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미국의 에너지안보31)
1) 미국의 에너지안보 정책 기조
미국 행정부는 “미국의 번영과 안보는 본질적으로 아․태지역의 미 래와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32) 현 오바마 정부의 대아시아 정책은 협 력 파트너 국가 간 집단적 행동을 도모하고, 지역안보 비용을 분담하 며, 미국의 국익과 원칙을 견지하기 위해 탄력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31) 본절의 내용은 본연구의 공동 참여자인 Adam Stulberg가 작성한 ‘U.S. Policy and Energy Security in the Asia-Pacific Region: Reconciling Commercial and Security Interests within APEC’에서 발췌한 것임.
32) Hillary Rodham Clinton, Secretary of State, “Remarks at the First Senior Officials Meeting(SOM) for the Asia Pacific Economic Cooperation(APEC) Forum,” Washington, DC, 9 March 2011. See also Kurt M. Campbell, Assistant Secretary, Bureau of East Asian and Pacific Affairs, U.S. State Department, “Testimony Before the House Committee on Foreign Affairs Subcommittee on Asia and the Pacific,” Washington, DC, 31 March 2011.
것이다. 따라서 오바마 정부는 전세계 포괄적인 에너지안보 보다는 지 역단위의 에너지안보 증진에 더 집중한다고 볼 수 있다.
에너지안보란 일반적으로 적정한 가격에서 충분한 양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국가마다 에너지 수급 여건에 따라 에너지안보를 달리 생각할 수 있는데, 에너지 수출국은 ‘수요 보 장’을, 수입국은 ‘공급 보장’을 강조하며, 또한 개도국은 에너지 생산 증대에 집중하고, 선진국은 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명한 투자환경과 국 내소비를 위한 충분한 물량확보에 중점을 둘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미 국의 에너지안보 개념은 ‘정치적․경제적 제약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다양하고, 저렴하고, 그리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33)
현재 미국의 에너지안보는 주로 석유수급 안정에 집중되어 있으며, 특히 중동원유의 안정적 도입을 위한 중동지역 정세안정, 해상수송 안 전 확보 등이 주된 관심 대상이다. 또한, 원유 수출선 다변화, 에너지 소비효율 향상, 청정에너지 기술 등도 에너지안보 증진에 중요한 요소 로 되고 있다. 세계 에너지 수급 균형은 대체적으로 민간부문에서 담 당하고, 정부는 보조금, 대외원조, 세금, 행정규제, 신기술 지원, 소비 효율 기준 등을 통해 수급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석유수입의존도를 과감하게 낮추어서 2030년에 에너지 자립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그때가 되어도 미국은 해외로부터 상당한 물량의 에너지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안정적인 해외에너지 도 입을 위해 기존 에너지 생산국과 대규모 에너지 소비국들과 전략적 관계를 계속해서 유지하는 대외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34)
33) David L. Goldwyn(9 October 2009)., “On-the Record Briefing on International Energy Affairs,” Department of S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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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미국 정부는 국제 유가의 안정적 유지, 자원개발시장에 자유로운 접근성 보장, 미국기업들에 대 한 시장친화적인 투자환경 제공, 반부패․투명성 보장 등을 상대국에 요구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는 전세계 에너지 자원의 자유로운 접 근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세계 각국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국가 에너지안보를 위해 미국은 대외부문에서 2가지 정책과제를 갖 고 있다. 첫째는 세계 에너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주로 개도국과 아시아에 위치한 대규모 에너지 소비국(중국, 인도 등) 의 석유수급을 안정화시키는 것이며, 두 번째 과제는 각국이 저탄소 에너지 경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현 오바마 정부는 2030년까지 미국 의 탄소 배출을 80% 감소시키면서 국가 경제를 부양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35)
2) APEC 지역 에너지안보와 미국의 이해
아시아의 파이프라인 개발을 둘러싼 지정학적 관계에 있어 미국은 갈등을 유발하는 전략적 이해와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라는 어려운 과 제를 안고 있다. 미국 에너지안보는 근본적으로 유라시아 지역에서 신 규 매장지 개발 및 자원 확보와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아시아 시장 에서 다양한 석유․가스 수송망 개발을 통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의 에너지자원이 미국과 아시아 국가들의
34) The White House, Office of the Press Secretary(30 March 2011). “Remarks by the President on America’s Energy Security,”(Georgetown University) 35) The White House, Office of the Press Secretary(30 March 2011), “Remarks by
the President on America’s Energy Security.”
