이와 같은 ‘차별화’의 과정이 이루어지 는 곳이 시장이다. 시장은 시장참여자들을 평가하며 그 결과에 따라 보상이 차별적으로 이루어진다. 중요한 점은 이 평가와 보 상의 과정이 일회성이 아니라 끊임없이 되풀이하여 이루어진다는 데 있다. 시장은 오늘의 경쟁에서의 승리를 내일도 보장하지는 않으며 매 시점마다 평가와 그에 따른 차별적 보상으로써 경제주 체들의 끊임없는 경쟁을 유도한다. 이 같은 평가와 차별화의 기 능이 잘 이루어지느냐 이루어지지 않느냐에 따라 효율적 시장과 비효율적 시장이 구분된다.
한편 차별화의 과정은 필연적으로 집적과 집중의 과정을 동반 한다. 잘하는 경제주체가 더 많은 보상을 받는 차별화 체제하에 서는 불가피하게 앞서 가는 경제주체에게 더 많은 자원이 배분되 기 마련이다. 경제･사회발전 과정에서 특정지역의 집적과 집중, 능력 있는 기업이나 경제주체로의 경제력 집중 현상은 도처에서 발견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한 산업의 성장이라는 것은 그 산업 내의 모든 기업이 균등하게 발전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불균등하게 잘하는 기업 위주로 집중이 일어나면서 그 산업도 발전하게 된다. 즉 한 국가에서 특정 산업의 발전은 그
Jwa(2005) 참조.
64) 여기서의 ‘차별화’란 경제적 차별화로서 남녀차별, 학력차별, 인종차별 등의 정치적 차별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들 중 경쟁의 과정을 통하여 성장한 소수가 세계적 경쟁력을 가짐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지 그 산업 내의 모 든 기업이 다 성공하는 기업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