에너지안보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에너 지 확보 경쟁을 제로섬 게임으로 보지 않고 협력을 통해 공동의 이익 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에너지 시 장이 통합되고 글로벌화 되어야 한다고 미국은 생각하고 있다. 더불어 에너지 시장이 투명하고, 경쟁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세계 어떤 지역에서 에너지 수급 불안 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그것 은 세계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미국은 세계 각 지 역이 수급안정을 달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석유․가스 공급노선을 개 발하고, 이를 구축하기 위한 투자를 활발히 하는 데 다양한 형태로 지 원하고 있다.
현재 천연가스 시장은 그 특성상 지역화 되어 있다. 그러나 각각의 시장에서 더 많은 공급자가 생기고, 다양한 공급노선들이 구축되면
APEC 역내 가스시장의 유동성이 증가되고, 가격 변동성도 줄
어들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적으로 지역화된 가스시장은 통 합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러시아에서 동아시아로 연결되는 신규 석유․가스 파이프라인, 중앙아시아에서 아시아로 연결되는 신규 파이프라인, 인 도의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신규 가스 파이프라인, 중국의 국내 석유․가스 개발과 인접국과의 에너지 수송망 구축 등에 중요한 의미를 두고 있다.
반면에 미국은 이러한 다른 나라/지역의 에너지 수송망 구축사업에 대해 전해 다른 전략적 이해를 갖고 있기도 하다. 예를 들면, 이란과 미얀마를 공급원으로 해서 중국으로 연결되는 파이프라인 사업은 미 국의 대중국 고립화 전략과 상충될 수 있다. 또한, 중앙아시아 가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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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해 미국은 러시아와 상반된 이해를 갖고 있다. 중앙아시아 가스에 대한 러시아의 기득권 유지는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외교 적․경제적 영향력 확대와 직결된다. 그래서 미국은 중앙아시아 지역 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경감시킬 수 있는 나부코(Nabucco) 사업 을 지지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중앙아시아 가스가 중국으로 향하는 것에 대해서도 대유럽 공급기반이 약화될 것을 우려해서 가능하면 사 업추진이 지연되기를 원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이중성은 인도의 사 례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이와 같이 미국은 동일한 지역/국가에 대 해 자국의 에너지안보와 전략적 목표 간에 복잡한 측면을 갖고 있다.
미국은 이들 지역/국가에 대해 매우 제한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미국은 중국-미얀마간 파이프라인 사업 체결과정에서 사 실상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했다. 또한, 인도와 이란 간 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이 커다란 진전을 보이고 있지 못한 것은 미국의 영 향력 때문이기 보다는 파키스탄을 경유국으로 삼는 것을 주저한 인도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 자국의 에너지안보와 전략적 이 해를 적절하게 조율하고, 재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관 련해서 몇 가지 요인들이 이러한 미국의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 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러시아와 중국이 자본주의 체제를 도입한 이후 자국의 경제적 그리고 에너지 이익을 추구하는데 상당히 적극적 이라는 점이다. 이는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요 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그리고 동아시아지역에서 미국의 이해와 반하 는 에너지 수송망 구축사업이 강하게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중국의 경제적․외교적 영향력 확대는 동아시아지역과 중앙아시아지
역에서의 에너지자원 및 에너지 수송망 개발과 관련해서 미국의 입지 를 위축시킬 것이다. 셋째, 중국과 동아시아 국가들의 빠른 에너지 수 요 증가세는 중동 특히 이란의 석유․가스에 대한 도입 필요성도 함 께 증가시킬 것이다. 이는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을 약화시 키는 쪽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란 또는 미얀마의 석유․가스가 절실히 필요한 국가들은 미국과는 달리 이들 국가의 민주화보다 에너 지를 더 우선으로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 역내 에너지안보와 위한 러시아의 역할36)
1) 러시아의 동부지역 자원개발ㆍ수출계획
East Siberia Pacific Ocean (ESPO) 송유관의 1단계 구간이 2009년 에 완공되었고, 2단계 구간은 경우 2012년에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현 재 ESPO 원유가 중국지선 파이프라인을 통해 중국으로 연간 1,500만 톤 공급되고, 그리고 코즈미노(Kozmino) 원유수출터미널을 통해 약 1,500만 톤 정도 아․태지역(일본, 한국, 미국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2009년 11월에 발표된 러시아 정부의 ‘에너지 장기전략-2030’에 의 하면, 러시아는 러시아 동부지역(동시베리아지역, 극동지역, 태평양연 안 대륙붕)에서 생산된 원유를 2008년 14.3백만 톤에서 2015년에 45~58백만 톤, 2022년에 71~83백만 톤, 2030년에 101~108백만 톤 각 각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천연가스의 경우에 2008년에 13
36) 본절의 내용 일부는 본연구의 공동 참여자인 Vladimir Likhachev가 작성한
‘Cooperative Strategy for APEC members to improve Regional Energy Security: Role of Russia for Enhancing Regional Energy Security in Asia–
Pacific Region’에서 발췌한 것임.